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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터키 정부의 Vision 2023 계획 그리고 우리 기업의 기회

튀르키예 홍태화 KOTRA 이스탄불 무역관 과장 2018/04/20

터키 정부의 Vision 2023 계획 그리고 우리 기업의 기회

 

터키는 OEEC(1948년 설립된 OECD 전신, 유럽 경제협력   기구) 창립멤버 16개국 중 하나로, 예로부터 유럽과의 관세동맹과 지리점 이점을 활용해 유럽의 공장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0년 이전까지 터키 경제 발전의 실상은 명성에 비해  초라한 수준으로, 2002년 터키의 1인당 국민소득은 3,500불 준으로, 당시 막 떠오르고 있던 한국에 비해서도 3분의 1 수준이었다.

 

2003년 3월 터키 총리로 취임한 레젭 타이프 에르도안(Recep Tayiip Erdogan, 現  대통령)은 유럽연합 가입을 목표로 하여 터키 경제의 급성장을 견인했다. 외국인 투자 유치 장려, 제조업 육성 등의 정책을 통해 터키는 2010년대 초까지 연평균 7%의 고속 성장을 지속하였으며, 1인당 국민소득은 선진국 진입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10,000불 수준까지 이르게 되었다. 에르도안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터키 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23년까지 세계 경제 10대 대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였는데, 이것이 Vision 2023이다.

 

Vision 2023의 발표 그리고 경과

 

2013년 에르도안 총리에 의해 발표된 Vision 2023 계획은 GDP 2조 불 달성, 1인당 국민소득 25,000불 달성 등을 통한 세계경제 10대 대국 진입을 기초로 하고 있으며, 그 외 분야별 세부계획은 소관 부처별 별도 발표되었다. (이를 포괄하는 터키 정부의 Vision 2023 발표문은 없으나, 통상 ‘Vision 2023’ 이란 단어로 분야별 세부계획을 포괄한다.)

2013년 Vision 2023 계획 발표 후 5년간 터키 경제는 많은 부침을 겪었다. 2010년대 이전까지 8% 내외를 자랑하던 터키의 경제 성장률은 2009년 글로벌 경기침체 이후 3-4%대로 주저앉았으며, 2016년 쿠데타 발발에 따라 2.9%라는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하였다. 또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취약한 경제구조와 시리아 내전 개입, 쿠르드족 독립 투쟁 등 대내외 정세 악화는 지속적인 대미화 환율 하락을 야기시켜 터키 경제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Vision 2023의 분야별 목표 그리고 현황

 

터키 정부의 Vision 2023은 2023년까지 터키의 세계경제 10대 대국 진입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터키 정부는 경제일반, 에너지, 보건, 국방, 관광 등 소 분야의 세부 목표를 아래와 같이 발표했다.

 

첫째, 경제 일반 주요 목표는 GDP 2조 불 달성, 1인당 국민 소득 25,000불 달성, 수출 5천억 불 달성, 무역 1조 불 달성, 실업률 5% 미만 달성이다. 2012년 말 기준, 터키의 GDP는 약 8,200억 불(IMF 기준) 수준으로, 세계 16위권을 기록 중이었다. 5년이 지난 2017년 말 기준 터키의 GDP는 약 8,400억 불(IMF 기준) 수준으로, 터키의 GDP는 기간 중 2% 증가하는데 그쳤다. 쿠데타 등 악재가 있었으나, 터키 경제가 2013년 이전 고속 성장을 거듭했음을 고려했을 때 실망스러운 성장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다수의 전문가는 이를 대내외 정세 불안정에 따른 대미화 환율 하락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13년 1불당 1.5리라 선을 형성하던 리라화 환율을 2018년 현재 1달러당 4.1리라 선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대미화 환율 하락은 터키의 경제 성장 뿐 아니라, 수출량 확대마저 저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터키의 수출액은 2012년 1,518억 불(터키 통계청)에서 2017년 1,570억 불(터키 통계청)으로 GDP와 마찬가지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통상 통화가치 하락은 수출량 확대를 불러오나, 수출물품 제조를 위한 중간재를 대부분 수입하는 터키 경제구조상 통화가치 하락은 수출물품 생산원가 상승효과를 불러일으켰으며, 이로 인해 수출 확대 효과는 미미하였다.) 실업률은 2017년말 기준 10.9%(터키 통계청) 수준으로, 2013년 9.7%(터키 통계청) 대비 오히려 상승한 상황이다. 경제 관련 통계 전반을 종합했을 때, 터키 정부의 Vision 2023은 달성이 요원한 것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 인프라 개발 주요 목표는 원전 3기 건설, 이스탄불 신공항 건설, 이스탄불 운하 건설, 유라시아 터널 건설, 이즈미르 베이 크로싱 건설 등 메가 프로젝트(Mega Project) 진행이다. 진척이 더딘 경제일반 분야 대비 인프라 개발 분야는 가시적인 성과가 많다. 넉넉치 않은 정부 재정상황으로 비록 대다수 프로젝트가 PPP(Public Private Partnership) 방식, 민관 합동투자 방식으로 진행 중에 있으나, 2013년 이후 다수의 메가프로젝트가 완공되었고, 향후 발주가 예상되는 프로젝트도 상당하다. 오스만 가지 대교(2016년, 13억  불), 보스포러스 제 3 대교 (2016년, 30억 불), 마르 마라이 해저터널(2013년) 등이 2013년 이후 신규 건설되었으며,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이스탄불 제3 공항 건설(2018년 개항 예정, 120억 불), 차나칼레 대교 건설(2023년 완공 예정, 33억 불) 등 다수가 존재한다. 또한 터키 정부조차 ‘미친 프로젝트’라 평가하길 마다하지 않는 이스탄불 운하 건설(2018년 발주 추진, 200억 불)과 이즈미르 베이 크로싱 프로젝트(2018년 발주 추진, 30억 불) 등 다수의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가 발주를 앞두고 있다. 비록 대부분 프로젝트가 터키 기업의 기술력 부족으로 한국, 일본 등 해외 기업에 의해 진행 중이지만, 단기적인 측면에서 이들 프로젝트는 현지 일자리 확대 등으로, 장기적 측면에서는 인프라 개선 등을 통해 터키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세 번째, 복지 확충 주요 목표는 전 국민 의료 보험화, 인구 10만 명당 210명 의사 확보, 공립병원 개선 등이다. 터키 정부는 복지 확충을 통해 경제의 양적 성장 뿐 아니라, 질적 향상을 목표했다. 대다수의 복지 확충 목표는 보건 분야에 집중되는데, 이는 비교적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2012년 새로운 보건의료법의 발효에 따라 터키 국민 모두는 한국의 국민건강보험과 유사한 공립 의료보험의 의무 가입하도록 되었다. 약간의 진통 속에 현재는 대부분의 국민이 공립 의료보험에 가입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터키 국민들은 터키 병원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공립병원을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보험 제도가 아닌 뒤떨어진 병원 수준에 있었다. 낙후된 터키의 공립병원 시설과 더불어 10만 명당 170명(2012년 터키 통계청 기준)에 불과한 의사 수(한국은 2015년 통계청 기준 10만 명당 220명)로 터키의 공립병원은 환자들로 가득차 있고, 이로 인해 중산층 이상의 터키인들은 공립병원 이용을 꺼리기도 한다. 터키 정부는 이의 개선을 위해 2023년까지 인구 10만명당 210명의 의사확보와 공립병원 개선을 목표로 내걸었고, 지난 5년간 의사 수 증가(10만 명 당 170명→180명, 터키 통계청)와 공립병원 시설 확충(20여 개의 대형 공립병원(500병상 이상) 건설 프로젝트가 완료 또는 진행 중)을 추진하였다. 중소 공립병원의 시설 개선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되나, 현재로서 터키 정부의 보건 분야 복지 개선은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판단할 수 있다.

 

네 번째, 기타 주요 목표로는 EU 가입, 항공우주 산업 기술 개발, 세계 5대 관광대국 등이 있다. 현재로서는 터키의 EU가입은 머나멀다. EU 가입을 위해서는 총 35개 조항 충족이 필요한데, 터키는 가입 협상이 시작된 2005년부터 현재까지 단 1개(과학 연구) 조항 충족에 그치고 있으며, 심지어 19개 조항은 협상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유럽연합-터키간 관계에 있어 혁신적인 개선이 있지 않는 한 2023년까지 터키의 EU 가입은 요원해 보인다. 항공 우주 산업 기술의 개발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독자 전투기 개발사업을 통해 진행 중이다. 터키 정부는 TF-X(Turkish Fighter eXperimental) 사업을 통해 2023년까지 스텔스 전투기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한국, 인도는 시제기가 나와 테스트 중이나, 터키는 아직 시제기를 개발하지 못 했다. 시장에서는 개발 일정이 빠듯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으로 2023년까지 독자 전투기 개발 성공 여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개발 의지만은 주목할 만하다. 세계 5대 관광대국 진입 역시 쉽지 않은 분야 중 하나이다. 2013년 기준 3,922만 명(터키 통계청)이었던 관광객 수는 테러, 쿠데타 등의 여파로 2017년 3,862만 명으로 뒷걸음질했다. 2016년 최저점을 기록 후 회복 중이라고는 하나, 지속되는 정세 불안정에 따라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분야별 진행계획/전망 요약

 

2023년까지 세계 10대 경제대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터키 정부의 Vision2023 계획은 인프라, 복지 확충 분야에서 비교적 착실히 진행되고 있으나, 그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경제 전반 관련해서는 그 진행이 지지부진하다. 터키를 둘러싼 대내외 정세 여건이 혁신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이상 터키의 Vision 2023 계획은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나,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 인프라, 복지 확충은 이는 향후 터키 경제발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또한 이는 터키 뿐 아니라 우리 기업에게도 터키 시장 진출의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Vision 2023과 우리 기업의 기회

 

터키 경제는 제자리걸음 중이지만 대형 프로젝트는 지속 발주 중에 있으며, 이는 해외 건설 수주에 목마른 우리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이미 차나칼레 대교 건설 프로젝트(SK, 대림건설, 38억 불 규모), 1GW급 태양광 프로젝트(한화큐셀, 13억불 규모)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 중에 있으며, 향후 발주될 대형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준비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이와 더불어 프로젝트 자재 납품 또한 우리 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터키는 중간재 산업이 취약한 관계로, 프로젝트 진행 시 많은 자재를 해외에서 조달하고 있어 현지에서 대형 프로젝트 자재납품에 성공한 우리 기업의 소식이 종종 들려 오기도 한다.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시공사와 관계 유지를 통해 프로젝트 자재 납품을 추진하는 것도 우리 기업이 Vision 2023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회 중 하나이다.

 

한편, 터키는 8천만 명(세계19위) 수준의 인구를 보유한 큰 시장이나, 국민소득이 만 불이 채 안 되어 중국산 등 저가 소비재 제품이 선호되어 왔으며, 우리 기업의 소비재 판매 시장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점차 국민소득이 증가됨에 따라 터키에서도 한국산 소비재 판매가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화장품류다. 한국산 화장품의 터키 수출액은 아직 연 500만 불 수준이지만, 연 20%가 넘는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 Watsons, Sephora 등 현지 유력 화장품 유통망에는 한국산 화장품 전용 진열대가 생기는 등 실제 유통망 및 소비자들의 반응도 한국산 화장품에 호의적이며, 한국산 화장품을 수입하고자 하는 바이어 수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현지 한국산 화장품 수요 확대는 한류열풍 확산 등 문화적 측면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가장 큰 요인은 구매력의 증가이다. 화장품을 제외한 타 소비재 제품 역시 터키인들의 구매력 증가에 따라 현지 진출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Vision 2023 계획에 따른 경제성장은 우리 소비재 기업의 터키 시장 진출 가능성을 더욱 높여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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