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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카타르 외교 위기의 함의와 전망

카타르 Christopher M. Davidson Leiden University Visiting Fellow 2017/10/24

지난 해 6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하여 UAE, 예멘, 바레인 등 GCC 국가들과 이집트, 리비아 등이 카타르와의 외교 단교를 선언하였다. 위 6개국은 카타르가 테러단체를 지원하고 있으며, 지원을 중단할 때까지 경제 봉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선언하였다. 카타르는 6개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위와 관련하여 Leiden University의 Christopher M. Davidson Visiting Fellow와 카타르 외교 위기의 함의와 전망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Q. 먼저 카타르의 걸프 지역 내 국제 관계와 그 외 주요 동맹국에 대해 알려 달라.

 

 걸프협력기구(Gulf Cooperation Council, GCC) 내에서 카타르는 외교 위기 기간 식품을 공급해주는 오만과 원만한 관계를 누리고 있다. 또한, 카타르는 쿠웨이트와도 우호적인 사이로, 쿠웨이트는 이번 외교 위기의 외교적 해답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카타르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바레인과 껄끄러운 관계를 맺고 있다. 위 3개 국가는 오랫동안 카타르를 신뢰하지 않았으며, 현재 봉쇄에도 참여 중이다.

 

 GCC 국가 이외에도 카타르는 이집트와의 관계가 좋지 않다. 이집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로부터 금융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카타르는 터키와는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터키는 카타르 내 군사 기지를 설치하였으며, 이란과 실리적인 관계를 구축해 왔다. 이란은 카타르에 식품 및 기타 자재를 공급함으로써, 봉쇄를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중동 지역 이외에도 카타르는 미국, 영국, 프랑스와 기타 서구의 국가들과 강력한 동맹 관계를 맺어왔다. 이들 국가는 오랫동안 카타르에 군사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카타르에 보호를 제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카타르産 가스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 카타르는 실질적, 비즈니스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Q. 카타르 외교 위기의 배경과 원인은 무엇인가?

 

 카타르는 오랫동안 지역 내 사우디아라비아의 패권 야욕과 GCC 장악에 대해 우려하였으며, 수년간 지역 내 대체 연합을 구축하고자 하였다. 카타르가 지원하는 알-자지라(Al-Jazeera)에는 오랫동안 무슬림 형제단과 기타 이슬람주의 단체에 대한 아랍인들의 동정심으로 가득했다. 2011년 카타르-알-자지라-무슬림 형제단 연합은 호기(好機)를 맞이했으며, 2012년 이집트에 형제단 출신 대통령을 세울 수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선거 이후 이집트 내 주요 정치 협력자인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의 상실뿐만 아니라 세습군주제가 아닌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방식이 걸프 국가들로 퍼져나갈 것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 2013년,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이집트의 형제단 출신 대통령 축출에 성공하였으며, 군사 독재자를 옹립하였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2014년에도 여전히 카타르-형제단 연합이 지역 내 위기를 야기할 것을 우려하여, 카타르가 UAE, 예멘을 비롯한 지역 내 이슬람주의 단체를 지원한다고 비난하였다. 심각한 외교적 갈등과 분쟁은 2014년 말 결국 외교적인 방법으로 해결되었다. 하지만 2017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비롯한 바레인과 이집트도 카타르와의 분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이들은 카타르가 형제단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알-자지라를 폐쇄하기를 바라고 있다.

 

Q. 이번 사태에 대한 카타르의 입장은 무엇인가? 카타르는 외교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현재까지 카타르는 봉쇄에 굴복하지 않고 있으며, 봉쇄에 참여한 국가들의 다양한 요구에 합의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카타르 국민들은 자신의 지도자들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에미르 타밈 알-타니(Emir Tamim Al-Thani)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드러내고 있다. 카타르는 터키와 이란을 포함하여 광범위한 지역에 많은 동맹국들이 있다고 대중 선전을 하는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카타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와 테러 단체의 연결을 시도함으로써, 카타르가 테러 단체에 자금을 지원한다는 주장에 반격하고 있다. 알-자지라도 이러한 캠페인의 주축으로, 미국 워싱턴에 UAE 대사를 놀라게 할 정도로 많은 이메일을 공개한 바 있다. 카타르는 현재 진행 중인 경제 봉쇄의 영향을 우려하여 지역 경제 안정화를 위해 국부펀드에서 400~600억 달러(약 45조 8,600억~68조 7,900억 원)를 지역 은행에 투입하였다. 또한, 카타르 국부 펀드는 수익을 올리기 위해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와 티파니스(Tiffanys) 등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줄여왔다.

 

Q. 카타르에 대한 걸프 국가들의 입장은 무엇이며, 이들은 어떠한 조치를 취했는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카타르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며, 카타르에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할 것을 요구하였다. 해당 요구는 총괄적으로 카타르의 주권 결정권을 박탈하고 알-자지라를 폐쇄하는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카타르에 더욱 강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미국의 승인을 받기 위해 로비를 해왔다. 양국은 무혈 쿠데타를 일으키기 위해 카타르에서 추방당한 두 명의 왕족으로 현재 에미르를 대체하는 방법도 추진 중이다. 또한 양국이 최근 런던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컨퍼런스를 개최한 새로운 카타르 야권 운동에 자금을 지원한 것도 이해할만 하다.

 

 바레인은 공개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바레인의 순니 왕조는 다수 시아파 단체의 반대에도, 형제단과 유사한 알-멘바르(Al-Menbar) 등의 순니 단체로부터 역사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어 사우디와 UAE 입장을 지지하는 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지금까지 쿠웨이트는 외교적인 해결을 중재하는 지역 내 중립국으로서의 역할을 재차 자임하고 있다.

 

 오만의 경우 중립을 추구하고 있으나, 카타르에 대한 약간의 동정을 표하고 있으며, 봉쇄 기간에도 카타르에 식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Q. 이외에도, 다른 카타르의 지역 내 주요 동반자나 행위자들의 입장은 무엇인가?

 

 무슬림 형제단의 주요 재정 지원은 카타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카타르에 여전히 헌신하고 있다. 알-자지라 역시 카타르의 가장 훌륭한 미디어 플랫폼이다. 게다가, 여전히 카타르는 이집트로 돌아가지 못한 많은 형제단 망명자들에게 안식처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란은 카타르 사태를 카타르와 긴밀한 관계를 수립할 수 있는 기회로 여기고 있으며, 카타르와의 관계 수립을 통해 아라비아 반도 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전체적인 입지를 약화시키고자 한다. 이란이 봉쇄에도 카타르에 원조를 제공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와 비슷하게, 터키 역시 소규모 군사 기지 확대와 봉쇄 기간 상당한 양의 식품과 기타 제품을 카타르에 제공함으로써, 카타르와 굳건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카타르가 IS를 비롯하여 시리아와 이라크 내 극단주의 순니 집단을 지원하였다고 비난하는 등 카타르 정부와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카타르 정부와 호의적이지 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하마스(Hamas) 등 팔레스타인 내 운동을 지원하였다며 카타르를 불신하고 있다.

 

Q. 걸프 지역 내 국제 관계적 맥락에서 카타르 사태의 함의에 대해 말해 달라.

 

 카타르 사태는 걸프협력위원회(GCC) 단체의 안녕과 지속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1981년 창설된 GCC는 회원국들의 집단 안보를 보장하는 데 실패하였을 뿐만 아니라, 자유 시장의 통합에도 성공하지 못하였다. 현재 카타르 사태는 GCC의 숨통을 끊는 결정타인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향후 카타르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와 같은 테이블에 앉는 시나리오를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만은 여전히 GCC 내에서 향후 유력한 역할을 해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오만은 이란과의 관계가 상당히 진전되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로부터 예멘(Yemen) 내전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하우디(Houthi) 측에 무기를 제공했다고 비난받고 있다. 카타르, 오만, 이란이 주축인 새로운 블록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블록은 더 작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이끄는 GCC와 힘의 균형을 만들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위 두 블록에 군사 기지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 둘 중 어디를 지지할지 명확하지 않다.

 

Q. 필자는 카타르 정부가 현재 상황을 극복하기 위하여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현재 카타르에 가장 큰 위협은 경제에서 신뢰도를 잃고 있다는 점이다. 만약 경제적인 신뢰를 상실하여 침체에 빠지게 되면, 카타르 지도부의 합법성과 인기가 점차 하락할 것이다. 카타르 정부는 계속 해외 재산을 매각하여, 국내 경제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카타르 국민들이 타격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2020년 월드컵 등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과 도급업자들도 위기를 느끼게 될 것이다. 국내 경제적 안전망을 마련하는 것과 동시에, 카타르는 대민 관계 캠페인에 자금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카타르 입장에서 세계적인 여론이 자신의 측에 있으며, 미국 등 외부의 강대국은 카타르를 유용한 동맹, 동반자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환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대민 관계 캠페인을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부정적으로 선전하는 현재 부정적인 전략에서 탈피하여, 국제 무역 상대국으로서 카타르의 유용함과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긍정적인 전략으로 전환하는 것도 합당해 보인다.

 

Q. 향후 다른 걸프 국가들은 카타르에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이는가? 이들의 입장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하는가?

 

 쿠웨이트는 가능한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이며, 외교 활동을 자제하고, 카타르를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할 것이다. 이와 비슷하게 오만도 가능한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오만은 사우디, UAE, 바레인과의 교역 없이도 카타르와의 교역 기회를 계속 활용하려 할 것이다. 바레인은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를 공식적으로 지지할 것이며, 표면적으로 카타르 경제 봉쇄에 따를 것이다. 그러나 바레인은 내적으로, 위태로운 국내 상황과 현지 순니 이슬람주의 단체와의 관계를 유지하려 할 것이므로, 이보다 더 나아간 조치에 동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과거 카타르에서 추방된 왕족 2명을 동원하여 무혈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교체하는 ‘플랜 B’를 견지할 것으로 보인다.

 

Q. 걸프 지역의 외부 행위자들의 행동이 현재 사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하는가?

 

 걸프 지역의 외부 행위자들이 현재 사태를 해결하려고 하거나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증거는 매우 적다. 미국은 현재 특히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미국은 사우디와 UAE와 매우 긴밀한 무역, 안보 관계를 유지해온 반면, 카타르 역시 미국 중앙지휘본부(CENTCOM)를 유치하여 미국의 입장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이다. 유사하게, 영국이나 프랑스 등 다른 서구 강대국들도 양측과 강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어떤 편을 들지 주저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이번 사태에 철저하게 중립을 지키고자 하였다. 터키는 공개적으로 카타르를 지지하였으며, 식품 제공과 군사기지 확대를 통하여 걸프 지역 외 국가 중 가장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터키의 지원은 군사 작전에 관련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로부터 극적인 행동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사태에 거리를 두고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양국은 주요 교역 및 투자 상대국으로서 카타르와의 관계가 유지된다면, 누가 카타르의 권력을 잡든 상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Q. 걸프 지역의 국제 관계가 어떻게 변할 것으로 전망하는가?

 

 GCC가 와해되거나 최소한 그 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걸프 지역 내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고 UAE와 바레인이 참여하는 블록과 카타르가 주도하고 이란과 오만이 지지하는 또 다른 블록이 만들어지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쿠웨이트는 전통적인 중립국으로서의 역할을 견지할 것이다. 이라크는 아마도 걸프 지역의 정치나 편을 드는 것에 여전히 관심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라크는 IS, 시아파 군벌, 인프라와 기본 사회 서비스 부족으로 인해 파탄 난 경제 등 해결하여야 할 국내 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OPEC 차원에서 카타르 사태는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사우디가 이끄는 OPEC은 지난 수년간 미국 셰일 혁명과 비OPEC 회원국들의 원유 공급량 확대로 인하여 하락한 유가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한 공급량 증감에 회원국들을 온전하게 동원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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