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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베트남의 불균형 성장과 지역균형발전

베트남 백용훈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 박사 2019/03/14

국가의 성장 vs 불평등 문제

 

세계은행(World Bank) 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7년까지 베트남의 평균 GDP 성장률은 약 6.4%를 기록했다. 베트남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8년 국가 경제성장률은 7.08%로 2007년(8.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2019년에도 베트남은 6% 후반대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베트남 경제 성장의 이유를 견고한 내수시장의 성장과 수출지향 제조업의 호조로 분석한 바 있다.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함께 1인당 GDP는 1985년 230달러에서 2018년 2,540달러로 증가했다. 빈곤률은 1993년 58%, 2010년 20.8%, 그리고 2016년 9.8%로 감소했다. 베트남에서 빈곤층은 농촌의 경우 매달 70만 동(VNĐ, 약 31달러(US$)), 도시의 경우 매달 90만동(약 40달러) 이하의 소득이 있는 사람들로 정의된다. 기아에 허덕이는 인구 수는 2017년 74만 6,100명으로 전년 대비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상과 같은 국가 수준의 긍정적인 지표 이면에는 사회 계층 간 그리고 국가 내 지역별 불평등의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 베트남 중앙경제관리연구소(Central Institute of Economic Management, CIEM) 보고서에 따르면, 빈곤층 가구의 수는 2015년 12.9%에서 2016년 16.2%로 증가했다. 또한, 2018년 세계 부 보고서(World Ultra Wealth)에 따르면, 2012-2017년 베트남은 부자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상위 10개국 중에서 3위를 차지했다.

 

도농 간의 차이를 살펴보면, 도시 빈곤률은 2010년과 2016년에 각각 6.0%와 1.6%로 나타난 반면에 농촌 지방은 같은 시기에 각각 27.0%와 13.6%를 기록했다. 종족별로 살펴보면, 낀(Kinh, 혹은 비엣(Viet))족과 호아(Hoa)족의 빈곤률은 2010년과 2016년에 각각 12.9%와 3.1%인 반면에, 그 외 소수종족은 같은 시기에 각각 66.3%와 44.6%를 기록했다. 낀족과 호아족 그리고 그 외 다른 소수종족들 간의 소득 수준 차이는 2004년부터 2010년 사이에 7배에서 8.5배까지 증가했고, 소득 불평등은 2004년부터 2014년 사이에 2.1배에서 2.3배로 증가했다. 그리고 이러한 불평등의 정도는 지니계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의 지니계수는 1993년 0.326에서 2016년 0.353으로 증가했다. 베트남 내 다수의 학자와 연구자들은 지역, 농촌/도시, 젠더 간 소득/임금, 교육, 보건의료 격차 등에 대한 불평등의 문제에 주목하고 있다.

 

지역 구분과 불균형 성장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Socialist Republic of Vietnam)은 남북으로 가늘고 긴 ‘S’자 모양의 영토를 가지고 있고, 전국토의 2/3 이상이 산과 구릉지이며, 북고남저와 서고동저의 지형적 특징을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은 총 6개 권역, 즉 북부 내륙 및 산악(Northern midland and mountainous region, 14개의 ‘성’(Province)으로 구성), 홍강델타(Red river delta region, 9개의 ‘성’과 2개의 ‘중앙직속시’(Municipality)로 구성), 중부 해안(Central coastal region, 13개의 ‘성’과 1개의 ‘중앙직속시’), 중부 고원(Central highland region, 5개의 ‘성’), 남동부(Southeast region, 5개의 ‘성’과 1개의 중앙직속시), 메콩강델타(Mekong river delta region, 12개의 ‘성’과 1개의 중앙직속시)로 구분된다.

 

홍강델타(994명/㎢)와 메콩강델타(433명/㎢) 그리고 남동부(697명/㎢) 권역의 인구밀도는 다른 권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북부 내륙 및 산악(126명/㎢) 그리고 중부 고원 권역(104명/㎢)은 주로 고산지대 및 산악지역으로 사람들이 이동 및 거주하기에 열악한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중부 해안(207명/㎢) 역시 쯔엉선(Truong Son) 산맥이 위치해 있고 동-서 간 국토 면적의 폭이 좁기 때문에 사람들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이 제한적이다. 베트남은 지방 행정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수차례 걸쳐 행정구역을 재편하였는데, 현재는 2008년 정부조직법에 따른 행정 단위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제1급 행정구부터 제3급 행정구로 구분되는 단위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상위의 행정 단위에 해당하는 제 1급 행정구를 살펴보면, 5개의 ‘중앙직속시’와 58개의 ‘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앙직속시는 하노이(Ha Noi), 하이퐁(Hai Phong, 이상 홍강델타 권역), 다낭(Da Nang, 중부 해안 권역), 호찌민시(Ho Chi Minh City, 남동부 권역), 껀터(Can Tho, 메콩강델타 권역)이다.

 

권역별 빈곤률과 주요 도시의 지역내총생산(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 이하 GRDP)의 지표를 비교해보면, 베트남 내 지역별 불균형 성장의 윤곽이 드러난다. 베트남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빈곤률 자료에 따르면, 북부 내륙 및 산악이 13.8%, 홍강델타가 2.4%, 중부 해안이 8.0%, 중부 고원이 9.1%, 남동부가 0.6%, 그리고 메콩강델타가 5.2%이다. 홍강델타와 남동부는 중간소득층(middle-income group)이 지나치게 많은 반면에, 메콩강델타의 경우 차상위빈곤층(near-poor group)이 많았고, 북부 내륙 및 산악과 중부고원의 경우 빈곤층(poor group)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강델타와 남동부의 빈곤률이 다른 권역에 비해 낮은 이유는 수도 하노이와 경제적으로 발전한 호찌민시가 각각 두 권역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2017년 기준 하노이의 1인당 GDP는 3,910달러로 국가 전체 1인당 GDP(2,343달러, 2017년)에 비해 1.7배 높았고, 2008년에 비해 2.3배 증가했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 하노이의 평균 GRDP 성장률은 7.41%를 기록했다. 그리고 2016년 기준 호찌민시의 1인당 GDP는 5,428달러로 국가 전체 1인당 GDP(2,170달러, 2016년)에 비해 2.5배 높았다. 2011년부터 2015년 사이에 평균 GRDP 성장률은 9.6%를 기록했고, 이는 국가 평균보다 1.66배 높은 수준이었다. 호찌민시의 경우 GRDP 성장률이 해마다 8.5% 이상 유지될 경우 2020년 1인당 GDP는 9,8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권역별 주요 산업 및 성장률

 

베트남 계획투자부(Ministry of Planning and Investment)는 매 10년마다 사회경제개발전략(Socio-Economic Development Strategy, 이하 SEDS)을 수립하고 매 5년 단위로 그 성과를 검토 및 평가하며 구체적인 계획과 목표를 설정하는 사회경제개발계획(Socio-Economic Development Plan, 이하 SEDP)을 발표한다. 이와 함께 각 권역 및 주요 도시별로 특정 시기까지의 경제(GDP 성장률, 1인당 평균 소득, 수출 비중, 기술의 개혁개방 속도 등) 및 사회문화(도시화율, 직업훈련을 받은 노동인력 비율, 빈곤층 비율 등) 부문에 대한 목표 설정과 함께 주요 산업 발전 방안을 제시하는 권역별 사회경제개발 마스터플랜을 발표한다.

 

북부 내륙 및 산악 권역의 일부 지역을 포함하는 북부 중점 경제 권역에 대한 마스터플랜(198QĐ-TTg, 2014/01/25)을 살펴보면, 북부는 전자 및 정보통신, 고품질 철강 및 특수강 제조 산업 분야의 발전에 우선 순위를 두고 원료, 제약, 식품 가공 산업을 확대시키고자 한다. 홍강델타 권역(795QĐ-TTg, 2013/05/23)의 경우 전자 및 정보통신, 가공 기계, 선박 및 해상 운송 수단 정비, 특수강 산업 분야의 발전에 우선 순위를 두고, 제약, 농림수산품 가공 등의 산업 분야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중부 해안(1874QĐ-TTg, 2014/10/13)의 경우, 석유화학 산업 발전, 선박 건조 및 수리와 같은 해양 관련 산업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문화유산, 역사 유적, 해양 생태 관광 등을 기반으로 지역의 장점을 극대화시키고 금융, 은행 등 서비스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중부 고원(1194QĐ-TTg, 2014/7/22)의 경우, 수력발전, 생태관광, 커피 등 농림수산물의 가공업, 휴양 관광, 광산업, 하이테크 농업 부문의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남동부(943QĐ-TTg, 2012/7/20)의 경우, 첨단기술과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의 제조업 및 소프트웨어 개발을 촉진하고, 청정산업, 원자재 및 에너지, 금융, 은행, 보험, 무역, 유통 등의 발전을 기반으로 국제적인 성격의 대규모 통합 서비스 중심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콩강델타 권역(245QĐ-TTg, 2014/2/12)의 경우, 전력 및 에너지 산업과 바이오매스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고 농림수산물 및 식료품 가공 산업 발전 및 다양한 제품 생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2018년 상반기 기준 권역별 지역내총생산(Gross Regional Domestic Product, 이하 GRDP) 성장률을 살펴보면, 홍강델타 권역이 12.02%로 가장 높았고, 북중부 및 중부연안이 8.61%, 북부 내륙 및 산악이 8.43%, 메콩강델타가 7.61%, 중부고원이 7.28%, 그리고 남동부가 4.17%를 기록했다. 북부와 중부 지역의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는 산업 및 건설업 부문의 발전이 남부에 비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지역발전 관련 정책과 균형발전을 위한 권역 구분 재설정

 

베트남에서 지역/도시 발전 계획 및 관리는 크게 건설부(Ministry of Construction)의 공간계획과 계획투자부의 사회경제개발전략 그리고 각 부처(교통부(Ministry of Transport)와 자원환경부(Ministry of Natural Resources and Environment))의 교통 및 토지 계획 등과 같은 부문별 계획으로 구분되어 이루어지고 있다.

 

건설부는 국토의 균형 및 체계적 종합개발을 위하여 2009년 4월에 2025년까지의 도시 개발 마스터플랜 및 2050년 비전(이하 AOMP, 445/QĐ-TTg)의 수정안을 마련하였고 이는 국가 전체 공간 및 인프라 계획의 기본적인 프로그램에 해당한다. AOMP의 주요 내용은 2015년까지 주요 경제권역, 대도시를 우선 개발하여 국가 성장거점을 구축하고, 2025년까지 5대 대도시를 중심으로 도시 네트워크를 형성시켜 개발을 도모하며, 2050년까지 주변 지역으로 개발을 확산시키는 것이다. 도시 네트워크 모델은 대도시와 중소도시 간 연계 그리고 6개 권역을 고려하여 분배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 

 

계획투자부의 사회경제개발전략(SEDS, 432/QĐ-TTg)은 ‘공평’과 ‘민주’적 이념에 기반하여 사회경제적 수준의 잠재력을 개척하기 위한 최상위 정책이다. 2011-2020 SEDS에서 국토개발은 지역 간 통합 및 국토균형발전을 도모하고, 도시 개발은 대도시 및 중소도시 간 통합적/친환경적 인프라 체계를 구축하며, 교통인프라는 남북 간/동서 간 통합적 교통 회랑 구축과 광역 도로 및 고속철도 건설 투자 유치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한편, 2019년 1월 베트남 계획투자부는 국가를 현행 6개 대신 7개 권역으로 구분하는 ‘2021-2030 베트남 지역 구분’의 시행을 위한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한 바 있다. 이 내용에 따르면, 7개 권역은 북동부(7개 ‘성’), 북서부(7개 ‘성’), 홍강델타(11개 ‘성’과 ‘시’), 북중부(5개 ‘성’), 남중부(11개 ‘성’과 ‘시’), 남동부(9개 ‘성’과 ‘시’), 메콩강델타(13개 ‘성’과 ‘시’)로 구분된다.

 

기존 6대 권역과 비교해볼 때 달라진 점을 살펴보면, 기존 북부 내륙 및 산악 권역에 해당하는 14개의 ‘성’들을 북동부(7개)와 북서부(7개)로 구분하였다. 기존 중부 해안 권역과 서부고원 권역에 해당하는 19개의 ‘성’과 ‘시’들 중 16개는 북중부(5개의 ‘성’)와 남중부(11개의 ‘성’과 ‘시’)라는 새로운 권역명 하에, 그리고 나머지 3개의 ‘성’, 즉 럼동(Lam Dong), 닌투언(Ninh Thuan), 빈투언(Binh Thuan)은 남동부 권역에 편입시켰다. 홍강델타와 메콩강델타 권역의 경우 이전과 동일하다.

 

계획투자부가 7개 권역으로 재편한 이유는 시장 요소를 고려했고, 자연적·역사적·사회적·주거 조건 등에 대한 유사점보다는 지역의 연계성에 중점을 두었으며, 지역 내에서도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지방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예를 들면, 북부 내륙 및 산악 지역의 경우 북동부와 북서부 간 차이로 인해 권역 내 각 성들에 대한 관리 정책을 실현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리고 중부 해안 권역의 경우 1,300km 이상의 해안선을 따라 좁은 범위의 국토 면적에 위치해 있기에 가장 북부에 위치한 타인호아(Thanh Hoa), 응에안(Nghe An), 그리고 남부 끝에 위치한 빈투언(Binh Thuan), 닌투언(Ninh Thuan)과 같은 성들 간 경제발전에 대한 연계성과 협력이 전혀 없었다.

 

계획투자부는 적당한 지리적 규모와 범위로 재설정된 7개 권역을 기반으로 역내 위치한 성들 사이의 협력과 개발을 위한 정부의 정책 추진 및 관리가 용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다른 부처들의 수정 요청과 반대 의견 역시 존재한다. 농업농촌개발부(Ministry of Agricultural and Rural Development)는 기존 중부 고원 권역에 해당하는 성들이 남중부로 그리고 럼동성이 남동부로 편입되는 내용을 수정할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후에(Thua Thien Hue)를 북중부로, 타잉호아(Thanh Hoa)를 북서부로, 롱안(Long An)과 띠엔장(Tien Giang)을 남동부로 편입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정책의 문제점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방안

 

제11차 당대회에서 인프라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베트남 정부는 주요 도시와 지역을 서로 연계하는 공간 계획을 발전시키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2000년 이후 국가 수준의 지역 및 도시 개발 관련 정책이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우선, 정책적으로 살펴보면, 승인된 도시 개발 관련 정책 및 프로그램들이 서로 혼재되어 있고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하다. 예를 들면, 앞서 언급한 건설부의 공간 및 인프라 계획(AOMP)과 계획투자부의 사회경제개발전략 및 계획이 서로 상충하고 있다. 즉, AOMP는 사회경제마스터플랜의 요구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고 SEDS에 기초한 투자 계획 역시 공간적 함의를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살펴보면, 베트남 지역개발에서 중요한 문제는 하노이와 호찌민시를 중심으로 하는 주변 지역에 공공 및 민간 투자가 집중해있고 중소도시의 투자는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는 점이다. 앞서 보았듯이 계획투자부는 기존 6개 권역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였지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고 이행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즉, 권역별 특징을 증진시키기 위한 전문화 정책을 장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원인들 중 하나는 지방 수준에서의 투자 허가 승인과 관련이 있다. 지방 당국은 발전을 위하여 가능한 많은 해외자본의 투자를 유치하고자 하며 이 때문에 국가 마스터플랜에 따른 지역별 중점 산업이나 지역 특색에 기초한 발전 잠재력을 증진시키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면, 계획투자부는 주요 6개 권역 내에 위치한 중점 경제 소지역을 기반으로 경제발전 계획을 수립했지만, 이들 지역에 대한 집중된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베트남의 지역개발 정책은 19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 한국의 불균형적 국토개발과 유사한 점이 있다. 바로 거점개발 이론을 토대로 국가경제 발전을 위하여 선택된 몇 개의 성장거점 도시들에 인구와 산업이 쏠리는 불균형 성장의 모습이다. 즉, 경제발전 초기에는 거점 도시들이 주변 지역의 인재와 자원을 흡수하며 성장한 후에 성장의 효과가 주변지역으로 퍼져나가는 낙수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볼 때 거점개발은 있었지만 낙수효과가 적었다.

 

베트남 계획투자부의 지역 구분 재편은 거점 위주의 불균형 성장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유사한 면적을 기초로 격차가 크지 않은 공간적 단위와 지역의 도시/지방 간 연계성을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단, 국토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수도권과 상대할 수 있는 지역의 대도시권을 만들어야 할 것이고, 그 대상을 보다 구체화시켜야 할 것이다. 하노이와 호찌민시와 같은 북부와 남부에 위치한 두 대도시 이외에, 후에(Hue)-다낭-꽝남(Quang Nam) 지역을 관광 개발 동력으로 구성한 계획투자부의 제안은 주목할만하다. 이러한 제안은 권역별로 보다 확대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베트남의 경제성장의 구조를 살펴보면 이러한 정책의 실현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베트남은 현재 제조업 및 서비스업 부문의 성장을 기반으로 고속 경제성장을 경험하고 있다. 국가 경제 성장은 외국인직접투자(FDI)와 무역이 주도하고 있고 특히 수출 비중에서 외자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75%를 차지하고 있다. 즉, 외자기업이 베트남의 어느 지역에 진출하고 투자하는가에 따라 해당 지역으로 사람과 자본이 몰릴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불균형 성장이 좌우될 수 있다.

 

상생번영을 위한 한국의 과제

 

이러한 점에서 볼 때 한국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기업들은 베트남의 지역균형발전에 있어서 중요한 파트너이자 협력 대상이 될 수 있다. 베트남은 2017년 기준 한국의 4번째 교역국에 해당하고, 한국의 대(對) 베트남 투자는 지속확대되어 2017년 누계기준 1위를 기록하였으며, 투자 분야 중 1위는 바로 제조업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발전 경험에 대한 과오를 성찰하여 베트남이 지역별 불균형 성장을 극복하는데 있어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파트너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양국의 협력 수준을 제고함은 물론이고 신남방정책의 3P 중 상생번영(Prosperity)의 목표를 추구하는데 있어서도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한국 역시 베트남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국기업의 투자가 증가하면서 지역사회 발전에 한국 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양국의 산업구조는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의 투자 추세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베트남 정부의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기본적인 정책 방향은 국민들이 본래 거주하던 지역에서 생활하면서 그 지역을 발전시키는 것을 장려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 역시 투자 지역의 사회경제적 가치와 자원을 보다 면밀히 파악하여 주민들이 자립적 성장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기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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