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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베트남의 자동차 산업 육성과 시사점

베트남 백용훈 서강대학교 동아연구소 박사 2019/05/20

아세안 내에서 베트남은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과 함께 중간 제조업 경쟁 국가군(The Mid-Manufacturing Competitors)에 속한다. 세계 경제에서 베트남은 적극적인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을 취하고 있고, 2000년대 중반 이후 동아시아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에 빠르게 편입하면서 2017년 ASEAN 4 대 수출 국가로 성장했다. 베트남 정부는 산업화와 현대화의 과정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자동차 산업을 우선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왔고, 특히 중요 부품 관련 지원 산업 및 고급 인적자원 교육의 필요성을 촉구하고 있다.


베트남과 아세안 자동차 시장 동향


베트남 자동차 시장 규모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26% 이상의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표 1> 참조). 베트남자동차생산자협회(Vietnam Automobile Manufacturers Association, 이하 VAMA)에 따르면, 2018년 자동차 판매는 288,683대(전년대비 15.2% 상승, 이하 괄호 내 모든 %는 전년동기대비를 의미함)를 기록하였다. 하루당 791대의 자동차가 판매된 셈이다. 이 중 현지조립생산차량(Complete Knock Down, 이하 CKD)이 215,704대(10.6% 증가)이고, 수입완성차량(Completely Built-Up, 이하 CBU)이 72,979대 (6.2% 증가)이다.


차량 유형별로 살펴보면, 승용이 196,949대(27.7% 증가), 상용이 84,598대(19.2% 증가), 특수 목적용이 7,136대(48.5% 증가)이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쯔엉하이(Truong Hai Auto Corporation, THACO)가 96,127대(7% 증가)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했다. 2위는 도요타(Toyota)로 65,859대(11% 증가), 3위는 혼다(Honda)로 27,099대(12% 증가)이다. 포드(Ford)와 제너널모터스(General Motors)는 각각 24,636대(14% 증가)와 12,334대(17% 증가)로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한편, 2019년 초부터 3월 말까지의 판매는 78,252대(31.4% 증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CKD는 46,253대(7.5% 감소)인 반면에, CBU는 31,999대(233.8% 증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CBU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이유는 아세안물품무역협정 (ASEAN Trade in Goods Agreement, 이하 ATIGA)으로 인한 것이다. 2018년 1월부터 아세안 역내 생산 자동차 수입관세가 기존 30%에서 0%로 인하되었는데, 베트남 정부는 곧바로 자동차 수입규제를 위한 새로운 법령을 발표하면서 2018년 초 수입이 급격히 감소했다. 자동차 수입업체들은 2018년 하반기부터 정부의 규제에 대한 적응을 마치고 기존 수입 규모를 회복했다.


2019년에는 수입차와 현지 조립 생산차가 시장점유율을 놓고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4월 10일에 발표된 VAMA 자료에 따르면, 2019년 3월 자동차 판매는 32,308대(54% 증가)를 기록했다. 이 중 CKD는 19,769대(8% 감소), CBU는 12,539대 (234% 증가)이다. 브랜드 별로 살펴보면, 도요타(Toyota Vietnam, 렉서스 포함)가 9,068대(101.5% 증가), 쯔엉하이(Truong Hai)가 5,221대(14.6% 감소), 혼다(Honda Vietnam) 2,714대(107.0% 증가), 비나마쯔다(VinaMazda)가 2,643대(24.2% 증가), 비나스타(VinaStar)가 2,585대(573.2% 증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세안에서 자동차 판매는 2015년 이후부터 증가하는 추세이다. 아세안 국가별 자동차 판매 동향(<표 1> 참조)을 살펴보면, 인구 2억 6,400만 명(2017년 기준)의 거대 내수시장을 보유한 인도네시아가 최대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2013년의 경우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자동차 판매는 각각 1,229,901대와 1,330,672대로 태국이 앞섰지만,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인도네시아가 태국을 제치고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자동차 보유율이 높은 말레이시아는 50~60만 대의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는 반면에, 2018년 필리핀과 베트남의 자동차 판매는 2013년과 비교해볼 때 각각 약 2배와 3배 정도의 수준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아세안 국가별 자동차 생산 추이(<표 2> 참조)를 살펴보면, 일본계 자동차 회사들의 투자 증가로 인해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의 생산량이 아세안 내에서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필리핀과 베트남에서는 자동차 산업 육성을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베트남의 경우 2018년 1월 역내 자동차 수입 관세 철폐를 앞두고 구매 연기 여파로 인하여 2017년 생산량이 줄었고, 2018년에 약 20만 대의 수준으로 회복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중국 자동차 회사들은 신형 모델 출시 등 적극적인 공략에 따라 2018년에 각각 10%와 13% 증가하였다.


베트남 자동차 산업 육성 정책


베트남은 자동차 산업 발전 계획에 관한 총리 승인 결정문을 두 차례 발표한 바 있다. 1차 결정문(177/2004/QD-TTg, 2004년 10월 5일)은 「2010년까지 자동차 산업 발전에 관한 계획 및 2020 비전」이다. 전반적인 목표는 국내 시장 수요와 지역 및 세계에 참여하기 위하여 만족할만한 수준을 달성하고, 2020년까지 자동차 산업을 국가의 주요 산업으로 구축 및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2005년과 2010년까지 각각 생산량을 국내 시장 수요의 약 40~50%와 80%, 현지화율(국내 부품 조달 비율)을 40%와 60% 수준으로 만드는 것을 구체적인 계획으로 설정했다.


결과적으로 볼 때 1차 자동차 산업 발전 계획은 실패했다. 베트남 산업무역부(Ministry of Industry and Trade) 역시 2013년에 자동차 산업의 발전이 실망스럽다고 평가한 바 있다. 국가 경제에서 산업의 통합이 부재했고, 기술 이전 비율과 현지화율이 매우 낮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베트남 정부는 기존 자동차 산업 발전 계획(2004년)을 대체하는 새로운 마스터플랜(Decision No. 1168/QD-TTg, 2014년 7월 16일), 즉 「2025년까지 베트남 자동차 산업 발전 전략 마스터플랜 및 2035 비전(이하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마스터플랜에는 자동차 산업이 “무역 적자 감소, 자본 및 선진 기술 유치, 노동력 향상, 다른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현대화 및 산업화의 전반적인 계획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소형 트럭, 중단거리 버스, 소형차 및 특수용도 차량 등을 개발의 우선순위로 두었다. 자동차 생산량은 2020년 227,500대, 2025년 466,400대, 2035년 1,531,400대로 계획하였고, 이 중 현지 생산 자동차 비율 목표량은 각각 67%, 70%, 78%, 자동차 완제품 수출 목표는 각각 20,000 대, 37,000 대, 90,000 대이다. 현지화율은 2020년까지 35%, 2035년까지 65%를 목표로 하였다.


주요 관계 부처는 이 마스터플랜을 실현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산업무역부는 2030년까지 자동차 산업 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을 주도하며, 내수 및 수출을 위한 가치사슬에 참여할 전략적 파트너를 파악하는 일을 맡는다. 계획투자부(Ministry of Planning and Investment)는 외국인 투자자본 유치를 향상시키는 정책 시스템을 개발하고, 재정부(Ministry of Finance)는 자동차 산업 관련 특혜 및 인센티브와 적절한 세금 및 수수료에 대한 검토를 실시하며, 과학기술부(Ministry of Science and Technology) 세계 표준에 부합하는 국내 제조 자동차에 대한 기술 규범과 표준 공포, 수입차의 기술장벽 기준 마련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베트남의 자동차 산업 발전에 대한 긍정/부정적 요소


베트남의 자동차 산업 발전에 대한 긍정론은 1억에 가까운 인구가 있는 잠재력 높은 시장이라는 데서 비롯된다. 베트남의 자동차 보유량은 인구 1,000명 당 약 23대 수준으로 이는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에 비해 훨씬 낮다. 젊은 가족들 사이에서 자동차에 대한 수요와 소비에 대한 기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2014년 이후 6%대를 유지했으며 2018년에는 7.08%를 기록했다. 1인당 GDP는 2018년 기준 2,587달러(US$)로 지속적으로 상승해왔고, 15세 이상 64세 이하의 노동가능인구가 약 70%, 24세 이하의 인구가 약 40% 수준으로 풍부한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약 350만 동(약 170달러)인데, 인상률이 매년 낮아지는 추세(2019년의 경우 5.3%)이다. 경쟁력 있는 비용과 품질을 기반으로 최적의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GVC에 베트남이 거점으로 부상했다. 이런 점에서 베트남의 자동차 시장과 산업의 성장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지원 산업의 저발전, 낮은 현지화율, 높은 자동차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세금과 불투명한 정책, 개발이 더딘 자동차 관련 교통 인프라 등은 자동차 산업 발전의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소이다. 자동차 한 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3만 개 내외의 부품과 액세서리가 필요한데, 베트남에서는 90% 이상이 모회사 혹은 해외 기업에 의해 공급되고 있다. 즉, 부품의 현지화율이 약 10% 수준에 불과하다.


산업무역부에 따르면, 50개 자동차 조립 업체와 214개 액세서리 제조업체를 포함하여 358개의 기업이 자동차 생산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들 업체들은 낮은 기술 콘텐츠와 함께 거울, 유리, 차량 의자, 배선, 기어 박스, 플라스틱재 등 기본 액세서리와 부품을 생산하는데 그치고 있다. 즉, 베트남 국내 공업의 수준이 자동차 산업을 부흥시킬만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여, 정부는 지원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여 현지화 속도를 높이고 더 많은 현지 기업이 자동차 생산 체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마련 중이다.


정책 변화는 국내 산업 보호와 세계 및 지역의 무역 체제로의 더 깊은 통합 간 균형 유지 등 베트남이 처한 현실에서 불가피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산업 발전에 관한 세부적인 계획이 부족하고 법 규제가 자주 변경되었으며 자동차 등록세, 도로요금, 교량 통행비 등의 수수료 역시 빈번하게 변경되어왔다. 특히, 진행 중이거나 변경될 것으로 예정되어 있는 정책에 대한 정보가 거의 부재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이러한 정책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또한 관계 부처 간 의견 불일치도 나타났다.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자동차 산업을 개발하기로 결심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일본과 협력하며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했다. 반면에, 교통부는 베트남 도시에서 자동차의 급속한 증가가 교통체증 및 이동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며 세금 및 다양한 종류의 제한을 통해 차량 수를 제한해왔다. 이러한 점은 외국 제조업체들에게는 불확실성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도로망 문제 이외에도 하노이 시내에서는 자동차 수요의 약 10%만을 충족시킬 수 있는 주차 공간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인구 밀도가 높기 때문에 주차 공간을 개선하는 것이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동성 및 편의성 측면에서 볼 때, 기능적인 대중교통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는다면 오토바이가 여전히 선호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 대한 시사점


2011-2020 사회경제개발전략(Socio-Economic Development Strategy, SEDS)에서 인적자원 개발 부문은 직업훈련을 기업 및 생산 부문의 노동 수요와 연계시키는 작업이 베트남의 장기 발전 전략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특히, 노동력의 질적 향상과 과학기술 역량 강화를 위하여 직업 교육에서의 전문 지식 강화, 직업훈련과 관련하여 실용적이고 기술 지향적인 인력 교육 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3월 12일 관계 부처, 분야별, 지방 당국과의 회의를 주재한 응우옌쑤언푹(Nguyen Xuan Phuc) 총리는 이상의 내용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회의에서 총리는 베트남이 경제 자율성을 증가시키고 있는 시점에서 자동차 산업의 중요성과 함께 기업들이 생산에서 서로 협업하는, 윈-윈(win-win) 협력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전 세계 자동차 기업을 유치하기 위하여 엔지니어와 고급 인적자원 교육에 집중할 것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기업들은 총리, 정부, 지방 당국에게 국내 자동차 조립 및 제조를 위한 지원 산업 개발에 도움이 되는 보다 우호적인 정책을 고안해 줄 것을 제안했고, 이에 대하여 총리는 하이테크 부품 산업 및 자동차 엔진 제조 등과 같은 지원 산업에 대한 정책을 보완할 것을 정부에 요청했으며, 이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들에게 최적의 조건을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태국을 거점으로 일본이 아세안 자동차 시장을 이미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베트남에서 제조업 부문을 중심으로 새로운 자동차 산업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자동차 산업 발전에 있어서 시장 확대를 통한 수출 증진, 자동차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중요 부품 산업의 발전, 고급인력 교육 촉진에 방점을 두고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지속가능발전의 측면에서 중소기업과의 협력 및 인적자원 개발 등 베트남과 상생해나갈 수 있는 방안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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