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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제현황과 향후 전망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2020/01/02

지난 2019년 11월 하순, IMF와 스탠다드푸어스는 남아공 정부에 경제적 심각성을 알리면서, 정부의 경제정책의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스탠다드푸어스는  신용등급을 ‘BB’로, 피치는 ‘BB+’로, 무디스는 ‘Baa3’로 낮추면서, 남아공의 경제는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되었다. 가장 큰 원인은 외채의 증가, 재정적자, 낮은 경제 성장, 높은 실업률 등에 기인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년도 경제성장률은 불과 0.8% 내외로 추정하고 있으며, 2020년에도 1%의 낮은 성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높은 실업률과, 치안 불안, 빈곤층의 확대로 이어져 사회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IMF의 강력한 권고와 신용등급 기관들의 부정적 평가에 대한 대책으로 다양한 정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남아공 경제의 현황과 저성장 및 경제의 어려움에 대한 원인 그리고 정부의 대응책을 살펴보기로 한다.

 

남아공 경제의 잠재력
남아공은 G20에 포함되며, ‘아프리카 속의 유럽’ 또는 ‘아프리카 경제의 파워하우스’라고도 불린다. 인도, 브라질, 남아공 3개국(IBSA)이 BRICK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카자흐스탄, 남아공)에 포함되기도 한다. 경제 발전 정도와 기술의 수준도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앞서 있다. 2018년 1인당 국민소득은 6,500달러 였으며, 아프리카에서 구매력이 가장 큰 국가이다. 남아공이 지역경제의 리더 역할을 하는 남아프리카경제공동체(South African Development Community, SADC)에는 12개 국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회원국 전체 인구는 2억에 가깝다.  2008년 SADC 회원국가 간 FTA가 발효되었다. 하지만 남아공에서는 아프리카대륙의 국가들 보다는 다른 대륙의 국가들과 더 많은 교역이 일어나고 있다. 아프리카 인근국가들의 구매력이 한정되어 있고, 대부분 저 개발국가들로, 지하자원이나 1차 상품 교역이 주를 이루기 때문이다.

 

남아공은 세계 제1의 금 생산국가로 전체 GDP의 3%를 차지하고 있고, 약 20만 명을 고용하며, 전체 수출의 15%를 차지한다. 광업분야는 전체의 근로자는 약 40만 명에 이른다. 한편, 남아공에는 약 500만 명의 주변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유입된 이민자들이 있다고 한다. 이들은 대부분 도시 슬럼가에 살고 있고, 실업률은 25~30% 수준이고, 대부분이 불법 체류자들이라고 한다.

 

1990년대 초까지 2기의 원자력 발전설비가 가동되고 있었으며, 지금은 가동을 중단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이는 남아공의 원자력 기술 수준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렀음을 보여준다.

 

남아공의 제조업 생산량은 아프리카 대륙의 35~40%를 차지하고, 광물 생산은 45%, 전력은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남아공의 경제적 성장은, 지리적 여건, 풍부한 지하자원, 주변국과 비교하여 인적 자원의 개발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식민지 기간 중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보다는 많은 자원과 인프라 건설로, 인력 양성면에서 앞설 수 있었다. 남아공의 제조업은 경공업, 중화학, ICT 등 다양하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세계 7대 자동차회사가 모두 진출해 있다. 한국의 자동차 기업은 아직진출하지 않고 있다. 남아공의 전체 교역량에서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교역량 비율은  25% 미만이다.

 

<그림1>에서, 2014년 이후 섬유, 가죽, 신발 등 경공업과, 유리 및 비금속 산업제품의 생산을 줄고 있으나, 석유화학, 차량운반구 및 교통 기계류의 생산은 약산 상승세를 유지해 오고 있으며, 전체 제조업 생산지수는 2014년과 비교한다면 현상 유지에 머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14년 이후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 경공업은 고용에는 악영향을 가져오고 있다. 지난 2019년 9월의 통계에서 국가 전체 실업률은 29%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남아공의 관광업은 전체 고용에서 관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9.5%에 달하며, 일자리 창출과 외환 수입에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치안 불안에 의해 많은 관광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1994년 이후의 경제 및 사회 변화와 어려움
1994년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기존의 경제 구조를 유지하면서, 사회개발과 소득의 불균형 해소,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위한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1994년 이후 약 20여년간 사회개발에는 많은 진전이 있었다.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흑인들에게 교육 및 기술훈련의 기회가 늘고, 중소기업의 창업활동 활성화, 지역개발과 산업의 고도화에 초점을 두면서 지속 성장에 역점을 두게 되었다.


한편, 경제적 주도권을 가진 백인들과, 정부가 지배층을 구성하려는 흑인정부 지도자들과 경제구조 변화에 차이를 가지게 되었다. 외국인 직접투자와 국내 기업의 제조업 투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으며, 정부의 중소기업 활성화에 대한 정책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실효성을 갖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노동조합 활동의 양성화는 급격한 임금 증가로 이어졌으며, 노동시간이 줄어 들고, 노동시장은 차츰 경직하게 되었다. 파업이 빈번히 일어나면서 기업 경영에 많은 지장을 초래해 왔다.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고, 제조업의 생산 활동에 지장을 가져오게 되었다. 따라서,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수익이 감소하면서 정부 세수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남아공 경제는 2007년 까지만 해도 비교적 높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빈곤 감축과 고용확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2008년 세계적인 경제 침체에 따라, 75%의 수출 시장을 차지하는 선진국들의 경제가 악화되면서 수출은 감소하고, 경제성장 원동력이 되는 주된 산업분야의 저조한 실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은 심해 졌다. 지난 20세기 초에 시작되었고, 1990년대 초에 폐지되었던 ‘인종차별주의’의 유산으로, 흑인들이 겪었던 소득과 기회의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으나, 외부 경제의 어려움에 의한 국내 경제의 어려움은 쉽게 해결되지 못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대규모 투자는, 낙후된 지역에 대한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재원 마련이 어렵게 되었다. 기간산업 중의 하나인 전력은 국영회사인 에스콤(Eskom)이 전체 전력 공급의 95% 를 차지하고 있다. 2007년 까지 132억 달러를 투자하여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나, 2008년 이후 지속적 적자 발생으로 투자금을 회수 없을 정도의 불황을 겪게 되었다.

 

세계 경제의 침체에 따른 수출 감소, 노동자 임금 인상과 노동조합의 활성화 등은 기업 환경이 악화 되면서 제조업 생산에 악영향을 가져오면서, 일자리 창출의 기회는 한정되었고, 인구의 50%가 빈곤층으로 몰락하게 되었다. 질적으로 우수한 노동력을 준비하기 위한 교육의 기회는 있으나 질적인 수준이 낮다. 교사의 질적 우수성이 낮고, 교육에 대한 책임감 및 소속감이 없이 교사 수준을 향상할 만한 재교육 제도도 운영이 안되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 산업화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고급 인력이 필요하며, 수학 및 과학에 대한 교육이 활성화 되어야 하나, 초등학생의 27%는 문해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가 실시한 교육의 질적 우수성 조사에서 전체 참여국가 76개 중에서 75위를 차지했다. 이는 노동력의 질적 우수성으로 연계되었으며, 산업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게 되었다.

 

IMF의 권고와 남아공정부의 대응책 
IMF는 남아공의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정부투자기업의 구조조정을 제시하고, 세수를 확대하도록 권고하였다. 2015년의 경우, 정부 재정적자는 GDP대비 49.3%에 달했으나, 불과 3년만에 60%로 대폭 증가했다. 정부 재정의 지출 과다와 과잉 투자에 의한 것으로 세수에 차질이 생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사회개발분야 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시릴 라마모사 대통령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거시경제의 기본을 안정성과 경쟁력 강화에 두고 있으며 5개 영역으로 나누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첫째는 지속적인 인프라 건설과 ICT 산업의 발전이다. 전력공급의 확대 및 안정적 공급과 사회 인프라 건설은 사업 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부 재정의 지출을 늘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남아공은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여러개의 ICT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첨단기업이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며 새로운 지식을 가진 기술자들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중소기업의 활성화이다. 특히 새로운 창업 투자를 적극 지원하며, 여러 가지 규제를 없애고 소규모 투자로도 사업이 가능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며, 이는 고용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질적으로 우수한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직업훈련기회의 확대와 초중등 교육의 질적 우수성을 도모하여야 할 것이다. 높은 실업률이 낮은 임금의 풍부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기회를 마련하게 될 때 제조업분야의 외국인 직접투자가 늘 것으로 기대된다.

 

세 번째는 노동집약산업 발전 정책의 실현이다. 농업, 서비스업, 관광업을 포함한 다양한 사업을 육성하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정보통신 분야의 활성화는 앞선 ICT기술을 이용하여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주변국에 진출하여 외화 수입을 늘리도록 하고 있다.

 

네 번째는, 유연성있는 노동정책을 실행하는 것이다. 경직된 노동시장은 남아공 제조업의 국제 경쟁력을 낮추게 된다. 남아공의 기업환경이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 비교하면 유리하지 않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산업 육성을 위한 적절한 인적 자원의 양성에도 한계가 있고, 경직된 노동시장은 강한 노동조합의 활동과 노동법에 기인한다. 높은 실업률에도 불구하고 주변국가에 비해 임금 수준이 높은 편이다.

 

다섯 번째는 수출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성장의 기회를 모색하는 일이다. 2019년 5월 정식 출범한 ‘아프리카대륙 자유무역지대(AfCFTA, Africa Continental Free Trade Area)의 출범과 더불어 주변국가에 판매할 수 있는 제조업 제품의 수출을 활성화하는 일이다. AfCFTA는 남아공이 가지고 있는 제조업의 국제 경쟁력이 있는 분야가 여럿 있다. 정보 통신분야의 앞선 기술의 가지고, 남아공 ICT 기업은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대대적으로 투자하여 외화 수입에 기여하고 있으며, AfCFTA는 이들 기업에 더 많은 기회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IMF의 경제 전환 권고에 대해 티토 음보와니 재무부 장관은 국영기업의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요구에 따라 임금은 상승하고 있으나, 상승률을 생산성 향상 결과에 따라 조정한다면 기업의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임금 상승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믿고 있다. 또한, 조세 행정을 개선하여 세수를 GDP의 3%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많은 경제 주체들이 편법을 이용하여 세금을 회피하고 음성적인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이는 부의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아직은 IMF에 구제 금융을 요청할 단계는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가 독자적으로 자구책을 마련하여 경제 여건을 호전시킬 수 있도록 국영 기업의 구조조정과 생산성 향상에 연동한 임금 인상 정책, 전력생산의 확대와 안정적 전력 공급 유지 등은 제조업 분야 투자확대로 연결되고, 남아공 경제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남아공 정부가 추진 중인 경제 정책이 실물 경제와 연결되어 얼마나 빨리 회복이 가능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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