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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캄보디아와 필리핀의 민주주의 상황

캄보디아 / 필리핀 Cleo Calimbahin Department of political science, De La Salle University Associate Professor 2017/12/30

캄보디아에서는 훈센 총리가 장기 집권을 하고 있으며, 필리핀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강경한 노선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사람들은 동남아시아의 민주주의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위와 관련하여 De La Salle University의 Cleo Calimbahin Associate Professor와 캄보디아와 필리핀의 민주주의 현황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동남아시아 민주주의 상황에 대해 말해 달라.

 

 지난 11월 마닐라에서 열린 제 31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에 참여한 국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역내 국가의 체제 간 차이가 있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동남아시아에는 민주국가, 반(半) 민주국가 및 비(非) 민주국가 등이 혼재되어 있다. 체제 특성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수준 및 민주적 제도가 얼마나 탄탄하게 자리 잡았는지의 측면에서도 상당한 차이가 나타난다. 겉으로 보기에 중산층의 수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동남아시아에서는 민주주의 또는 민주적 제도에 대한 요구가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지 않다고도 이야기할 수 있다.

 

 또한 한 가지 짚어야 할 것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거나 또는 민주주의 체제 공고화에 실패한 국가 가운데 일부의 경우 한때 개혁주도 국가나 자유 민주주의 국가 성립에 대한 약속을 하거나 독재에 대한 저항을 보인 바 있다는 것이다. 동남아시아에 체제의 다양성이 남아있고, 또한 분류하자면 반(半) 민주주의 도는 비(非) 민주주의 범주에 포함될 수는 있겠으나, 이들 일부 국가는 정기적인 선거를 실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고유의 플랫폼 및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정당 또한 다양하게 존재한다. 여기서 던져야 할 질문 또는 진정으로 살펴보아야 할 점은 선거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정치적 권리와 시민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는지, 그리고 유권자의 다양성을 반영하는 진정한 정치 정당이 존재하는지의 여부이다.

 

Q. 특히 필리핀과 캄보디아의 상황에 대해 말해 달라.

 

 독재정치가 필리핀 및 캄보디아에서 부활하고 있는 듯하나, 그렇다고 해서 동남아시아 내 독재정치의 부활이 이들 두 국가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이들 두 국가 모두 향후 경제성장 전망이 매우 낙관적이라는 것이다. 즉, 중산층 증가 및 교육수준 개선에도 불구하고 독재정치에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필리핀의 경우, 필리핀 현 대통령과 전 대통령이 사용한 수사의 차이를 살펴보면 독재정치의 부상이 더욱 두드러진다. 일부 전문가들은 두테르테 정권이 ‘필리핀 30년 자유민주주의 역사의 쉼표(break)’라고 분석한다. 이는 두테르테 정권이 펼치고 있는 강력한 마약퇴치 정책 때문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 퇴치를 위해 폭력 및 국가권력을 사용할 것임을 가감 없이 천명하였으며, 선거 당일, 유권자는 마약 문제에 대한 두테르테 대통령의 위와 같은 접근을 선택했다.

 

 반면 훈센(Hun Sen) 캄보디아 총리의 경우 지난 30년간 집권을 이어왔으며, 독재를 그만 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훈센 총리는 반대파를 훌륭히 침묵시켰으며, 선거를 실시하여 대중에 의한 집권 정당성을 유지해 나가고 있다. 훈센 총리의 집권당인 캄보디아인민당(Cambodian People’s Party)은 캄보디아 국회 의석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여당 의원은 체포 또는 망명상태이다.

 

Q. 캄보디아와 필리핀은 어떠한 관계를 맺어왔나?

 

 필리핀과 캄보디아의 공식 수교는 1957년에 체결되었으며, 올해 공식 수교 60주년을 맞이하였다. 양국 간의 관계가 늘 탄탄하고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필리핀이 급격히 친중 성향을 띠면서 양국관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캄보디아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중국의 역내 탄탄한 우방 국가였다. 실제로,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6월 집권한 이후 캄보디아를 두 차례 방문한 바 있다.

 

 이번 12월 첫 주, 필리핀과 캄보디아 정부는 새로운 방위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하였다. 리카르도 다비드(Ricardo David Jr.) 필리핀 국방부 차관과 니앙 팟(Neang Phat) 캄보디아 국방부 차관은 캄보디아왕국 국방부(Ministry of National Defense)와 필리핀공화국 국방부(Department of the National Defense)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국간 방위협약은 양국 관계의 해빙과 함께 앞으로 방위 분야에서 양국간 협력의 폭이 확대될 것임을 의미한다. 동 협정은 양국이 지난 2016년 12월 맺었던 협약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 필리핀과 캄보디아는 관광, 노동보호 및 스포츠 협력 분야에서 또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Q. 지난 11월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담에서 훈센 총리는 어떠한 논의와 교류를 하였나?

 

 훈센 총리는 아세안 지도자 가운데 제 31차 아세안 정상회의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Gloria Macapagal-Arroyo) 필리핀 전 대통령과 델핀 로렌자나(Delfin Lorenzana, Jr.) 필리핀 국방장관이 훈센 총리를 맞이했다. 왜 두테르테 대통령이 훈센 총리를 맞이하지 않았느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아로요 전 대통령이 두테르테의 긴밀한 협력자임과 동시에 훈센 총리가 도착한 클락국제공항이 위치한 팜팡가 주의 하원의원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훈센 총리 집권 30년 동안, 필리핀과 캄보디아 관계는 개선되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두테르테 정권 하에서 필리핀이 대중 관계를 개선한 것이 큰 몫을 차지했다. 작년, 캄보디아는 남중국해 혹은 서필리핀해를 둘러싼 해상분쟁에 대한 판결 및 사안에 관한 추가 논의의 중요성을 낮잡아 본 것으로 비난을 샀다. 비슷한 맥락에서, 올해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로 인해 중국을 비난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의 일부 전문가들은 올해 아세안 정상회의의 주최국이 필리핀이었던 만큼, 이 문제를 짚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을 비판하고 있다.

 

 연초에 있었던 두테르테 대통령의 캄보디아 국빈 방문 직후 훈센 총리 또한 마약퇴치 운동을 발족했다. 3,000명 가량의 사람들이 체포되었다. 훈센 총리와 두테르테 대통령은 불법 마약거래 퇴치 등의 분야에서 향후 몇 년간 협력을 증진할 것에 대하여 논하였다.

 

Q. 필리핀과 캄보디아의 독재자 치하에서 투표는 어떻게 치러졌는가?

 

 필리핀의 경우 조금 더 명료하다고 생각한다.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5파전 선거에서 3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600만 표로 2위를 따돌리며 당선되었다. 2016년 대선은 정기적으로 열리는 선거의 일환이었으며, 권력이양 또한 매끄러웠다. 필리핀의 선거운동은 조금 잔인하고 폭력적인 양상을 띨 수 있으나, 결국 선거에서 패배한 자는 이를 인정하거나 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선거의 질 또한 고려 대상이다. 정치색이 뚜렷한 지역에서는 경합이 없는 선거가 나타났다. 또한 선거운동 자금에 대해서도 여러 문제가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 선거위원회는 이 문제에 대해 선거운동금융 관련법의 집행을 통한 효율적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30년 동안 집권하고 있는 캄보디아 훈센 총리의 경우, 훈센 총리는 현재 전 세계 최장기간 집권 총리로서 비교적 상황이 복잡하다. 커리어 초기 베트남의 역할, 선거 패배 이후 권력 나눔을 위한 협상, 쿠데타 및 최근 사례로는 2013년 선거 당시 국고 유용 및 사기 의혹에 이르기까지의 일련의 사건을 살펴보면, 캄보디아에서 치러지고 있는 선거과정은 비교적 민주적 특색이 덜한 것을 알 수 있다.

 

Q. 필리핀과 캄보디아 내 사법부의 위상은 어떠한가?


 필리핀 사법부가 부패 관행으로 인해 신뢰도 측면에서의 문제를 겪고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필리핀 사법부 체계는 계속 그 역량과 자치성을 키워 나갈 필요가 있다. 역량이란 지연 및 미결 사건을 지속적으로 줄여 보다 빠르게 사람들에게 정의를 구현해 줄 능력을 갖춰야 함을 의미한다. 자치성이란 정치 및 경제 특권층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함을 의미한다.

 

 최근 필리핀 하원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신청에 관하여 청문회를 시작했다. 일부는 이것을 대법원장 개인이 아닌 사법부 기관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해석한다. 당해 탄핵신청으로 인해 사법부 전체의 정당성과 신뢰성에 큰 타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원 내 두테르테 대통령의 측근은 대법원 판사를 정보원으로 활용하여 대법원 내부의 분쟁을 사실상 모든 사람들이 듣고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정부가 대법원장을 방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과 연루된 공직자의 이름을 공개했을 때에도 사법부 인사 또한 거명된 바 있다. 대법원장은 모든 조사 및 제재는 사법부로부터 비롯되어야 함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또한 사법 절차에 의하지 않은 처형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 의견을 공표했다.

 

 캄보디아의 경우, 캄보디아 대법원은 최근 야당인 국민구원당(Cambodia National Rescue Party, CNRP)을 해산시켰다. 대법원은 또한 일부 야당 당원의 향후 5년간 공직 입후보자격을 박탈하였다. 행정부로부터 대법원이 압박을 받고 있는 필리핀과 달리, 캄보디아의 사법부는 여당과 긴밀하게 협조하며 여당을 위해 일하는 것으로 보인다.

 

Q. 필리핀과 캄보디아 내 집권 행정부 내 어떠한 부패 혐의가 드러났는가?

 

 동남아시아에서 부패는 자주 등장하는 주제이다. 동남아시아 대부분 국가에서 현 정권에 대한 부패의혹은 늘 있기 마련이다. 제도가 약하고 책임성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조치가 효과적으로 기능하지 않을 시, 부패 의혹은 끈질기게 머무를 것이다.

 

 필리핀의 경우 현 정부가 부패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으나 사법 절차에 의하지 않은 처형 및 폭력은 국가 경찰 내 부패의 발현으로 해석될 수 있다. 만일 부패 척결에 대한 의지가 분명하다면, 두테르테 정권은 향후 5년을 기회로 삼아 경찰 내의 부패 관행을 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세계사법정의프로그램(World Justice Program)에서 캄보디아의 청렴도(Absence of Corruption) 지수는 0.31로 나타났다. 또한 글로벌 위트니스 프로젝트(Global Witness Project) 훈센 총리와 그 일가가 광산업, 도박 산업 및 부동산 산업 등에서 수익성이 매우 높은 프로젝트에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훈센 총리의 장기간 집권은 총리에게 힘과 영향력이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가족까지 이와 같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은 가족이 훈센 총리의 가장 신뢰받는 측근임을 의미한다. 동 보고서는 주요 분야에서 총리 일가가 수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일가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한다.

 

Q. 필리핀과 캄보디아의 전망은 어떠한가?

 

 경제 측면에서 양국 모두 단기 전망은 좋다. 필리핀의 경우 아직 역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국가 중 하나이다. 필리핀은 마침내 1990년대 성장한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를 따라잡고 있다. 폭력을 수반한 마약퇴치 운동에 대해서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또한 마라위에서 있었던 몇 개월간의 교전 등에 따른 테러리즘의 위협과 친중국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공산 반군과의 평화가 이어질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 대통령과는 너무나도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을 감안할 때, 일부 비판론자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독재는 앞으로도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최근 동향으로 미루어 보아, 캄보디아는 앞으로도 비민주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휴먼 라이츠 워치(Human Rights Watch)는 캄보디아 내에서 인권 상황이 지속적으로 퇴보하고 있음을 보도하며 특히 여당에 대한 반대 및 비판세력의 인권상황을 지적하였다. 정황으로 미루어 보아 2018년 선거를 통해 여당이 앞으로도 권력을 장악 및 유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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