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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2019년 세계 경제 불황 속 베트남 경제 호조 전망

베트남 Le Quoc Phuong Vietnam Industry and Trade Information Center Former Deputy Director General 2019/05/17

글로벌 경제 위기 이후의 세계 경제 상황
2008~2009년 세계 경제는 GDP와 무역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위기를 맞이했었지만, 각국 정부가 내놓은 대규모 긴급 처방안 덕분에 2010년과 2011년에 잠시 회복기를 가질 수 있었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각국 정부는 내수 경기를 부양하고,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한 악영향에 대처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막대한 규모의 재정 지원에 힘입어 세계 경제가 일시적으로 회복할 수는 있었으나, 이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커다란 재정 적자와 공공 적자에 시달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유럽연합(EU)에서 공공 부채로 인한 또 다른 위기 상황이 나타나면서, 2010년과 2011년 각각 6.2%와 3.8%의 성장을 기록했던 세계 경제는 2012~2016년 GDP 성장률이 3.1~3.3%에 머무르는 등 경기 침체 국면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리고 2010년 2011년 각각 12.7%와 6.8%를 기록했던 세계 무역 성장률도 2012~2016년 2.4~3.4%로 낮아졌다.

 

2017년에는 미국과 EU 등 주요국의 경제 상황이 개선되면서 세계 경제가 회복의 조짐을 보였다. 세계 경제 GDP 성장률은 3.7%를 나타냈고, 세계 무역 성장률도 4.7%로 뛰어올랐다. 당초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승세가 2018년에도 이어지리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전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나타나고 미-중 무역 전쟁이 과열된 탓에 2018년도 세계 무역 성장률은 4.2%로 꺾이고, 세계 GDP 성장률도 연초 전망치인 3.9%보다 낮은 3.7%에 머물고 말았다.

 

게다가 2019년에도 세계 경제는 이러한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7년과 2018년 세계 경제 성장 전망치를 3.7%로 발표했으나, 2019년도 성장 전망치를 2.95%로 크게 내려 잡았다. 그리고 저명한 경제학자인 폴 크루그먼(P. Krugman) 교수는 심지어 2019년에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베트남, 세계 경제 의존도 높아
과거 대외적으로 폐쇄적인 국가로 비쳤던 베트남은 1986년부터 대대적인 개혁 정책에 착수해 경제를 개방해왔다. 이때부터 베트남 정부는 수출주도형 경제 성장 정책을 수립하고, 무역을 국가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삼아왔다. 그 결과 베트남의 무역량은 매우 큰 폭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1986년만 해도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에 불과했으나, 2018년 기준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0%에 육박하고 있다. 베트남은 국가 경제 성장에서 수출 의존도가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이에 더해 베트남 경제의 GDP 대비 수입 비중도 거의 100%에 육박하면서, 베트남은 GDP 대비 무역량이 무려 200%에 이르는 세계에서 경제가 가장 개방된 국가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개방된 베트남 경제는 세계 경제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세계 경제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변동이 생기면, 베트남 경제가 이에 즉각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2019년에 세계 경제가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침체에 빠지면 베트남 경제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2019년 세계 경기 하강 속 베트남 경제 성장
앞서 설명한 대로 베트남 경제가 세계 경제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세계 경기 하강에 따른 위험에 노출되어있지만, 전문가들은 2019년도에도 베트남 경제가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2019년도 경제 성장 목표를 6.8%로 설정했고 국제통화기금(IMF)와 세계은행(World Bank), 그리고 아시아개발은행(ADB) 등도 베트남 경제가 6.8~7% 사이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그리고 베트남 정부와 해외 기관들이 이러한 전망치를 내놓을 만한 근거도 충분하다.

 

첫째, 베트남 경제가 2009~2013년 사이에 침체에 빠지면서 GDP 성장률도 6%대 아래로 곤두박질쳤으나, 2014년부터 회복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베트남 경제의 GDP 성장률은 2014~2018년 사이에 6% 선을 회복했다. 특히, 베트남 경제는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6.81%와 7.08%를 기록해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상승세가 2019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최근 수년간 베트남 정부는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인 ‘거시 경제 구조 개혁’에 사력을 다한 결과 상대적으로 건전한 거시경제  환경을 구축하는 성공했다.

 

2011년 이전에는 베트남 경제 성장에 막대한 거시경제적 불균형이 수반하기도 했다. 2000~2010년에는 물가상승률이 무려 12.6~19.9%를 오가고, 2001년 기준 GDP 대비 11.5%에 불과했던 공공 부채도 2010년에는 무려 56.3%까지 치솟았다.

 

게다가 동 기간에 베트남 정부의 재정 적자도 GDP 대비 4.6~5.9% 사이를 형성했다. 그리고 2000년 기준 12억 달러(약 1조 3,527억 원)에 불과했던 무역 적자 규모도 2008년에는 180억 달러(약 20조 3,000억 원)로 불어나고, 2009~2011년 동안 줄곧 100억 달러(약 11조 2,700억 원) 이상을 유지했다.

 

2011년 이후 베트남 정부는 안정을 되찾기 위해 양적 완화와 긴축 재정 등의 고강도 정책을 폈다. 그 결과 거시 경제 환경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2014년부터 물가 상승률은 4%대 아래로 내려가고, 2012년부터 만성적인 적자를 보였던 베트남의 무역 수지도 흑자로 전환되어 중앙은행이 보유한 외환도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러한 호조는 2018년에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베트남에서 사상 처음으로 물가 상승률이 3.54%에 머물고, 무역 흑자도 무려 72억 달러(약 8조 1,159억 원)를 기록했다. 또한, 중앙은행의 보유 외환도 사상 최대 규모인 630억 달러(약 71조 원)를 기록하고,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 온 정부 재정도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가 경제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지불한 대가 역시 결코 가볍지만은 않았다. 정부가 양적 완화와 긴축 재정에 나서자 소비와 투자가 감소해 GDP 성장률도 떨어지고, 수 천 개의 기업들이 줄도산하고 말았다. 그렇지만 이는 베트남 경제가 안정을 되찾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치러야 할 대가였다.

 

베트남의 거시 경제 지표 중에서도 비즈니스 환경과 국가 경쟁력 지수가 크게 향상됐다. 2014년 이후 베트남 정부는 매년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려 베트남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등 아세안(ASEAN) 지역의 4대 경제 선진국 반열에 올리겠다는 결의를 발표해왔다. 그 결과, 세계은행이 발표한 기업환경지수에 따르면 베트남은 2014년 99위에 머물렀으나, 2018년에는 68위로 도약할 수 있었다. 또한,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경쟁력 지수에서도 베트남은 2014년 70위에서 2017년 55위로 크게 상승했다. 다시 말해, 베트남 정부가 이러한 경제 환경 개선을 통해 향후 경제 성장을 위한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베트남의 경제 성장 동력
베트남은 성장을 위한 안정적인 토대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건실한 성장 동력도 갖추고 있다. 베트남의 첫 번째 성장 동력은 바로 수출이다. 1986년 이후 정부가 수출 주도의 경제 성장 전략을 채택하면서 수출량은 1986년 3억 5,000만 달러(약 3,945억 원)에서 2018년 기준 2,450억 달러(약 276조 원)로 확대됐다. 이 기간 베트남의 연평균 수출 증가율은 약 24%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을 보인다.

 

무역전쟁의 여파로 많은 국가가 피해를 보고, 세계 무역 성장률도 2017년 4.7%에서 2018년 4.2%로 하락했으나, 베트남의 수출량은 오히려 같은 기간 14.5%에서 21.5%로 상승했다. 무역 전쟁이 오히려 베트남에 어느 정도는 유리하게 작용해 온 것이다. 이에 대한 한 가지 이유를 들자면, 그 동안 미국인들이 의류, 신발, 목제 가구 등의 상품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해왔는데, 미-중 무역 전쟁이 발발하면서 중국산 상품들이 미국 국내 시장에서 품귀 현상을 보이게 되었다. 따라서 베트남 기업들이 그 공백을 메우며 해당 품목들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2019년 1월 14일에 발효되는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력(CPTPP)」이 베트남의 수출에도 매우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12개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기로 한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과 함께 출발했는데, 지난 2016년 2월 TPP 가맹국 무역부 장관들이 CPTPP 조약에 서명해 각국 의회 비준을 기다리고 있다. 전 세계 경제 규모 1위와 3위를 차지하는 미국과 일본이 TPP에 참여함에 따라, 규모로는 세계 GDP의 약 40%, 세계 무역량의 26%를 차지하는 경제 블록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17년 1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 직후 TPP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하면서 TPP의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우기도 했다. 하지만 남은 11개의 TPP 가입국이 재협상 의지를 드러내, 2017년 11월 미국을 제외한 새로운 CPTPP를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베트남을 포함한 7개국은 이미 의회 비준 절차를 마친 상태라, 최소 6개 조약 당사국 의회가 비준하면 발효된다는 조항에 따라 CPTPP가 2019년 1월부터 발효된다. 베트남은 이미 10개국과 FTA를 체결해 자유 무역의 혜택을 누리고 있으며, CPTPP의 발효로 관세율이 포괄적으로 평균 0~5%로 낮아져 베트남 경제가 한층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CPTPP 가맹국 중에서 베트남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기도 하다.

 

베트남의 두 번째 성장동력은 제조업이다. 2017년 기준 베트남의 제조업 생산은 14.4% 성장해, 이에 따른 GDP 성장 효과가 2.33%포인트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경제는 해당연도에 6.81%의 경제 성장을 달성한 바 있다. 그리고 2018년에도 베트남 제조업은 13% 성장해 2.55%포인트의 GDP 성장 효과를 냈다. 이처럼 제조 부문은 베트남 경제 성장의 중추를 담당해왔으며, 2019년과 그 이후에도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서 기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트남으로 유입되는 외국인직접투자(FDI)가 빠르게 늘면서, 베트남의 제조업이 이처럼 급속한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었다. 베트남 정부는 1987년 12월 외국인 투자법을 발효해 외자를 유치하기 시작했는데, 2019년 1월 기준 약 130개국에서 온 투자자들이 2만 7,600여 건의 사업에 투자했다. 이를 투자 금액으로 환산할 경우 3,400억 달러(약 383조 원)에 이른다. 현재 대한민국이 베트남의 총 FDI의 18.3%를 차지해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고, 일본이 16.7%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한편, 베트남의 FDI의 약 60%가 제조 부문에 쏠려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이 계속되면서 미국 정부가 중국산 물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많은 기업이 이를 피하고자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있다. 그 결과 베트남이 일정 부분 이득을 챙기고 있다.

 

베트남 경제성장은 지속가능한가?
베트남 경제가 2019년에도 빠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는 있지만, 그렇게 안정적이지만은 않아 보인다. 베트남 경제성장을 위한 좋은 환경이 조성됐지만, 여전히 발전을 제약하는 많은 구조적인 문제가 남아있다.

 

첫째, 베트남 경제는 부가 가치가 낮은 산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면, 주로 원유와 석탄, 그리고 철광석 등을 채굴하는 광업 부문과 커피, 쌀, 천연고무, 그리고 카사바 등을 경작하는 농업 부문이 있다. 또한, 베트남의 제조업 부문도 주로 의류, 신발 등을 생산하는 노동 집약적 형태에 머물러 있고, 스마트폰과 TV, 그리고 자동차 제조업도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부품들을 단순히 조립하는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둘째, 베트남 경제가 부가 가치가 낮은 산업으로 구성되다 보니, 수출이 크게 늘더라도 이를 통한 수익은 낮은 편이다. 광업과 농업 생산물의 대부분이 가공되지 않은 채 원자재의 형태로 수출되어 왔다. 또한, 앞에서 설명한 대로 베트남의 제조업도 부품을 단순히 조립해 수출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어, 글로벌 가치 사슬에서 가장 낮은 단계에 머물러 있다.

 

셋째, 베트남의 산업 부문에서 전자 제품, 차량, 그리고 심지어는 의류와 신발류에 이르기까지 외국인 투자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현재 외국인 소유 기업이 베트남 전체 수출량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발생한 원인으로, 베트남 경제가 현재 노동, 자본, 그리고 천연자원 등의 투입 요소에 의존한 성장 모델 채택한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베트남 전체 인구 9,470만 명 가운데 약 70%가 노동 가능 연령대라 베트남 경제는 매우 풍부한 노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그리고 베트남은 각종 광물도 풍부할 뿐 아니라 열대성 기후와 국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경작지 덕분에 농업 부문의 잠재력도 매우 크다. 또한, 베트남 국토의 해안선이 길어 수역도 방대할 뿐 아니라 강들도 많아 수산업 발전을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그리고 베트남으로 막대한 외국인 자금 유입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추진한 경기 촉진 정책까지 맞물리면서 자본 투입도 늘고 있다.

 

베트남 경제가 이러한 투입 요소에 오랫동안 의존하다 보니, 지속할 수 있는 경제 성장 구조를 형성하기 어려워진다. 다시 말해, 숙련도가 낮은 저렴한 노동력과 낮은 기술 수준에 기대어 성장한 결과 베트남 경제는 여전히 생산성이 낮은 단계에 머물러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천연자원 개발에 과도하게 몰입하다 보니 자원의 고갈과 자연 파괴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과제
베트남이 경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경제 구조를 개혁하고, 성장 모델을 투입 요소 위주에서 생산성 위주로 변경해야 한다. 이러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기술 수준과 인적 자원의 질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그리고 기업을 경영하기 위한 환경을 계속해서 개선하고, 거시경제적 안정성을 높이며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것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빼놓을 수 없는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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