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폴란드의 최근 경제정책 성과와 경제현황 및 전망

폴란드 Nicolas Levi AFiB Vistula Lecturer 2018/11/30

폴란드의 민주주의 발전상은 좋지 않지만, 경제상황은 좋은 편이다. 2018년 9월 24일 영국 FTSE 러셀 지수 등급이 ‘선진국 시장(Developed Market)’으로 상향조정 되었을 정도이다. 이런 상향조정은 근래 10년 동안 없었던 일이다. 평가가 상향되어 이제 전 세계 25대 경제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은 폴란드가 냉전 종식 이후 얼마나 빠르고 건실한 발전을 이루었는지를 보여준다.  英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폴란드는 2004년 EU에 가입한 이후 두 배 이상의 GDP 성장을 거두었으며, 또한 1990년대 초 이후 OECD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긴 기간 동안 플러스 성장을 연속 기록하고 있는 국가이다.


유로스탯(Eurostat)에 따르면, EU에 가입한 2004년 이후 10년 동안 폴란드는 EU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구가했다. 2015년에도 3.5%의 탄탄한 성장세가 이어졌다. 공공부채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실업률도 30년 만의 최저치 기록했으며 경제는 역대 최고에 가까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EU에 가입한지 14년이 지난 지금, 폴란드는 우수한 경제성과를 거두고 있다. 폴란드는 EU에서 유일하게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나간 나라이다. 폴란드가 ‘경제 기적’을 이룬 나라임을 보여주는 증거는 아주 많다. 유로존 평균 대비 두 배 이상의 속도 성장하고 있으며, 신규 세수 유입으로 예산 적자 또한 메워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폴란드에도 미래 발생할 문제가 점차 쌓여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폴란드 국가주의 정권은 기업에 대한 통제는 강화하면서 사회적 지출을 확대하여 소비자의 주머니를 두텁게 하는 방식으로 성장을 촉진했다. 또한 폴란드는 EU 기금의 최대 순 수혜자로 혜택을 받아왔지만, 현재 법원에 대한 정부의 알력으로 유럽연합의 제재 경고를 받고 있다.


본 이슈에서는 폴란드 전직, 현직 총리의 경제 정책이 폴란드 경제 성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한다.


폴란드의 전직 총리는 베아타 시드워(Beata Szydlo)이고 현직 총리는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Mateusz Morawiecki)이다. 베아타 시드워는 2015년 11월 16일부터 2017년 12월 7일까지 총리로 재임했다. 2017년 12월 7일, 당시 총리였던 베아타 시드워는 법과정의당(Law and Justice∙PiS) 지도부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그 이튿날, 재무 및 개발부 장관이던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가 그 자리를 채우게 되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는 현재까지도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다.


시드워 전 총리 성과  : 높은 경제성장 및 낮은 실업률


정계에서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었던 베아타 시드워가 총리가 될 것이라 가늠할 정황은 많지 않았다. 1963년 폴란드 남부에서 광부의 딸로 태어난 베아타 시드워 전 총리는 크라쿠프(Krakow)에 있는 야기엘론스키 대학(Jagiellonian University)에서 민족지학을 전공하고 크라쿠프 시의 역사 박물관에서 근무했다. 그 후 1998년, 시드워는 고향인 브르제슈체(Brzeszcze)의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시장으로 근무하던 중 2005년, 의회의 의원이 된다. 그리고 2010년, 시드워는 당의 부대표가 되었다. PiS당 내 중도파로 불리는 시드워는 2015년 11월 16일 대통령에 당선된 안드레이 두다(Andrzej Duda)의 대선 캠페인을 이끌기도 했다. 당선된 두다 대통령은 곧바로 시드워를 총리에 임명했다.


시드워 총리의 집권기인 2016년 폴란드의 성장률은 2.7%로 EU 국가 평균 1.9%를 웃돌았다. 세계은행은 시드워 정부가 개혁한 폴란드 가족수당정책이 이런 성장을 가능케 한 것으로 분석한다. 시드워 총리의 임기 말, 폴란드의 실업률은 7%가 채 되지 않았으며 예산 흑자를 누리기도 했다.


모라비에츠키 현 총리 성과  : 기업 규제 철폐 및 외자 의존도 완화


은행가 출신인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는 1968년 출생으로 영어와 독일어에 능하다. 다른 EU 국가의 정상은 모라비에츠키를 시드워에 비해 비교적 유한 파트너로 평한다. 비즈니스 경험을 가지고 있어, 금융 문제에 일가견이 있는 테크노크라트로 여겨지고 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는 폴란드 반공의 상징적 인물인 코르넬 모라비에츠키(Kornel Morawiecki)의 아들이다.


2007년부터 2015년까지 모라비에츠키는 스페인 산탄데르(Santander) 은행의 자회사인 WBK 은행의 은행장이었다. 2010년, 모라비에츠키는 폴란드의 전 중도우파 총리이자 현 유럽 이사회 상임의장인 도날드 투스크(Donald Tusk) 정부의 경제위원회(Economic Council) 위원이 되었다. 2015년부터 법과정의당에 가까워지게 되었다.


모라비에츠키 정부는 시드워 정부의 정책을 이어나갔다. 양육지원금 및 연금정책이 계속적으로 개선되었다. 은행 및 해외 소매업자 등을 대상으로 신규 세금이 적용되었다. 기업활동의 자유 또한 확대되었다. 모라비에츠키 정부는 불필요한 관료적 절차를 없애고 기업인의 활동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어 비즈니스 활동을 지원하는 규제 패키지를 채택했다. 이 일련의 규제를 통칭하여 비즈니스 헌법(Constitution for Business : Konstytucja Biznesu)이라 한다.


베아타 시드워 정권과의 차이가 있다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정권은 외자에 대한 의존도는 낮추고 정부 및 ‘국가 영웅(national champions)’이 국가 발전을 이끄는 한국이나 일본식 발전 모델을 재현하여 폴란드 경제를 다듬으려 하는 등 국제적인 접근법을 조금 더 따르는 경향이 있다. 모라비에츠키는 폴란드를 ‘유럽의 한국’으로 만들고자 한다. 한국은 한국 전쟁(1950-1953) 당시 잿더미가 되었고, 폴란드도 마찬가지로 세계 제 2차대전(1939-1945) 이후 황폐화되었다. 한국의 대기업과 같은 폴란드의 대기업을 세우는 것 또한 모라비에츠키 총리의 목표이다.


전현직 총리의 공통점 : 경제 부흥과 해외 의존도 완화 목표


두 정치인 모두 국가 자본을 바탕으로 폴란드 경제를 부흥시키고자 한다. 폴란드에서는 다수의 대형 프로젝트가 개발 중에 있다. 신 센트럴공항(New Central Polish Airport)이나 고속도로 개발, 폴란드 전역에 걸친 신규 공항 건설 및 부동산 프로젝트를 통한 건설 붐 촉진 등이 그 예시이다. 모라비에츠키는 폴란드의 양대 정유회사인 PKN Orlen나 Grupa Lotos 등 폴란드 대기업 간 합병 또한 꿈꾸고 있다.


1990년대 민영화 물결 및 법과정의당 정치인들의 시장친화적 정책 시행 이후, 모라비에츠키는 사회적이전 (Social Transfer)을 늘려 폴란드 내 경쟁적 압력을 느슨히 하고자 했다. 현재 폴란드 정부는 기업활동, 저축, 투자 및 혁신을 뒷받침하는 주축이며, 기술주도형 그린필드 프로젝트에 외자를 유입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폴란드는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 또한 낮출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폴란드 PKN는 나이지리아산 원유를 택하며 러시아 원유에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


두 정치인 모두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편을 택했다. 외국인이 소유한 폴란드 국가 부채의 비중은 두 총리 정권 하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3년 전 60%에 육박했던 것이 이제 50%로 떨어졌다. 또한 민영화를 통한 수익이 아닌 세수 진작을 통해 적자를 메우려는 움직임 또한 공통점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이어진 탈세 단속 또한 폴란드가 작은 경제적 기적을 이루는 데 일조했다. 탈세 단속으로 인해 폴란드 경제에 100억 유로의 추가 자금이 확보되었기 때문이다.


이웃국가 독일의 성장치 수정이나 EU의 대규모 지원 등 일시적 요인이 커져가는 폴란드의 취약성을 감추고 있다. 모라비에츠키의 퇴직연령 축소, 가계에 대한 무상 지원 및 독립기관 입지 잠식 등의 정책은 서서히 경제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에 더해 폴란드 당국에서는 폴란드 은행권 자산 상당 부분에 대한 통제권을 다시 국가로 돌려놓으며 일부 자산을 다시 식민지화(국유화)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EU 가입과 유럽기급 유입도 경제 부흥 요인


25년 전 폴란드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건은 중앙 및 동부 유럽을 휩쓴 변화로 이어져 대규모 경제적 및 정치적 변혁을 불러일으켰다. 폴란드 경제가 수십 년간 이어진 국가 통제에서 벗어나자, 산업은 민영화 되었고 시장 기반의 경쟁 원리가 도입되었다. 뼈아픈 개혁도 뒤를 이었다. 오늘날까지도 끝나지 않은 성장가도에 처음 오르고 난 이후 몇 년 만에 폴란드 GDP와 국민 삶의 수준은 대폭 상승하기 시작했다. 2004년 EU 가입 허가는 폴란드의 노력이 성공을 거두었으며 폴란드가 유럽 내 가장 선진 국가의 반열로 향하는 발전의 길에 섰음을 보여주는 증표였다.


지난 25년 동안 실질 GDP 기준 폴란드 경제 규모는 두 배로 성장했다. 폴란드 1인당 GDP는 서부 유럽 평균(EU-15)의 32%선에서 60%선까지 올라왔으며, 1991-2008년 사이 연간 4.6%의 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폴란드는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로 발생한 침체를 피했던 유일한 EU 국가였으며, 오늘날 EU 국가 가운데 여덟 번째로 큰 경제 규모를 갖추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이어져 온 놀라운 성장의 역사 끝에, 오랫동안 유럽 경제의 변방에 있었던 폴란드는 역내 성장 원동력이 될 준비를 갖춘 나라로 거듭나게 되었다. 폴란드 국민 또한 교육수준이 높고 진취적이며, 많은 서부 유럽인에 비해 더욱 유럽적인 사고를 갖추고 있다. 이와 같은 요소 및 폴란드 경제의 회복력을 바탕으로, 폴란드가 농업, 건설 및 기타 부문에 큰 기회를 주는 나라이며 ‘공유 서비스(shared service)’에 적절한 장소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폴란드는 개도국 시장에서 발전해 선진 시장의 반열에 들어서고 있다. 폴란드 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주된 이유는 유럽 기금(European Funds)의 유입이다. 단, EU 기금 유입 수준이 낮아지면 폴란드의 장기 성장 전망에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 EU 기관은 이미 2021년 이후 폴란드로 유입되는 기금이 상당 부분 감축될 것을 내다보고 있다. 수혜대상국을 재조정하여 실질적 필요가 있는 국가에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 공식 이유이다. 그러나 폴란드 보수 정부의 만용에 대한 보복성 조치인 것으로 해석하는 의견 또한 있다. 감축 결정에 대한 이 같은 의혹은 수 차례 불거진 바 있다.


폴란드 경제 둔화 전망 및 남겨진 과제


美 블룸버그통신 조사에서는 폴란드 성장세가 올해와 내년 둔화하기 시작하여 2020년이 되면 2.9%로 떨어질 것이라 내다보았다.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Moody’s)는 이미 폴란드 기업 절반 이상이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다 부유한 EU 이웃국가로의 노동력 유출 및 유럽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출생률에서 기인하는 인구 변화 또한 성장세 감소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EU 기금 유입이 낮아질 가능성 또한 있다. 만일 일부 기금에 대하여 민주적 가치를 존중하는 국가만이 수혜국이 될 수 있다는 조건이 만들어질 경우 2020년 이후에 폴란드가 수령하는 기금의 양이 더욱 줄어들게 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폴란드의 사법 체계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인상이 강해지면 전반적 투자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 폴란드 중앙은행의 데이터에 따르면, EU 기금을 활용하여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서부 유럽 국가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폴란드 FDI 유입량은 현재 하락세이며 일부 폴란드 이웃국가의 평균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


지난 25년간 폴란드가 보여준 변화는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그러나 폴란드가 나아가고자 하는 발전의 길에는 아직까지 많은 약점과 중대한 난제가 남아있다.


첫 번째, 폴란드는 유럽에서 노령화가 가장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나라이다. 2030년이 되면 전체 인구의 35%가 65세 이상이 된다. 매년 80만 명 이상의 아이가 새로 태어나던 1950년대 베이비부머 세대는 이제 노동시장을 떠나고 있다. 1990년대의 출생률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절반 가량에 그친다. 뿐만 아니라 숙련 노동자들은 고임금을 제공하는 서유럽 국가로 이주하고 있다.폴란드 중앙통계청(Polish Central Statistical Office)의 예측을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2030년이 되면 일자리 5개 중 1개는 구인을 하지 못하는 상태로 남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미래의 폴란드 경제는 2,000만 명의 노동자를 필요로 하나, 노동인구는 몇 년 내에 1,600만 명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구 변화는 노동시장과 보건의료체계 및 연금 시스템에 제약이 될 것이다.


두 번째, 글로벌 기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며 혁신을 통한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성장 달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을 위해서는 인적자본에 대한 보다 나은, 그리고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세 번째, 전반적 소득 수준이 EU 평균에 가까워지며 불평등 심화 리스크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특히 대도시와 나머지 지역 사이에서 발생하는 격차 등 지역간 불평등이 심각하다.


마지막으로, 성장에는 자원이 필요한 만큼, 수질 및 대기질 관리 등을 포함해 천연자원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관리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현재 유럽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50곳 가운데 33개 도시가 폴란드에 있다. 폴란드 미래를 위해서 저공해 경제체로의 전환 가속화는 필수적이다.


이외에 안타깝게도, 소수집단, 이민자 및 언론의 자유에 대항하는 반(反) 개혁론자가 폴란드의 약점을 심화시키고 있고, 반(反) 시장주의자의 선전활동은 사람들의 마음을 해치고 있다. 이런 정치적 이슈 또한 폴란드 경제 및 해외에서 폴란드를 바라보는 시각에 분명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