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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인플레이션율을 넘는 주택임대료 상승, 브라질 경제에 희망은 있나?

브라질 Meltem Ince Yenilmez Department of Economics, Yasar University Associate Professor 2019/04/18

부패로 얼룩진 브라질 정치


2016년에 불거진 부패 의혹으로 지우마 호세프(Dilma Rouseff) 브라질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하원의장이 투옥되었으며, 내각 각료 5명이 해임되었다. 이후 취임한 미셰우 테메르(Michel Temer) 대통령 또한 부패 추문에 휩싸였으며, 브라질 최대 건설사로 카라카스(Caracas)의 지하철 구조와 2014년 월드컵 경기장 및 2016년 올림픽 경기장 등의 시공을 단독으로 담당한 오데브레시(Odebrecht)社 역시 엄청난 뇌물 비리 사건에 휘말려 브라질의 정치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오데브레시의 비리 사건 등의 영향으로 퇴역 군인이자 우파 정치인인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가 2018년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브라질 경기침체 요인, 낮은 성장률과  높은 인플레이션


2013년부터 급속히 쇠락하기 시작한 브라질 경제는 지금까지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중앙은행에 따르면, 2018년 3분기까지 경제성장률은 (2017년 4분기의 1.3%에 이어) 0.8%에 불과했다. 실업률의 경우, 브라질 국립통계청인 IBGE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12.7%로 대폭 상승한 이후 2018년 1분기와 2분기 각각 13.1%, 12.4%를 기록했으며, 3분기에는 11.9%로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은 2018년 5월 2.86%의 인플레이션율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해 1월 이후 최고치로, 유류비 상승으로 인한 교통운송비 증가가 5월 트럭 운송업자들의 전국적 파업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 상승의 원인이 되었다. 2019년에는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율이 1월 3.78%에서 2월 3.89%로 올라가며 분기 기준 역대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980년 이후 브라질의 평균 인플레이션율을 합치면 347.27%에 달한다.


브라질의 도시 주거비 문제 심각


대형 스포츠 행사 등에 편승한 투기현상이 심화되면서 많은 브라질 국민들이 타격을 받았다. 부유층들이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리우 올림픽 경기를 위해 개보수된 외곽 지역 주택매입에 나서면서 저소득층이 해당 거주지에서 이전해야 했기 때문이다. 현재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문제 중 하나인 브라질의 주거비는 2018년 12월 0.38%에 이어 2019년 1월 0.41% 추가 상승했다. 2018년 12월과 2019년 1월 연속 주거비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상파울루와 리우데자네이루(리우) 지역의 주거비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각각 95%, 132%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브라질 서민층은 근무지에서 먼 인구과밀지역으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국민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는 리우 내 특정 지역에서뿐만 아니라 국내 다양한 부동산 임대비용이 몇 배로 증가했는데, 그로 인한 경제적 여파는 생각보다 빨리 가시화되었다. 상파울루의 남부 부촌에 위치한 파라이소폴리스(Paraisopolis)나 리우에서 바다가 보이는 지역으로 손꼽히는 호시냐(Rocinta) 등에서 평가되는 지역 내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함께 실업률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지난 백 년 동안, 200만 명을 돌파한 리우데자네이루 슬럼지역의 주민과 도시 거주민간의 차이는 아파르테이트(Apartheid,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정책)의 이유가 되어 왔다. 슬럼지역 거주민은 진정한 리우데자네이루 주민으로 인정받지 못했는데, 이를 감안해 볼 때 현재 부동산 시장이 슬럼지역, 특히 코파카바나(Copacabana) 해변과 이파네마(Ipanema) 해변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 좋은 지역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년, 특히 2008년부터 2012년 사이에 중점적으로 남미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의 외곽 지역에서는 1,200건 이상의 화재 사건이 보고되었다. 이러한 화재 사건은 도시 내 가장 가치가 높은 지역에서 빈번히 재발하는 것으로 관찰되었으며, 슬럼가 거주민을 몰아내기 위한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 또한 화재 사건을 부채질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움직임을 타파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었으나, 관련 지역의 주거비는 이와 관계없이 급상승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브라질 주택시장 변동


2008~12년 간 브라질의 대도시인 상파울루, 헤시페(Recife), 리우데자네이루의 주거비는 반복해서 나타나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상파울루, 헤시페에 등록된 주거단위의 「Fipe Zap」 가격지수는 각각 251.4%, 226.07%, 101.23% 상승했다. 그러나 명목가격 기준으로 보면 동 기간 상기 언급된 세 도시 내 주택가격 변동률은 30% 정도에 머물렀으며, 쿠리치바(Curitiba), 브라질리아(Brasilia), 콘타젱(Contagem), 플로리아노폴리스(Florianopolis) 등의 도시는 9년에 걸쳐 주택가격이 30% 상승한 이후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불규칙적인 변동세가 나타났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격 변동보다 중요한 것은 최근 헤알화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주택 소유자들이 이러한 가치절하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이다.


브라질 도시 내 도심지역과 외곽지역의 소득격차는 놀라울 정도로 심각하다.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를 포함해 브라질 주요 거대 도시의 소득격차는 56.1%에서 65.4%이다. 소득격차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브라질 도시 내에서 상대적으로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곳이 빈민 지역인 반면, 인구 증가율이 높지 않은 곳이 고급 지역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부적절한 브라질 부동산 투자 현상


주택의 공급 불충분 문제와 관련하여, 특히 최저임금 미만 소득수준 주민의 주거지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사실 지금까지 브라질 내 실제 주택 자체의 수가 충분해, 저소득층의 주택 부족 문제를 조율할 수 있었다. 투기성 부동산 투자로 인해 세련된 도심지역에는 주택의 수가 충분한데, 오히려 이것이 유일한 문제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렇게 격차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투자는 여전히 주택이 실제 필요한 지역이 아닌 인구가 감소 중인 부촌에만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브라질의 도시 확대 현상은 ‘부적절(unsuitable)’이라는 단어로 평가할 수 있겠다. 빈곤 지역에 투입되어야 할 자원이 정적인, 심지어는 텅 비어있는 지역에 집중 투입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있어 이는 사실상 지금까지 이어져 온 모습 그대로에 불과하다. 도심 내 빈집 수는 늘어나는 가운데 가난한 브라질인의 고통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이끄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경제적 이해관계, 정치적 경쟁관계 및 재원, 공간 및 시간의 유한성 등으로 비용효과적인 주택 공급은 상당히 까다로운 문제이다. 일례로, 브라질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이자 극단의 도시이며, 최근 위기 및 부패 추문이 확대되고 있는 상파울루에서는 노숙자와 위험 수준으로 불안전한 주택 거주자의 수가 5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단기간에 경제회복 어려울 듯


브라질 정부는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가하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동법 조정 및 브라질 주요 장기대출업자를 통한 대출 보조금 중단 등의 개혁을 추진했다. 그러나 최저임금 등 많은 부분이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연동(indexing, 인덱싱)되어 있다. 인플레이션이 높았을 때는 연동된 값도 높아지지만,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면 연동된 값도 낮아진다. 뿐만 아니라 브라질은 조세 체계, 낮은 노동생산성 및 인프라부족 등 여러 가지 다른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현 추세로 볼 때 상황이 근시일 내에 대폭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며, 브라질 국민은 앞으로도 당분간 높은 생활비와 인플레이션을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경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기업의 세금 부담이 줄어들고, 인프라에 대한 입찰이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또한 생산성이 향상되고, 인플레이션율을 뛰어넘는 주택 임대료를 낮추기 위한 새로운 정책이 제공되어야 한다. 단, 이미 소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취약 상태에 있는 브라질 경제는 주택 시장이 축소될 경우 위기에 직면할 수 있으며, 이미 사실상의 침체기에 접어들었을지도 모른다.


과도한 물가상승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실업률 및 소비자 연체율 등 거시경제적 변수상의 변화가 더해져 부동산시장 가격 추세는 향후 몇 년 내에 바뀔 수 있다.


우파 정책과 논란이 되었던 선거유세 연설과 관계 없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의 신뢰도 및 외국인투자 향상을 견인할 수 있는 시장지향적인 세력이 되어 주고 있다. 2019년 외국인투자 상황이 개선되면 사회안전보장, 연금 개혁 및 경제성장 측면에서 브라질이 겪고 있는 재정 적자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반대로 무역전쟁이 지속되고 국제 신용상황이 더욱 경직되며 정치적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브라질의 외국인투자 확보에는 지장이 생길 것이며 경제성장은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2019년 말까지 가시적인 성장세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헤알화의 추가 절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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