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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불가리아 발전을 위한 보리소프 총리의 정치적 행보

불가리아 이하얀 한국외국어대학교 EU연구소 책임연구원 2019/12/13

2019년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보이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가 우리나라를 공식 방문했다. 불가리아 총리로서는 최초 방한이다. 2020년 한-불가리아 수교 30주년을 맞아 이루어진 보리소프 총리의 방한은 1990년 수교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양국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방한 기간 동안 보리소프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이낙연 국무총리, 한국 경제 대표단 등을 만났고 정상 회담에서 양국은 교역 〮 투자, 에너지 〮 인프라, 문화 〮 교육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현재 불가리아 정부는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늘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보리소프 총리는 방한 기간 동안 매력적인 불가리아의 투자 환경을 홍보하며 그 동안 부진했던 한국기업의 對불가리아 투자 진출을 독려하였다. 실제로 총리 방한 직후, 한국 기업이 1,100만 유로 규모의 ‘불가리아 수도 지하철 스크린도어 설치 프로젝트’를 수주하였다. 본고에서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세 차례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불가리아의 대내외 발전을 이끌고 있는 보리소프 총리의 정치적 행보를 통해 한국과 불가리아의 관계를 예상해 보고자 한다.

 

보리소프 총리 이력과 리더십
가라데 코치, 경호회사 대표, 내무부 장관, 소피아시 시장, 국회의원, 불가리아 총리 등 이 모든 직함이 현재 불가리아의 50대 총리인 보이코 보리소프의 이력이다. 1959년 내무부 관리직 아버지와 초등학교 교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내무부 산하 교육기관에 입학, 소방과 경찰 업무를 배운 뒤 1982년부터 1990년까지 내무부에서 근무한다.

 

90년도에 은퇴 후 1991년에는 사설 경호회사인 ‘IPON-1’을 설립한다. 1954년부터 1989년까지 장기집권한 토도르 지프코프와 1937년 국왕직, 2001년~2005년 총리직을 역임한 차르 시메온 2세 등 불가리아의 주요 인사들의 경호 업무를 하였다. 이와 같은 특이한 경력은 불가리아 국민들로 하여금 보리소프 총리가 불가리아 정부의 부패와 지하 경제에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란 이미지를 갖게 하였다. 그는  2001년에 내무부 장관으로 임명되어 불가리아의 주요 마피아 보스들을 검거하는 등 큰 활약을 하기도 하였다. 당시 마약밀매와 조직범죄 현장을 직접 기습하는 등 대범한 추진력을 보여 ‘배트맨’이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다. 이후 2005년에 소피아시 시장으로 당선되었고 보수 정당인 GERB(유럽 발전을 위한 불가리아 시민)을 창설하였다. 2009년 총리 선거 당선으로 총리직에 임명되었고 2013년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전국적인 시위의 여파로 사임하였지만 이듬해 다시 집권하였다. 2017년 선거 패배의 책임으로 다시 사임하였지만 4달 뒤 재신임 되어 현재까지 총리직을 수행하고 있다.

 

부정부패 척결 노력
보리소프 총리는 부정부패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2007년 EU에 가입한 불가리아는 가입 당시부터 지금까지도 28개 회원국 중 최빈국으로 경제 발전을 위해 EU 자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또 불가리아는 EU 가입 당시 조직범죄, 사법 및 부패 분야에 대한 추가 개혁 필요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 때문에 2004년 EU는 중동부 및 남유럽 10개국을 받아들였지만 불가리아와 루마니아의 가입은 3년의 유예기간을 두었다. EU 집행위는 불가리아 정부 개혁의 진전 상황을 평가하고 추진 방향을 권고하며 “협력 및 검증 메커니즘 (CVM)”을 도입하고 정기적으로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기로 하였다. 親EU 성향의 정치인이고 EU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보리소프 총리는 사법개혁, 부패 및 조직범죄 척결 등을 통해 EU로부터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내외 이미지를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첫 번째 총리를 역임할 당시, 마피아 수사에 진전이 없는 가장 큰 이유를 정부 관리들의 부정부패에 기인한다고 여기고 조직범죄척결청장과 불가리아의 경찰 청장 격인 내무부 사무총장과 페트코브(Petkov) 전 내무장관을 부패혐의로 체포하기도 하였다. EU 기금과 정부의 예산이 목적에 맞게 사용되고 조직범죄의 주머니로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해 범죄와의 전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마피아와 연관된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조사를 은밀히 실시하였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6년 1월, EU의 CVM 보고서에서는 사법개혁과 관련한 하위 법 개정 추진을 통한 후속 조치가 필요하며, 고위급 부패 및 조직사건 처리에 있어서 실질적 결과 도출이 절실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보리소프 총리는 2018년 상반기 EU 이사회 의장국 수행을 하면서 CVM 모니터링을 조기 종료하기 위해 입법 및 어젠다 설정을 충실하게 진행하였지만, 법과 제도 개선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되지 않았다. 불가리아 정부는 사법개혁과 부정부패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로 하였다.

 

성공적인 EU 이사회 의장국 수행
불가리아 정부는 2018년 1월부터 반년 동안 EU의 이사회 의장국을 역임했고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리소프 총리는 EU 의장국 과제를 전담하는 부처인 ‘Ministry for the Bulgarian Presidency of the EU Council 2018’을 신설하고 의장국 수행 기간 동안 객관성과 투명성을 잃지 않으며 공정하고 균형 잡힌 모습으로 네 가지 핵심 과제를 수행하였다. 네 가지 핵심 과제는  1) 경제성장과 사회적 결속을 위한 유럽과 청년의 미래 (Future of Europe and Youth),  2) 서부 발칸반도 지역과 유럽의 균형 (European perspective and connectivity of the Western Balkan) , 3) 강력하고 연합된 유럽을 위한 안보와 안정성 (Security and stability in a strong and united Europe) ,  4) 미래의 디지털 경제와 기술 (Digital economy and skills of the future)이다. 이 기간 동안  불가리아는 자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터키, 세르비아, 마케도니아 등 주변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였다. 유럽연합 집행위 위원장 장클로드 융커는 불가리아 총리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불가리아의 의장국 수행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언급하였다. 의장국 수행을 통해 불가리아는 발칸 유럽 내 위상을 높이고 EU라는 큰 무대에서 불가리아를 알릴 수 있는 기회였으며 EU가입 이후 빠르게 발전한 불가리아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과거에 불가리아가 유럽연합의 순수혜국, 외부자, 일원으로 여겨졌었다면 유럽연합의 일원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성공적인 수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정부패, 사법개혁의 문제는 남아있다.

 

경제 개혁 및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한 노력
보리소프 총리는 2007년 유럽연합 가입 이후부터 현재까지 외국인의 투자유치를 위한 투자 장려 정책을 시행하며 외화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불가리아 경제는 2010년대에 들어 완전한 회복세로 전환되어 매년 3% 이상의 경제성장을 지속해 왔다. EU 평균 경제성장률이 1~2.8%인것과 비교하여 높은 수준이다. 투자와 기업의 수익성 증가가 수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경제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저임금, 숙련된 노동력을 활용하여 불가리아를 유럽의 생산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투자 진출이 이어지며 불가리아에서 생산된 제품이 EU 역내로 수출되고 있으며 기업의 순이익이 증가되는 추세에 있다. 보리소프 총리는 불가리아가 ‘기업들이 비즈니스 하기 좋은 나라’ 임을 강조하며, 매일 해외 투자가 늘어나며 불가리아의 경제 상황이 나아지고 있음을 홍보하고 있다. 방한 전에도 한국의 전기차, 배터리 분야와 협력 가능성이 높으며 15억 달러의 투자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한국과 불가리아 간 투자 협력 확대 기대 
한국과 불가리아는 1990년 3월 국교를 수립하였고 내년이면 수교 30주년을 맞는다. 그 동안 3명의 불가리아 대통령, 3명의 한국 총리를 비롯한 고위급 인사가 양국을 방문하였고 음악, 미술인들의 연주회와 전시회를 통해 문화 예술면에서 관계가 두드러졌다.

 

또 교육분야에서도 매년 5~15명의 상호 국비 유학생 교환하였고 국립소피아대학에 한국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에 불가리아어학과 개설을 통해 국가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다. 불가리아는 한류와 더불어 한국어 교육열풍이 유럽에서 가장 거세게 부는 나라로 전국에 걸쳐 각 지방 대학에 한국어 학과가 개설되고 있으며 유럽 최초로 공립학교에 한국어학과가 개설되기도 하였다. 이렇듯 그동안 양국간 정치, 문화 및 학술 면에서의 교류는 크게 확대되어 왔다. 2011년 7월 1일 한-EU FTA가 발효됨으로써 무역과 투자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규모에 있어 아직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많은 기업들이 불가리아를 중동부유럽 국가의 신흥 투자처로 관심 갖기 시작했고 총리 방한을 모멘텀으로 삼아 불가리아와 한국 간 투자 교류가 한층 강화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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