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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에티오피아 경제성장과 과제에 대한 소고

에티오피아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2018/08/21

에티오피아는 2018년 4월 42세의 아비 총리 취임 이후, 정치, 경제 및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그간의 경제성장을 비추어 보고, 발전을 지속하기 위한 과제를 살펴본다.

 

1994년 이후 경제발전 과정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식민지 지배를 받지 않은 몇 안 되는 국가 중의 하나이다. 고유의 언어를 가지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며, 수 천 년간 왕정체제를 유지해왔다. 한국전쟁에 6,000명 이상의 군인을 파병하여 우리나라와 특별한 관계를 가진 국가이기도 하다. 1974년 멩기스투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면서 수천 년의 왕정 시대는 끝났다. 그 이후 17년간 사회주의 체제 기간에 내내, 내전으로 시달려야 했으며, 경제는 피폐해졌고, 빈곤율은 증가했다. 1980년대 초 전 세계에 대기근으로 수백만 명이 굶주리는 참혹한 현장이 소개되면서, 에티오피아는 빈곤의 대명사로 인식되기도 했다.

 

1994년 6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개방정책으로 외국의 원조가 늘고, 경제가 성장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빈곤 감축을 최우선 목표로, ‘농업개발주도 산업화(Agriculture Development - Led Industrialisation, ADLI)’를 모색했다. 농업주도 산업화는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업부문 성장을 꾀하고, 수익을 창출하여 산업화에 연계하는 정책이었다. 2000년 이후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는 국가 중의 하나가 되었다. 농업주도 산업화는 2011년부터 시작된 ‘제1차 성장과 전환계획 (Growth and Transformation Plan, GTP I)’으로 바뀌게 되었다. 에티오피아가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는 섬유, 가죽, 화학, 기계를 포함한 8개 산업 발전에 우선을 두고, 지원기관의 설립 등 지원정책을 펼치게 되었다. 경제는 고도의 성장을 지속하면서, 수출상품도 다양화되고, 여러 지역에 산업단지가 조성되고 일자리를 가져왔다. ‘제2차 성장과 전환계획’은 2016년부터 시작되어 현재 진행 중이며, 2020년에 종료된다.

 

사회적인 소요의 시작

 

지난 15년 이상 고도의 성장을 유지함에도 불구하고, 국내적으로 사회문제는 계속해서 증폭하게 되었다. 인종 및 지역 간의 갈등이 발생하게 되었으며, 연방정부의 일부 정책에 국민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곳곳에서 소요사태가 일기 시작했다. 2015년에는, 급격한 도시화를 해결하기 위해, 아디스 아바바와 경계하고 있는 오로모 지역을 아디스 아바바 행정구역으로 편입하려는 계획을 발표하였으나, 주민의 반대로 무산하게 되었다.

 

일자리를 창출은 늘어나는 인구를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산업화를 독려하고 있으나, 매년 약 180만 명 이상 늘고 있는 젊은 층 일자리 창출이 난제였다. 2016년,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불만이 증가하면서, 주민들의 소요가 좀처럼 식지 않았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시작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국민의 지지를 얻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와 같은 사회문제의 발단은, 1994년 이후 장기적으로 집권하고 있는 ‘에티오피아국민민주전선(Ethiopian People’s Republic Democratic Front, EPRDF)’에 대한 불만과, 양당의 활동이 제한적이고, 경제성장에 따른 부의 집중현상에 대한 불만이 주된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2018년 2월, 하일레멜란 수상이 퇴진하였다.

 

2018년 새로운 발전의 전환점

 

라오스 지난 4월에 취임한 아비 수상은, 다수 민족인 오로모 출신이며, 정치적인 경력이 있으면서, 내각 경험을 가지고 있고, 종교적으로도 편향되지 않은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아비가 수상 취임 후, 오로모 지역의 소요사태는 진전되었다. 아비는 에티오피아 국민의 통합을 외치면서 인종 간의 갈등 해소와, 에리트리아, 지부티, 남수단 및 소말리아 등 주변국들과의 관계개선에 역점을 두면서, 정치적, 경제적 안정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에리트리아를 방문하여 외교 관계 정상화를 약속했다.

 

지난 6월에는, 정부투자기업에 대한 민영화 계획을 발표했다.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통해 외환을 늘리고, 국제 경쟁력이 있는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에티오피아항공, 통신회사, 등 우량기업에 대한 민영화 검토를 시작했다. 그동안 음성적으로 활성화된 외환시장의 암거래를 양성화를 위해 환율을 암거래 시장과 동일하게 했다. 따라서, 환율은 지난 7월 이후 달러당 27.5birr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2017년 시작된 17개의 복합농산물가공단지에 대한 조성계획도 추진 중에 있다. 각 단지에는 농산물 집하를 위한 거점을 만들고 주변의 농가에서 쉽게 집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그동안 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온 르네상스 댐의 건설을 계속하면서, 이집트를 비롯한 나일강 유역 국가들과의 수량에 의한 대립을 해결을 위해 외교적 노력에 힘쓰고 있다.

 

경제성장의 과제

 

에티오피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는, 인적자원의 양성이다. 학교 교육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는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교육 및 훈련시키도록 해야 한다. 산업에 필요한 기술인력을 공급해야 하는 것이다. 기술인력은 질적으로 우수한 학교 교육과 기술교육을 필요로 한다.

 

두 번째는, 내외국인 투자의 활성화를 해야 한다. 특히, 외국인 직접투자는 기술이전과 경영의 노하우를 습득하는 계기가 되며,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다. 지속적인 사회간접 자본의 확충도 요구된다.

 

세 번째는, 정부 정책의 효율성(good governance)이다. 정부는 기업의 활동을 활성화하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여기에는 금융정책, 노동정책, 각종 규제 정책에 대한 합리적인 행정 절차 및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재정 정책의 일관성, 환율의 안정성, 금융기관의 투명성 등이 필요하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외국인 직접투자에도 도움이 된다.  

 

네 번째는, 기업가 정신의 함양이다. 에티오피아의 급속한 경제성장은 주로 인프라건설에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기업인이나 재력가들이 쉽게 재산을 증식하는 방법으로 부동산에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기업가 정신은,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시장이 불안정하나,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하는 것이 기업가 정신이다. 기업인이나 재력가들이 제조업이나 산업 활동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에티오피아 고유의 발전모델을 만드는 일이다. 에티오피아는 지하자원이 빈약하고, 아프리카에서는 나이지리아 다음으로 많은 1억 이상의 많은 인구를 가진 국가이다.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고 생산성이 낮아 유휴 노동 인력이 풍부하다. 교육 및 기술훈련의 기회가 한정되어 있어, 기술 훈련을 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이러한 경제적, 사회적 환경과 주변 국가들의 산업화 및 생산 활동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에티오피아 고유의 발전 모델을 만들어 나갈 시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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