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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카자흐스탄 알마티 도시발전 전략의 이행과 전망

카자흐스탄 오상호 한국외국어대학교 중앙아시아연구소 연구원 2020/01/16

카자흐스탄의 급속한 성장과 도시발전 방향성 확립
카자흐스탄을 포함하는 중앙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독립국가의 지위를 가지며 제각기 성장 과정을 거친지도 어느 덧 30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이다. 특히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하여 개방 경제 노선을 일찍부터 채택한 카자흐스탄은 크고 작은 경제 및 정치적 굴곡이 있었다하더라도 여전히 역내에서 가장 성과가 높은 국가라 할 수 있다. 또한 한편으로 카자흐스탄은 독립 전까지 러시아의 영향을 크게 받았을 뿐만 아니라, 자국 내 140여 민족이 공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독립 직후 경제 성장 전략 이행에 앞서 국가 정체성 확립에도 많은 힘을 쏟았다. 이러한 사례들을 도시 개발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대표적으로 오늘날 카자흐스탄의 수도인 누르술탄 개발을 포함하여 소비에트 체제 하에서의 도시명칭 변경, 도시별 독립기념 공원 및 조형물의 설치, 도시 내 거리 이름 전환 등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져왔다. 이는 곧 도시가 국민들이 가장 기본적인 삶을 영위하는 공간이자 문화, 경제, 정치 등 모든 사회적 요소들이 움직이는 장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카자흐스탄은 이러한 도시 성장의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급속한 개발에 따른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사안들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카자흐스탄 정부는 지난 2015년 5월 ‘카자흐스탄 2050 국가발전 전략’을 공표한 바 있다. 카자흐스탄이 21세기에 들어 이른바 유라시아 대륙에서 신흥경제 강국으로 부상함에 따라 경제적 성장에 대한 전략들을 기본적으로 수행하는 과정 중에 있는데,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국가발전 전략을 더욱 다원화 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즉 현재의 국가발전 전략은 생태 환경문제나 재생 에너지의 개발, 국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보건 복지 분야, 문화 부문의 투자 등이 논의되고 있는 시점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국가발전 전략의 변화된 흐름 속에서 카자흐스탄 당국은 지방 정부들의 능동적인 대처와 실질적인 성과들을 위해 주요 도시 및 권역 단위의 발전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는 동일한 카자흐스탄 국가 내의 도시들이라도 각 도시별 역할과 특징, 정체성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도 누르술탄과 남부 지역의 대도시 쉼켄트(Shymkent)는 지리 및 환경적으로도 차이가 날 뿐만 아니라 인구의 구성 비율, 인접한 국가와의 교류 등 다양한 상이점들이 존재한다. 즉, 일반적으로 국가의 행정이 이루어지는 누르술탄과 우즈베키스탄과의 물리적 교류가 활발한 쉼켄트의 경우, 같은 특별시의 지위라 하더라도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사실 쉼켄트의 경우도 도시발전 전략이 별도로 존재하는데, 이 전략의 골자는 급증하는 인구의 삶의 질 개선과 4차 산업 활성화를 위한 스마트 시티의 건설, 국가 남부 지역에의 정체성 확립이다. 그렇다면 카자흐스탄 도시들 중 최대의 인구를 보유하고 경제활동의 허브라 할 수 있는 알마티의 도시발전 전략은 어떠한지,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2019년 하반기 현재 알마티의 인구는 190만 명에 육박했고, 지난 10년 간 도시 규모는 2배로 커졌으며 카자흐스탄 전체 상업 활동량의 38%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지점에서, 지난 11월 바크트잔 사근타예프(Bakytzhan Sagyntayev) 알마티 시장은 ‘알마티 2050 발전 전략(Almaty 2050 Damu Strategiyasy)’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표하게 된다.

 

알마티의 성장과 도시 사회적 문제 제기
바크트잔 사근타예프 알마티 시장은 도시발전 전략 제안의 배경이 오늘날 성장에 따라 발생되고 있는 다양한 도시 내 문제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라고 언급했다. 근로자들이 거주하는 카자흐스탄 최대의 도시, 국가 경제의 중심, 상업 활동의 허브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 알마티는 독립 이후 꾸준한 성장 곡선을 그리며 도시 규모가 커져왔고 이는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특히 알마티의 생산성을 바탕으로 카자흐스탄은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었고, 10년 전 세계 기업환경평가에서 63위에 위치했던 카자흐스탄을 오늘날 25위까지 상승시킨 주역의 도시이기도 하다. 또한 녹색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관광 부문의 통계를 보면 2018년 카자흐스탄을 방문한 관광객은 총 83만 명이었는데, 이 중 36만 명 이상이 알마티를 방문했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10년 간 알마티 소재 호텔 인가업체 수는 107개에서 286개로 늘어나기도 했다. 한편 알마티 거주 등록 인구의 46%는 30세 이하로 구성되어 있는 만큼 교육 수준도 타 도시들에 비해 월등하며, 약 21만 명의 학생들이 41개의 상급교육기관 및 78개의 전문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알마티의 급속한 발전 양상 이면에는 여러 사회적 문제들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우선 도시 발전의 속도에 비해 기반시설들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여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지난 2012년 알마티 내 중앙난방 및 온수의 보급률은 81%였으나, 현재는 59%로 하락했고, 상하수도 시설과 전력 공급 기반시설의 60%가 노후화 된 상태로, 각 가정까지 도달하기까지 공급량의 20% 가까이가 손실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아울러 알마티 도심 중심부와 외곽지역의 불균형 문제도 매우 심각하다.

 

특히 도시 전문가들에 따르면, 알마티 중북부 권역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라임벡(Raimbek) 대로를 기준으로 남쪽은 도시화가 과밀하게 이루어진 반면, 북쪽은 도시화의 혜택을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거주민들이 소외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알마티 내에서도 구역에 따라 평균임금이 2배 이상 차이나는 경우도 있으며, 빈부격차의 간극도 점차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도시 내 불균형 문제는 자연스럽게 범죄를 증가시킨 결과를 야기했는데, 이는 카자흐스탄 전체 범죄 건수 중 30%를 차지하며 발생 피해자 수는 국가 전체의 25%에 달하고 있다.

 

한편 도시 기반시설의 과부하와 불균형의 문제와 함께 도심 과밀화 및 환경문제도 주요한 사안으로 보인다. 먼저 도시 내 서민들이 지대 상승 등의 문제로 도심 외곽으로 거주하게 되면서 교통 혼잡도를 높이게 되었다. 알마티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률이 39%인 반면 자가용 이용률은 41%로 조사되었는데, 이러한 수치는 세계 다른 도시들이 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가용 이용률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외곽 거주민들의 높은 자가용 이용률이 교통 혼잡 문제를 가져온 것이다. 아울러 도시의 과밀화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갈수록 늘어나는 인구와도 관련한다. 지난 2012년 알마티 거주 인구는 148만 명으로 집계되었으나, 오는 2030년에는 최소 280만 명, 2050년에는 420만~490만 명으로 예측하고 있다. 도시 대기오염 문제의 경우에도 교통수단에서 발생하는 매연이 오염원인의 65%를 차지하고 있으며, 석탄을 이용하는 발전시설 및 기타 제조업에서 발생하는 원인은 30% 정도를 차지한다. 이러한 도시 성장의 폐해들은 향후 또 다른 도시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14~35세의 청년층에게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이러한 청년들은 오늘날 알마티에 대한 다소 부정적 인식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약 40%에게서 알마티로부터 떠나거나 이를 고민하고 있다고 응답한 결과를 보였다. 결론적으로 도시발전 전략이 수행되는 30년의 기간 동안 후속세대를 위해 지속적인 도시 사회의 문제 해결과 실질적인 방안들이 꾸준히 모색되어야 하는 것이다.

 

알마티 2050 발전 전략의 목표와 방안
앞의 살펴본 바와 같이 급속한 성장을 거듭한 알마티는 도시의 과부하와 불균형, 과밀화, 환경 문제 등을 경험하고 있으며, 시 당국은‘알마티 2050 발전 전략’에 착수하게 되었다. 지난 달 바크트잔 사근타예프 알마티 시장이 공표한 전략의 내용을 분석해보면, 크게 7가지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외곽 지역 구분이 없는 도시의 실현으로, 도심 과밀화와 기반시설의 편중을 방지하는 내용이다. 두 번째는 스마트 도시의 건설로 도시 내 센서, 카메라, 에코시스템 등의 네트워크 시설을 정비하여 디지털화를 상용화하고, 시민들의 삶의 질 개선과 재난 알림이나 범죄 예방 그리고 빅 데이터의 수집을 통해 알마티 발전 전략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동등한 권리가 주어지는 시민사회의 조성이다. 이는 소득 불균형에서 오는 간극을 보완하고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도시 자원들을 국가나 기금으로부터 지원받는 방식으로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네 번째는 안전한 도시의 건설로, 일반 범죄뿐만 아니라 최근 급증하고 있는 노동이주자 문제까지도 극복하고자 한다. 다섯 번째는 녹색 환경 도시의 실현으로, 알마티에 직면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여섯 번째는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의 설치로, 최근 무역 부문에만 편중된 알마티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해외 선진 기술의 공유와 4차 산업 협력의 기반을 다지는 데에 목표를 둔다. 일곱 번째는 문화 창조 도시의 실현으로, 경제 성장 단계를 초월하여 시민들이 여가를 즐기고, 개개인들이 취미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알마티 시 당국은 내달로 다가온 2020년부터 도시발전 전략이 완료되는 2050년까지 총 30년 동안 상기 제시한 목표들을 이행할 것이며, 이러한 전략 이행의 기대효과는 곧 오늘날 당면한 도시 사회적 문제들의 전반적 해결에 있다. 우선 도심 이외 외곽 지역의 주거 단지와 상업 지구를 신축하고 거주자들이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 내에 교육시설이나 문화시설을 설치하여 시내 남쪽으로의 도심 의존 현상을 줄이고자 한다. 그리고 경전철의 건설과 실시간 교통량 측정 시스템 등 최첨단 기술을 도입하여 교통 체증을 완화할 수 있다. 한편 지진이 빈번히 발생하고 도시 범죄가 늘어나는 추세에서 시민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재난 감지 시스템과 감시 카메라의 설치를 늘리고, 도시 내 기반시설들을 인공지능으로 제어할 수 있게 하여 스마트 도시의 실현을 구체화 할 것이다.

 

또한 누구나 알마티 내에서 평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당국은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을 늘릴 것을 강조, 그들을 위한 무료 시설 이용 서비스를 시행할 계획이며 서민들을 위한 주택 자금 지원과 대출 확대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도시 안전을 위해서는 스마트 설비의 도입과 시내 모든 거리의 조명 설치 방안이 논의되었다. 대기 오염 해결을 위해서는 대규모 식목사업이 진행될 것인데, 현재 알마티 내 나무의 25% 정도는 생명력이 약화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오는 2030년까지 총 1백만 그루의 나무가 추가로 심어질 예정이다. 이러한 식목사업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근린 시설까지 이루어져서 공원이나 에센타이(Esentai) 하천을 따라 건설될 산책로 조성에도 한 몫 할 것이다. 물론 전기나 가스를 동력원으로 하는 교통수단도 점차 늘려나가서 알마티에서 수십 년 간 고질적인 문제였던 대기 오염을 해결하고자 한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알마티를 다시 금융의 허브로 발돋움 하고자 하는 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알마티 국제공항의 확장과 알마티~캅샤가이(Kapshagai) 간 고속국도의 보수, 중국 물류 유통센터의 건설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기반시설 조성 후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를 운용한다면 국제사회에서 알마티의 경제적 입지를 다시 굳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성장하는 청년층들을 위한 문화적 혜택 지원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오늘 날 알마티에서 문화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6%대에 머물러있으며, 낙후된 문화시설들은 청년들의 관심을 받기 힘들다. 이에 시 당국은 박물관이나 공연장, 도서관 등의 문화시설 현대화 작업을 수행할 계획이며 나아가 복합 문화 클러스터나 공유 허브 등을 새로이 설치하여 지속가능한 도시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후세대 시민들의 여가와 복지를 위해서도 노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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