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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아프리카 비즈니스 환경과 한국 기업들의 진출 기회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서상현 포스코 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 2018/03/02

21세기 들어 아프리카는 매년 ‘기회의 땅’, ‘최후의 개척지’ 등으로 불려왔으며 2017년 역시 아프리카는 이들 단어들의 등장과 함께 혼란과 희망이 뒤섞인 1년이었다. 이러한 상황은 2018년에도 반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프리카 정세분석 및 한국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과 비즈니스 기회에 대해 간략하게 전망해 보자. 

 

테러와 리더십 부재로 인한 정세불안이 아프리카 경제 발전의 걸림돌

 

아프리카 경제발전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정치적 불안정과 투명성의 결여에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정치적 민주화는 더디지만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민주적 절차를 통해 선거가 실시되고 있고, 장기 독재자들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세계에서 가장 낙후된 거버넌스를 보유하고 있어 부정부패와 만성적 관료주의로 인해 경제적 및 사회적 비용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점들로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는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사하라사막 및 소말리아 인근 국가를 중심으로 테러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특히 2017년 이슬람 국가(IS)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대부분 격멸된 가운데 중동에서 테러 위협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프리카에서의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위협은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추방된 IS 외국인 전투원의 국적을 살펴보면, 북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국가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국가별로 보면, 모로코, 튀니지, 리비아, 알제리, 니제르, 모리타니아 등 사하라 사막 주변 국가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IS 퇴각 이후 이들 출신의 대부분은 자국으로 귀환할 것으로 예상되며, 계속적으로 테러 조직에서 활동한다면 그 필드는 모국과 그 주변국이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우 아직 거버넌스가 취약하다는 것이다. 특히 국경 관리, 군과 경찰 등의 운영과 집행 능력에 문제가 있다. 이에 경우에 따라서는 군대나 치안 당국 간부들이 적대 세력으로부터 매수되는 사례도 있다. 실제로 이러한 상황에서 테러리스트가 쉽게 국경을 넘어 이동하여 각국에서 테러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또한 현재 아프리카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국가와 지도자가 없다. 2001년 아프리카 연합(Africa Union: AU) 결성 이후 정치, 문화, 종교가 다른 54개국을 하나로 통합하자는 운동이 있었지만 통합으로 향하는 길은 멀어지고 있다. 과거 리비아 국가원수 카다피가 아프리카 합중국을 주창하며 아프리카 통합을 시도한 전례가 있지만, 카다피가 내전으로 사망하면서 아프리카에 대한 통합의 열망은 사라졌다. 향후 아프리카 통합을 주도할 아프리카 지역 강국으로는 남아공과 나이지리아를 들 수 있지만, 양국 모두 정치가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나이지리아 부하리 대통령은 현재 75세로 건강 문제를 안고 있어, 다음 2019년 대선 출마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국제유가 하락으로 나이지리아 경제도 동력을 잃어 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한편, 남아공에서는 주마 대통령이 부패 등으로 8차례 탄핵소추까지 당하는 상황에서 지난 2월 14일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압박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이로써 주마 대통령은 불명예 퇴진하게 되었고 남아공 대통령은 현 부통령이자 ANC 당의장인 라마포사가 이어받게 되었다. 라마포사는 지난해 12월 18일 여당 ANC의 당수로 선출되었다. 라마포사는 1990년대 초반 인종차별정책 폐지 과정에서 넬슨 만델라의 오른팔로 백인 정권과의 협상을 주도한 이후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아프리카경제, 자원 가격 약세로 산업 다각화 필요

 

아프리카의 경제는 최근 자원 수출국을 중심으로 정체되어 있다. 지난 2005~2015년 10년간 아프리카는 평균 연간 6% 가까운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그런데 아프리카개발은행이 매년 발간하는 아프리카경제전망보고서(African Economic Outlook) 2018년판(2018년 1월 18일)을 보면, 2017년 아프리카의 경제성장 예상치는 2016년 2.6% 성장률 보다 다소 높은 3.6%이다. 2018년과 2019년에는 다소 향상된 4.1%로 전망했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경우 인구가 연간 2.7% 전후로 증가하고 있어 실질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현재 보다 높은 경제성장이 이루어져야 한다.

 

21세기 들어 아프리카 경제의 급성장은 석유와 철광석 등 자원 가격 상승 때문이었다. 산유국인 나이지리아, 앙골라와 가봉 등이 전형적인 사례이다. 그러나 최근 유가하락은 이러한 국가에서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반면, 아프리카 국가들 중 자원 수출에 의존하지 않는 케냐, 에티오피아, 코트디부아르, 탄자니아 등은 5%대에서 최고 9% 가까운 GDP 성장률을 기록하며 견조한 경제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대조적이다. 이들 국가들은 섬유산업 등 다양한 제조업 그리고 인프라 투자 활성화로 경제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아프리카 투자 패턴이 과거 자원중심에서 제조업과 철도, 도로 등 인프라투자로 옮겨가면서 동부아프리카 국가들이 큰 혜택을 보고 있다.

 

아프리카 개발은행의 전망에 따르면, 농업, 인프라 및 제조업의 부활로 2018년 동아프리카의 경제적 성과가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동아프리카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역으로 2017년에는 5.6%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이는 2016년의 4.9%에서 증가한 수치이다. 2018년에는 5.9%, 2019년에는 6.1%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특히 지부티, 에티오피아, 케냐, 르완다, 탄자니아, 우간다 등 5 개국이 5% 이상 성장하는 등 강력한 성장세가 동아프리카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아프리카 경제 전망 2018’에서 밝혔다.

 

이처럼 아프리카 국가들도 자원의존 경제에서 이제는 산업의 다각화가 필요하며, 결과적으로 중국의 영향력이 점점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아프리카 측이 요구하는 제조업, 농업 생산성 향상에 대한 투자 지원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실제 중국은 아프리카 측의 요구에 부응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중국의 지원으로 아프리카에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사람들의 구매력이 상승하고 있다. 이는 결국 중국 제품의 구매력을 향상시켜 중국의 유력한 수출기지가 되어가는 선순환 효과를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이 가장 컸던 미국이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건 트럼프 대통령 하에서 아프리카에 대한 관심이 예전 정부에 비해 현저히 낮아진 점도 결국 중국의 영향력이 증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의 아프리카 비즈니스 기회

 

중국의 영향력 증대와 반비례하여 한국은 유엔 회원국의 4분의 1이상을 차지하는 아프리카 54개국과의 관계에 고심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남북한 간 경쟁으로 긴밀함이 요구되지만, 경제적으로는 경쟁국들에 비해 뒤처져 있다.

 

한국은 아프리카와 협력강화를 위해 2006년부터 한-아프리카 장관급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매 3년 주기로 회담이 개최되었지만 2016년 에티오피아에서 개최된 제4회 한-아프리카 포럼 회의 이후 5년 주기로 변경하였다. 일본이 아프리카와의 정상회담(TICAD)을 5년 주기에서 3년 주기로 간격을 좁혀 아프리카와 정상회담을 보다 빈번하게 개최를 준비하려는 반면, 한국의 경우 뒷걸음 치고 있는 형국이다.

 

또한 한국은 한-아프리카 포럼 때 마다 아프리카의 중요성을 역설하지만, 아직 아프리카와의 교역과 투자는 우리나라 전체 교역 및 투자의 2%도 채 되지 않고 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아프리카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려는 의지가 부족하고 정부 또한 지원에 인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도 아프리카 진출을 고려해야 하며 사업 기회 또한 있다. 한국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여 국내 소비 성향도 바뀌고 국내 수요에 의존하는 것이 한계에 접한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아프리카로 눈을 돌리는 기업들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국내 의류생산 업체인 신티에스(SHINTS)는 저렴한 인건비와 미국과 유럽의 무관세 혜택을 활용하기 위해 에티오피아에 대규모 의류공장을 건설하여 운영 중에 있다. 현재 약 5천여 명의 현지인을 채용하여 만든 의류 전량은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 향후 지금보다 4배 이상으로 공장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밖에 일부 중소 의류업체들도 에티오피아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의류뿐만 아니라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전기자동차와 휴대폰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배터리 소재 자원개발도 주요 진출 분야 중 하나이다. 근래 아프리카는 자원가격 하락에 따른 경제침체를 겪었지만, 최근 2차전지 소재인 코발트, 리튬, 니켈, 흑연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다시 한 번 자원개발의 주요 지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코발트의 경우 아프리카가 매장 및 생산에서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중국과 일본 등의 기업들이 앞 다투어 진출하고 있다. 반면 한국기업들은 배터리 제조기술 등은 세계 최고수준을 보유하고 있지만, 소재는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향후 배터리 가격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자원개발에 적극 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밖에 아프리카는 경제성장과 함께 소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아프리카에 현재 성공적으로 안착한 가전제품 이외 식료 및 의료품 등 소비제품에서 건설 인프라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기업들의 진출이 가능한 분야이다.

 

특히 정체된 국내시장의 대체시장으로서 그리고 저렴한 인건비와 거세어지는 미국과 유럽에서의 무역장벽을 피할 수 있는 우회수출 기지로서 아프리카를 선택하는 것도 어려움을 겪는 국내기업들의 대비책이 될 수 있다. 물론 아프리카 진출에는 기업들만의 노력으로 이루질 수 없는 부분들도 있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부족과 진출에 있어 예상되는 높은 정치, 경제적 리스크 등은 아프리카 진출을 망설이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이러한 리스크 요인들을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해소시켜 줄 수 있다면 국내기업들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아프리카 진출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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