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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2019년 9월 중동 한눈에 보기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EMERiCs - - 2019/09/30

□ 사우디 원유 시설 피격으로 중동 안보 불안 고조


9월 14일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의 아브카이크 탈황시설과 사우디에서 두번째로 큰 유전인 쿠라이스 유전이 드론 공격을 받아 큰 피해를 입었다. 압둘아지즈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공격으로 인해 전세계 원유 공급량의 5%, 즉 사우디 하루 수출량의 절반에 달하는 하루 평균 57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었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석유파동과 이란 혁명과 1차 걸프전 시기 생산 감축량을 뛰어넘는 규모다.

 

사우디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국제 유가 급등했으나, 조속한 복구로 안정화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는 전세계 원유 수요량의 10%인 하루 평균 1,0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해왔다. 사우디의 하루 생산량이 절반 이상 줄어들면서 9월 16일 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전거래일 대비 14.7%가 올랐으며 브렌트유는 14.6%가 오르는 등 국제유가 인상폭은 역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공격 직후에는 시설 복구 일정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유가가 최대 배럴당 8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했으나, 기존 예상보다 복구는 신속하게 이루어지면서 당초 우려는 불식되는 분위기다. 9월 24일 사우디 정부가 생산량의 75%를 회복했으며 10월 초까지 생산량을 완전히 복구할 것이라 발표하면서 국제유가는 배럴당 60달러 선으로 안정을 되찾았다.

 

이란과 미국 및 친미 국가 사이 갈등 이어지면서 중동 안보 불안에 대한 우려 고조
예멘 내전에서 사우디 주도 동맹군과 교전 중인 후티 반군은 이번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은 이를 거부하고 이란이 공격 배후라고 지목했으며 사우디 측 또한 이번 공격에 사용된 무기가 이란산이라고 주장하며 이란 연루설에 힘을 실어주었다. 한편 이란은 미국과 사우디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이번 공격은 친이란 무장조직의 전투력은 새로운 형태의 비대칭 공중 위협에 대처하기에는 미흡한 사우디 방공망을 뚫고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심각한 피해를 입힐 정도로 향상되었음을 보여주며, 이러한 전투력 향상 원인으로는 이란의 지원이 있다고 지목된다. 후티 반군뿐만 아니라 이라크의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 조직과 레바논의 헤즈볼라 또한 적극적으로 신형 드론을 운영하며 중동 내 친미 동맹국을 위협하고 있다. 이란과 미국 및 사우디와의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친이란 무장조직의 전투력 상승은 중동 안보 불안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으며 , 이번 공격으로 드러난 원유 생산 시설의 취약성은 유가에도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 잇따른 악재에 직면한 사우디의 관광업 진흥 계획 


9월 27일 사우디아라비아는 역사상 최초로 유럽 38개국,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7개국 및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총 49개국 국적자를 대상으로 관광비자를 발급하기로 발표했다. 관광비자는 발급일로부터 360일동안 유효하며 최대 90일까지 체류 가능하다. 이는 관광업 등 다양한 산업을 발전시켜 산업구조를 다변화하고 원유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사우디 정부는 사우디를 방문하는 해외 관광객 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속철 화재와 후티 반군 공격 등 잇따른 악재에 직면한 사우디
사우디의 계획은 잇따라 발생한 악재로 어려움에 처했다. 9월 29일 제다의 하라마인 고속철도 역사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최소 5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홍해의 주요 항구인 제다와 순례객들이 방문하는 이슬람의 성지인 메카와 메디나를 연결하는 하라마인 고속철도는 2018년 관광업 육성을 위해 사우디 정부가 약 73억 달러(약 8조 7,500억 원)을 투자해 건설한 중동 최초의 고속철도이다.

 

한편 화재가 발생한 날 예멘의 후티 반군은 사우디 남부 나즈란 지역에서 대승을 거두고 약 500명의 사우디 군인을 사살하고 2,000명을 포로로 잡았으며 군용차량과 무기 등을 노획했다고 주장했다. 후티 반군은 포로들과 노획한 군용차량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으나, 영상에 등장한 사람들 대다수는 민간인 복장을 입고 있었으며 따라서 이들이 실제 사우디 군인인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사우디 정부는 아직 후티 반군의 주장에 대응하지 않았다. 관광비자 발급을 발표한지 이틀만에 관광 관련 핵심 인프라 시설의 안전과 사우디 안보 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악재들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사우디의 관광대국 진입은 시작부터 어려움에 부딪혔다.

 

□ 핵합의 이행 3단계 축소에 돌입한 이란


9월 6일 이란은 핵기술 연구와 개발 및 고성능 원심분리기에 대한 제한을 해제하여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하는 3단계 조치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란은 원심분리기 보유 한도를 최대 5,060기로 규정한 핵합의 규정을 위반하는 한편 핵합의에서 금지한 고성능 원심분리기를 9월 7일부터 가동하기 시작했다. 다수의 고성능 원심분리기 가동은 곧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수준의 고농축 우라늄을 더욱 빠른 시일 내에 생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럽 측에 핵합의 유지 위한 노력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 높여가는 이란
이란은 이미 앞서 두차례 핵합의 상대국인 영국·프랑스·독일 유럽 3개국에 이란 원유 수입을 포함한 대이란 교역 재개와 금융거래 정상화를 요구하며 핵합의 이행 수준을 축소한 바 있다. 유럽을 압박하기 위해 이란은 지난 5월 농축 우라늄 보유 한도인 300kg를 초과하여 농축 우라늄 생산과 보유를 재개한 데 이어 7월에는 농도 제한인 3.67%를 초과한 농도 4.5%의 농축 우라늄 생산을 시작했다. 이번 3단계 축소 조치를 발표하면서도 이란은 유럽 국가가 60일 내로 원유 수입과 교역 재개, 금융거래 정상화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미국과 이란 양측의 첨예한 입장 차이 계속… 유럽은 이란에 경고 메시지 전달
핵합의 유지를 위한 유럽 측의 노력은 미국과 이란 양측의 첨예한 입장 차이가 계속되면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9월 2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란 원유 수입 대가로 유럽 측이 이란에 150억 달러(약 17조 8,700억 원) 규모의 신용공여한도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과 교역하는 모든 국가와 기업을 규제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프랑스의 제안은 사실상 실현 가능성이 사라진 상황이다. 오히려 9월 26일 유럽 3국이 이란이 다시 한번 핵합의를 위반한다면 유럽 역시 핵합의를 파기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부과할 수 있음을 경고하면서 핵합의 유지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


9월 17일 치러진 이스라엘 재총선 결과 베냐민 네타냐후 현 총리가 지지의석 55석을 확보하여 경쟁 후보인 베니 간츠가 이끄는 중도 및 좌파진영 의석인 54석을 근소하게 앞서면서 9월 25일 차기 총리 후보로 지명되었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지지 의석 역시 연정 구성에 필요한 최소 의석인 61석(전체 120석 중)에는 미치지 못하면서 연정 구성에는 난항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타냐후는 최대 42일 내에 연정을 구성해야 하며 실패할 경우 연정 구성권은 간츠 대표에게 주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간츠가 이끄는 청백당 지지 진영 또한 아랍계 이스라엘 의원의 반대로 인해 연정 구성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며 최악의 경우에는 역사상 최초로 한 해에 세 번의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연정 구성의 어려움으로 네타냐후의 총리 5선 연임 가능성 여전히 불투명
총선 결과 리쿠드당이 32석을 얻은 반면 경쟁 정당인 청백당이 총 33석을 획득하여 네타냐후의 총리 5선 연임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그러나 총 55석의 지지 의석을 확보하는데 성공하면서 기사회생한 네타냐후는 다시 총리 5선 연임을 노려볼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연정 구성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61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리쿠드당은 간츠의 청백당 또는 중립을 밝힌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전 국방장관이 이끄는 이스라엘 베이테누(총 8석)의 지지를 얻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츠는 뇌물수수와 배임 혐의로 기소된 네타냐후와는 협력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네타냐후의 대연정 구성 제안을 거부했다. 한편 리에베르만의 이스라엘 베이테누는 이미 지난 4월 총선 이후 초정통파 유대인(하레디)의 병역 면제 혜택 축소를 요구하며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과 갈등을 빚고 리쿠드 동맹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결국 이스라엘 베이테누의 리쿠드 동맹 이탈로 인해 네타냐후는 연정 구성에 실패했고 다시 이번 9월 재총선이 치러지게 되었다. 이번에도 리에베르만은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이 포함된 연정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네타냐후는 리쿠드당의 핵심 동맹 세력인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과 리에베르만의 세속 우파 진영 사이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스라엘의 전반적 우경화와 정당간 극명한 이해관계 차이를 보여주는 총선 결과
이번 총선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은 우파 진영의 분열이다. 세속 성향과 유대교 원리주의 성향 모두를 아우른 우파 연합은 네타냐후의 과거 핵심 지지 기반이었으나, 우파 대연합이 리에베르만과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의 갈등으로 무너지면서 네타냐후의 기반이 큰 타격을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도 세속 우파 유권자의 표가 이스라엘 베이테누로 분산되면서 리쿠드 동맹 진영의 세력 약화와 우파 내 분열이 감지되었다. 한편 세속 우파 진영이 이탈한 뒤 리쿠드당과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진 상황이다. 이처럼 우파 진영 내의 분열로 인해 네타냐후의 연정 구성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편 리쿠드당의 전통적인 경쟁 세력인 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6석을 얻는데 그치며 이스라엘 정계의 전반적인 우경화 속에서 좌파 진영이 크게 약화되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우경화로 인해 ‘두 국가 해결책’을 통한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 이스라엘-레바논 헤즈볼라 무력 충돌 발생


9월 1일 레바논의 시아파 정파인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 이스라엘 접경지역에서 이스라엘 군기지를 향해 대전차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이 즉각 포탄 100여 발을 발사하며 응전하면서 양측 긴장이 고조되었다. 지난 8월 24일 헤즈볼라가 베이루트 상공에 진입한 이스라엘 드론 정찰기 2대를 격추하면서 촉발된 이번 갈등은 오늘날 중동에서 벌어지는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 드론 전쟁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군사용 드론 운용의 선두주자인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이라크 등 중동 내 친이란 무장조직을 타격하기 위해 드론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란의 기술력 향상과 헤즈볼라의 군사력 향상을 우려하는 이스라엘
이란 역시 이스라엘에 대응해 적극적으로 드론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2019년 들어 이란은 대형 탄두를 부착한 채 장거리 및 장시간 비행이 가능한 새로운 드론을 잇달아 공개하며 기술력을 과시하면서 이스라엘은 이란의 신형 드론을 지원받은 헤즈볼라의 군사력 향상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9월 14일 막대한 피해를 남긴 후티 반군의 드론 공격은 드론이 지닌 강력하 군사적 잠재력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은 이란으로부터 신형 드론과 군사 기술 및 첨단 무기를 지원받은 헤즈볼라가 후티 반군처럼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부상할 수 있음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9월 3일 이스라엘군은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헤즈볼라가 이란의 인력과 물자 및 부품 지원을 받아 레바논 남부 지역에 미사일 생산공장을 건설하는 중이라고 주장하며 헤즈볼라와 이란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자국 안보에 중대한 위협 요소임을 재차 강조했다. 헤즈볼라는 이를 부인했으나 조직이 이스라엘의 핵심 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첨단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군사기술의 발전 덕분에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헤즈볼라와 같은 비국가 행위자 또한 강력한 군사력을 지닐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향후 중동 안보에 새로운 변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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