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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터키의 수출 확대 그리고 우리 기업의 기회

튀르키예 홍태화 KOTRA 이스탄불 무역관 과장 2019/02/21

2018년은 터키에게 가혹한 해였다. 터키는 2016년 쿠데타 이후 이어진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 2017년 말 기준 7.4%의 경제성장 을 하는 등 2018년 초까지 최근 10년 내 최대 호황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2분기 이후 제기된 신흥국 경제 위기설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 악화 등은 터키 리라화 가치를 연중 최대 40% 이상 급락시키는 등 터키 경제를 악화시켰고, 2018년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11.5% 대비 급락한 1.6% 수준을 기록 하였다.


경제성장률 뿐 아니라 소비자물가 상승률, 실업률 등 대부분의 경제지표는 2018년 중 지속 악화되었다. 그러나 터키의 경제 지표 중 거의 유일하게 긍정적 신호를 보인 것은 수출액으로, 2018년도 터키의 수출액은 전년 대비 7%가 증가한 약 1,680억 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였다.


이번 글에서는 이에 대응해 터키의 수출 구조 그리고 터키의 수출 증가에 따른 우리 기업의 기회 요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터키 수출 변동 추이
터키의 수출액은 매년 1,500억 달러 내외로, 한국의 연 수출액의 30% 수준이다. 2015, 16년 중 감소하였던 터키의 수출액은 2017년 이후 경기 활성화 그리고 터키 리라화 가치 하락에 따른 터키 제품의 수출경쟁력 강화로 지속 증가하여, 2018년에는 사상 최대치인 약 1,680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독일, 영국 등 EU 국가는 예로부터 터키의 주 수출 대상국가로, 터키의 수출액 중 EU국가향 수출액이 약 50%(2018년 기준)를 점유하고 있다. 이라크, UAE, 이란 등의 중동 국가로의 수출도 비교적 많은 편으로, 중동 국가 대상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약 17.5%(2018년 기준)를 점유 중이다.


수출액 10위권 내 국가 중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는 터키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이며, 2018년 기준 수출액 10위권 내 국가 중 이라크, 미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와 FTA(EU국가는 관세동맹)을 체결하고 있다.


터키는 예로부터 유럽향 생산기지로 알려져 있으며, 의류 생산으로 유명했던 국가이다. 지금도 의류는 터키 전체 수출액의 9% 내외를 차지하는 주력 수출품목 중 하나이나, 그 비중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기계류 및 기계장치의 완제품 위주 수출이 확대되고 있으며, 그 비중은 매년 증가하여 2018년도에는 자동차, 기계류 및 기계장치의 수출액이 전체 수출액의 30% 이상을 점유하였다. 그 외 철강, 플라스틱 등의 중간재의 수출 비중도 지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정책 및 산업동향
터키는 인근 국가와는 달리 부존자원이 비교적 적은 편으로, 한국과 마찬가지로 지리적 이점을 살려 인근 대형 경제권에 물품을 수출해 성장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 위해 198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수출 진흥 정책을 수립해 시행해왔으며, 최근에 시행되고 있는 수출 진흥 정책은 2009년에 터키 경제부 그리고 수출자협회(TIM)이 발표한 「Turkish Exports Strategy for 2023」을 기초로 하고 있다.


「Turkish Exports Strategy for 2023」은 터키공화국 수립 100주년이 되는 2023년까지 국가 수출액 5,0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는 계획으로, 이를 위해 기존 수출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신흥국가 진입 및 시장점유율 확대 그리고 수출업체 수 및 수출능력 확대를 세부 목표로 하고, 아래와 같은 세부과제를 설정하고 있다.


- 분야별 수출경쟁력 확대를 위한 R&D 프로젝트 수행
- 타겟 시장별 해외전시회, 사절단 파견수 확대
- 수출 국가 및 품목 다양화
- 중소기업(SMEs)의 수출능력 증진
- 터키 국적 글로벌 브랜드 창출
- 이스탄불의 국제 패션, 전시회, 무역의 중심지화
-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대를 위한 분야별 클러스터 육성
- 터키의 운송기반 개선
- 신규 수출지원자금 지원방법 개발


「Turkish Exports Strategy for 2023」이 시행된 지 10년이 지난 2018년 말 기준 터키의 국가 수출액은 2009년 대비 약 60%가 증가한 1,680억 달러를 기록하여 당초 제시된 2018년 목표치인 2,960억 달러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터키 정부가 해당 전략에서 제시한 목표인 2023년 수출 5,000억 달러 달성은 요원할 것으로 보이나, 터키 정부와 수출자협회는 「Turkish Exports Strategy for 2023」을 기초로 지속적으로 수출 진흥 전략을 수정 발표하며 추진해 나가고 있다.


최근 터키 수출자협회(TIM)는 최근 ‘수출 2019 보고서, 새로운 비전, 새로운 로드맵’이라는 제목을 통해 수출진흥을 위한 5G(GÜÇLÜ, ‘강한’이란 의미의 터키어) 전략을 발표했다. 5G 전략은 강한 터키(GÜÇLÜ TÜRKİYE), 강한 경제(GÜÇLÜ EKONOMİ), 강한 수출(GÜÇLÜ İHRACAT), 강한 인적 자원(GÜÇLÜ İNSAN KAYNAĞI), 강력한 인프라 및 수출 생태계(GÜÇLÜ ALTYAPI VE İHRACAT EKOSİSTEMİ)라는 세부 목표를 책정하고 있으며, 터키는 향후에도 이 전략을 통해 경제성장을 위한 수출진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의 산업구조 및 산업동향
터키는 예로부터 유럽과의 근접성 그리고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을 활용해 유럽의 산업생산기지 역할을 수행해왔으며, 1995년도에 발효된 EU-터키 간 관세동맹 그리고 터키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은 터키에서 완제품 제조업이 발전하는 큰 계기가 되었다. 이에 따라 터키에는 아르첼릭(유럽 백색가전 시장 3위), 베스텔(유럽 TV시장 1위) 등 자국 기업 외에도 포드(연산 37만 대), 르노(연산 37만 대) 현대차(연산 23만 대) 등 다국적 기업이 공장을 설립하여 터키 제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으며, 이들 기업은 생산물품의 대다수를 유럽 등 해외시장에 수출해 터키 경제성장에 이바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들 완성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중간재의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으로, 전체 수입액의 76.2%(2018년 기준)에 달하는 중간재는 매년 500억 달러 이상 발생하고 있는 무역수지 적자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터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R&D 자금 지원, 수입 규제, 정부 입찰에서의 국산 제품 우대정책을 시행함과 동시에 외국계 중간재 제조기업의 투자를 적극 장려하여 주요 중간재의 국산화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정책은 오랜 기간 동안 연구개발과 투자가 수반되어야 하는 중간재 제조업의 특성상 당장의 성과는 적을 것으로 예상되나, 정책이 지속적으로 시행된다면 향후 터키의 중간재 수입액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의 수출 증가 그리고 우리 기업의 기회
다수의 경제기관은 금년에도 터키가 경제침체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터키 리라화 가치는 10% 이상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터키의 완성품 내수시장은 침체될 것으로 예상되나, 수출 경쟁력 강화로 터키에서 제조된 완성품의 해외 수출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 완성품 제조업이 중간재 수입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감안했을 때, 터키의 완성품 수출 증가는 단기적으로 중간재 수입 수요를 지속 창출시킬 것이며, 중간재 제조업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우리 기업들의 터키 진출은 자동차, 가전 등 터키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완성품 제조업 분야를 대상으로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터키 리라화 가치가 크게 하락한 상태이며, 터키 정부가 수출 진흥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현지에 생산기지를 건설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전 대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공장을 건설할 수 있으며, 수출업체에 대해서 터키 정부가 여러 가지 인센티브를 제공함을 감안해 터키에 인근 지역의 거점 생산기지를 건립하는 것도 우리 기업에게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완제품을 생산해 유럽, 중동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터키의 수출은 정부의 수출진흥정책과 더불어 리라화 가치 하락에서 기인한 수출경쟁력 강화로 2018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미국 등 선진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그리고 터키 내부의 경기 침체는 2019년도 터키 수출의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터키 정부의 수출진흥정책과 리라화 가치 하락은 터키의 수출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 수출의 상당량이 완제품이며, 완제품 제조업이 중간재 수입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감안했을 때 터키의 수출 증가는 우리 중간재 수출 기업에게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우리 기업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터키 정부의 수출진흥정책에 대응해 터키 내 인근 지역 생산거점을 건설하고 터키 정부의 정책 자금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터키 내 기회요인을 활용해 성장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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