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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의 주요 내용과 과제

라오스 / 미얀마 / 베트남 / 캄보디아 / 태국 이요한 한국외국어대학교 동남아연구소 교수 2019/12/16

한국·메콩 협력의 역사
메콩 유역국은 4,200km에 달하는 국제하천을 유역으로 하는 태국·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베트남 5개국을 의미한다. 태국을 제외한 4개국은 1990년대 이전까지 공산주의·사회주의 경제체제 아래에서 빈곤과 저개발에 머물고 있었다. 탈냉전이 도래한 1990년대 중반 이후 차례로 아세안에 가입하면서 역내 관계는 크게 개선되었으나 선발 아세안 국가에 비교해 경제적 격차는 여전히 컸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GMS(Greater Mekong Subregion) 사업을 1992년 시작하면서 메콩 지역의 인프라 구축을 본격화하였다. 메콩 유역국의 개발과 성장은 선발 아세안 회원국보다 늦게 시작되었지만, 현재 태국을 제외한 4개국의 평균 성장률은 7% 대로 세계에서 가장 활력있는 경제 지역으로 부상하였다.

 

미국을 비롯하여 중국, 일본, 인도 등은 메콩 유역국과의 관계를 확대하기 위한 정치경제적 노력을 지속해왔다. 한국 역시 메콩 유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11년 한·메콩 외교장관의 연례회의(Mekong-ROK Ministers Meeting)로 상호협력을 시작했다. 한국은 당시 ‘한강의 기적을 메콩강의 기적으로’라는 한강선언(Han River Declaration, 2011)을 발표하면서 (1) 메콩 유역내 지속가능한 개발, (2) 아세안 내 개발격차 축소, (3) 동아시아 역내 협력과 공동체 증진을 주요 목표로 제시하였다.

 

한국은 이후 [1차 한·메콩 행동계획(ROK-Mekong Plan of Action) 2014~2017]과 [2차 한·메콩 행동계획 2017~2020]을 발표하며 상호협력을 발전시켜왔다. 한·메콩 계획은 첫째 사람 중심의 개발(People centered development), 둘째 지속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 셋째 연계성 강화(enhancing connectivity) 등을 제시하였다. 또한, 6대 우선순위로 ICT·인적자원개발·녹색성장·수자원관리·지역개발(rural development), 인프라를 선정하여 메콩 지역과의 협력을 추진했다.

 

한국은 ‘한·메콩 협력기금(ROK-Mekong Cooperation Fund)’을 마련해 2013년부터 2019년 현재까지 수자원관리·인적역량 개발 등 13개 분야에 742만 달러를 지원했다. 신남방정책 이후 한·메콩 협력기금은 200만 달러로 증액되었으며 2020년부터 300만 달러로 증액할 계획이다. 메콩 4개국(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은 한국 ODA의 중점협력국으로 2017년까지 총 33억 달러를 공여하여 한국 양자 ODA의 21%를 차지할 정도로 개발협력의 핵심 대상국이다. 실제로 한국은 라오스 비엔티안에 EDCF 프로젝트(2013~2015년)를 통해 비엔티안 방제(Vientiane Riverbank)를 건설함으로써 우기(雨期) 때 발생하던 메콩강의 범람과 강변 침수를 해결하기도 했다.

 

한·메콩 협력은 민간분야로도 확대되었다. 2013년 이래 ‘한·메콩 비즈니스 포럼(ROK-Mekong Business Forum)’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비즈니스 포럼에는 한국 기업과 메콩 기업 간 일대일 상담을 통해 중소기업 간 교류 증진에 이바지해왔다. 양국의 협력 관계가 시작된 2011년 이래 한-메콩 무역 규모는 2.4배가 증가한 845억 달러를 기록하였고, 동기간 상호 인적교류는 3배 증가한 700만 명에 달했다.

 

한강-메콩강 선언의 주요 내용
부산에서 개최된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는 대내외적으로 성숙한 상호협력의 필요성을 토대로 양측의 발전된 미래 협력으로 나아갈 좋은 계기가 되었다. 2019년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는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직후에 개최되었으며 ‘한-메콩 공동번영을 위한 미래 협력 방향’을 주제로 논의를 나누었다. 태국의 쁘라윳 총리·베트남 응우옌 쑤언 푹 총리·라오스 통룬 시술릿 총리·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참석하였으며 캄보디아 훈센 총리는 갑작스러운 개인 일정으로 프락 속혼 부총리가 참석하였다.

 

한·메콩 정상회의 이후 ‘사람, 번영, 평화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한강-메콩강 선언(Mekong-Han River Declaration for Establishing Partnership for People, Prosperity and Peace)’을 채택하였는데 경제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문화, 평화(안보) 등으로 협력 분야를 확대하였다. 한강·메콩강 선언은 우선 협력 분야로문화관광·인적자원개발·농촌개발·인프라·ICT·환경·비(非) 전통안보협력 등 7개 분야를 선정하였다. 기존 한·메콩 개발계획에 제시되었던 우선 협력 분야에서 녹색성장과 수자원 관리가 환경으로 통합되고, 문화관광, 비전통 안보협력 분야가 새롭게 추가되었다.

 

한강-메콩강 선언의 내용은 2011년 이후의 한-메콩협력에 대한 평가와 앞으로의 한-메콩 미래협력방향, 기존 메커니즘과의 협력, 지역 및 국제정세와의 연계, 한-메콩 협력 메커니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국의 메콩협력을 위한 정부와 민간 차원의 노력에 대해 높이 평가하였다. 미래 협력방안에 관해서는 한국의 신남방정책, 태국의 아크멕스(ACMECS: Ayeyawady-Chao Phraya- Mekong Economic Cooperation Strategy) 마스터플랜(2019-2023), 아세안 2025, 유엔 2030 지속가능개발 목표(SDGs)와 연계하기로 하였다. 새롭게 추가된 문화관광 협력분야에서는 메콩 유역의 UNESCO 문화유산의 보존과 복원을 위한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2021년에 한-메콩 협력 10주년을 기념하여 참여국간 ‘2021 한-메콩 교류의 해(Mekong-ROK Exchange Year)’로 지정해 양측 국민간 상호이해와 문화·인적 교류를 증진하기로 했다. 역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인적자원 개발을 핵심 과제로 삼고 직업교육훈련, 고등교육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고, 이러닝(e-learning) 및 한국어 교육의 협력을 노력하기로 했다.

 

‘경험 공유를 통한 번영’과 관련해서 한국의 발전 모델을 메콩 국가와 공유하기로 했다. 특히 한국개발연구원(KDI)-미얀마개발연구원(MDI),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미얀마무역진흥기구(MYANTRADE),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한·베트남 과학기술연구원(V-KIST) 등 한국과 메콩 국가의 개발 경험 공유를 확산시키기로 했고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태국국제협력단(TICA)간 협력을 더욱 강화한다. 특히 농업과 농촌개발에 주력함으로써 농촌 지역의 생산성 향상과 소득 증대를 강조하기로 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평화’와 관련해서는 메콩 지역의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한-메콩 수자원 공동연구센터’를 한국에 설립하기로 했고 ‘한-메콩 생물다양성센터’를 메콩 지역에 설립하기로 하였다. 더불어 라오스 비엔티안에 소재한 메콩강위원회(MRC: Mekong River Commission)와 MOU를 체결하여 수자원 관리를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에 함께 대응하고 교육·신성장 산업·산림 보존 등 분야에서 ICT를 바탕으로 협력하며 관련 인재를 양성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캄보디아 프놈펜에 소재한 한-메콩 산림협력센터(KMFCC)의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고, 기후변화, 지뢰폭발물 제거 등 포괄적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성과와 남겨진 과제: 개발과 환경의 균형, 국별 핵심 분야 선정
1차 한-메콩 정상회의에서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메콩 국가의 지지를 끌어냈다. 한국과 메콩 국가는 ‘비무장지대(DMZ)의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을 공유했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실현을 위해 함께 긴밀히 노력하기로 약속하였다. 또한,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과 보호무역주의의 고조 속에서 한국과 메콩은 자유무역에 대한 지지를 확고히 하였다. 한국과 메콩 국가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다자무역체제를 유지하고 보호무역주의도 반대했다.

 

한-메콩 정상회의의 최대 성과는 앞으로 양측의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한 점이다. 한국과 메콩 국가는 매년 개최되는 ASEAN+3 정상회의 이후 별도로 한-메콩 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한-메콩 연례정상회의가 지속된다면 중국과 일본의 대 메콩협력에 비해 한걸음 앞설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중국은 2016년 이후 란창-메콩 정상회의 이후 2년마다 정상회의를 열기로 한 바 있다. 일본 역시 ODA를 비롯해 막대한 규모의 개발원조와 인프라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대 메콩협력에 있어 물량적인 측면의 경쟁에서 한국이 불리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한-메콩 정상회의가 연례화된다면 메콩 국가 입장에서 한국의 진정성과 우호성에 대해 높이 평가하게 될 것이다.

 

한국이 대 메콩 협력에 관련해 향후 고려해야 할 점은 개발과 환경의 균형이다. 메콩강은 아마존강에 이어 세계 2위의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메콩 유역을 바라보는 국가·기업·국제기구의 시각은 개발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얻는데 치우친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메콩강의 생태적 자산은 빠르게 잠식되어가고 있고, 특히 올해(2019년) 메콩강 수위가 사상 최저치를 기록함으로 위기감은 더욱 고조되었다. 메콩 수위의 저하는 올해 강수량이 적었던 점도 있었지만, 메콩 상류와 본류에 마구잡이식 댐 건설로 인한 부작용이라는 시각도 많다. 따라서 한국의 대 메콩 협력은 개발과 환경의 균형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현재 난개발로 인해 일방적인 고통받고 있는 유역민이 많다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한국은 2018년 라오스에 발생한 수력댐 붕괴로 인해 개발로 인한 피해와 부작용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바 있다. 따라서 개발과 경제논리에만 편향된 협력보다는 메콩강의 생태계의 관리와 보호, 개발로 인한 피해 비용의 공유 문제 등 국제차원의 거버넌스 구축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대 메콩 계획은 국가별 중점 분야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국별 협력분야로 베트남은 환경과 수자원, 캄보디아는 보건, 미얀마는 농업과 식량 안보, 라오스는 연계성, 태국은 교육과 에너지 등 세부분야를 설정하였다. 중국도 메콩 국가별 협력 5년 계획(2018~2022)에서 미얀마는 수자원, 태국은 기후변화, 캄보디아는 농촌개발, 라오스는 에너지 안보, 베트남은 정보 공유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국별 세부분야는 메콩 협력을 구체화시키는 장점이 있는 만큼 한국도 국별 우선순위나 전략 분야를 수립하고 제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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