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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국내 태양광 산업의 동유럽국가 진출 동향 및 시사점

불가리아 이하얀 한국외국어대학교 EU연구소 책임연구원 2018/12/31

에너지신사업 수출확산의 필요성과 현황


21세기 인류 최고의 관심사는 환경과 에너지이다. UN기후 변화회의에서 채택되어 2016년 11월 발효된 파리협약에 따른 新기후체제 출범 등 에너지 환경변화 가속화로 인해 신규 설비의 60% 이상을 에너지 신산업이 차지할 전망이다. 국내 에너지 신산업 시장성장 모멘텀 한계를 극복하고 에너지 신산업의 수출 확산을 위해서는 해외 유망시장 선점 및 진출이 필수적이다. 본 원고에서는 에너지 신사업 중 우리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태양광 산업의 유럽 진출 동향 및 시사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우리 기업이 유럽의 어느 국가에 어떤 분야로 진출하였는지 알아보기 위해 자료를 조사하였지만, 국내 기업의 신재생에너지 해외 프로젝트 수주 현황은 공식적인 통계가 없어 관련 기관에 의해 이루어진 조사 자료나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파악해야 한다. 2011년 신재생에너지 협회의 조사에 의하면 2007년~2016년까지 해외 프로젝트 수주 실적은 총 76건이었다. 총 25개의 국내 기업이 전 세계 33개의 국가에 진출하였다. 아래 표에서 보면 태양광이 54건으로 다른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비해 배 이상으로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한 것을 살펴볼 수 있다.


그렇다면 태양광 사업이 선도 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유럽 태양광 시장 현황과 국내 태양광 기업 들의 프로젝트 수주


전통적으로 국내 태양광 산업은 태양광 부품, 설비 제조 분야인 상류부문을 중심으로 성장 해왔으며, 제품 수출 중심으로 해외 진출이 이루어져왔다. 하지만 공급의 과잉, 기술 발전, 가격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 중 하나로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하였다.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시공, 운영 및 유지 보수 사업의 형태로 해외시장에 진출하였다. 태양광 발전소 건설 및 운영 프로젝트는 상대적으로 기술 장벽이 높지 않고 경쟁 정도가 낮아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와 동시에 시공, 운영 과정에서 자사의 설비와 부품을 공급하여 매출을 증가시키고 비용을 절감시키는 효과를 가질 수 있어 유리하다. 다양한 이점을 가지고 있어 해외 진출을 꾀하였고 과거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던 유럽 시장에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주하였다.


이제 유럽 태양광 특징과 현황을 살펴보자. 유럽 태양광 시장은 2006년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하여 2011년 최대치를 기록하였지만 잦은 정책 변화, 경기 침체, 시장 다변화 등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현재 증가세가 둔화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유럽이 전 세계 규모(303GW)의 1/3 수준인 104GW를 차지하고 있어 세계 2위 수준이다.


유럽 내 국가별로 살펴보면 독일이 16년 누적 설치 규모 41.1GW로 유럽 1위(세계 4위)를 기록했으며, 이어 이탈리아 18.9GW, 영국 11.5GW, 프랑스 7.1GW, 스페인 5.5GW 등의 순이다. 유럽 태양광 신규 설치 규모는 07년~11년 동안 연평균 94% 성장하며, 동기간 세계 시장의 70%~80%를 점유했으나, 12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하였다. 11년 20.7GW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으나 영국의 태양광 지원 프로그램의 축소 등으로 16년 유럽은 전년 대비 23% 하락한 6.8GW를 신규 설치하며 세계 시장의 8.9% 점유하고 있다. 2004년과 2007년, 체코, 헝가리, 불가리아를 비롯한 12개의 동유럽 국가들이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면서 이들 또한 신재생에너지와 태양광 사업에 집중하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EU 규정을 준수하기 위한 동유럽 국가들의 신재생에너지 사업 유치 전쟁


다수의 동유럽 국가들은 유럽연합 가입 당시 그리고 그 이후에도 기존 가입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 않았다. 하지만 동유럽 국가들은 2020년까지 전체 에너지원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해야 하는 EU규정을 준수(EU Directives 2003/ 30/EC)했기에 2006년부터 다년간 태양광과 풍력 발전 투자에 대한 승인을 남발하였다. 외국인 투자 러시가 이루어졌고 동유럽 곳곳에 대형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들이 세워지며 한때 세계 태양광발전시장을 선도하는 라이징 스타로 떠오르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불가리아를 비롯한 체코, 벨기에, 그리스 등은 태양광 발전에 비우호적인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해당 산업 발전의 정체와 투자심리 약화시켰다.


동유럽 국가 내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시 장애요소


동유럽 국가들과 같은 개도국에서 사업을 추진할 때 경제적, 정치적 장애요소가 존재한다. 대부분의 신재생에너지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임에도 정부 지원 정책 없이는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업들은 정부의 정책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 편이며, 특히 정치적으로 안정적이지 못한 국가들의 경우 정책 변동의 폭이 크기 때문에 민간 업체가 단독으로 투자하는데 위험이 따른다.


동유럽 시장 진출의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인 남은 불가리아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의 전후 과정을 살펴보자. 2010년, 한국남동발전과 SDN(주)는 불가리아에 총규모 42MW의 태양광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총사업비는 2,300억 원으로 한국남동발전과 SDN(주)가 각각 350억씩 출자하였고, 1,600억 원은 산업은행으로부터 PF(Project Finace)를 받았다. 이 프로젝트는 불가리아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진행되었고 국내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중소기업과 국내 발전공기업의 해외 동반 진출 사례로 많은 기대를 모은 바가 있다. 하지만 이때 당시 불가리아 현지 사정은 좋지 않았다. 불가리아의 신재생 에너지 발전 산업은 초기 단계에 있었으나 2020년까지 전체 에너지원의 16%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해야 하는 EU 규정을 준수(EU Directives 2003/30/EC)하기 위해 2006년부터 3~4년간 태양광과 풍력 발전 투자에 승인을 남발하였다. 그 결과 외국인 투자의 러시가 이루어졌고 한국남동발전과 SDN(주)이외에 LG CNS 등 다수의 국내 기업이 참여하였다. 해외 기업들의 투자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당시 불가리아 내에서 인가가 완료된 태양광발전 투자는 적정 수용 량의 4~5배를 상회하고 있었다. 또한 기존 전기요금의 10배가 되는 태양광 전기를 전략생산 개시 일부터 25년간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하는 정부의 재정적 부담을 갖고 있었다. 태양광 발전이 늘어나며 얻는 국가의 재정적 부담, 전기료 인상 등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하였고 이는 곧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이에 불가리아 정부는 태양광 산업을 규제하기 위한 조치로 2012년 불가리아 에너지수도규제위원회가 계약당시 발전차액지원금(Feed in Tarriff: FiT)을 EU 내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인 39% 인하하면서 우리 기업들은 위기를 맞았다. 이에 더해 불가리아 정부는 매년 의무 구입 가격을 낮추었고 환경규제 강화, 토지전용 불허, 투자절차 요건 강화, 신규  투자 승인 불허등을 통해 태양광 발전 투자를 저지시켰다. 2012년 12월, 불가리아 국회는 태양광과 풍력 발전 사업에 대해 20%의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는 신재생 에너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불가리아 국영 전기회사와 배전회사들이 발전 요금을 정산하지 않았고 납부된 계통연계 비용을 반환하지 않아 국내 기업 운영에 어려움을 초래하였다.


불가리아와 함께 2007년 EU에 가입한 루마니아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EU 에너지 정책을 준수하기 위해 외국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전략을 펴왔다. 그러나 재정난이 심화하면서 태양광 발전소에 보조금을 축소하는 전력 거래법 세부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였다. 발전 기업에 주던 친환경 인증서(GC·Green Certification)를 전력 ㎿h당 6장에서 3.5~4장선으로 줄여 기존 ㎿h당 162~330유로인 지원금이 108~220유로로 대폭 삭감하는 내용이다. 루마니아에서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었던 삼성물산과 남동발전, 중국 아스트로너지솔라 등은 세금을 신설하는 임시 법령이 불합리하다고 정부를 대상으로 대규모 행정 소송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비교적 현지 기업들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동유럽 국가에서 태양광 발전 사업을 시작하여 유럽 지역 진출의 교두보로 삼으려 했던 우리 기업들은 막대한 손해를 봤고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해야 했다.


현재도 몇몇 동유럽 국가들은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마련하며 시장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헝가리의 경우 EU 규정 준수 외에도 국가 중장기 전략인 ‘세체니 2020 전략’에 힘입어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14.65%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2017년 1월 1일부터 도입한 헝가리 정부의 태양광 산업 지원정책인 발전차액지원제도(METAR, Renewable Energy Support System)는 헝가리 태양광 시장을 활성화시키는데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발전차액제도는 정부에서 일정 기간 정해진 가격으로 전력을 매입해 기본적인 수익을 보장해 투자의 안정성을 높이고 이에 따른 중소형 발전의 활성화를 지원하는 제도로, 헝가리 정부는 20년 장기계약을 통해 0.5MW 미만 중소형 발전 프로젝트의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헝가리 현지 언론 및 전문가들에 따르면 헝가리 정부 주도의 발전차액지원제도 및 장기 저금리 대출 정책에 힘입어 헝가리 전역에서 약 2,000개 소형 태양광 프로젝트에 대한 신청서가 접수됐으며, 프로젝트당 약 1만~1만 6,000유로 규모의 대출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하였다.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의 사례와 별반 다르지 않은 시작이지만 철저한 사전 점검과 타당성 분석을 통해 현명한 사업 진출을 계획한다면 우리 기업과 헝가리 간 서로 Win-Win 할 수 있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태양광 패널 제품을 소규모로 구입하는 동유럽 바이어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수요가 높은 헝가리를 중심으로 태양광 패널을 수출한다면 주변국으로 재수출하는 물류 창고형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30일 이내 역내 재수출을 할 경우 해당국에 대한 VAT만 부과되기에  큰 부담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한 반덤핑 제재로 인해 시장에서 기회가 있을 때 저렴한 가격과 높은 품질을 자랑하는 우리 기업들이 거래선을 단단하게 구축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의 성공적인 신재생에너지 사업 진출을 위한 제안 및 시사점


이처럼 우리 기업들이 문제없이 동유럽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해외 시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분석하는 작업이 선제 되어야 한다. 유럽 태양광 시장은 업스트림이 약하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면 시작 확대 가능성이 있다. 재생 에너지를 확대하고자 하는 새로운 국가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어 동유럽 내 투자 거점국가를 만든다면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온라인 플랫폼에 잉여전력을 사고 팔 수 있는 P2P 전력 거래가 등장 한 바, 에너지 저장 장치의 전략적 수출 요충지로도 유럽 태양광 시장이 중요하다.


또한 해외 투자 시 정밀한 점검과 타당성 분석을 통하여 부실 프로젝트를 철저하게 파악해야 한다. 지역 전문가 들에게 컨설팅을 받고 관계당국을 통해 점검받아 숨어있는 문제점이 없는지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투자 초기부터 대규모로 사업을 시행하기보다는 현지 상황과 여건을 파악한 후 규모를 점차 늘려나가는 것 또한 위험성을 줄이는 방법이다.


무엇보다도 정부 주도로 대륙별, 국가별 신재생에너지 해외 진출 관련 선례를 보여주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다면 우리 기업의 신규 투자 및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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