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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미얀마 전기료 기습 인상 및 발전 계획 현황

미얀마 김정희 미얀마 비즈니스 연구소(MBRI) 소장 2019/07/31

2019년 7월 1일부터 전기료 인상 정책이 시행되었다. 지난 5월 초부터 약 한달간 사상 초유의 계획 정전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5년 만에 처음으로 미얀마 정부는 6월 25일 전기료 인상을 전격 발표했다. 전기료 인상 필요성을 간간이 주장해오던 정부 태도를 고려하면 발표가 전격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미얀마 정부는 발전 원가에도 못 미치고 아세안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기존 전기 요금 체계 때문에 재정 손실이 커지고 있다며, 향후 발전 시설 확충 및 공급망 확대를 위해 전기 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전력에너지부(이하 MOEE)는 각 부문 단체 대표들과 간담회 등을 통해 전기 요금 인상에 관한 의견을 수렴해 인상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광범위한 여론 수렴 과정 없는 정부의 독단적인 행정 조치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여전히 높다.


발전원가와 재정 손실, 신∙구 전기요금 체계 비교
전력 보급률이 45%에 불과한 미얀마는 전력 공급원이 수력 및 가스 화력 발전소 발전과 민자발전(이하 IPP)으로부터의 전력 구매로 구분된다. 정부의 발전 단가와 IPP의 대정부 전력 판매 단가는 매년 인상1) 되는 반면 지난 5년간 한 번도 오르지 않았던 전기 요금은 전력 공급 원가보다 현저히 낮기 때문에 그 간극을 메우기 위해 미얀마 정부는 매년 거액의 정부 보조금을 집행하고 있다.


MOEE 자료에 따르면 가정용 전기 1kWh의 평균 공급 가격은 2016/17 회계연도2) 96쨔트, 2018년 초 109쨔트였다. 이로 인해 정부 재정 손실은 단위당 59~74쨔트가 발생한다. 2018년 4월부터 2019년 3월까지 1년간 정부가 부담한 총 전력 공급 원가는 9,490억 쨔트였고 이로 인해 발생한 정부 손실은 8,820억 쨔트를 초과했다. 전력 수요 증가에 정비례하여 재정 손실이 급증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2019년 총 발전용량은 3,850MW, 수요량은 발전용량을 초과하는 4,032MW로 전망된다. MOEE 의 추산에 따르면 전력 수요량은 2020년 4,531MW, 2023년 6,321MW, 2025년 8,131MW, 2030년 14,542 MW로 급증할 전망이다. 정부로서는 총선이 예정된 2020년까지의 단기적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이론적으로 매년 전기 공급량을 400MW 이상 늘여가야 하는 실정이다. 연방 정부 예산 중 전기 요금 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기 때문에 보건, 교육 등 기타 시급한 부문의 예산을 깎아먹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이번 전기 요금 인상으로 재정 손실은 어느 정도 줄어들 전망이지만 발전 및 송배전 비용을 완전히 충당하기에 역부족이다.


신규 요금 체계에서 가정용과 종교 시설은 30단위까지 기존 요금 체계와 동일한 단위당 35쨔트가 부과되지만, 31~50 단위 50쨔트, 51~75 단위 70쨔트, 101~150단위 110쨔트, 201 단위 이상 125쨔트 등 사용 구간 구분이 세분화되고 그 인상폭도 달라진다. 100단위 전력 소비자가 기존에 3,500쨔트를 납부했다면 7월부터는 6,050쨔트, 즉 72.9%가 인상 적용된다. 상업용 건물과 공공건물 등은 500단위까지 단위당 125쨔트, 10만 단위가 넘어가면 단위당 180쨔트가 부과된다. 전력에너지 업계 관계자 및 산업계는 전기 요금 인상이 단기적으로는 비용 증가 등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재정 적자가 줄어들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어 대체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발전소 건설 계획 현황 및 지연 사유
NLD정부는 출범 일성으로 전력 공급 확대를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였다. 이를 위해 야심찬 계획들이 도입되었으나 결과적으로 공급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는 않았다. 그동안 추진되었던 주요 발전소 건설 계획 현황 및 지연 사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6년 MOEE는 터키Karpowership과 300MW 부유식 발전소 건설 계약을 맺었고 11월 미얀마 언론인들은 이 회사 초청으로 세계 최대 부유식 발전소라고 홍보되었던 이스탄불 소재 「Karadeniz Powership Onur Sultan」 건조 현장을 시찰했다. 원안에 따르면 2017년 4월 이 발전 시설이 양곤에 입항할 계획이었으나 정부가 높은 제반 발전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없었고 결과적으로 2017/18 회계연도 예산에 이를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자동 폐기되었다.

 

2018년 1월 말 정부는 정체되어 온 발전 프로젝트 급속 재개를 위해 4개 국제 컨소시엄에 총 3,000MW규모의 ‘LNG 발전소 건설에 관한 착수 지시서(이하 NTP)’를 발급하고 2020년 중반까지 완공을 목표로 수립했다. 그동안 추진해 왔던 수력 발전소 프로젝트들이 지연되거나 중단되었고 국내 가스전의 생산량도 줄어드는 시점에서 수입 LNG 발전 프로젝트 발표는 국내외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1년 반이 지난 현재 이들 프로젝트 진행 상황은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LNG 프로젝트를 강력히 추진했던 MOEE 장관 경질설까지 회자되고 있다. 프로젝트 지연 사유는 간단하다. 정부와 각 컨소시엄 간에 전력 구매 결제 조건에 대한 합의(전력 구매 협정, 이하 PPA)가 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이 부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강경하다. 다음 3개 프로젝트 추진 현황을 살펴보면 프로젝트 지연 사유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에야와디 지방에 건설 예정인 ‘설비 용량 1,390MW의 밀라웅자잉(Mee Laung Gyaing) LNG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는 미얀마 ‘수프림 그룹(Supreme Group)’, 중국 ‘저푸 홀딩스(Zhefu Holdings)’, 최근 기술 파트너로 합류한 중국 ‘차이나 화디엔 코퍼레이션(China Huadian Corporation, 중국 최대 국영 발전 회사)’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추진하고 있으며 잠정적인 LNG 공급업체로 스위스 ‘건버(Gunvor)’도 참여하고 있다. 이 컨소시엄은 NTP원안에 미얀마 정부의 정부 보증을 명기하지 않았고, 결제 통화도 미 달러화를 고수하지 않고 달러화 상당의 쨔트화로 결제 가능하다고 명시했기 때문에 정부와의 협상이 비교적 수월한 것으로 알려진다. 기술적∙재무적 타당성 조사, 환경사회영향평가(ESIA)등 사전 조사가 완료되었고 현재 설계 및 엔지니어링 작업이 진행 중이므로 컨소시엄 관계자는 원안에 명시되었던 일정 계획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중국-미얀마 경제회랑(이하 CMEC) 프로젝트의 일환인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다른 프로젝트보다 진행 상황이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다.

 

수프림 그룹이 추진 중인 또 다른 발전소 프로젝트는 정부와 NTP를 체결하고 라카인 주 쨔욱퓨에 건설 예정인 1.8억 달러 규모의 135MW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가 있다. 이 프로젝트는 CMEC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중요 프로젝트로, 올 4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일대일로 정상회담의 부속 일정에서 MOEE 장관은 수프림 그룹, 중국 국영 시노하이드로(SinoHydro)와 PPA 결론 도출을 위한 확인서(letter of acknowledgement)를 체결했다. 쨔트화 결제 조항이 포함된 PPA는 정부 최종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태국 증시 상장사인 TTCL(일본 토요타이 엔지니어링과 태국 이탈리안-타이 디벨롭먼트의 합작회사로 1985년에 설립)은 지난달 자사 LNG 프로젝트가 환경영향평가를 준비 중이며 2차 공청회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TTCL도 PPA 관련 정부와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회사 관계자는 곧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의 경우 미얀마 항만청(Myanmar Port Authority)이 원안 변경을 요구했기 때문에 투자비가 2018년 추정 금액 3.5억 달러에서 6.2억~6.4억 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TTCL은 높은 부채비율과 미흡한 운영성과 때문에 2018년 10월 태국 신용평가 회사가 TTCL 신용등급을 BBB-로 강등한 바 있고, 이 프로젝트 자금 마련을 위해 양곤 알론 소재 121MW 가스 화력발전소 지분을 일본 기업들에 매각하는 등 자금 사정이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프로젝트 수행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알려진다.

 

21억 달러, 1,230MW 규모의 타닌타리 지방 ‘칸복 LNG 프로젝트’는 프랑스 토탈과 독일 지멘스의 컨소시엄이 진행하고 있다. 현재 타당성 분석 및 ESIA가 완료되었으나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은 양곤 지방 전력 공급을 위해 ‘칸복-빠야지(바고 지방, 여기서 국가 송전망에 연결)’간 450Km에 달하는 500kV 송전선 건설 비용(5억~10억 달러 상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 컨소시엄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500kV 송전선 라인 건설 대신 기존 송전 라인 활용 방안 및 1단계 발전용량 축소 등이 포함된 프로젝트 개정안을 정부측에 제안했으나 정부는 프로젝트 수정안 채택은 불가하며 협상이 지연될 경우 프로젝트 중단 혹은 취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편 지멘스는 컨소시엄 지분을 축소하고 향후 이 프로젝트에 기술 및 자문만 제공하는 것으로 그 역할을 한정함에 따라 토탈이 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상기 3개 LNG 프로젝트의 지연 사유는 크게 공급 가격, 결제 통화, LNG가격 책정 기준 및 정부 보증 등 네 가지를 들 수 있다. LNG 프로젝트의 발전 비용이 다른 발전 비용보다 더 비싸기 때문에 정부는 IPP와 전력 구매 비용을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IPP 입장에서는 프로젝트 수익성을 고려할 때 판매 가격을 너무 낮게 책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부는 또한 결제 통화를  쨔트화로 고수하고 있지만, IPP는 환리스크 헷지를 위해 달러화 결제를 요구하고 있다. LNG 가격 책정면에서도 IPP는 변동 가격이 반영되기를 바라지만, 정부는 고정 가격을 선호하는 등 결정적인 조건 협상에서 양측의 입장은 양보의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결제 조건뿐만 아니라 IPP는 미얀마의 국가 위험을 감안하여 미얀마 정부의 정부 보증을 계약서에 명시하기를 주장하지만 정부는 이를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여기서 정부 입장을 일부 양보해서라도 조속히 전력 공급을 늘려야 하는 MOEE와 재정 부담 및 거시경제를 우선시해야 하는 기획재정부 및 중앙은행(CBM)의 입장이 다른데, 전력 공급 이슈에 있어서 후자의 영향력이 더 크기 때문에 협상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20년 여름 성수기를 겨냥한 단기 전력 공급 계획과 국제기구의 권고, 시사점
미얀마 정부는 당장 내년 여름 성수기 전력 수급을 맞추기 위해 단기 비상 전력 수급 발전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고려 중이다. 이 중에는 올 5월 초 발표한 ‘중국과 라오스로부터 2년간 1,000MW의  전력 구매 계획’과 ‘100~200MW 규모의 온그리드 태양광 PV 프로젝트’, ‘LNG 발전용 바지선을 이용한 1,400MW 발전 계획 입찰’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밖에도 MOEE산하 발전공사(Electric Power Generation Enterprise)는 5개 발전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1,000MW의 구매 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MOEE 관계자 인터뷰에 따르면 정부는 기존 가스 화력발전소와 부유식 발전소에서 전력을 구매할 계획으로, 2020년 여름 성수기 단전 횟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세계은행은 2019년 6월 미얀마이코노믹모니터(Myanmar Economic Monitor)를 통해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미얀마는 2배의 투자가 필요하고 프로젝트 시행은 3배 이상 빨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세계은행은 미얀마 전력 소비가 2030년까지 연평균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전력에너지 부문 투자가 연간 20억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며 재정적으로 실행 가능하고 지속가능한 발전 부문을 도모하기 위해 전기 요금 인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IMF는 최근 연례협의(Article IV consultation)에서 일부 계획된 프로젝트들이 중대한 재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미얀마정부는 정부 보증 제공에 신중히 접근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미얀마 정부 보증을 요구하는 일부 프로젝트들의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데 기획재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언급한 일부 프로젝트에 발전 프로젝트가 포함된 것은 분명하다.


미얀마 정부는 기습적인 전기 요금 인상을 국민들이 감내하고 있는 이유가 총선을 목전에 둔 2020년 여름 성수기에 올해와 같은 계획 정전이 없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단기 전력 공급량 증가를 위해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 이 분야 투자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DICA는 정전이 한창이던 5~6월 간 한국, 일본, 중국 및 태국 투자자들의 전력 분야 투자 제안서를 다수 접수했다고 밝혔다. 태국 PTTEP는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중국은 수력발전에 대한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는 전기료 인상으로 전력 부문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ICA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0월~2019년 6월 간 전력 부문 외국인 직접투자금액은 31.59억 달러를 기록했다. 참고로 미얀마 정부는 올해 전력 소비 증가율이 19%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미얀마 발전 부문은 우리 기업에 분명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투자 결정에 앞서 언급한 최근 사례를 면밀히 분석한 후 대책 및 대안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 각주

1) 2019년 평균 발전 원가(국영 발전소와 IPP 발전 원가 모두 포함)는 2019년 기준 114쨔트인데 2021/22 회계연도에 단위당 148쨔트로 인상될 전망. 환율 : 1챠트는 0.78원(2019년 8월 1일 기준)
2) 미얀마 회계연도는 ‘당해 연도 4월 1일부터 다음 해 3월 31일’을 적용해 오다가 2018년 10월부터 ‘당해 연도 10월 1일부터 다음 해 9월 30일’로 변경. ‘2018년 4월부터 9월까지’는 ‘미니 회계기간’으로 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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