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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아제르바이잔의 유라시아 물류허브화 전략과 추진배경

아제르바이잔 박지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전문위원 2020/03/03

아제르바이잔의 물류허브화 정책 추진배경

아제르바이잔의 일함 알리예프(Ilham Aliyev) 대통령은 2016년 12월 6일 『국가경제 및 주요 부문에 대한 전략적 로드맵(the Strategic Road Maps on National Economy Perspective and Main Sectors)』을 승인했다. 동 전략 로드맵에서는 경제성장을 위한 4가지 주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① 제도 및 정책 추진, ② 효율적이고 포괄적인 금융 중개, ③ 유라시아 지역에서 물류 허브화, ④ 노동인력 효율화를 통한 생산성 향상 등이 포함된다.1) 전략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처럼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유라시아 지역에서 자국을 물류허브화 하여 경제성장의 동력화 하고자 하는 방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이미 ‘오일 피크(oil peak)’를 지나 2010년대 이후 원유 생산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기 [표 1] 과 [표 2] 는 연도별 원유생산 현황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인 약 70%는 카스피해 인근의 ACG 유전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2014년부터 West Chirag 광구의 생산이 시작되었지만, 다른 광구의 생산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ACG유전의 전체 생산량은 급감 추세에 있다. 또한,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해외직접투자는 원유부문에 집중되고 있는데, 2019년 기준 비원유부문에 대한 FDI 비중은 전체 FDI의 15.6% 수준으로, 약 4억 2,100만 달러에 그치고 있다. 정부로서는 현재의 자원의존적인 경제구조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성장의 비전 제시가 시급한 시점이다.

 

남북(South-North) 운송회랑 연계 계획과 전략
정부는 바쿠 중심의 ‘국제 남북 운송회랑(INSTC; International North-South Transport Corridor)’ 건설로 유라시아 대륙의 남북 운송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INSTC는 지난 2000년 9월 12일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러시아, 이란, 인도 3국간이 참여하는 협의체에 근거하고 있는데, 당시 3개국은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부터 카스피해를 거쳐 페르시아만과 인도양까지 연결하는 교통로 건설에 합의하였다.

 

이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주변 11개국이 옵저버로 참여하게 되었다. 남북으로 약 7,200㎞를 연결하는 운송로는 육로와 해로를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기존의 러시아 서부지역과 중동을 연결하는 발틱해와 북해를 거치는 루트에 비해 운송기간과 비용을 대폭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도 화물운송협회(the Federation of Freight Forwarders' Associations in India)의 조사에 따르면, 새로운 루트를 통해 비용은 약 30%, 운송기간은 40%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2)

 

러시아에서 이란을 거쳐 인도에 이르는 경로는 러시아에서 카스피해로 직접 이란을 향하는 루트와, 카스피해 서편을 통하는 루트, 카스피해 동쪽 중앙아시아를 경유하는 루트의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3) 이 세가지 루트가운데 현실성 있는 루트는 러시아에서 카스피해를 직접 가로질러 이란을 연결하는 루트와 러시아에서  아제르바이잔을 통해 이란까지 연결하는 루트이다. INSTC의 구상초기에 제시되었던 방안은 러시아의 아스트라한(Astrakhan)에서 카스피해를 통해 이란의 네브쉐히르(Nevshehir)까지 연결하는 전자의 루트였다. 그러나 이 경우, 육상루트와 해상루트가 복합되어있어 환적과정을 통한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었고 아제르바이잔을 통한 철도운송의 경우 화물환적이 없다는 점이 강점으로 부각되었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INSTC 철도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이란 내의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구간을 제외한 철도의 대부분의 구간은 완공되었다. 다만, 이란이 미국의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예상보다 자국 내 철도완공이 늦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향후 이란 내 구간이 모두 완공될 경우 러시아와 이란간의 교역에서 INSTC의 활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남북운송로의 교차지로서 아제르바이잔의 물류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동서(East-West) 경제회랑 조성
아제르바이잔의 동서 운송로 연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BTK 철도이다. 동 철도는 아제르바이잔의 수도인 바쿠와 조지아의 트빌리시, 터키의 카스를 연결하는 철도노선으로 아제르바이잔의 적대국인 아르메니아를 우회할 목적으로 설계되었다. BTK 철도는 1993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터키 3국이 철도건설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였으며 각 국의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인해 실제 착공은 2007년에야 시작되었다. 그리고 전 구간의 완공은 2017년 12월에 이루어졌다.

 

초기 건설단계에서 국가 간의 철도 연결을 통한 물류활성화가 주요 목적이었으며 철도와 연계된 직접적인 지역개발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았다. 그러나 철도가 건설 중인 단계에서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발표되면서 아제르바이잔에게 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아제르바이잔-조지아-터키의 3국 간 철도 연결이 중국의 일대일로 건설과 연계되어 국가 간 물류기능을 확장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중국에서 유럽을 연결하는 루트는 카스피해(Caspian sea) 동쪽의 카자흐스탄 악타우(Aktau)와 투르크메니스탄의 투르크멘바쉬 (Turlmenbashi)라는 두 개의 항구로부터 연결될 수 있다.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의 각 항구는 물류루트 확보를 위해 경쟁하게 될 것이며 아제르바이잔으로서는 카스피해 서안의 연결루트로서 허브역할을 강화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4) BTK 철도노선과 카스피해의 연결도시로서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바쿠의 해상물류 연계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추진해왔다. 2010년부터 시작된 ‘신 바쿠 국제해상 물류 단지(New Baku International Sea Trade Port Complex)’건설은 2018년 5월에 완공되었으며 향후 해상과 육상을 연결하는 물류중심지로서 바쿠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향후 바쿠항의 물동 처리능력을 크게 향상시켜 카스피해로부터의 물동유입 확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또한 지난 2016년 3월에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바쿠 인근 지역을 특별경제구역으로 지정하였는데 이를 통해 투자를 유치하고 바쿠 중심의 제조업을 활성화할 계획임을 드러냈다. 바쿠의 물류연계 기능에 제조업 기능을 결합하여 복합적인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평가와 전망
아제르바이잔 정부의 의도는 ‘국제 남북 운송회랑’에 있어 남북을 연결하는 아제르바이잔의 기능을 확대하고,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을 카스피해 너머의 바쿠로 연계시켜 아제르바이잔을 동서와 남북을 연결하는 운송중심지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다만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구상하는 바와 같이 운송의 중심지로서 바쿠의 역할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바쿠를 중심으로 연결되는 동서 간의 물동량이 확대되어야 한다. BTK 철도는 이미 완공되었으나 실제로 동 철도를 통한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터키 3국간의 물동운송은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TK 철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카스피해를 통한 중국의 일대일로 연결계획이 현실화 되어야 한다.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이나 투르크메니스탄을 통한 일대일로 연결과 카스피해를 통한 바쿠와의 물동연결이 확대되어야 바쿠의 동서 물류연계 기능이 강화될 수 있다. 또한 남북 운송회랑의 경우 이란이 미국의 경제제재 하에 있어, 단기간 내에 물동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물류허브는 이를 활용하는 주변국들의 경제여건과 상황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상존한다. 아제르바이잔이 추진하는 바쿠 물류허브화의 안정적인 역할을 위해서는 단순 물류기능의 확대와 개선이 아닌 투자유치를 통한 제조업 생산으로의 기능적 확대가 필요하다. 정부가 바쿠 인근지역을 경제특구로 지정한 배경은 이와 연관이 있다. 아제르바이잔 내에서 제조업이 활성화되면 중국 등 타 국가로부터의 완제품을 단순히 중개하는 데 머무르기 보다는 자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할 수 있는 또 다른 선택지가 생기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물류와 생산시설의 결합은 아제르바이잔의 물류허브 역할에 더해 자국 생산품의 대외수출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각주
1) ADB, “Country Partnership Strategy: Azerbaijan 2019-2023 – Promoting Diversified and Inclusive Growth,”  May, 2019. p. 8. 
2)“International
North South Transportation Corridor for better Indo-Russian connectivity inches towards reality,” 12, Jul. 2018, (https://economictimes.indiatimes.com/articleshow/58099129.cms?utm_source=contentofinterest&utm_medium=text&utm_campaign=cppst, 검색일: 2020년 2월 5일)
3)“Country receives direct access to western market via North-South project,” 27, Nov. 2018, Azernews, (
https://www.azernews.az/business/141638.html, 검색일: 2020년 2월 5일)
4) Bai Lianlei, “Azerbaijan in the Silk Road Economic Belt: A Chinese Perspective,” Caucasus International, Vol. 6, No. 1, Summer, 2016, p. 30. 

 


※ <전문가 오피니언>은 PDF 다운이 가능합니다 (본문 하단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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