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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중국과 일본의 미얀마 진출 전략과 시사점

미얀마 엄성필 한-아세안센터 박사(Deputy Head) 2019/04/02

최후의 프런티어마켓으로 각광받고 있는 미얀마는 아웅산 수치가 집권한지 벌서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이제 본격적인 성과를 낼 시기이고, 그 성패여부는 우리의 미얀마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경제호가 초기의 개혁의지를 바탕으로 순항하고 있는지 향후 전망은 어떤지 그리고 경쟁국인 일본과 중국은 어떻게 미얀마를 공략하고 있는지 이에 대해 우리는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를 알아본다.


초기의 개혁의지 여전히 살아있나?


일련의 개혁개방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아웅산 수치 집권 후 품었던 새롭고 번영하는 미얀마 대한 희망은 지금 갑자기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듯 보인다.  근본적 이유는 신정부의 급작스러운 정책변경, 불투명한 정책 우선순위 등 잦은 시행착오와 과거 군부와 결탁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크로니(crony)들이 경제, 산업, 금융계 전반에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개혁개방에 저항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변화와 경쟁을 싫어하고 내심 외국인투자가 들어오는 것을 꺼리고 있다. 게다가 로힝야 이슈라는 초악재 발생으로 서방의 투자가 주춤거리면서 아웅산 수치의 개혁, 개방정책은 추진동력을 잃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 최근 세계은행은 2018/19 회계연도 미얀마 경제성장률을 홍수, 인플레, 로힝야 이슈 등을 이유로 6.8%에서 6.2%로 하향조정했다. FDI도 신통치 않다. 2015/16 회계연도 95억 달러 → 2016/17년도 66억 달러 → 2017/18년도 57억 달러 → 2018년 4월~9월까지 17.6억 달러로 급감세이다. 미얀마 통화(짯) 가치가 하락하면서 인플레율도 2018년 12월 기준 6.9%로 높아졌다. 설상가상으로 로힝야 이슈와 관련 유럽연합은 조사단을 파견하여 미얀마에 대한 GSP 철회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2017년 27억 달러의 의류수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한 대EU 수출이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미얀마 정부는 최근의 FDI 둔화추세 등에 대응하기 위해 2018년 11월 투자 및 대외경제관계부(Ministry of Investment and Foreign Economic Relations) 신설했다. 이는 기획재정부 산하의 대외경제관계국과 투자유치청(DICA)를 합친 것이다. 그리고 2019년 1월 28일과 29일 네피도에서 인베스트미얀마서밋을 개최하여 향후 20년간 추진될 2,000억 달러 규모의 200개 인프라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이 행사에서 아웅산 수치는 중단 없는 개혁과 우호적 투자환경조성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행사에 미국,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거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만의 동네잔치가 되었다. 아울러 2019년 2월 21일, 22일 라카인주 투자전시회, 3월 16일과 17일 친주 투자 및 상품전시회 등 지방정부차원의 투자유치행사가 잇달아 개최됐다.


그러나 근본적인 구조적 개혁과 실행의지 없이 법을 만들고 껍데기를 바꾸고 행사를 개회하면서 구호를 외친다고 해서 작금의 상황이 호전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반신반의하는 입장이다. 싱가포르의 ‘Kerry Logistics Network’와 합작하여 5,500만 달러를 들여 양곤과 만달레이에 내륙항(Dry Port)을 추진 중인 ‘KM Terminal and Logistics Ltd’의 “윗선에서 아무리 법을 만들고 투명 집행을 촉진해도 실무선에서 따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행정적 장애물이 발생하고 있다.”
라는 발언이 모든 것을 대변하고 있다.


중국의 미얀마 공략 시작

 

(결국 중국을 받아들인 미얀마)
미얀마의 군부 정권 시절 중국은 서방의 경제제재로부터 군부정권을 보호해 하는 대신 인도양 접근과 풍부한 천연자원 개발을 보장 받았다. 그러나 중국이 미얀마 내에서 행한 환경 파괴적, 자원 약탈적, 주민 무시적 비즈니스 방식 때문에 미얀마 국민의 반중국 정서가 깊어졌고 결국 중국이 미얀마 내에서 추진하려 했던 밋손댐 등 각종 인프라 프로젝트들이 취소, 중단되면서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미얀마에서 좌초 위기를 맞이했다. 그러나 로힝야 이슈 등으로 궁지에 몰린 아웅산 수치가 중국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중국의 미얀마 공략이 마침내 본격 궤도에 올랐다. 중국과 미얀마는 2017년 5월 일대일로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및 2018년 9월 「중국-미얀마경제회랑(China-Myanmar Economic Corridor, 이하 CMEC)」 추진에 관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아웅산 수치는 2018년 12월 6일 중국-미얀마경제회랑 추진위원회를 열어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받아들였다. 이는 중국과 미얀마가 역사상 가장 가까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미얀마 경제회랑의 주요 내용)
CMEC와 관련 중국은 1단계에 20억 달러를 투자하여 24개 프로젝트 추진을 제시하였고, 미얀마는 이중 짜욱퓨 특별경제구역, 양곤신도시 개발, 까친주와 샨주 내에 3개의 국경경제협력구역(Border Economic Cooperation Zone) 설립 등 9개 큰 프로젝트 추진을 서두르기로 했다.


CMEC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1단계 양곤신도시 프로젝트(2만 에이커로 싱가포르의 2배 면적)는 중국의 ‘China Communications Construction Company(CCCC, 홍콩증시상장기업)’가 추진한다. 중국 75, 미얀마 25의 지분구조로 CCCC가 자본을 대고 양곤시는 토지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1단계에는 5개의 타운십 건설, 2개의 다리, 26km의 간선도로, 10평방킬로미터의 산업단지, 발전소 및 송배전시설, 수처리시설 등을 건설한다. 현재 양곤시개발위원회는 발전 송배전 시설, 천연가스 공급망, 컨벤션센터 등의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업 신청을 받고 있다. 양곤신도시 2단계는 1단계 규모의 7배가 넘는 14만 8천 에이커 면적에 약 50억 달러가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13억 달러가 투입될 짜욱퓨 특별경제구역은 미얀마 30%, 중국 70%의 지분율로 추진되며 중국의 ‘China International Trust and Investment Corp(CITIC)’가 시행한다. 총 520 헥타르 면적으로 2개의 정박지를 포함한 심해항구 20 헥타르, 주택 100 헥타르, 산업단지 400 헥타르(이중 수산업 50%, 의류 30% )로 구성된다.


CMEC에는 2014년 중단되었던 1,700 km의 짜욱퓨-만달레이-(양곤)-쿤밍 철도와 고속도로 건설 프로젝트도 포함돼 있다. 이미 2018년 10월 ‘China Railway Group Ltd’와 ‘Myanmar Railways’ 간에 무세-만달레이-짜욱퓨 철도 건설에 관한 타당성조사(환경 및 사회적 영향평가를 2년 내에 시행) 양해각서에 서명했고, 최근 중국기업이 타당성조사에 착수했다. 결과보고서는 1년 내에 제출될 예정이다. 중국과 접경지역인 샨주, 까친주에 3개의 국경경제협력구역(Border Economic Cooperation Zone)을 개발하고, 만달레이(Mandalay), 무세(Muse, 미얀마 북동부 중국접경도시) 등으로 통하는 3개의 주요 도로 업그레이드 작업도 들어가 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은 본토에서 인도양을 직접 접근할 수 있고, 말라카해협을 통과하게 되지 않고도 중동산 원유를 짜욱퓨 심해항을 통해 들여올 수 있게 된다. 또 중국 상품이 직접 이 도로, 철도를 통해 미얀마에 들어오게 되고, 중국 제조업의 미얀마 이전도 촉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밋손댐 건설 재개?)
2011년 중단된 중국의 밋손(Myitsone) 댐 프로젝트(36억 달러, 6천 메가와트 용량) 재개 여부가 이슈가 되고 있다. 2019년 1월 29일 네피도에서 열린 인베스트미얀마서밋에서 타웅툰 투자 및 대외경제관계부 장관이 밋손댐 건설 재개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운을 떼었으나, 아웅산 수치는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에 밋손댐 건설 반대그룹에서는 강력 저항에 이미 나섰다. 미얀마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중국과 차별화에 나서는 일본


중국의 물량공세에 맞서 일본은 민관이 협력하여 일사불란한 진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일본은 자이카(JICA)가 선봉이 되어 막대한 공적무상원조 및 장기저리차관을 적절히 섞어가면서 대미얀마 개발협력 전략을 그 어느 나라보다도 효과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일본의 아베 총리는 아웅산 수치 집권 직후인 2016년 11월 2일 일본은 방문한 아웅산 수치에게 향후 5년간 77억 달러의 원조 및 투자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아울러 일본경제신문은 2016년 11월28일 미얀마의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하여 미얀마경제포럼을 개최했다. 여기엔 에덴그룹의 총수 칫까인(Chit Khine), 미얀마 최대 유통그룹 시티마트의 수장 윈윈틴(Win Win Tint), 맥스미얀마그룹 회장 조조(Zaw Zaw), 미얀마 최대 은행인 깐보자 은행의 딴르윈(Than Lwin) 등 미얀마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모두가 친일세력을 형성하기 위한 물밑작업인 것이다.


(메콩-일본협력을 위한 2018 도쿄전략)
일본은 특히 미얀마 등 메콩 지역 국가들과 오래 전부터 장관급 및 정상급 협력 플랫폼을 만들어 개발협력을 지원하고 있다. 일본은 2018년 10월 9일 도쿄에서 열린 제10차 메콩-일본 서밋에서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 베트남과 ‘메콩-일본협력을 위한 2018 도쿄전략(Tokyo Strategy 2018 for Mekong-Japan Cooperation)’을 채택했다. 도쿄전략은 △ 첫째, 활력 있고 효과적인 연계성을 구축, △ 둘째, 사람 중심의 사회 구축, △ 셋째, 그린 메콩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2019년~2021년 동안 미얀마,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5개 메콩 국가들을 대상으로 150개의 실질적 인프라 프로젝트를 시행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서밋 기간 중 아베와 아웅산 수치가 따로 만나 양곤의 하수도, 교통, 도로, 인도 등을 개선하는데 700억 엔의 저리차관 제공에 합의했고, 농촌개발, 중소기업 육성, 라카인주의 로힝야 재배치 등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품질 인프라로 중국과 차별화 시도)
일본은 물량공세를 퍼붓는 중국과는 차별화되게 현지 노동자를 훈련시켜 프로젝트를 완공하는 등 품질 인프라 구축에서 우월성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일본은 지난 3년간 7,500억 엔 규모의 무상원조(ODA)를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태국, 베트남 등 메콩 국가들에게 지원하여 소위 ‘품질 인프라(quality infrastructure)’ 건설을 통해 지역 연계성을 개선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3년간 일본 기업들이 메콩 지역에 투자한 액수는 2조 엔을 넘고,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향후 ODA, 차관 등 공적자금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미얀마 내에서 8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계획단계에 있는 2개의 프로젝트는 첫째, 더웨시티(Dawei City)건설로 태국-미얀마 간 연계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둘째, 급증하는 공항수요에 대비한 한따와디 신국제공항 건설 프로젝트로 현재 중단된 상태이다.  5개의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1) 띨라와 항구 확장을 포함한 띨라와 특별경제구역(SEZ) 건설,  2) 경찰조직경영 및 수사기법의 업그레이딩,  3) 만달레이 항구 개발, 4) 양곤-만달레이 철도개선 프로젝트, 5) 화물자동통관시스템 도입을 통한 세관 현대화 및 국가싱글윈도우(National Single Window) 실행 등 역량개발지원을 통해 무역 촉진 및 적정 관세징수 등이다.


아울러 일본은 메콩-일본 협력 및 에야와디-차오프라야-메콩 경제협력전략(ACMECS) 마스터플랜(2019~2020)하에서 미얀마에서 도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이미 「Tokyo Strategy 2015」를 통해 2015~18년 기간 중 54개의 프로젝트를 완료(예정)했다. 동서경제회랑(East West Economic Corridor) 개선 프로젝트, 뉴 타케타 건설 프로젝트,  양곤-만달레이 철도 개선 프로젝트, 양곤 순환철도 개선 프로젝트, 양곤 지도제작 프로젝트, 국가송전망 프로젝트 등이다. 또한 우편서비스 역량강화 프로젝트, 우편망을 통한 e-머니 시스템, 통신사업의 공동 운영, 죄수수용시설 간수의 일본 스터디 투어, 벼 개량 시스템 개선, 종합재난대응시스템 개발 6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짜욱세(Kyaukse)에 발전소 건설이 계획돼 있고, 양곤 도시 대량고속수송시스템(Yangon Urban Mass Rapid Transit) 건설 프로젝트, 일본-미얀마 아웅산 직원훈련소 설립 등 2개의 프로젝트는 사전조사단계이다.


한국의 대응전략은?


지역허브로의 부상을 꿈꾸는 미얀마가 지역허브로 등장할 것인지 여부는 소수민족 무장단체들과의 평화협정, 국제사회와 관련된 로힝야 이슈 처리 등 불확실한 요인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달려있다. 중국은 남중국과 라오스, 캄보디아를 연결하는 육로를 만들고 있고, 일본은 태국과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연결하는 육로를 건설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속으로는 상대를 이해하면서도 공식적으로 협상을 하지는 않고 있다. 일본과 중국이 지분을 많이 갖고 있는 아시아개발은행은 중국과 일본의 국익 사이에서 중개 내지는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 메콩 국가들에 있어서 중국은 수직적 통합을 일본은 수평적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그 와중에서 최근 미얀마의 개방은 경제외교 측면에서 중국과 일본의 새로운 경쟁을 촉발하고 있다. 결국 미얀마에서 중국은 샨주의 무세에서 만달레이를 거쳐 짜욱퓨까지 미얀마 북부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고, 일본은 태국접경 지역인 케인주의 미야와디에서부터 양곤까지 미얀마 남부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물량공세, 일본의 품질전략에 끼인 형국이 된 한국은 어떤 전략을 펼쳐야 미얀마에서 지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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