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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멕시코의 새로운 대통령 ‘로페즈 오브라도르’의 정치적 리더십 도전과 한계

멕시코 하상섭 한국외국어대학교 한중남미 녹색융합센터 강사 2018/11/09

2018년 7월 멕시코 대통령 선거에서 국가재건운동당 (National Regeneration Movement Party: 이하 MORENA; 모레나)의 후보로 그리고 국민의 절반 이상(53%)의 많은 지지를 얻어 당선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르 (Andrés Manuel Lopez Obrador: 이하 AMLO; 암로) 대통령은 급변하는 멕시코 정치·경제·사회·문화 영역을 2024년까지 관리 운영해야 하는 사령탑으로서 다양한 기회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물론 암로 새정부의 등장 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을 보면  기회보다는 향후 도전 과제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많은 전문가들은 암로의 승리에 △멕시코 제도혁명당 (PRI) 집권기(페냐 니에토 정부)의 나쁜 정치〮경제적 성과에 대한 불신(혹은 PRI 현상 유지에 대한 저항) △오랜 기득권 정당들에 대한 정치〮경제적 피로감, 특히 기존정당들의 부패와의 전쟁에서의 실패(인권 침해) △심각한 사회적 불평등(실제 암로는 선거 캠페인에서 ‘빈곤’ 해결을 첫 번째 과제로 강조) 등이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승리를 위한 기회 요소였지만 동시에 혹은 가까운 미래에 해결해야 하는 도전 과제들이라고 평가하고 있기도 하다.


멕시코 암로 새정부의 기회와 도전


둔칸 우드(Duncan Wood, et al. 2018)의 논의에 의하면, ‘암로’ 새정부는 현재 멕시코 역사에서 ‘네번 째 전환기 (Cuarta Transformación)’로의 역사적 책무를 수행해야 하는 정치적 미션을 부여받았다고 강조한다. 대선 과정에서 정당 연합을 추진했던 슬로건인 “우리는 함께 역사를 만들 것이다” 에서 암로가 언급한 멕시코의 ‘새로운 역사적 연대’는 △멕시코의 독립 (1821년) 시기 △라 레포르마(La Reforma) 시기 그리고 △멕시코 혁명시기(1910-1917년))와 구분되며 혹은 이런 과거 역사들을 한층 더 발전시켜 새로운 네번째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도전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선 캠페인과 그의 공약에서 중심 키워드로 등장해 온 ‘평화롭고 민주적인 사회로의 역사적 전환’을 어떻게 이루어 낼 것인지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역사적 전환으로의 선언의 이면에는 현재 심각한 수준의 멕시코 내 정치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해결 의지는 물론, 이를 제도화하여 실질적인 정책으로의 반영과 이행을 전제로 함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평화로운 사회’로의 역사적 전환의 문제는 오랫동안 뿌리 깊게 만연해 있는 멕시코 사회 내의 ‘폭력과 범죄(마약 문제 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민주 사회로의 전환’은 만연해 있는 ‘정치적 부패’(특히 정치 엘리트, 정부기관, 기업  등)와의 전쟁을 통해 청정 민주주의 사회로의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는 정치적 의지가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정치적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정당 간 연대 실현은 물론, 하원과 상원에서 다수의 의석을 점유하여 역사적 미션 수행을 위한 기초적 발판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물론 이러한 정치- 사회적 그리고 역사적 미션 수행을 위해 빠트릴 수 없는 정책은 미국과의 NAFTA 협상 과정에서 경험한(2018년 11월 중순 현재 USMCA 체제로 전환) 경제적 불안정 문제를 해결(금융 위기, 자본도피, 페소 가치 하락과 급격한 변동성 등) 하고 안정적인 경제발전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경제적 미션도 중요하다.


암로 새정부의 개혁 의지: 만연한 ‘범죄-부패-빈곤’ 해결 가능성


멕시코 좌파 정치 스펙트럼의 한 축이라는 정체성을 가졌던 암로는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기존의 정체성과는 달리 상당히 유연한 형태의 정치 경제적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극단적인 이데올로기 논쟁을 빗겨왔다(특히 NAFTA 협상 과정에서 유연성 확보). 예를 들어 멕시코 사회가 최우선적으로 당면한 사회적 불평등(빈곤) 해결, 경제 위기, 범죄와 폭력 그리고 부패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통합적 차원의 12개 개혁안을 마련한 바 있다. 물론 이 개혁안의 핵심은 세금 인상 없이 공공부문의 ‘긴축 예산제(공무원 임금 차별 제거, 공공지출 관리 통제 강화, 특히 부패 공무원에 대한 사면권 폐지 등)’ 도입을 통해 비효율적으로 관리 운영되어 온 정부기관들의 대대적인 개혁, 관료주의 및 부패한 관료 제거(regulatory capture: 뇌물에 포획된 관료) 그리고 권위의 탈중앙화를 통해 만연한 부패-범죄-불평등 구조 제거 목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멕시코 헌법 108조는 부패 사건에 관련된 대통령을 포함한 상원 의원 등 고위급 정치 엘리트의 임기 내 사법소송을 금지하고 있다. 일종의 정치적 기득권 세력들에 대한 특혜라는 비판을 받는 원인이다.


암로 새정부의 폭력과 ‘범죄와의 전쟁’ 방향은 정부의 정책적 규제 강화보다는 ‘사전 예방’ 차원에서 마련되고 있다. 예를 들어, 강한 공권력 투입을 통한 범죄 단속보다는 범죄나 폭력 발생이 빈곤이나 사회적 불평등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사전 예방 관점의 정책을 강화해 범죄율과 폭력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 방안들 중 우선순위는 ‘마약의 합법화(마리화나부터 시작)’를 실현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범죄율에 가장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마약 카르텔과의 갈등 혹은 이들에 대한 그동안 기존 정부들의 강력한 규제나 전쟁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합법화 전략을 통해 사전 예방 차원에서 마약 관련 범죄율을 낮추어 가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암로는 종종 “폭력적 방법을 통한 폭력 통제는 불가능하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암로 새정부의 새로운 리더십과 한계


멕시코 역사상 처음으로 정치 이데올로기 스펙트럼에서 좌(PRI)와 우(PAN)를 대표해 온 기득권 정당을 물리치고 제3의 정당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면에는 연합정당정치를 통한 다양한 시민사회의 적극적 정치 참여 보장, 정치 엘리트들에 대한 특혜 축소, 관료주의 제거 등에 대한 약속과 이에 대한 국민적 지지(호응)등이 있다. 특히 오랫동안 멕시코 사회에 만연한 ‘범죄-부패-빈곤’의 고리를 끊어내고 새로운 ‘평화와 민주’ 사회로의 전환을 통해 멕시코의 네번째 역사를 이룩하겠다는 암로의 리더십에 대중들은 정치적 지지를 보내고 있고, 향후 이의 정책적 실현 가능성에 많은 정치학자들이 긍정적으로 분석함과 동시에 많은 기대를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암로의 정치적 리더십은 불안하다. 특히 오랫동안 멕시코 석유산업에 대한 국가 통제(국유화)를 강조해 왔던 암로는 최근 그의 새로운 에너지 개혁 정책을 발표하면서 페냐 니에토 정부와 구별되지 않는 다소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많은 에너지 전문가들은 암로 대통령이 외국인 투자자를 의식하여 급진적인 국유화 정책 전환을 유보하고 에너지 부문 개발 투자보다는 인프라 개선 및 새로운 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정책적 의견 제시를 통해 중요한 정책적 논쟁을 피해 가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2013년 페냐 니에토 정부 당시 개혁된 에너지 정책(탄화수소 부문 탐사 및 개발에 대한 민영화를 통해 민간 및 외국인투자 인정)을 철회할 것인지, 향후 지속적으로 계승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물론 에너지 시장 상황에 맞게 대처한다는 실용주의 리더십으로 평가하는 학자들도 있다). 이와 더불어 ‘범죄-부패-빈곤’ 고리의 청산을 위한 정부 관료 시스템 개혁 또는 부패와 연루된 고위 공무원의 또한 사법적 기소를 위한 ‘헌법개정’ 논의도 유보하고 있다. 멕시코를 통과해 미국 노동시장으로 진입하고자 하는 중미, 카리브 지역의 이민자들에 대한 이민 정책도 멕시코 정부 자체의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이민정책 제시보다는 여전히 1960년대 초반 미국 케네디(J.F. Kennedy) 민주당 정부 당시 만들어진 ‘진보를 위한 동맹(Alianza para el Progreso)’ 논의를 반복하고 있다. 예방적 차원에서 미국의 경제적 지원을 통한 중미-카리브 지역 이민자 감소 주장 반복, 혹은 최근 미국 트럼프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미국의 지원을 통한 중미-카리브이민자들의 제3국(멕시코) 체류 계약 등의 새로운 제안에도 다소 유보적인 리더십만 보이고 있다. 미래 평화와 민주사회를 향한 개혁의 필요성과 방향성, 특히 멕시코 사회의 현안인 ‘범죄와 부패’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놓고 있지만 구체적인 각각의 실현 방법을 찾아내는 리더십은 여전히 소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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