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국제 유가가 아제르바이잔 마나트화 환율에 미치는 영향

아제르바이잔 Rovshan Ibrahimov Hankuk University for Foreign Studies Associate Professor 2019/04/15

아제르바이잔 경제는 석유 및 가스의 생산과 수입(收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2018년 아제르바이잔 GDP에서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43.5%였다. 아제르바이잔의 에너지 관련 수입(收入)이 모이는 국가석유기금(SOFAZ)에서 매년 국가 예산으로 대금이 유입되며, 동 대금은 아제르바이잔 예산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SOFAZ 내 확보된 금액은 현재 380억 달러(약 43조 2,060억 원)에 달한다. 2018년 아제르바이잔의 국가 예산에서 SOFAZ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45.8%인 92억 2,000만 마나트(약 6조 1,598억 원)에 달한다.


더욱이, 2018년 아제르바이잔 수출의 87%는 석유, 천연가스, 석유제품이 차지했다. 동시에 해당 통계는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경제 내 비석유 부문 성장을 장려하는 정책의 배경과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하여 경제를 다각화하고 비석유 부문을 발전시켜 투자자들을 유치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마나트 환율 유지 정책


국제시장에서 유가의 호조로 인하여 아제르바이잔의 마나트화와 다른 국가 화폐 간 안정적인 환율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단적으로, 2006년 1월 1일 구(舊) 마나트화가 폐기되고 신 화폐가 도입되었을 때 그 비율은 5000:1이었다. 2007년 환율은 달러당 0.6912마나트였다. 마나트화 환율이 항상 미국 달러에 고정되어 있다는 것은 특기할 만하다. 정부와 아제르바이잔 중앙은행은 신 화폐 도입 이후 오늘날까지 마나트 환율 유지 정책을 고수했다. 따라서, 본고는 마나트화의 달러 환율에 대해 다루고자한다. 정부와 중앙은행 정책의 핵심은 마나트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중앙은행은 필요에 따라 환율에 직접 개입하기도 하였다.


2014년 유가가 하락할 때까지 마나트화는 세계에서 안정적인 화폐 중 하나였다. 2007~2015년 마나트화 환율 변화는 크지 않았으며, 2015년 환율은 달러당 0.7831마나트였다. 이러한 환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시장에서의 높은 유가와 그에 따른 아제르바이잔의 고수입이 유지되던 가운데 중앙은행이 개입에 필요한 충분한 예산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브렌트 유가는 배럴당 105~110 달러를 유지했다.


그러나 2014년 후반기 이후 유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였으며, 이는 아제르바이잔 경제에 타격을 주었다. 유가는 4배나 급격히 하락하였다. 2015년 1월 석유 수입(收入)은 2014년 1월 대비 8억 5,300 달러까지 감소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앙은행은 여전히 환율을 유지하고자 했지만, 중기적으로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은 크게 줄어들었다. 유가가 크게 하락하여 중앙은행 외환보유액은 2014년 6월 150억 달러(약 17조 550억 원)에서 2016년 말 39억 7,440만 달러(약 4조 5,188억 9,280만 원)까지 감소하였다. 더욱이, 아제르바이잔의 인접 국가들은 수출입액을 늘리기 위해서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 하였다.


환율 유지 정책 변경

 

이러한 상황에서 마나트 환율 유지 정책은 지속이 불가능해졌으며, 결국 아제르바이잔 중앙은행은 마나트화의 평가절하를 결정하였다. 저유가 상황에서 석유 수출입이 감소하고, 이웃 국가들이 통화를 하락시키면서 고정환율정책을 유지하는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졌다. 이에 따라, 2015년 2월 21일 마나트 환율은 달러당 1.05마나트로 고정되었다. 하루 만에 마나트화 환율은 33.5%(27게픽스(Gepiks)) 절하되었다. 중앙은행은 “이러한 조치가 아제르바이잔 경제 다각화를 촉진하고, 국제 경쟁력 및 수출 잠재력 강화를 위해 시행되었다,”고 설명하였다.


평가절하 조치가 이루어지기 5일 전인 2015년 2월 16일, 아제르바이잔 중앙은행은 달러화와 유로화를 포함하는 이중통화 바스켓(Dual Currency Basket) 매커니즘에 기반하여 마나트화 환율을 결정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중통화 바스켓에서 달러화의 비중은 70%, 유로화의 비중은 30%였다. 중앙은행은 보다 유동적인 환율 정책을 사용함으로써, 통화 회랑(currency corridor)의 틀 안에서 외환 시장 내 입지를 유지하였다. 중앙은행은 새로운 통화 정책 도입으로 더욱 유동적인 환율 정책을 추진할 수 있고, 거시경제적 효율성을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015년 2월 행해진 평가절하는 기대했던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마나트화 평가절하 이후 9개월이 지난 2015년 12월 21일, 아제르바이잔 중앙은행은 변동환율제로 전환하였다. 변동환율제로 전환한 이유는 저유가 때문으로, 저유가로 인하여 아제르바이잔 대외 교역 수지는 크게 악화되었다. 2015년 2월 평가절하가 진행되었을 당시 유가는 배럴당 50~55달러 수준이었다. 사실, 이는 일반적인 기대치보다 훨씬 낮은 것이었다. 평가절하로 마나트화 환율은 47.63% 절하되어 달러당 1.55마나트에 달했다. 종합적으로, 2단계의 평가절하로 달러 대비 환율은 50%까지 하락하였다.


이전에 이루어진 평가절하로 인한 시장 패닉으로 달러 수요가 높아지자 마나트 환율은 달러당 1.90마나트를 기록하였다. 그러나, 2016년 1월 25일을 시작으로 중앙은행은 달러 대비 마나트 환율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하였다. 해당 정책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여 2월 말 환율은 달러당 1.74마나트를 기록하였다. 이상에서 알 수 있듯이, 아제르바이잔 중앙은행은 변동환율제를 발표하였으나 2015년 2월 이전처럼 마나트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였다. 그 결과 중앙은행은 2016년 12월까지 환율을 달러당 1.7339마나트까지 낮추었다. 2017년에는 마나트화가 강세를 보여 심적으로 수용 가능한 수준인 달러당 1.70마나트에 달했다. 그 이후 아제르바이잔 중앙은행은 2년 이상 환율 방어를 위한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마나트화 환율 변동과 관련하여 다양한 시나리오가 존재한다. 아제르바이잔 정부의 전망에 따르면, 달러 대비 마나트화 환율은 안정적인 수준인 달러당 1.70마나트로 유지될 것이며,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도 정부의 전망과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다. 피치는 마나트 가치가 현재 수준에서 변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한편, 미국의 신용평가사인 S&P는 이와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 S&P는 2019~2021년간 마나트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였다. S&P에 따르면, 2019년 달러는 마나트 대비 강세를 보여 평균 환율은 달러당 1.79마나트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추이는 향후에도 지속되어 2020년에는 달러당 1.87마나트, 2021년에는 달러당 1.97마나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S&P는 아제르바이잔의 장기 신용도를 BB+로 확인하였는데, 이는 2018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전환된 것이다.


향후 마나트 환율 변화를 분석해보면, 달러 대비 마나트 환율이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중앙은행은 변동환율을 발표하였음에도, 환율에 개입을 지속하였다. 따라서 중앙은행이 향후 환율 추이를 관찰하며 시장에 개입할 것이다. 그러므로, 마나트 환율은 안정적인 환율을 원하는 중앙은행의 능력에 크게 의존하게 될 것이다. 중앙은행의 능력은 유가, 외환보유고, 비석유 부문 경제 발전 등의 요인에 좌우된다. 2018년 유가는 안정적이었으며, 아제르바이잔 정부의 전망치대로 유지되었다. 2019년 정부 예산 수입(收入)은 유가 평균이 배럴당 60달러일 것을 상정하고 계산되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과거 아제르바이잔이 직면했던 2014~2017년 상황을 피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평균 유가는 배럴당 60달러이다. 국제시장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위와 같은 유가 전망치는 상당히 현실적이다.


더욱이, 아제르바이잔 내 비석유 부문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2019년 국가 예산 수입(收入) 구조에서 석유 부문이 59.8%인 137억 마나트(약 9조 1,541억 8,700만 원)를 차지하였다.(여기서 SOFAZ의 대금은 총 예산 수입의 49.6%인 113억 6,400만 마나트(약 7조 5,976억 5,800만 원)였다). 동시에 국가 예산 수입 중 비석유 부문은 40.2%인 92억 1,700만 마나트(약 6조 1,623억 3,800만 원)였다. 석유 부문 수입은 전년 대비 2.7%, 비석유 부문은 4.7% 증가하였다. 이러한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며, 특히 비석유 부문의 성장은 유가가 하락할 경우 아제르바이잔 경제의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아제르바이잔 마나트화 안정화에 영향을 끼치는 다른 요인들도 있다. 2017년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아제리-치라그-구네슬리(Azeri-Chirag-Guneshli) 주요 유전을 개발하기 위하여 여러 석유기업들과의 계약을 연장하였다. 새로운 합의안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 내 아제르바이잔 석유 기업의 비중은 크게 늘어났으며, 이는 곧 수입(收入)의 증가를 의미한다. 더욱이, 아제르바이잔은 매년 4억 5,000만 달러(약 5,110억 6,500만 원)가량의 특별 배당금을 받게 되는데, 이는 지난번 프로젝트에는 제공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와 더불어, 2019-2020년 샤데니즈(Shah Deniz) 가스정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터키 및 남동부 유럽으로 수출하게 된다. 또한 SOCAR의 국내외 활동에 따라 추가 수입(收入)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아제르바이잔으로 유입되는 외화도 늘어날 것이다. 중앙은행은 아제르바이잔 내 경제 상황과 마나트화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외환보유액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2018년 외환보유액은 56억 2,250만 달러(약 6조 3,871억 6,000만 원)에 달했다.


또한, 아제르바이잔 정부 입장에서 마나트화 방어는 경제적인 목적보다 정치적인 목적을 위하여 이루어지며, 이는 곧 국가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그러므로,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마나트 환율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며, 국제시장에서 유가가 단기간에 하락하는 등의 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외환보유액을 활용할 것이다. 이렇듯 유가 하락은 경제, 정치, 사회, 국가 등 다양한 방면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