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2019년 파라과이 경제 동향과 전망
파라과이 구경모 부산외국어대학교 중남미지역원 조교수 2019/03/13
2019년 파라과이 경제 현황
파라과이 중앙은행(Banco Central del Paraguay)은 2019년 파라과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각각 4%로 전망하였다. 파라과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역내 국가 가운데서 높은 편에 속한다. 파라과이의 2019년 경제 성장률은 국제통화기금(IMF)와 유엔 라틴아메리카·카리브경제위원회(ECLAC)도 비슷하게 예측하였다. 이 두 기관은 모두 2019년 파라과이의 경제성장률을 4.2%로 전망하였다. 유엔 라틴아메리카·카리브경제위원회는 2019년 라틴아메리카 전체 경제성장률을 1.2%로 예측하였다. 파라과이의 경제 성장률은 라틴아메리카 평균을 훨씬 상회하며, 국별로는 볼리비아 다음으로서 라틴아메리카에서 4위에 해당한다. 파라과이가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이유는 농축산자원 수출 증가뿐만 아니라 노동 인건비 및 지대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특히 파라과이의 지리적 입지는 브라질의 직접 투자뿐만 아니라 브라질 시장을 겨냥한 유럽이나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기업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요인으로 인해 파라과이는 최근 건축 붐과 함께 내수경기가 활발하였다. 이것이 바로 지난 몇 년간 파라과이의 경제 성장률이 라틴아메리카 평균을 웃돈 이유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주요 기관들의 파라과이 경제에 대한 장밋빛 전망 가운데, 브라질의 제뚤리오 바르가스 재단과 독일 뮌헨대학교 경제학 연구소은 파라과이의 경제 분위기가 작년에 비해 올해 초 미세하게 침체된 상태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19년 파라과이 경제 성장률은 라틴아메리카에서 최상위권에 해당하지만 작년에 비해 여러 가지 위험요소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2019년 파라과이 경제의 위험요인을 분석한 후 향후 전망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2019년 파라과이 경제의 취약요인 분석
2019년 파라과이 경제의 위험 요인은 글로벌 시장의 양대 산맥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시장의 불확실성이다. 특히 대두와 소고기 등 1차 생산물의 수출이 파라과이 경제의 주요 축임을 감안할 때, 두 경제 대국 간의 충돌은 파라과이 경제에 그다지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여기에 덧붙여서 역내 국가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경제상황도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라틴아메리카에서도 경제규모가 1위와 3위에 해당하며, 특히 파라과이가 속한 경제공동체인 남미공동시장에서 이들 국가의 경제 비중은 절대적이다. 다만 다행인 점은 브라질의 경제가 점차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파라과이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브라질 경제가 서서히 살아난다는 것은 여러 불확실한 대외 요인 가운데서 파라과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신호라 할 수 있다. 대외적인 경제 불안 요소와 더불어 파라과이는 고질적인 산업구조의 문제가 있다. 이는 파라과이의 모든 경제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파라과이는 2차와 3차 산업에 비해 1차 산업, 즉 농축산품의 비중이 월등하다. 이는 수출 품목만 보더라도 알 수 있는데, 주요수출 품목은 대두와 소고기, 옥수수, 쌀, 설탕 등이다. 이러한 농축산품 위주의 수출 구조는 기후 변화와 그와 관련된 글로벌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파라과이의 경제적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측면이 있다.
이런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파라과이 경제의 불확실성은 항상 상존한다고 볼 수 있다. 그 예로서 2009년 파라과이의 경제성장률은 3.9%였다. 그 이듬해인 2010년에는 파라과이 역사상 최고의 경제 성장률인 15.3%를 기록하였다. 그리고 2011년에는 큰 폭으로 경제성장률이 하락하였고, 2012년에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이처럼 파라과이가 ‘널뛰기식’ 경제성장을 보이는 것은 대외 경제와 기후 변화에 민감한 농축산업 위주의 산업 구조 때문이다. 이 같은 파라과이 산업의 구조적 특징은 향후 경제 예측하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
실제로 올해 한 달 동안 육류 수출 금액은 국제 시장의 축산 식품 가격의 급락으로 2019년 1월 동안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2.5%가 감소하였다. 한국의 국립축산과학원에 해당하는 파라과이 세낙사(Senacsa)의 통계의 의하면, 수출 금액이 지난해 1억 370만 달러에서 올해 같은 기간에는 9,380만 달러로 떨어졌다.
최근 파라과이 중앙은행은 연초에 둔화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기준금리를 0.25% 인하하였다. 카를로스 카르바요(Carlos Carvallo) 중앙은행장은 1/3분기 경기가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연 5%대에 맞춰서 인하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 분위기가 둔화 된 원인을 수출입 침체로 인한 세수 감소, 가뭄으로 인한 농업 작황이 좋지 않은 것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또한 그는 경기가 괘도에 오르면 금리를 인상하여 연평균 5.25%를 유지하여 인플레이션에 대비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이 같은 파라과이 중앙은행장의 발언은 금리 인하에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에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하 할 수 없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왜냐하면 파라과이의 통화인 과라니화가 약세인 상황에서 지속적인 금리인하는 물가상승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전망과 시사점
2019년 파라과이 경제는 세계의 주요기관과 파라과이 중앙은행 모두 작년보다 약간 낮은 4.0%~4.2%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고질적인 파라과이 산업 구조의 문제는 경제 성장률을 예단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파라과이 발전연구원(Investigación para el Desarrollo)의 경제학자 호르헤 가리코체도 똑같이 지적하고 있는데, 그는 “파라과이의 거시지표는 나쁘지 않지만 농축산 중심의 파라과이 산업구조를 다양화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먼저 2019년 파라과이 경제의 불안 요소는 대외무역환경과 달러 대비 과라니화의 약세를 들 수 있다. 현재(2019년 3월 6일 기준) 1달러당 환율은 5,950과라니이다. 과라니의 약세가 지속되면 2차와 3차 산업에 필요한 기계류와 자재의 수입이 감소함으로서 장기적인 경제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벌써 상반기 수입량이 전년 대비 줄어들든 상태이다.
또한 과라니화의 약세는 수입품 가격상승을 가져올 것이며, 이는 소비자 물가가 상승으로 인해 빈부격차와 불평등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파라과이는 라틴아메리카에서도 빈곤층의 비율이 높아 취약계층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파라과이 경제학자이자 전 외교장관인 루벤 라미레스 레스카노(Rubén Ramírez Lezcano)는 달러 대비 과라니화의 가치가 8% 하락하여 파라과이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빈곤층이 위험하다고 밝히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직접적인 재정 지원을 통한 불평등 해소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파라과이의 전반적인 경제 지표는 작년의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의견이 많다. 호세 가리코체는 브라질 경제가 성장기조로 돌아서고 있어서 파라과이 산업에 활기를 띨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파라과이는 전 세계에서 브라질과 가장 많은 교역을 하고 있기에 브라질의 경기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브라질은 파라과이의 산업 구조를 다양화 할 수 있는 주요 투자자이기도 하다. 이미 브라질의 많은 기업들은 파라과이의 마킬라 제도를 통해 진출하고 있다. 향후 브라질의 경기 회복 여하에 따라 파라과이에 더 많은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다. 이와 함께 파라과이 경제에 다른 호재도 있다. 최근 파라과이의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MArio Abdo Benítez)대통령과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르(Jair Bolsonaro)가 2억 7천 달러를 들여 두 국가의 국경을 잇는 다리를 두 개 더 건설하기로 합의하였다. 현재 파라과이의 시우닫 델 에스테와 브라질의 이과수를 잇는 하나의 다리밖에 없는 상태에서 추가 다리 건설은 국경지역의 개발과 함께 무역 증대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심리적인 측면에서도, 양국 간의 다리 건설 소식은 파라과이 경제에 순기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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