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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한국-브라질 수교 60주년 : 양국 경제 및 문화 협력과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

브라질 최금좌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2019/06/27

오늘날 어느 나라에 사는 소수민족이라 하더라도 집단적 인구이동 현상과 본국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해졌다. 특히 여러 다인종이 모여 사는 브라질에서는 21세기 초부터 아시아의 최대 3대 교역국으로 부상한 중국, 일본, 한국이 브라질 전역을 대상으로 자국의 문화 가치를 높이려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권력 이동, 국가 간 경쟁 격화 및 국제 규칙 기반 시스템에 대한 도전과 관련하여 전 세계적으로 소프트파워(Soft power) 구도에서 주요 변화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필자는 이민 57주년을 맞이한 브라질 한인사회(한국 문화원을 앞세운 약 5만 명)가 이민 역사 111년이 된 브라질 일본인 사회(일본 재단과 재팬하우스(Japan House)를 앞세운 약 190만 명)와 21세기 직접투자 및 브라질 진출 인구가 급증한 브라질 중국인 사회(공자학당을 앞세운 약 200만 명)와 본격적으로 ‘문화전쟁’에 돌입했다고 판단했는데, 그것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일본의 경우, 1895년 브라질과 ‘우호·통상·항해 조약(Tratado de Amizade, Comércio e Navegação)’을 맺음으로써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이후 100년 이상 동안 아시아 최대 교역국의 지위를 유지했었다. 중국의 경우, 1974년 브라질과 非간섭, 평등·상호 이익을 추구하며 외교관계를 수립했지만(이것은 중국의 1978년 개방개혁보다 4년 더 빠른 것), 양국의 관계는 실제로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회복에 신흥국가들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같은 BRICs 국가로서 급속히 가까워졌다. 중국은 2009년 일본을(미국 포함) 제치고 브라질의 최대 교역국이 되었다. 이 시기에 브라질과 수교(1959년)한 한국 역시 양국 간의 무역 증가로 급속히 가까워졌다. 그것의 결과는 상파울루 시(市)정부가 2010년 한인들의 상업지역이자 주거지역인 ‘봉헤치루’(Bom Retiro) 구(區)를 코리아타운으로 지정한 것이다. 2013년 2월 이민 50주년을 맞이한 브라질 한인사회는 학계로부터 ‘세계 이민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성공한 집단’이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지만, 오늘날에는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따라서 본 글은 브라질 한인사회가 본국인 한국은 물론 브라질 주재 공관들과의 밀접한 유대관계를 유지하며 ‘한류’(韓流)를 또 다른 경제성장의 도구로 삼고 있음을 강조하고자 하는데,  근거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당시 브라질은 2014년 월드컵 대회와 2016년 리우 하계올림픽 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었다. 두 번째, 일본과 중국은 브라질을 라틴아메리카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기 위해 각각 ‘전략적 동반자’ 혹은 ‘전략적 글로벌 파트너’로 재정의하며 자국의 문화 확산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이에 한국 역시 브라질과의 관계를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정의하며, 정책적으로 브라질과의 교역 확대는 물론 한국 문화 확산에 뛰어들었다. 이를 전후하여 탄생한 K-Pop 동호회 및 한류 행사 관련 기업들이 등장하면서 브라질 한인사회의 초국적 공동체 성격은 강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문화·사회적  영토성(territorialization)은  확장되고 있다.


봉헤치루가 코리아타운으로 명명된 2010년을 전후로 중국의 對 브라질 투자와 이민 증가는 한인사회 존재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그것의 대표적인 예는 한국이민 55주년을 맞이한 2017년 상파울루 주(州)정부 및 시(市)정부가 「한인회」와 함께 8월 15일을 <한국 문화의 날>로 확정했는데, 브라질의 테메르(Temer) 대통령은 2018년 6월 브라질-중국 외교 수립 44주년을 맞이하여 8월 15일을 <중국 이민의 날>로 지정해 선포한 것이다.

 

브라질 한인사회의 특성

 

2019년 브라질 한인의 수(약 5만 명)는 브라질 총인구(2억 1,500만 명)에서 차지하는 비율(0.02%) 뿐만 아니라, 해외 한인(약 750만 명)에서 차지하는 비율(0.66%)에서 매우 미미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브라질 한인에 대한 중요성이 쉽게 간과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존재는 대한민국 수립 이후 최초의 공식 송출 이민이자 자유주의 국가로의 이주이기에 해외 한인이주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학적 측면
브라질로의 한국이민이 지속적으로 유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브라질 한인의 수는 5만 명으로 정체되어 있다. 근본 원인은 세계화 시대의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이 좀 더 부유한 국가로 이동한다는 이민의 특성 때문에 많은 한인들이 브라질을 거쳐 북미 국가로 재이주했기 때문이다. <표1>에서 보면 중남미 거주 한인의 수를 약 10만 명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은 약 30년 동안 정체된 것이다. 그런데 약 5만 명의 브라질 한인의 경우, 브라질 국적의 한인 후세들과 귀화자들을 제외하면, 브라질 거주 한국 국적자의 수는 2만 3,300명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2013년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브라질 경기 침체는 한국으로의 역이민을 증가시켜(약 1만 명), 오늘날 브라질 한인의 수는 시민권자들을 포함하여 3만 5,000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경제·사회·문화적 측면 
브라질은 1986년 군정에서 민정으로 이양되었고, 또한 민정은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1990년 6월 23일 시장을 개방하였다. 그런데 브라질의 시장개방은 1959년 한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 처음으로 양국의 관계가 정치적에서 경제적으로 전환된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그동안 여성의류 제조업에 종사하던 브라질 한인사회는 브라질의 시장 개방을 계기로 한국과의 무역에 종사하며, 경제·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한인들의 영토성 확장에 기여하고 있다.

 

심리·정서적 측면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회 개최는 브라질에서 한국과 브라질 한인사회에 대한 시각을 긍정적으로 바꾸어놓았다. 브라질 언론은 2004년 브라질 한인들을 ‘새로운 상파울루 주(州) 주민(Neo-Paulitano)’이라고 인정하며, ‘브라질 사회가 가장 닮고 싶은 소수민족’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한국 기업의 활발한 브라질 진출 ― 특히 동국제강과 포스코가 브라질의 발리두 히우도씨(Vale do Rio Doce)와 3:2:5로 투자하여(총 투자금액 55억 달러) 브라질 북동부의 세아라(Ceará) 주(州)에 세계 최대의 생산능력을 갖춘(년 300만 톤) ‘뻬쎙’ 제철소(CSP-Companhia Siderugica do Pecém)를 2017년에 완공―로  브라질 언론은 또다시 “한인들은 브라질에 단순히 살기 위해 온 사람들이 아니라, 브라질을 변화시키려고 온 사람들”이라고 칭송했다.

 

2010년 코리아타운(K-Town)으로 명명된 ‘봉헤치루’(Bom Retiro) 구(區)

 

브라질의 최대 상공업 도시인 상파울루는 465년 전 아열대 기후에 해당하는 해발 700미터 위에 세워졌다. 높은 고도에 위치하기 때문에 여름에 에어컨이 필요 없고 또한 겨울에 난방시설이 필요 없는 인간이 살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하루에 4계절이 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기온 차가 크다. ‘봉헤치루’(Bom Retiro) 구(區)는 1930년대 이후 유대인 정착 지역으로 알려진 곳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2010년 상파울루 시(市)정부가 그곳을 ‘코리아타운’(Korea Town)으로 지정한 데에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 작용했다. 첫 번째는 그동안 한인들의 공로(봉헤치루의 활성화와 브라질 중저가 의류의 60% 공급)를 인정한 것이고 두 번째는 한-브라질 양국의 관계가 ‘포괄적 협력 동반자’로서 그만큼 밀접하게 발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파울루 주(州)정부는 무역을 비롯한 한-브라질 양국 간의 교류가 활발하게 되자 2006년 정식으로 <한국 문화의 날> 행사 개최를 요구했고, 상파울루 시(市)정부는 새로운 조례(條例)를 입법하여 한인들의 상업지역이자 주거지역인 봉헤치루를 2010년 ‘코리아타운’으로 지정했다. 이렇게 상파울루 시(市)정부의 코리아타운 명명으로 봉헤치루 구(區)는 1950년대 후반 형성된 ‘일본인 촌’ 리베르다지(Liberdade, ‘자유’라는 뜻) 구(區)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동양인 지역이 되었다. 하지만 상파울루 시(市)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과거 리베르다지 개발 때처럼 봉헤치루의 재개발 사업에 드는 비용을 한인들에게 부과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데, 그것의 근거는 시(市)정부가 재개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봉헤치루의 일부를 ‘문화 보호 지역’으로 지정하며 ‘코리아타운’으로 명명했기 때문이다.

 

2010~2013년 사이의 변화
브라질 한인사회가 2013년 2월 12일 이민 50주년을 맞이할 당시 한인사회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인구 5만 명 중 80%가 상파울루 주(州)에 거주하고 그 중 98%가 상파울루 시(市)에 집중되었고,그들 중 60%가 의류 제조업에 종사했다. 두 번째, 그동안 패션이나 미술을 전공한 한인 후세들이 ‘제품’업계로 흡수됨에 따라서 한인사회의 ‘제품’업계는 전문화와 고급화를 추구했다. 세 번째, 2014년 월드컵 대회와 2016년 리우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브라질의 아시아 3대 교역국(중국, 일본, 한국)이 자국의 문화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문화전쟁”에 돌입함에 따라서 한국 정부는 2013년 3월 상파울루 대학교(USP) 문과대학에 ‘한국어 학과’를 신설하고, 같은 해 10월 ‘한국 문화원’을 개원했다.

 

2014년 이후의 변화
2013년 후반기 본격적으로 시작된 브라질의 정치·경제적 혼란은 한인사회도 변화를 초래했다. 그 결과 주재상사의 철수, 대한항공(KAL) 직항로의 폐쇄, 한국으로의 역이민 증가, ‘브라질 한국학교 폴리로고스(Polilogos)’의 폐교(2017), ‘제품’업계의 붕괴로 한인 후세들의 진로 불확실, 한국식 빵집 · 찻집 · 미장원, 김치 푸드트럭, 한인 주말장터 등 새로운 업종의 등장, 브라질 한인회관의 봉헤치루 구(區)로의 이전을 확정한 것이다.

 

(경제 중심축 이동)
봉헤치루는 그동안 서울의 동대문 시장으로 브라스는 남대문 시장으로 인식되었다. 한인들이 ‘제품’을 시작할 때만 해도 봉헤치루는 유대인 지역으로 좀 더 고급 의류를 취급했고, 브라스는 아랍인 지역으로 좀 더 값이 싼 의류를 취급하던 지역이었다. 따라서 봉헤치루에는 좀 더 여유 있는 한인들이, 브라스에는 상대적으로 조건이 나쁜 한인들이 진출했는데, 오늘날 이러한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것은 볼리비아인들과 중국인들이 의류시장에 진출함에 따라서 브라질의 의류시장 중심이 봉헤치루에서 브라스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오늘날 한인들은 10명 중 3명이 봉헤치루에서 일을 한다면, 7명이 브라스에서 일을 하고 있다.

 

(한인사회의 봉헤치루(Bom Retiro) 구(區) 구심점 강화)
1990년 브라질의 시장 개방정책을 계기로 한인들이 봉헤치루로 집중되었다. 더군다나 한인 관련 주요 기관들이 봉헤치루로 이전함에 따라서, 봉헤치루는 한인들이 포르투갈어를 한 마디도 할 필요 없이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지 걸어서 갈 수 있는 한인들만의 지역으로 거듭났다. 2004년 ‘천주교 브라질 한인 이민 성당(Associação Brasileira Católicos Coreanos)’의 이전으로, 이후 다른 지역에 위치했던  수많은 개신교 교회들, 학원들, 음식점들이 봉헤치루로 이전했다. 참고로 이 지역에는 브라질 한인사회에 존재하는 총 65개의 한인 종교단체 중 33개가 집중되어 있다.

 

(2019년 봉헤치루에서 개최된 ‘아리랑 카니발’)
2019년 3월 1일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브라질 한인사회에 뜻깊은 날이었다. 지구촌 최대 축제인 브라질 카니발(2019년 3월 1일~9일) 개막일에 브라질 한인사회는 <아리랑 카니발>을 개최, 3.1절 100주년 기념 및 한-브라질 수교 60주년 기념 문화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한인사회 내의 문화 관련 단체들은 2016년 12월 2일 「브라질 한인 문화 예술인 연합회」를 결성했는데, 그것은 한인사회와 브라질 사회의 한국 문화 및 관련 이벤트 행사에 대한 수요(축제 및 브라질 TV 방송 출연 등)를 좀 더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 연합회는 ‘3.1절 100주년 기념 및 한-브라질 수교 60주년 기념 문화페스티벌’을 주 「브라질 한국 문화원」과 「브라질 한인회」와 함께 개최했다.
 

침체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는 브라질
브라질은 2015년과 2016년 각각 –3.8%과 –3.5% 성장을 기록했다. 1960년대 이후 처음 나타난 2년 연속의 마이너스 성장은 마침내 호세피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연례 경제전망 보고서는 브라질이 이미 경기침체에서 벗어났고, 향후 포괄적인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개혁(공공지출 감소, 무역 및 투자 증대, 부문별 사회적 지출을 감소)을 수행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브라질의 무역 현황 (2014년 이후)
브라질의 총생산(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0% 정도이다. 그런데 브라질의 아시아 최대 3대 교역국(중국, 일본, 한국)과의 무역 역시 브라질 총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20% 정도에 불과하다. 2018년 브라질의 총수출 금액은 2,423억 6,300만 달러였다. 그 중 중국이 1위로 839억 987만 달러(26%), 미국이 2위로 290억 9,665만 달러(12%), 그리고 일본과 한국이 각각 43억 4,816만 달러(2%)와 34억 3,476만 달러(1%)를 차지했다.

 

그리고 2018년 브라질의 총수입 금액은 1,899억 6,600만 달러였다. 그 중 중국이 1위로 368억 1,798만 달러(19%), 2위인 미국은 311억 708만 달러(16%), 그리고 한국과 일본은 각각 57억 369만 달러(3%)와 46억 1,727만 달러(2%)를 차지했다. 이러한 사실은 브라질이 일본보다 한국으로부터 더 많이 수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브라질의 한국과의 무역 현황
2018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연례 경제전망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이 브라질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보인 것은 2004년부터였고, 무역 금액이 100억 달러를 넘은 것은 2010년부터였다. 이후 양국 간의 무역은 브라질의 경기침체로 부침이 있었으나, 2018년 말 총 무역 금액은 91억 달러(코트라 자료에 의하면 67억 달러)에 달했다. 지금까지 양국의 무역에서 전자·자동차·철강 등 제조업 분야가 주류를 이루었지만, 최근에는 한류의 붐과 함께 K-Beauty와 K-Food 등의 소비재로 바뀌고 있는 추세이다 (「서울경제」, 2019년 5월 16일).




 

소프트파워… 문화전쟁


최근 중국은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을 구축하기 위해, 그동안 서구가 소홀했던 중동,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를 대상으로 소프트파워를 매우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2004년 중국은 세계적으로 공자학당 1,000개를 2020년까지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중국은 최근 5년 동안 공자학당을 2013년 320개에서 2018년 507개로 크게 증가시켰고, 일본은 일본 문화센터를 2013년 26개에서 2018년 29개로, 한국은 한국 문화원을 2013년 25개에서 2018년 32개로 증가시켰다. 중국은 진작부터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을 인식하며 이 분야에 매년 약 100억 달러를 투자해왔는데, 그 중 대표적인 예는 해외에서 개최하는 음력 설날 행사이다. 2010년 전 세계 100개국에서 그리고 2017년 140개국에서 이 행사를 개최했는데, 그 중 최대 규모는 영국 런던이다. 중국은 이 행사를 통해서 중국의 영화 및 창조 산업의 확산을 기대하고 있다.

 

브라질의  아시아   3대  교역국의  ‘문화전쟁’
브라질의 아시아 최대 3대 교역국(중국, 일본, 한국)은 최근 브라질에서 자국 문화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브라질에서 대학과 연계한 공자학당을 8개 세웠다. FAAP대학 공자경영학당(Business Confucius Institute at FAAP), 미나스제라이스 연방대학교 공자학당(Confucius Institute at Universidade Federal de Minas Gerais), 히우그란지두술 연방대학교 공자학당(Federal University of Rio Grand Do Sul), 리우데자네이루 가톨릭대학교 공자학당(Pontifical Catholic University of Rio de Janeiro), 브라질리아대학교 공자학당
(University of Brasilia), 캄피나스대학교 공자학당(University of Campinas), 파울리스타 주립대학교 공자학당(University of Estadual Paulista), 그리고 페르남부쿠 대학교 공자학당
(University of Pernambuco)을 세운 중국은 브라질 전 영토를 대상으로 중국어와 중국 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악화된 일본의 이미지 개선과 일본 문화 보급을 위해서 1954년 브라질에 ‘일본 문화회관’을 세웠다. 1986년 ‘일본인 촌’ 리베르다지 구(區)에 8층 건물로 이사(총면적 15,000m²에 체육관, 도서관, 소형 강당, 전시장, 주차장을 갖추고 있음)한 ‘일본 문화회관’은 오늘날 브라질의 일본 이민역사 박물관, 이비라뿌에라 공원 내의 일본관, 그리고 일본 이민이 집중되어 있는 상호키(São Roque) 시(市) 코쿠시칸 대학에 스포츠 센터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1975년 일본국제교류재단(Japan Foundation)의 후원으로 상파울루 대학교 캠퍼스 내에 ‘일본 문화센터’를 설립하여 일본학과 일본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했다. 이 외에도 브라질의 오지를 찾아다니며 문화 페스티벌을 꾸준히 개최함과 동시에 2017년 11월에는 상파울루 시내 한복판에 ‘재팬 하우스’(Japan House)를 개관했다. 이것은 런던과 로스앤젤레스에 이어 세 번째로 설립된 것이다.

 

한국은 2013년 ‘한국 문화원’을 설치하고, 이후 브라질 대학과 연계된 세종학당―캄피나스 대학(브라질 남동부의 상파울루 주(州)에 위치), 포르투 알레그리 시(市)의 우니시노스 대학(브라질 남부의 히우그란지두술 주(州)에 위치), 브라질리아 연방대학(브라질 중서부에 위치한 수도)―을 세워 운영하고 있다.

 

브라질 한인사회의 ‘문화전쟁’
(브라질의 한류 동호회)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18 지구촌 한류 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2018년 전 세계 1,843개의 한류 동호회가  전년 대비 22% 증가한 8,919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1억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브라질에는 200여 개의 K-Pop 동호회가 약 22만여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데, 그 중 일부 동호회는 ‘한국 문화의 날’ 행사뿐만 아니라, 브라질 주재 한국 공관들―대사관, 총영사관, 교육원, 문화원, 코트라 등―은 물론, 브라질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홍보 및 마케팅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문화의 날’ 행사)
한국 기업이 브라질 전 지역으로 진출함에 따라서 인근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K-Pop을 비롯한 ‘한국 문화의 날’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2006년 상파울루 시(市)에서 제1회 ‘한국 문화의 날’ 행사가 개최되었는데, 브라질 북동부에 ‘뻬쎙’ 제철소가 건설되는 과정에서 페르남부쿠 주(州)정부는 교민 7명이 사는 주(州)수도 헤시피 시(市)에서 2014년부터 ‘한국 문화의 날’을 개최하고 있다. 그리고 한인들은 2015년부터는 북동부의 가장 큰  동양문화축제인 ‘사나 페스티벌’(Sana Festival)에 참여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 기업이 진출한 지역에 한국 문화행사가 개최된다는 의미인데, 이때 한류가 한몫한다. 따라서 브라질 언론과 방송 역시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 브라질 한인사회 그리고 한국 문화 관련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다. 예를 들면 브라질 최대 방송국인 글로브(Globo)는 2018년 1월 25일 상파울루 시(市) 건립 464주년 기념으로 “상파울루의 새 얼굴”이라는 프로그램을 편성했는데, 그것의 주제는 부지런한 한인들이 도시 상파울루의 면모를 바꾸어 놓았다는 것이다.

 

21세기 중국의 브라질에 대한 투자 증가로 중국 이민자의 수가 급증했다(비공식적으로 약 200만 명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음). 이들의 코리아타운에서의 존재와 2013년부터 대만 출신의 중국인들이 음력 설날 ‘일본인 촌’ 리베르다지 구(區)에서 거행하고 있는 ‘중국 음력 설날 축제(Festa do Ano Novo Chinês)’는 브라질 사회에서 ‘동양인들의 음력 설날 축제’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것은 2014년 시작된 시진핑의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and One Road)’ 정책이 최근 중국의 브라질 투자뿐만 아니라, 200여 개의 중국기업의 브라질 진출에 영향을 미친 결과이다. 그런데 5만 명의 한인사회가 한국 문화를 브라질 사회에 알리기 위해서는, 혹은 일본이나 중국이 대대적으로 벌이는 문화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국 문화의 차별화도 중요하지만 때때로 그들과의 동질성을 강조할 필요도 있다. 따라서 브라질 한인사회는 2017년 2월 일본인 사회와 중국인 사회와 함께 ‘동양인의 축제’에 참가했는데, 그것은 평창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


브라질 헤지 텔레비전 방송국(Rede Brasil de Televisão)은 한-브라질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2019년 2월부터 ‘TV 한국 클럽(TV Clube Coreia)’이라는 프로그램을 신설하여 브라질 사회가 관심을 보이는 한국 문화, 요리, 미용 등을 소개하고 있다. 브라질 사회의 한국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소프트파워에 대한 투자가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많은 국가들의 경우, 이에 대한 가장 분명한 지표 중 하나는 문화 및 교육 교류를 위한 정부 기관의 확대된 역량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의 브라질 사회와 브라질 한인사회 구성원을 위한 문화 및 교육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원해 본다.

 


 < 참고자료 >

 

* 최금좌, “세계화 시대 인구이동이 경제발전에 끼치는 함의: 재브라질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세계한상문화연구단, 「디아스포라 연구」, 제10권 2호, pp.107〜137, 2016.12.15.
* 최금좌. “21세기 일본의 대 브라질 접근전략 변화: 상호보완적 관계에서 전략적 경제파트너로 전환”, 한국외국어대학교 포르투갈-브라질 학회, 「포르투갈-브라질 연구」 제15권 1호. (2018). pp.171〜197, 2018
* 최금좌. 2018b. “최근 브라질의 경기침체와 한인사회의 도전”, 한국 포르투갈-브라질 학회, 「포르투갈-브라질 연구」, 제15권 2호, pp.95〜133,  2018. 08. 31.
* 최금좌, “브라질-중국관계 변화”,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남미연구소 「중남미연구」, 제38권 1호 pp.1〜38, 2019.02.28.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연례경제전망보고서(2018)
* British Council,  Soft power Ssuperpowers,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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