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 오피니언] 환율단일화 이후 우즈베키스탄 시장 환경의 변화

우즈베키스탄 성동기 인하대학교 프런티어 학부 교수 2019/02/18

환율단일화 공식 발표
미르지요예프(Shovkat Mirziyoev) 정권의 최대 개혁인 환율단일화 조치는 2017년 9월 5일에 모두의 예상을 깨고 발표되었으며, 이후 우즈베키스탄 시장에 큰 변화를 야기했다. 독립 이후부터 우즈베키스탄의 환율시장은 공식환율, 시장환율, 상업환율 3가지가 존재했는데, 공식환율과 시장환율의 격차가 2배 혹은 3배에 달했다. 따라서 대부분의 우즈베키스탄 주민들과 외국인들은 2-3배 높은 시장환율을 선호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외화는 시장으로 유입되고 거래될 수밖에 없었다. 은행에서는 단지 시장환율보다 낮은 가격으로 달러를 우즈베키스탄 화폐인 숨(Soum)으로만 환전해 주었기 때문에 주민들은 시장에서만 달러를 살 수 있었다. 궁극적으로 우즈베키스탄 내에 존재하는 달러는 은행을 통해서 정부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시장으로 유입되었다.


만성적인 이중환율과 불태환으로 인해서 한국, 중국 등 일부 국가들의 투자 외에는 대부분의 외국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대대적인 경제개혁이 필요하다고 미르지요예프 정권은 인식했던 것으로 예상되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자국 내에 존재하는 달러는 은행이 아닌 시장에서 대부분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만성적인 외환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 시장의 달러를 은행으로 유입할 정책이 필요했다. 실제로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환율단일화 조치 이전까지 시장환율을 없애기 위해서 시장환율을 공식환율로 맞추려고 시도했지만 시장환율은 오히려 매년 올라갔다. 따라서 최종적으로 내린 결정은 2017년 9월 초에 4,000숨/달러당이었던 공식환율을 8,000숨/달러당이었던 시장환율에 맞추는 것이었다.


기본적으로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공식환율을 시장환율에 맞추어서 환율단일화를 추진하였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였다. 첫째, 기업 가치가 2배로 폭락했는데, 예를 들면, 기존에 10,000달러의 가치를 가졌던 기업은 환율단일화 조치 이후 5,000달러로 가치가 하락되었다. 둘째, 우즈베키스탄 내 모든 기업들은 외국으로부터 물자를 수입하면 기존의 대금보다 2배를 더 지불하게 되었는데, 예를 들면, 10달러의 물자를 수입하면, 기존에는 공식환율에 따라 40,000숨으로 1달러를 만들어서 지불하면 되었지만, 지금은 80,000숨으로 지불해야 했다. 셋째, 수출을 하면 기존보다 두 배의 수익을 얻기 때문에 수입 부분이 상쇄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즈베키스탄의 기업들은 대부분 수출하는 기업보다는 수입하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증가시키고 유지하는데 여전히 어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넷째, 수입 대금의 지불이 2배로 증가하면서 국내 물가가 사실상 2배로 폭등하였으며, 기존에 공식환율에 맞추어서 가격을 통제했던 생필품의 가격도 2배로 올랐다. 다섯째, 우즈베키스탄의 대부분 기업들에 종사하는 급여생활자들은 기존에 공식환율에 맞추어서 급여를 받았기 때문에 환율단일화 조치 이후 그들의 급여 수준은 2배로 폭락했다.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환율단일화 조치와 함께 고액권 화폐를 발행하기 시작하였다. 환율단일화 이전에는 10,000숨이 최고액 화폐였으나, 2017년에 50,000숨 화폐가 발행되었으며, 2018년에 하반기에 100,000숨이 디자인되고 2019년에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액화폐의 발행으로 인해서 이미 시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타났으며,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숨 가치의 하락을 막으려는 우즈베키스탄 정부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점차적으로 이러한 문제 역시 향후 현실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해외 투자 유치 노력..성과는 미미
2017년 9.5 환율단일화 조치 이후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자국의 변화된 시장 환경을 대외적으로 홍보면서 외국 투자 유치에 집중하고 있지만, 실제로 1년 반이 지난 현재 눈에 띄는 성과가 없기 때문에 그 원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미르지요예프 정권의 경제정책 변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러시아 재벌인 알리셰르 우스마노프(Alisher Usmanov)와의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미르지요예프 정권의 대외정책에는 집권 이후부터 지금까지 러시아가 중심에 있었는데, 이러한 분석이 가능한 것은 미르지요예프와 친척관계를 가지는 러시아 재벌 우스마노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1953년 9월 9일생인 우스마노프는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 지방의 추스트(Chust)에서 출생하였으며, 다른 러시아 재벌들처럼 그 역시 러시아의 체제전환기에 지하자원 개발을 통해서 막대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우즈베키스탄 전 대통령이었던 카리모프(Islam Karimov)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와 달리 재벌 중심의 국가 경제 발전을 선호하지 않았기 때문에 폐쇄적인 경제구조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개인 재벌을 통한 경제 발전보다는 국가가 주도하는 경제발전을 우선시하였다. 따라서 그는 자국 내에 재벌이 출현할 수 없도록 개인 사업자들을 강력하게 통제하였기 때문에 우스마노프와 같은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러시아 재벌이 모국에 투자하는 것도 사실상 반기지 않았다.


미르지요예프는 자국의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우스마노프와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9.5 환율단일화 조치도 사실상 우스마노프의 권고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이 조치 이후 우스마노프는 우즈베키스탄의 주요 정부 프로젝트 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미르지요예프는 우스마노프 외에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재벌들의 투자를 요청하고 있다.


2018년 하반기에 우즈베키스탄의 시장 환경에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다. 미르지요예프는 우즈베키스탄의 중요 농작물이자 수출 효자 종목인 목화 생산량을 줄이고 이를 위해서 점차적으로 목화밭을 없앤다고 발표했는데 목화밭이 없어진 곳에는 러시아 수출을 목표로 다양한 과일들이 재배되기 시작하였다. 세계 3위권 목화 수출국인 우즈베키스탄이 목화 생산을 줄이면 우즈베키스탄 외환보유고는 타격을 받을 수 있다. 2018년 9월부터 숨의 가치가 조금씩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환율시장의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시장으로 유입되던 달러가 은행으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의 외환보유고가 늘어가고 환율시장이 안정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공식환율을 시장환율에 맞추는 정책으로 인해서 이 만큼의 유입된 달러가 자동적으로 소멸되고 있음을 이해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우즈베키스탄의 환율시장을 버티게 해 주었던 원자재, 자동차 수출 등이 호조를 보이지 못하면, 9.5 환율단일화조치는 극심한 인플레이션만 조장하고 외환보유고를 떨어드리는 정책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2019년 올해는 9.5 환율단일화조치가 우즈베키스탄 경제를 어느 방향으로 이끌고 갈 것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해라고 할 수 있다.


환율단일화에 따른 환경 변화 분석 후 투자 필요
미르지요예프 정권은 집권 초부터 카리모프 정권이 구축해 놓았던 다양한 문제점들을 개선하는 개혁들을 과감하게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이 긍정적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만성적인 관료주의 철폐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공항에서부터 관료제 철폐를 시작하였다. 특히 세관신고를 간소화 하였는데, 기존에는 입국할 때 두 장의 세관신고서를 동일한 내용으로 작성하고 세관원에게 내면 한 장을 받고 이것을 출국할 때까지 보관해야만 했으며, 이후 출국할 때, 다른 한 장의 세관신고서를 작성하여 입국할 때 받았던 한 장의 세관신고서와 같이 제출해야만 하는데, 이 때 입국할 때 가져왔던 왔던 금액보다 출국할 때 신고한 금액이 적어야만 했다. 공항에서 수시로 세관원들이 불신검문을 하는 등 만성적인 관료주의가 곳곳에서 나타났다. 미르지요예프는 컨테이너에 불법으로 금을 가지고 들어온다고 해도 검사하지 말라고 하면서 관료주의의 적폐를 청산하라고 명령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으로 입국하는 자가 2,000달러 미만을 가지고 있으면, 세관신고서 자체를 작성할 필요가 없다.


일부국가에  30일 무비자 허용
미르지요예프 정권은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서 2018년 2월 10일부터 한국, 이스라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터키, 일본 등 7개국 시민이 30일 동안 무비자로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반부패법 사인
2017년 1월 3일에 미르지요예프는 최종적으로 반부패법에 사인하였다. 이 법은 우즈베키스탄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었으며, 실제로 반부패법 발효 이후 부패와 연루된 200명의 국가안전국 직원이 해고되고 고발되는 등 실제로 정부차원에서 움직임이 가시적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 이후 교통경찰청, 세관, 세무서, 국책은행 등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반부패법이 발효된 후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


위와 같은 긍정적인 개혁들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즈베키스탄에 투자하려는 기업들은 9.5 환율단일화조치 이후 나타나는 시장 변화를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2019년 1년 정도를 관망할 필요가 있다. 미르지요예프가 가장 믿고 있는 우스마노프가 2018년에 모국인 우즈베키스탄에 투자한 금액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정치적 목적에 기인하는데, 푸틴은 자신이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에 우즈베키스탄을 참여시키려는 의도로 미르지요예프를 압박하기 위해서 투자를 못하게 하는 것으로 분석될 수 도 있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의 외환보유고가 상당히 부족하다는 소문이 국민들 사이에 공공연히 나타나고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 2019년 7월부터 외국인에게 토지를 매매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결과적으로 9.5 환율단일화조치 이후 나타난 현재의 우즈베키스탄 시장 환경을 바탕으로 향후 이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우즈베키스탄 투자를 현재의 외형적인 변화만 보고 성급히 단행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