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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EU의 서부 발칸 전략과 세르비아 EU 가입 전망

세르비아 Mihajlo Djukic Institute of Economic Sciences Research Associate 2018/04/05

EU의 서부 발칸 전략과 세르비아 EU 가입 전망

 

세르비아는 유럽에 가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경제 위기, 친 EU 성향의 정치인 피살, 시리아 사태 등으로 시리아의 EU 가입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한편, EU에서는 가입국 확대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존재하지만, 서부 발칸국가들을 위한 개혁 과정을 적극 지원하는 전략도 내놓고 있다. 향후 세르비아가 EU에 가입하기 위해 세르비아 정부가 해야할 역할과 향후 가입 전망에 대해 Institute of Economic Sciences의 Mihajlo Djukic Research Associate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먼저 세르비아가 EU로 가입하기 위해 행한 노력에 대해 설명해 달라.

 

세르비아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Slobodan Milosevic) 정권이 끝나고 큰 정치적 변화를 겪었다. 그리고 2001년 이래, 세르비아는 유럽연합(EU) 가입을 외교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로 삼았다. 세르비아가 EU에 가입하고자 하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문화적 및 역사적 맥락에서 볼 때 세르비아는 유럽 계통 국가 중 하나이다. 둘째, EU가입은 세르비아의 정치 엘리트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시장경제, 법치주의 및 개인의 자유를 바탕으로 한 민주사회 건설이 실현 가능하다. 셋째, 세르비아의 이웃 국가들은 이미 EU의 정식 회원국이 되었거나(크로아티아,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가입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마케도니아 공화국). EU의 기준으로 볼 때 발전 수준이 비교적 높지 않은 세르비아는 많은 이웃국가 사이에서 정치적, 경제적으로 고립된 섬과 같은 처지가 되는 일은 피하고자 할 것이다. 스위스나 노르웨이 또한 아직 EU에 가입하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이나, 세르비아의 입장은 이들 국가와는 매우 상이하다. 가입 협상 기간 동안, 세르비아와 EU의 관계는 여러 국면을 거쳐 변화해 왔다. EU 가입이 심각하게 재고된 적은 없었으나, 세르비아 및 EU 회원국 국가들이 지난 18년간 직면한 다양한 내부적 문제로 세르비아의 EU 가입과 관련된 움직임은 매우 불안정했다.

 

세르비아가 EU 가입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이 무엇인가?

 

EU 가입 과정은 큰 정치적 및 경제적 변화를 필요로 하며, 다양한 이해집단 간 힘의 재분배와도 관련이 있어 그 자체로 매우 까다롭다. EU 가입에 관한 다양한 견해를  일치, 통합하기 위해  세르비아는 많은 문제들를 해결해야 했다. 세르비아의 EU 가입 과정이 시작된 것은 2001년으로, 당시는 민주당이 이끄는 연립정부가 1990년대에 걸친 경제붕괴, 사회부패 및 범죄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다. 이와   같이 가입 첫 번째 단계는 2003년 개혁주의자이자 친(親) EU 성향을  띠던 조란 진지치(Zoran Djindjic) 총리가 피살되는 것으로 끝났다. 그 이후로도 가입 과정은 계속되었으나, 헤이그 소재 국제형사재판소와의 협력 및 몬테네그로의 독립, 코소보 문제 등에서 파생된 문제들이 내부 정치적 소요를 일으키면서 몇 차례 연기되었다. 마지막으로, 세르비아 내부의 문제 및 대중의 지지와 관련한 문제가 해결되자 세계 경제위기가 발발했다. 경제위기는 EU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EU 회원국의 재정문제와, 유럽 헌법 제정실패 및 브렉시트로 대표되는 유럽 전역의 반(反) EU 정서 부상으로 인해 더욱 악화되었다. EU 가입의 속도를 늦춘 또 다른 글로벌 이슈는 시리아 사태이다. 시리아 사태로 인해 수백만 명의 시리아인 및 기타 중동국가 국민들이 EU로 이주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EU는 EU 확대를 우선과제로 삼을 수 없었다.

 

세르비아가 EU가입하기 위해 노력은 EU가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이러한 노력이 시민들의 인생에 미친 영향에 대해 알려 달라.

 

가입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세르비아가 기울이는 노력과 관련하여, EU은 공식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지난 18년간의 가입 협상과정은 “당근과 채찍” 정책으로 설명할 수 있다. EU는 세르비아가 실시한 개혁정책을 인정하고, 이에 통합과정을 가속화하고 세르비아가 EU 발전기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개혁 노력에 따른 일종의 보상을 제공했다. 하지만 국제형사재판소와의 협력 및 법치주의의 이행 불충분 문제로 가입 과정이 몇 차례 중단되기도 했다. EU는 지금까지 코소보의 지위 관련 문제 및 거시경제 ∙ 재정안정성 달성 등 중요한 정치 및 경제적 문제 해결에 주된 역점을 두 었다. 세르비아 내부 개혁 역량을 살펴볼 때, EU가 세르비아 국민의 삶의 질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보조금 형식의 재정지원과 더불어 세르비아 국민의 삶의 질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2009년 비자 자유화 조치다. EU 관계자의 공식 리포트 및 성명에 따르면,  EU는 세르비아의 EU 가입을 위한 조건으로 언론의 자유, 인권, 부패문제 및 단기적 경제문제보다 거시 경제적 안정성에 더 큰 중점을 두었다. 시민이 겪는 일상 생활의 문제에 대한 정부 담당자들의 무지 또는 정부와 가까운 특정 이해 집단에 의한 국가 자원 남용 등 정치 시스템상의 문제는 지난 몇 년 동안 대부분 도외시되었다.

 

EU 서부 발칸 전략의 목적, 요점에 대해 말해 달라.

 

지난 5, 6년 동안 EU 가입 과정의 속도를 늦춘 것을 소위 “확장피로 현상(enlargement fatigue)”이라고 표현한다. 이 시기 동안 EU 관계자들은 각자의 내부 문제 해결에 골몰한 나머지 잠재 가입국들에 대한 논의를 지속적으로 회피했다. 상당수의 EU 회원 국가 내에서 유럽 연합에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정당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졌고, 유럽 확장에 관한 논의는 인기를 잃었다. 그런 가운데, EU 서부 발칸 전략(Western Balkans Strategy)은 향후 세르비아의 EU가입 전망을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되고 있다. 동 전략은 EU 가입 후보국의 내부 개혁과정에 있어 가입 절차가 지니는 중요성 및 가입의 성공적 완료를 위해 필요한 향후 조치 및 선결조건 등을 강조하여 설명한다. 이 전략에 따르면, 후보국가들은 법치주의 존중, 경제의 경쟁력 확보, 분쟁 극복 및 EU 가입의 정책 우선화 등 구조적 개혁을 우선과제로 삼고 집중할 필요가 있다. 동 전략은 또한 당분간 서부 발칸 국가들이 시행할 구조적 변화의 바탕이 될 여섯 가지 이니셔티브를 포함하고 있다. 해당 이니셔티브는 아래와 같다.

-법치주의에 대한 지원 확대
-안보 및 난민 문제에 대한 지원 강화
-사회 ∙ 경제적 발전 지원
-연결성 증대
-서부 발칸국가를 위한 디지털 어젠다(Digital Agenda) 발족
-이웃국가와의 화해 및 선린관계 구축 지원

 

상기 이니셔티브는 EU 및 EU의 사절단, 실무반 등이 행정 역량 등을 보다 잘 활용하여 발칸 국가의 개혁 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동 전략 및 문서의 부속서에 명시된 행동강령(Action Plan)에는 상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EU가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제도적, 재정적 및 의사소통 관련 문제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동 전략에서는 또한 발칸 지역 국가들이 상기 언급한 모든 개혁 조치 및 활동을 성공적으로 이행할 경우 EU 가입이 2025년에 가능할 것으로 언급하며 각국에 큰 원동력이 되었다. 구체적인 가입 가능 일자를 명시하며, 성과에 기반한 심도 있는 개혁 과정을 이행 하기 위한 동기를 부여하고 있다.

 

EU 서부 발칸 전략을 기반으로 세르비아 EU 가입에 있어 타국가의 역할이 무엇인가?

 

EU 서부 발칸 전략 내 여섯 개의 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생각해 볼 때, 세르비아의 입지는 역내 다른 국가와 비슷하다. 서부 발칸 국가들은 효율적 제도, 근거에 기반한 투명한 의사 결정과정 및 신용 가능한 경제정책 구축 등에 있어 모두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하지만 오래 전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이웃 국가와의 관계 문제, 특히 EU회원국으로서의 크로아티아와의 관계는 통합 과정을 가로막거나 그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세르비아만의 특수한 문제’가 되고 있다. 2008년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한 코소보와의 해묵은 문제도 마찬가지다. 아직 5개 EU 회원국이 코소보를 독립 영토로 인정하고 있지 않는 바, 코소보와 지속 가능한 관계를 정립하는 문제는 국경선 확정과 마찬가지로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코소보 문제는 역내 다른 국가의 가입 전망과 세르비아의 가입 전망을 다르게 만드는 중요한 변수다. 코소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향후 몇 년 동안 가입 성공을 가로막는 주요 정치적 장애물 중 하나가 될 것이며 또한 세르비아 정부가 커다란 양보를 하게끔 만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교적 코소보와 빠르고 바람직한 문제 해결을 전망하는 낙관론이 있지만 이것만으로 가입 과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는 없다. 미해결 난제 가운데 중요하고도 가장 힘들 것이라 전망되는 것은 세르비아 제도의 시스템적 개혁 및 정책입안 절차의 개선이다. 세르비아의 의사결정권자들은 외교적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포괄적 개혁을 수 차례에 걸쳐 단행하여 EU의 궁극적 목표 및 기준을 보여주는 법제 시스템인 공공체기득권(Acquis Communautaire)을 채택하고, 한발 더 나아가 이를 완전하고 효율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공공 행정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EU 서부 발칸 전략에 대한 당신의 의견을 알려 달라.

 

동 전략이 채택된 지 3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전략의 효과를 평가하기는 아직 이르다. 나의 소견으로는, 역내 국가들은 EU가 회원국 확대에 있어 조금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주길 절실히 기대하고 있으며 동 전략은 이러한 기대를 충족하는 바람직한 진전이다. 일반 시민뿐만 아니라 정치 엘리트들은 아직 EU 회원국 자격 및 가입 절차 준수에 따르는 잠재적 혜택에 대해서 아직 충분히 잘 알지 못한다. 2008년,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의 조기 가입 허가가 이루어졌는데,  이는 개혁의 실질적인 성과보다는 정치적 이유에 조금 더 바탕을 둔 것으로 보여졌으며, 이로 인해 EU가입 절차의 정당성이 조금 훼손된 바 있다. 나는 EU가 성공의 지표로 사용할 수 있는 보다 정확하고, 신뢰 가능하며 투명한 ‘개혁 진전 측정 지표’를 만들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EU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실제 진전의 정도에 대한 명료한 지침 없이 외교적인 용어로만 가득한 경우가 많다. 또한 몇몇 특정 법률의 이행과 관련하여 역내 국가의 정부에 압력을 행사하는 것도 EU의 몫이다. EU 통합에 대한 실질적인 대중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가입과정에서 다루어질 특정 사안 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대중에게 설득해야 한다. 일례로, EU의 공식 보고서는 세르비아 정부가 숨기고 싶어하는 진전 상황을 대신해서 알려주는 신뢰성 있는 정보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 신뢰 가능한 EU 가입 정책은 부패 수준, 폐기물의 재활용 비율, 제도적 발전 등 통합에 장애가 되는 구체적인 문제를 공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르비아가 EU가입하기 위한 세르비아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가?

 

세르비아 정부의 역할은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첫 번째로, 세르비아 정부가 해결해야 하며 또한 유럽 연합에서도 우선과제로 삼을 문제들이 몇 가지 있다. 코소보와의 법적인 합의 및 국경 확립과 소수민족의 지위에 관한 이웃국가와의 관계 등이 그 예다.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더욱 중요한 것은 두 번째 측면이다. EU 통합을 외교 정책의 우선순위로 삼을 경우, 정부는 EU 가입과 함께 세르비아 경제가 맞닥뜨릴 경쟁에 대해 대비할 수 있도록 개혁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중요한 제도적 우선순위는 아래의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 대응력이 높고 적극적인 거버넌스 시스템이다. 세르비아는 신 뢰가능하고 증거에 기반한 정책입안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제도적 개혁을 실시해야 한다. 국가 및 지방행정 차원에서의 정책 개발 및 집행은 연구 결과에 기반하여야 하며, 특정 이해집단의 의사 및 이해득실보다는 시민 참여를 늘리는 등 주요 이해당사자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유럽 기금의 효과적 ∙ 효율적 사용이다. 가입 협상과정 동안 세르비아는 특정 개발 기금- 유럽연합 사전가입지원(IPA; Instrument for Pre Accession Assistance), 호라이즌(Horizon) 2020 등 - 을 사용할 수 있다. 향후 몇 년 동안, 특히 EU 가입 이후는 더더욱 이용 가능한 기타 자금들이 늘어날 것이다. 통합 과정의 현 단계에서만 보더라도, 인프라 개발 및 비즈니스 환경 구축 수준이 미흡함에도 불구하고  세르비아 내 인적 자본의 역량 부족으로 자금을 효율적 ∙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셋째, 연구 및 혁신에 대한 투자 확대이다.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현재 GDP의 0.5% 수준) 및 교육은 다른 EU 회원 국가와 비교해 보았을 때 비교적 미진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세르비아는 스위스, 핀란드, 체코 등 혁신을 기반으로 한 경제 체제의 발전 패턴이 아닌, 저가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국가의 발전 패턴을 따라가고 있다.

 

세르비아의 EU가입의 전망에 대해 말해 달라.

 

가입 과정이 비교적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2012년 이후 정부가 안정적으로 과반수를 차지했으며 가입 과정을 저지할 수 있는 강력한 야당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속도가 느리다는 점이 특히 두드러진다. 현재의 진행 속도로는 EU 서부 발칸 전략에서 제시한 2025년까지 가입 과정을 완료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한편, EU 반대론자들은 EU 가입 담론에 대한 확실한 반론을 펼치지 못하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세르비아에게 있어서는 유럽 연합에 가입하는 것만이 유일하게 합리적인 선택지인 것이다. EU는 세르비아의 가장 큰 교역 파트너이며(전체 무역량의 2/3 차지) 가장 큰 공여집단이기도 한다. 안타깝지만, 나는 자체적인 문제로 인한 EU의 미지근한 태도, 유럽 연합에 회의적인 시각의 부상 및 발칸 지역 정치 엘리트의 부패와 미성숙성으로 인해 가입 과정이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역내 러시아 또는 터키의 정치 ∙ 경제적 압박이 거세지는 등의 완전히 다른 지정학적 변수가 생길 경우 이로 인해 통합 과정이 빨라질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EU는 느린 통합과정으로 인한 손실이 훨씬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하여 가속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EU 및 서부 발칸 국가 양측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상황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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