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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 오피니언] 조지아 대선, 여당지원 후보 당선

조지아 정세진 한양대 아태지역연구센터 부교수 2018/12/31

살로메 주라비쉬빌리 후보, 59.5%의 득표율로 대통령 당선

11월 28일 치러진 조지아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에서 살로메 주라비쉬빌리(Salome Zurabishvili) 후보가 승리,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조지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59.52%의 득표로 살로메 후보가 승리했고, 그리골 바샤드제(Grigol Vashadze) 후보는 40.48%를 득표했다고 발표하였다. 위원회에 따르면 총 3,705개 투표소의 투표수를 집계한 결과 1,147,627명의 유권자가 주라비쉬빌리 후보를 지지했고, 780,633명의 유권자가 바샤드제 후보를 지지하였다. 전체 투표율은 56%였으며, 이는 1차 대선 투표보다 약 9% 정도 증가한 수치이다.

 

지난 10월 28일 대선 1차 투표에서는 여당인 <조지아의 꿈> (Georgian Dream) 의 지지를 받은 무소속 후보인 주라비쉬빌리가 38.64%, 바샤드제 후보가 37.74%의 지지율을 보여, 아주 근소한 차이로 이 2명의 후보가 결선 투표에 나섰다. 총 투표율은 46.7%였다. 이는 2013년 대선과 거의 유사한 비율이었다. 전 의회 의장이던 다비트 바크라드제(Davit Bakradze)도 대선에 출마하였지만, 10.9% 득표율로 3위를 차지, 걸쳐 결선 투표에는 나가지 못했다. 1차 대선에 나섰던 후보는 총 25명이었다. 그런데 바크라드제 후보는 패배 직후 그가 속한 ‘조지아 유럽’ 당은 결선투표에서 2위에 그친 바샤드제 후보를 지원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결선투표 선거 결과를 놓고 바샤드제 후보 측은 강력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 바샤드제 후보는 야당인 ‘국민운동 연합(United National Movement)’ 지원을 받았는데, 40%를 약간 상회하는 득표율을 보임으로써 1차 대선에서 받은 38%의 득표율과 비교해서 거의 차이가 없는 지지를 보였다. 그는 선거 결과가 발표된 이후 대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12월 2일 국민들에게 대규모 평화적 시위를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12월 2일 중앙광장에서 벌어진 시위에 참가한 이들은 조지아 의회의 조기 선거를 요구하고 선거법을 수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결선 선거 과정은 예외적으로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었으며, 선거 캠페인 기간 중에도 비밀로 녹음이 된 녹취록과 살해 음모가 일부 발생하는 등, 조지아의 경제 및 사회적인 난맥상을 보여주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번 선거에 대해 국제기구의 참관단은 비교적 경쟁적 분위기에서 결선 투표가 이루어졌지만, 곳곳에서 선거부정의 요소가 있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투표는 경쟁적으로 치러졌지만, 여당의 지원을 받은 후보가 공정하지 않은 이익을 얻었다는 총평을 내렸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휴먼 라이트(Human Rights), OSCE 유럽위원회 의회 공동 참관단은 기본적으로 양 진영의 후보 유세 과정 중에 부정적인 현상들이 발생하여 투표 과정이 손상되었다는 입장을 발표하였다. 조지아 내 의회 모니터들도 결선 투표 과정 중에 “거친 수사적 언사와 외진 곳에서 폭력적 현상,”이 발생했고, “국가 재원의 남용이 증가되었다,”라고 선거 과정을 비판했다.

 

전임 대통령직을 수행럼 ‘기오르기 마그벨라쉬빌리(Giorgi Margvelashvili)’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 도전하지 않았다. 그는 새로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면서도 결선 투표 캠페인 기간 중에 민주적인 규범이 무너진 것은 유감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OSCE는 조지아인들이 투표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 민주주의를 향한 헌신을 재차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EU와 미국도 주라비쉬빌리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했다. EU는 조지아에서의 정치적 갈등을 신임 대통령이 해소해주기를 요청하였다. 11월 30일 EU 이사회의 도날드 투스크(Donald Tusk) 의장과 유럽위원회 장클로드 융커(Jean-Claude Juncker) 위원장은 선거 결과가 발표된 이후 조지아의 민주적 기관들과 연대를 공고히 하고, 정치적, 경제적 협력을 발전시켜나가겠다고 축하 전문을 통해 강조했다. EU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내에서의 조지아의 지역 통합성을 전적으로 보장한다는 입장을 재차 천명했다. 미국도 국무성 브리핑을 통해 주라비쉬빌리의 당선을 축하하고 조지아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헤더 노어트(Heather Nauert) 대변인은 “미국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국경 내에서 조지아의 영토 통합성, 민주적이고 경제적 발전을 지원할 것이며 민주적이고 선거 개혁 속에서 조지아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는 브리핑을 발표했다.

 

이번에 여성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주라비쉬빌리는 구소련 출신으로는 발틱 공화국을 제외하고 포스트소비에트 독립국가에서 대통령으로 선출된 첫 번째 여성 대통령이라는 의의를 가진다. 주라비쉬빌리는 대선에 당선되고 이번 선거 결과는 우리가 과거를 명확히 거부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향후 조지아 사회는 향후 개선될 것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조지아 국민들, 여전히 여당에 정치적 신뢰 보여줘

대통령으로 당선된 주라비쉬빌리는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집권 여당인 <조지아의 꿈>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다. 신임 대통령의 나이는 66세이다. 아깝게 승리를 놓친 바샤드제는 60세이다. 주라비쉬빌리 후보의 승리 배경은 이바니쉬빌리 전 조지아 총리와 그가 당수로 활동하고 있는 <조지아의 꿈>이 적극적인 지원이 가장 큰 이유였다. 바샤드제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이바니쉬빌리와 <조지아의 꿈>이 이끄는 정부를 비판하였다. 정부가 조지아를 빈곤에 빠트리고 있으며, 뇌물 관행을 불러일으키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선거 결과로 국민들은 여전히 <조지아의 꿈>에 대한 신뢰가 있으며, 이런 결과가 선거로 이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집권 여당은 2012년 총선과 2016년 총선에서도 ‘국민운동연합’에 승리하였다. 2012년 총선에서 당시 이바니쉬빌리가 주도하여 창당한 신흥 정당이던 <조지아의 꿈>이 여당인 <국민운동연합>에 승리를 거두었다. 2012년 총선에서 <조지아의 꿈>은 56.67% 득표율, 2016년 총선에서는 비례대표 선거에서 48.65% 득표로 승리하였다. 집권당인 <국민연합운동>은 2012년 총선 패배 이후 사카쉬빌리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지속적으로 소환되거나 기소되면서 사카쉬빌리와 <국민운동연합>의 정치적 세력은 급속도로 상실되었고 이후 국민들의 신임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이번 선거 이전 가장 최근의 선거인 2017년 가을의 지방선거에서 <조지아의 꿈>이 2석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거구에서 압승을 거둔 바가 있어 2018년 대선에서도 <조지아의 꿈>의 지원을 받는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즉 국민들의 광범위한 지지가 현 집권 여당에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1차 선거에서 <조지아의 꿈> 연정은 56%의 득표율을 보였으며, 야당인 ‘국민운동연합(United National Movement)’은 17% 득표에 그침으로써 극명한 지지율 차이를 보였다.

 

<국민운동연합>은 친 유럽 경향을 강력히 천명하고 있는데 비해, 이바니쉬빌리는 친유럽적 경향과 더불어 러시아와의 관계를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번 대선 결과로 조지아 국민들은 여전히 친유럽 국가 노선을 찬성하지만, 기본적으로 친러시아 노선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사카쉬빌리와 <국민운동연합> 측은 이번 선거에 다양한 선거 부정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사카쉬빌리 전 대통령은 대규모 선거 부정이 있었다고 선거를 비판하고 조지아 인이 자유, 민주주의, 법을 수호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카쉬빌리는 장미 혁명 이후인 2004년 1월에 대통령에 선출되었다. 전임 대통령은 에두아르드 셰바르 나드제(Eduard Shevardnadze) 대통령이었고 그는 2003년 11월에 사임하였다. 사카쉬빌리는 5년 임기의 대통령을 2번 역임하고 2013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기본적으로 친나토, 친서방 전략을 구사했다. 2018년 1월에 사카쉬빌리에 대한 궐석재판에서 3년 형의 징역이 선고되었다. 그의 죄목은 2006년에 있었던 은행가인 산드로 기르그블라니에 대한 살인 사건에 연루된 혐의이다. 현재 사카쉬빌리 전 대통령은 아내의 국적인 네덜란드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자신의 혐의는 정치적인 동기로 부과되 었다며,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바니쉬빌리는 조지아에서 최고 거부이며, <조지아의 꿈>의 당수로 2012년 의회 선거에서 <국민운동연합>에 승리를 거두면서 집권에 성공했다. 그는 2013년에 총리직에서 물러난 이후 정치 일선에서 은퇴하였으나 실상은 <조지아의 꿈> 후견인 역할을 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이 높으며, 이번 대선에서도 주라비쉬빌리 후보를 적극 지원했다. 이바니쉬빌리가 그녀를 지원한 것은 대통령의 역할이 국가에서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바니쉬빌리와 <조지아의 꿈>이 권력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조지아의 꿈>은 이번 선거를 후원 테스트의 장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결선 선거 운동 기간 중인 11월 12-18일 민간 TV인 ‘루스타비-2(Rustavi-2)’ 여론 조사에서는 주라바쉬빌리가 4% 포인트 차이로 근소하게 앞서 있었다. 그러나 선거 결과는 압승이었다.

 

2명의 후보는 과거에 조지아에서 외무장관 직을 수행한 바 있다. 기본적으로 그들이 추구했던 외교 정책은 미국과 유럽과의 연대였다. 친NATO 및 친EU 노선을 보여 왔다. 2008년 러시아-조지아 전쟁 이후 양국 관계는 경색 국면이다. 주라비쉬빌리는 외무부 장관으로 1년을 약간 상회하는 기간 동안 재직했는데, 2005년에 의회와의 충돌로 사임했다. 2명의 후보는 나토와 EU와의 연대를 확대하는 친유럽 대외정책을 정강으로 내세웠다.

 

현재 조지아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주로 대외 정책에만 깊게 관여할 수 있다. 대통령은 대사와 외교 관련 대표 등을 임명하는 권한을 가진다. 이번 선거는 직선으로는 마지막 선거이며, 이후 간접 선거 시스템으로 대통령을 선출한다. 2017년 수정 헌법에 따르면, 300명의 간접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하도록 되어있다. 이들은 주로 의원들과 지방의 정치적 대표자들로 구성된다.

 

현재 러시아는 조지아로부터 독립을 선포한 아브하지아와 남오세티아 공화국을 지원하고 있으며, 2008년 전쟁 이후로 이 공화국들을 공식적으로 승인하였다. 2012년 이래로 정권을 장악하고 있는 ‘조지아의 꿈’이 향후 아브하지아 자치공화국과 남오세티아 자치공화국에 대한 국가 내부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도 매우 중요한 대통령의 과제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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