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2019년 11월 중동 한눈에 보기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EMERiCs - - 2019/12/02

□ 이란의 추가 위반으로 위기에 놓인 이란 핵합의
지난 11월 5일 이란은 핵합의 이행수준을 축소하는 4단계 조처 시행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11월 6일 핵합의에 따라 가동이 금지된 포르도 농축시설에서 원심분리기 가동과 우라늄 농축 작업이 재개되었다. 이란은 앞으로 더욱 고성능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여 우라늄 농축 속도를 향상할 것이며 필요에 따라 우라늄 농도 역시 현재 4.5% 수준에서 핵무기 개발의 예비 단계 수준인 20%까지 상향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란의 압박에 대해 유럽 국가들 강경한 입장
이란은 올해 5월부터 11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핵합의 상대국인 영국·프랑스·독일 유럽 3개국에  이란과의 금융거래 및 원유 거래 재개를 요구하며 핵합의 이행수준을 축소해왔다. 이번에도 하산 로하니(Hassan Rouhani) 이란 대통령은 유럽 3개국에 60일 내로 이란산 원유 수입과 금융거래를 재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핵합의 유지를 위해 이란과 미국의 타협을 중재해온 유럽 측은 이란의 계속되는 핵합의 이행 축소 행보에 우려와 반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1월 11일 유럽 3개국 외무장관은 이란이 지속적으로 핵합의를 위반할 경우 유럽 역시 대이란 경제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고 시사하며 유럽 측의 입장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또한 처음으로 이란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란과 미국의 입장 차이가 첨예한 가운데 양측 사이의 중재와 핵합의 유지를 위해 노력해온 유럽의 입장 변화가 결국 핵합의의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전문가들, “이란의 이번 조처가 핵합의에 특히 부정적인 영향 미칠 것”
전문가들은 특히 핵합의 타결 이전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던 포르도 시설 재가동이 특히 심각한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보았다. 포르도 시설 재가동은 미국과 EU 뿐만 아니라 이란의 우방인 러시아, 중국에게도 심각하게 여겨지는 사안이며, 따라서 이란의 이번 조처는 이란에 대한 외교적 압박과 핵합의 유지 노력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란 내부에서 미국 및 EU와의 어떠한 협상이나 타협도 거부하는 강경파의 입지가 강화되면서 이란이 더욱 공격적이고 도발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제재가 먼저 해제되어야 협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강경파의 영향력 강화는 결국 핵합의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는 분석 또한 제기된다.

 

□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기업공개(IPO) 추진
지난 11월 3일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4년간 여러 차례 연기되었던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의 기업공개(IPO) 절차가 공식적으로 시작된다고 발표했다. 오는 12월 아람코 전체 주식 중 1.5%가 사우디 리야드 주식시장인 타다울거래소에 상장되며 1%는 기관 투자자에게 나머지 0.5%는 개인투자자에게 매각된 예정이다. 아람코는 11월 17일부터 사우디 및 GCC 회원국 국적의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주식 청약을 시작했으며, 기관투자자들의 청약까지 끝난 12월 5일에 전체 상장 규모와 최종 공모 가격, 기관투자자에 대한 매각 비율을 공식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아람코의 IPO, 사우디 비전 2030 개혁 추진을 위한 핵심 재원
세계 최대의 원유 생산 및 수출 기업인 아람코는 세계 최고 수준의 순이익과 매출액을 자랑한다. 2019년도 1월~9월 3개 분기 아람코의 총매출액과 순이익은 미국 애플의 총매출 및 순이익을 압도한다. 2018년도 아람코가 기록한 순이익인 1천 111억 달러(약 128조 8,710억 원)는 같은 기간 애플의 순이익인 595억 달러(약 69조 795억원)을 크게 상회하며 J.P 모건체이스와 구글 자회사인 알파벳, 페이스북, 엑손 모빌이 같은 기간 기록한 순이익을 모두 합친 액수보다 많다. 아람코의 기업가치를 약 2조 달러(약 2,322조 4천억 원)로 추산하는 사우디 정부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아람코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사우디 비전 2030 개혁 추진을 위한 핵심 재원으로 삼을 계획이다.

 

해외 투자자들 불확실성을 우려…공모 참여에 소극적
11월 28일 개인투자자 공모가 마감된 가운데 개인투자자 및 기관투자자의 신청액은 사우디 정부의 당초 예상 금액인 256억 달러(약 30조 2,080억 원)의 1.7배에 해당하는 443억 달러(약 52조 2,740억 원)에 달했다. 사우디 전체 인구 3,400만 명 중 14.4%인 약 490만 명이 이번 공모에 참여했다. 그러나 공모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대부분은 UAE와 쿠웨이트 등 걸프 국가 출신이며 해외 기관투자자의 참여비율은 현재까지 약 10%에 그친다. 해외 기관투자자들은 이란과 미국·사우디 사이 지정학적 대립 속에서 취약한 걸프 지역의 안보 상황과 왕실이 통제하는 아람코의 불투명한 경영, 유가 변동, 원유 수요 감소와 신흥 산유국의 원유 생산증가로 인한 유가 하락 가능성과 같은 여러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아람코 투자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지난 11월 21일 이스라엘 검찰은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를 뇌물수수, 배임 및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기업가들로부터 금품을 받고 각종 정치적 편의를 봐 준 혐의를 받고 있는 네타냐후는 검찰 기소를 쿠데타 시도로 비판하며 총리 사임 가능성을 일축했으나, 당내 압박이 거세지자 결국 11월 24일 리쿠드당의 신임 당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 개최에 동의했다.

 

야당인 청백당 부상…네타냐후의 정권 유지 가능성 불투명
검찰 기소에 더해 네타냐후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야당인 청백당의 도전에 직면하면서 네타냐후의 총리 5선 연임과 정권 유지 가능성 또한 불확실해진 상황이다. 올해 4월 총선에서 원내 1당을 차지하고도 연정 구성에 실패한 네타냐후의 리쿠드당은 9월 재총선에서는 베니 간츠가 이끄는 청백당에 1위 자리를 내주었으며 연정 구성에도 실패하여 간츠에게 연정 구성권을 넘겨주었다. 그러나 간츠마저도 기한인 11월 20일까지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총리 선출권은 이스라엘 역사상 최초로 의회에 주어졌다. 이처럼 네타냐후의 확고한 입지가 흔들리고 차기 총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리쿠드당 외부만이 아니라 당내에서도 네타냐후에 대해 도전하는 인물들이 나타났다. 
당내외의 도전과 위기에 직면한 네타냐후가 총리 5선 연임에 성공할지 여부는 그 어느 때보다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스라엘의 정치적 불확실성 장기화
네타냐후는 핵심 지지층인 강경 보수 성향의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모아 위기를 돌파하고자 한다. 이스라엘은 11월 12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무장조직 지휘관을 사살한데 이어 11월 20일에는 시리아 내 이란 군사시설을 공격했으며, 이는 네타냐후에 대한 강경한 대외정책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의 지지를 동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네타냐후에 우호적인 미국 트럼프 행정부 역시 11월 18일 41년 만에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을 사실상 승인하면서 네타냐후에 힘을 실어주었다. 그러나 심각한 수준에 이른 이스라엘의 정치적 양극화와 대립 상황에서 비롯된 정치적 불확실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비리 혐의로 기소된 네타냐후와는 결코 연정에 합의하지 않겠다는 간츠와 청백당의 입장과 총리직을 자진해서 포기할 뜻은 전혀 없는 네타냐후의 입장 사이 간극이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 어느 때보다 입지가 취약해진 네타냐후가 이번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 총리 사퇴 이끌어낸 이라크 반정부 시위 
지난 10월부터 시작된 이라크 반정부 시위가 더욱 과격해지는 양상이다. 시위대와 군경의 충돌로 두 달간 400명 이상의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11월 29일에는 결국 아델 압둘 마흐디(Adel Abdul Mahdi) 총리가 사임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란의 내정 간섭과 부패하고 무능한 기존 정치인에 대한 깊은 불만이 폭발한 이번 반정부 시위는 총리 사임으로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시위 원인, 이란과 친이란 정치인에 대한 국민적 불만
이번 시위는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권력을 잡아온 친이란 성향의 정치인과 이라크에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해온 이란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결과로 분석된다. 기존 정치인들이 오직 이란에 이익이 되는 정책만을 추구하는 하수인이라는 인식과 불만은 이라크 국민이 경험하는 경제난과 저발전 상황의 책임이 이란에도 있다는 인식으로 발전했다. 11월 3일에는 이라크 남부 시아파 성지인 카르발라의 이란 영사관이 시위대의 습격을 받았으며, 반이란 구호를 외치며 친이란 성향의 정당 사무실과 민병대 시설을 공격하는 등 시위대는 공공연히 반이란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한편 이란과 친이란 민병대 조직은 이라크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 친미 수니파 아랍 국가가 반정부 시위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하며 대응에 나섰다.

 

반정부 시위 확대로 이란의 중동 내 영향력 확대 전략 타격
전문가들은 시아파가 다수인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되어 결국 총리 사퇴까지 이끌어낸 이번 시위가 친이란 시아파 정치세력을 통해 아랍 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온 이란의 중동 전략이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시위대가 요구하는 친이란 정치세력의 퇴진과 기존 이라크 정치구조에 대한 전면적 개혁과 변화가 실현될 경우 이란의 기존 중동 전략이 변화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시위 참여자들은 이란뿐만 아니라 미국과 이스라엘 등 서구 국가와 걸프 아랍 국가에 대해서도 반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이는 특정 국가가 아니라 외세와 협력하며 권력을 유지해온 부패하고 무능한 국내 정치세력이 바로 이라크 국민의 분노 대상임을 보여준다. 총리는 사퇴했지만 고질적인 경제적 저개발과 부패, 종파와 정파 사이 만연한 상호경쟁과 대립으로 마비 상태에 빠진 정부의 무능력 등 근본적이고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대안이 제시되지 않는 한 이라크 국민의 불만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