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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아프리카 난민 문제와 해결 방안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김영완 한국외국어대학교 LD학부 부교수 2020/01/02

아프리카 난민 문제
최근 국제사회에서 대두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난민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지역적 혹은 국소적으로 존재하였던 예전의 난민 문제와는 달리 현재의 난민 문제는 지역 간, 혹은 대륙 간의 문제가 되었으며 많은 국가들에서 난민 문제는 정치적·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이 난민 문제가 유럽 국가들이 떠안고 있는 것이라고 잘못 인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80% 이상의 난민이 난민발생지 근처의 국가들, 즉 개발도상국에서 지내고 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은 2018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난민의 26%가 현재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은 장기화된 난민 상태(protracted refugee situations)로 난민캠프와 같은 고립된 거주지에서 생활하고 있다.1) 이러한 난민 문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의 심각한 정치적·사회적·경제적 문제가 되고 있다. 본 고에서는 아프리카 난민 문제의 현황을 파악하고 장기화된 난민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한다.

 

아프리카 난민과 난민 캠프의 문제점
유엔난민기구(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Refugees, 이하 UNHCR)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강제이주민(forcibly displaced people)은 대략 7,080 만 명에 이르며 이 중 난민으로 인정받고 있는 사람의 수는 2,590 만 명에 달한다.2)  이 중 75% 가량이 시리아, 아프카니스탄, 남수단, 미얀마, 소말리아에서 발생한 난민이다. 최근 시리아 사태로 인해 시리아가 가장 많은 난민이 발생된 국가가 되었지만, 상위 10개 국가 중 남수단, 소말리아, 수단, DR 콩고, 중앙아프리카, 에리트레아, 부룬디 5개 국가가 아프리카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전체 난민 중 75%이상이 장기화된 난민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2018년 한 해 9개 난민 사태가 장기화된 난민 사태로 새롭게 분류되었다. 여기에는 케냐와 우간다의 남수단 난민, 카메룬과 니제르의 나이지리아 난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DR 콩고와 소말리아 난민이 포함되어 있다.

 

2015년을 기준으로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대략 4,400 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였으며 이들은 대부분이 수용국에 이웃한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넘어온 난민이었다. 난민은 개인적으로 생활하는 난민과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는 난민으로 구분될 수 있는데 2017년을 기준으로 전체 난민의 30%가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다. 또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내의 난민캠프는 UNHCR이 관리하는 난민캠프 중 60% 이상이다. 

 

난민캠프는 난민들이 일시적으로 거주하는 임시 거주 공간이지만 난민 사태 해결이 지연됨에 따라서 이러한 임시 거주 공간에 장기적으로 머무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때로는 난민캠프에서 태어나 일생의 대부분을 난민캠프에서 살아온 사람들 역시 증가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난민캠프는 잠시 머물다가 이동하는 곳이 아닌 생활의 터전이자 고향이 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케냐의 카쿠마 난민캠프와 탄자니아의 냐루구수 난민캠프 등은 20 여년 이상 운영되면서 심지어 매년 확장되고 있다.3) 이러한 장기화된 난민 사태로 인하여 난민캠프에서는 긴급 구호를 넘어서 난민들이 거주하는데 필요한 물품의 공급, 생활 지원, 교육 등의 사회적인 서비스 제공이 필수적이게 되었다.

 

이러한 난민캠프의 변화로 인하여 지역민과 난민 사이의 갈등이 생겨나게 되었다. 난민캠프 대부분이 수용국의 가장 열악한 지역에 자리 잡고 있는데 난민캠프 주위의 지역민은 난민 캠프에서 거주하는 난민을 바라볼 때 우월감에 기반한 동정심과 부러움을 동시에 가지게 된다. 난민캠프의 난민의 상황을 동정하고 그들보다는 자신의 상황이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지역민들도 대부분이 절대 빈곤에 처해 있는 경우가 많기에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들이 난민캠프에 제공하는 보건, 교육, 생활 보조 등의 혜택에 대하여 시기와 질투를 하기도 한다. 장기화된 난민 상황에서 난민들은 토지, 수자원, 땔감 등 주변의 자원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는 지역민과 난민 사이의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이 된다. 또한 지역민들은 난민에 대한 깊은 불신과 선입견을 바탕으로 난민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하기도 한다. 이러한 갈등은 난민캠프가 존재하는 지역의 치안에 불안을 가져오기도 하고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난민캠프에 대한 선입견과는 달리 난민캠프의 존재는 사실상 국제기구들의 진출로 인하여 지역 내 소비가 확장되고 난민의 값싼 노동력 유입으로 인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킨다는 의견이 다수이다.4) 또한, 국제기구들이 난민을 대상으로 다양한 경제적·사회적 지원을 할 경우 지역민이 실질적 이익을 보는 경우가 많으며, 난민캠프 내 직업 훈련 등을 진행할 시 난민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기 때문에, 지역민이 난민캠프의 존재로 인하여 실질적 이익을 보는 경우도 상당히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난민 정책  
난민캠프가 실질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가지고 올 수도 있지만, 사실상 많은 국가들이 난민과 난민캠프를 수용하는데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난민캠프가 발생시킬 수 있는 여러 가지 사회적·정치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의 난민 정책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본다면 일부 유럽 국가들이나 미국이 취하고 있는 난민 정책에 비하며 난민 수용에 있어 보다 관대한 정책을 펼쳐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때로는 아프리카 국가의 국민들이 선진국의 국민들보다 난민의 상황을 보다 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난민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우간다의 경우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 우간다 난민은 난민캠프나 난민정착촌에서 생활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도시에서 거주하며 생계를 위하여 일을 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고 있다. 일을 하기 위하여 난민은 국제사회의 도움을 통해 직업 훈련과 교육을 받을 수 있기도 하다.5) 우간다 정부는 이와 같은 난민 친화적인 정책을 펼침으로서 국제사회로부터 난민과 관련된 지원을 받기도 하며 난민의 노동력을 활용하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탄자니아의 경우 난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난민에게 시민권을 부여하기도 하였다. 2010년에는 1972년에 탄자니아로 피난 온 수만 명의 부룬디 난민에게 시민권을 부여하여 국제사회의 칭송을 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최근 부룬디 난민에 대하여 송환 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며 난민캠프를 벗어난 활동을 금지하는 등 난민캠프 수용 정책을 엄격하게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냐 역시 캠프수용 정책을 고수하는 국가였으나, 최근 난민캠프가 아닌 난민 정착촌(settlement)을 구축하여 난민이 자립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있다. 난민 정착촌에서 난민들은 자신들의 주거지를 직접 짓고 자립성을 강화하며, 지역 정부와 협력하여 지역민과 보다 발전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아프리카 난민 문제의 해결책
아프리카에 현재 장기화된 상태로 지내고 있는 난민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본적인 생활이 어려운 열악한 생활환경에 처해 있으며 배급에 의지하여 희망 없는 생활을 버텨나가고 있다. 특히 많은 난민 여성들과 여아들이 성폭력과 성매매의 대상이 되어 고통 받고 있다. 아프리카 난민의 57%가 18세 이하의 아동인 점을 감안한다면 아동의 삶을 개선시킨다는 기본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아프리카의 장기화된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해결책과 해결책을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첫째, 난민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아프리카의 장기화된 난민의 대부분이 난민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난민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방안을 확보하는 것은 장기화된 난민 문제의 해결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문제이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난민캠프 난민들은 난민캠프를 벗어나서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없다. 이들의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난민캠프에서 공식적으로 지급되는 식량 배급과 난민캠프 내 텃밭에서 소규모로 재배하는 농작물이 전부이다(이 역시 난민캠프 상황에 따라 불가능 한 곳이 대부분이다). 결국 난민캠프를 벗어나서 불법적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런 경우 저임금으로 노동력이 착취당하는 등 다양한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 아프리카 난민캠프에 장기적으로 머물고 있는 난민에 한해서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여 난민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난민캠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지역민과 난민 사이의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다. 

 

둘째, 난민의 거주 환경을 개선하고 새로운 정착지를 제공하여야 한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아프리카 난민캠프의 대부분이 수용국의 가장 열악한 지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난민캠프의 거주 환경은 아프리카 국가 내에서도 가장 열악한 수준에 놓여 있다. 열악한 수준의 거주 환경에서 난민의 생활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으며 이는 결국 난민캠프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하고 있다. 난민캠프의 거주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필요가 있으며 필요에 따라 새로운 정착지로의 이주가 필요하다. 물론 이를 위해서 수용국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며 필요한 재정 확보가 우선시 된다.

 

셋째, 난민의 권리를 인정하고 인간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프리카의 많은 난민들이 기본적인 인권을 영위하지 못한 채 비인간적인 삶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법상 난민으로서 가질 수 있는 기본적인 인권마저 보장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정치적 의견은 무시되고 사회적 기본 권리에 대한 보장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특히 여성과 아동에 대한 기본 인권이 보장되고 있지 않는 것은 장기화된 난민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이기도 하다.

 

의지와 재원만으로 이러한 해결책을 현실화 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다. 유럽 국가들은 앞서 제시한 해결책을 실행할 수 있는 경제적 능력을 지니고 있으며 그에 따라 일정 부분 실행을 하였지만, 아프리카 난민 문제의 특성은 난민 수용국이 난민이 발생한 국가보다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거나 거의 비슷하게 나쁘다는 데 있다. 수용국 정부의결국 아프리카 난민 문제의 경우, 수용국의 난민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보다는 필요한 재원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난민 문제, 특히 아프리카의 장기화된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범지구적인 기금 마련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 이미 비정부기구들을 필두로 난민 기금 모금 운동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규모 면에서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장기화된 난민 문제를 위한 기금 마련이 정부 수준에서 이루어질 필요가 있으며 선진국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금을 기반으로 UNHCR과 더불어 국제사회가 앞서 제시된 장기화된 난민을 위한 해결책을 실행한다면 아프리카 난민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각주
1) UNHCR은 25,000명 이상의 난민이 장기적인 해결방안에 대한 즉각적인 가능성 없이 초기 정착 거주지에서 5년 이상 난민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장기화된 난민 사태라고 정의함.
2) UNHCR 웹사이트 참고 (
https://www.unhcr.org/en-my/figures-at-a-glance.html)
3) 굿네이버스. 2019. 공동시장을 활용한 난민의 자립성 강화 및 원주민의 평화공존. 
4) Gonzales, Miriam. 2016. "The Economic Role of Refugees: Evidence from Sub-Saharan Africa." Chicago Policy Review (Online).
5) 굿네이버스. 2019. 공동시장을 활용한 난민의 자립성 강화 및 원주민의 평화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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