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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폴란드의 새로운 비즈니스헌법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

폴란드 Nicolas Levi AFiB Vistula Lecturer 2018/08/09

폴란드 정부는 지난해 말  복잡한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비즈니스 헌법(Constitution for Business)’을 채택했다. 2018년 4월 30일 발효된 비즈니스헌법 폴란드 내 기업 설립과 운영을 간소화함으로써 기업친화적인 비지니스환경을 구축하는데 목적이 있다. 이에 새로운 비즈니스 헌법의 내용과 향후 비즈니스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  AFiB Vistula의 Nicolas Levi, Lecturer 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폴란드에서 새로 제정된 비즈니스헌법의 핵심은 무엇이며, 기존 법과 어떤 차이가 있는가?

 

폴란드의 보수 여당인 법과정의당(PiS)은 불필요한 행정 절차를 대폭 축소해 비즈니스 여건을 개선한 친(親)기업 규제패키지인 비지니스헌법을 채택했다. 이는 일련의 규제를 하나로 묶은 형태이며, 폴란드어로 ‘Konstytucja Biznesu (Constitution for Business)’라고 부른다. 비즈니스헌법은 기업가정신법(entrepreneurship law) 등 일련의 법률을 한데 묶은 법전 형식으로, 2014년 도입 이후 80번 이상 개정된 ‘기업자유법(business freedom law)’을 대체한다. 지금까지 폴란드에서 기업활동 관련 규정은 복수의 법과 문건에 나뉘어 실려 있었다. 이번 비즈니스헌법은 관련 문건을 모두 모아 단일 법으로 만들었다. 비즈니스헌법은 아래의 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업법(Business law)
-중소기업 옴부즈맨법(Act on the Commissioner for Small and Medium-sized Businesses)
-중앙등록, 기업활동정보, 기업정보거점에 관한 법(Act on Central Registration and Information on Business Activity and the Business Information Point)
-외국인 및 외국기업의 폴란드 영토 내 경제활동에 관한 법(Act Governing the Business Operations of Foreign Enterprises and other Foreign Persons on the Territory of the Republic of Poland)
-기업법 및 기타 기업활동 관련 법률의 도입을 위한 법령(Regulations introducing the Business Law Act and other Acts pertaining to business activity)

 

비즈니스헌법 발효 이전 폴란드의 상황과 기업 환경에 대해 설명해달라.

 

폴란드는 지난 25년 동안 발전을 거듭하면서 유럽 시장에서 자국의 위상을 강화해 왔다. 현재 폴란드는GDP 기준으로 유럽연합 내에서 제 6대 경제체이며,  2014년~2016년에 폴란드는 3% 이상의 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폴란드의 2017년 경제성장률을 4.6%로 발표했다. 세계은행은 폴란드의 경제성장률이 2018년에는 4%, 2019년에는 3.5%로 전망하고 있다.  폴란드 경제성장의 원동력은 내수(소비)와 정부의 공공지출이다. 특히, 가계소비는 GDP의 6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내수 이외에도 이웃국가 및 유럽연합 내에서의 활발한 경제활동도 폴란드의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사실, 비즈니스헌법 발효 전 폴란드 사람들은 창업을 꺼렸다. 임금이 평균 또는 그 이하인 폴란드인에게 자영업의 유지관리비용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사회 부담금(social contribution)과 보험비 등 고정비용이 자영업자 봉급(약 900 미국달러)의 1/3 가량(약 300 미국달러)을 차지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사회 부담금은 기업의 수익규모와 상관없이 그 액수가 고정되어 있다. 이에 따라 수익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대거 회색경제에서 활동하며 세금 및 부가가치세를 납부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폴란드 정부의 재정이 위험한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발효된 비즈니스헌법은 폴란드의 헌법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경제 자유화를 꾀하려는 시도로 풀이될 수 있다.  폴란드는 새로운 노동법과 부담스러운 조세체계 등 여러 가지 시스템상의 문제를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헌법  도입 후 무엇이 바뀌었는지?

 

폴란드 내 창업에 있어 몇 가지 중대한 변화가 나타났다.  비즈니스헌법의 발효에 따라, 자연인(自然人, 법인에 대비되는 개념)인 소기업인도 대리인을 임명할 권한을 가지게 된다. 지금까지는 법인(法人)만이 상업적 대리인을 세울 수 있었다. 비즈니스헌법의 내용을 분석한 컨설팅기업 그랜트쏜튼(Grand Thornton)의 전문가들은 “상기 변화로 인해 자연인이 수행하는 경제활동이 실질적으로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로운 비즈니스헌법에는 기업활동의 정직성 가정(presumption) 및 기업에 유리한 법령 해석의 원칙 또한 포함되어 있다. 동 원칙에 따라 해석이 모호한 법령은 기업인에게 유리하도록 최종 해석된다(in dubio pro libertate 조항). “금지되지 않은 모든 것을 허용(everything which is not forbidden is allowed)”한다는 것이 기업활동의 총칙이 된다. 또한, 비즈니스헌법에 따라, 월 소득이 국가 최저임금의 절반 미만인 소규모 기업인은 별도의 등록절차 없이 기업을 운영할 수 있다.

 

더불어, 신규 창업자는 스타트업에 주어지는 인센티브의 일환인 ‘창업 후 첫 6개월 동안 사회보장분담금(social security contribution) 납부 의무 면제 혜택’을 받게 된다. 이후에는 소위 ‘소규모 사회 보험(small social insurance)’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약 2년간 추가 특혜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중소기업인을 위한 옴부즈맨(Ombudsman of Small and Medium Entrepreneurs)을 임명하고, 옴부즈맨에게 법령의 명확한 해석을 공공기관에 요청할 권한 및 기업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개입할 권한을 부여한다.

 

당국은 제대로 된 등록절차 없이 탈세가 이루어지는 경제 부문, 즉 신고 없이 현금거래가 이루어지는 회색 경제를 축소하는 것이 비즈니스헌법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비즈니스헌법과 이에 따른 기업환경 변화에 대해 설명해달라?

 

비즈니스헌법은 기업인 및 폴란드의 사회∙경제적 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창업 및 기업운영 절차가 간소화된다.
사업자등록번호(REGON∙Rejestr Gospodarki Narodowej, The National Official Register of Business Entities) 등 형식적인 행정절차가 철폐되고, 세제혜택이 제공되며, 보험금이 감소한다.

 

그러나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비즈니스헌법 내용과 현재 여당인 PiS가 보여주는 행동이 완전히 상반된다. 헌법에 나타난 법적 규정은 기업친화적인 것이지만, 이와 동시에 PiS는 절세조항을 넣어 재무부에 모든 납세신고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자 한다. 이는 정직한 기업인들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법에서 금지하지 않는 모든 것이 허용된다(상기 언급한 “금지되지 않은 모든 것을 허용”과 같은 맥락)는 것이 본 비즈니스헌법의 대원칙이다. 그러나 정부가 올해 법으로 금지하는 대상을 실제 확대한 것이 문제이다. 일요일 상거래 금지 및 약국 네트워크(pharmacy network) 구축 금지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옴부즈맨 한 명이 담당하기에는 관련 이슈가너무 많으므로, 세금문제나 부가가치세 문제 등을 각각 전담할 수 있도록 여러 명의 옴부즈맨을 두어야 할 것이다.

 

폴란드 정치인들은 이제 기업친화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과거에 비추어 보면, 규제 도입은 곧 기업활동 애로사항 증가를 의미했다.한국을 포함한 많은 외국 기업이 폴란드에서 활동하고 있다. 비즈니스헌법이 이들 외국기업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2018년 2월, US News에서 2018년도 ‘투자하기 가장 좋은 나라’ 순위를 발표했다. 폴란드는 3위를 기록했으며, 상위 7개국 가운데 유일한 유럽국가였다. 폴란드가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 중 하나는 브렉시트와 난민 문제로 역내 정세가 요동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폴란드 경제는 견실한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세계은행의 전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변화와 불확실성의 시기에 폴란드는 안정적이고 안전한 투자처가 될 수 있었다.

 

 비즈니스헌법은 폴란드 기업인의 활동 여건을 개선할 뿐 아니라, 초국적(cross-border) 서비스활동과 외국 기업의 지사(branch)와 대표사무소(representative office) 및 폴란드 내 외국기업의 활동에 관한 기타 규정 등에 관한 법적 조항을 한 가지 법을 통해 살펴볼 수 있도록 한다. 이전에는 외국 기업의 활동에 관한 규정이 복수의 법령에 나뉘어 산재해 있었다. 

 

외국 기업인과 관련하여, 외국기업의 지사 및 대표사무소에 관한 법령이 도입되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2018년 1월 26일자 외국기업인 및 외국인의 경제거래참가 규정에 관한 법률(Act on the rules of participation of foreign entrepreneurs and other foreign persons in economic transactions)에 명시되어 있다.

 

지금까지 외국인(외국기업인 포함)의 활동에 관한 규정은 복수의 법에 나뉘어져 있었으며 내용이 명료하지 않았다. 이에 필요한 조항을 찾기 힘들었을 뿐 아니라 각기 다른 법령에 존재하는 복수의 조항이 서로의 효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힘들었다.

 

폴란드 비즈니스헌법의 발효와 함께 외국 기업인에 관한 기존의 규정은 소멸하며, 비즈니스헌법 규정을 따라야 한다. 일례로, 외국 기업인은 비즈니스헌법 발효 후 9개월 이내에 국가법원등기부(KRS∙Krajowy Rejestr Sądowy, National Court Register)에 삭제 요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해당 요청이 없을 시 당국에서 직권으로 외국법인을 국가법원등기부에서 삭제한다. 폴란드에서 기업활동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외국 기업인은 삭제 요청서 제출과 함께 다른 조치를 추가적으로 취해야 한다. 즉, 법에 따라 외국기업인의 지사 진출 신청서를 국가법원등기부 또는 중앙등록∙경제활동정보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해당 요청을 제출하여 문제의 지사가 국가법원등기부에 다시 등록되면, 해당 기업인은 기존에 취득한 영업권 및 허가 등에 따르는 권리와 의무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

 

비즈니스헌법은 폴란드의 비즈니스 환경과 거시경제에 어떤 함의를 가지고 있는가?

 

우선 폴란드 정부와 기업인 사이 관계에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성공의 열쇠는 공직자가 기업인을 파트너로 여기는 데 있다. 기업이 GDP의 상당 부분을 벌어들이는 주축인 만큼, 제대로 존중하고 마땅한 처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즈니스헌법 도입에 따라 양측 사이에 어느 정도의 관계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으나, 실제 이를 완전히 검증하기까지는 몇 개월 또는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폴란드인은 스스로 사업을 하고 싶어한다. 중앙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폴란드에서는 200만 개 이상의 소기업들이 400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인에게 필요한 것은 간단하고 안정적인 법 및 세금 체계를 포함한 기업친화적인 환경이다. 통계를 살펴보면, 폴란드 GDP의 거의 70% 가까이가 중소기업 부문에서 창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소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창출 가능한 수익이 제한되어 있는 소기업 경영자들이다. 비즈니스헌법 하에서 사회부담금 조항이 새롭게 바뀌며 이로 인해 기업인들이 회색경제를 떠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헌법이 가져다 줄 변화는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와 많이 연관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단, 비즈니스헌법이 겨우 2018년 4월 30일에 발효된 만큼 그 결과를 당장 측정하기는 어렵다.

 

마지막으로 2018년 폴란드 경제에 대해 전망한다면?

 

폴란드 경제는 탄탄한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보이며, 2019년에도 많이 둔화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크레디아그리콜(Credit Agricole)은 2018년 GDP 성장 전망치를 4.3%에서 4.5%로, 2019년 전망치를 3%에서 3.2%로 상향 조정했다. 소비와 투자가 주요 성장 동력이며, 빠른 임금상승과 탄탄한 소비심리 및 EU의 구조조정기금(structural funds)이 이들 동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은 2018년 감소 후 임금 상승에 힘입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재정적자는 2018년 소폭 감소 후 2019년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지만, ‘구조적 재정수지(structural fiscal balance)’는 점진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몇 년 동안 GDP 성장률 자체는 계속해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성장폭은 조금씩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성장세 둔화 및 높지 않은 추가 투자 활성화 가능성이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침체된 유럽의 GDP 성장률 전망이 폴란드의 경제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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