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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중남미 또 다른 잃어버린 10년과 성장을 위한 도전

중남미 일반 김철희 前 KOTRA 페루 리마 무역관 관장 2020/03/05

또 다른 잃어버린 10년의 도래 (2011~2020)

브라질, 멕시코, 베네수엘라 등 대부분 중남미 국가들은 1973년 이후 오일파동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던 1970년대에 무분별하게 외채를 끌어들였다가, 1980년대 초 원자재 가격 폭락과 채무 위기로 물가가 폭등하고 빈곤층이 급증하면서 ‘잃어버린 10년’(1980년대)을 겪었다. 1990년대 들어서는 워싱턴 컨센서스1)에 입각한 물가안정, 금융자유화, 무역자유화, 민영화 등 신자유주의 경제를 신봉하는 정부가 다수 들어서면서 성장에 대한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의 일시적 성장을 제외하면 저성장이 이어졌다. 2000년대 초부터 2013년까지는 중국 중심의 1차 산품 수요가 폭발해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남미는 경제〮사회적으로 상당히 성장하였다. 그러나 2011년 이후 이러한 성장세는 제동이 걸렸다. 2013년 이후 원자재 가격의 하락세가 시작되면서 2014-2020년 기간은 최근 70년 만에 최저성장(연평균 0.6%)을 기록했다. 이어서 2011-2020년에 연평균 1.4% 성장에 그치면서 1980년대에 이어서 또 다른 잃어버린 10년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OECD의 2019 중남미경제전망보고서2) 에 따르면, 2010년대의 중남미의 노동생산성이 EU의 40%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중남미의 빈곤층과 소득 불평등 감소를 어렵게 만들었다. 최근 중남미의 중산층은 전체인구의 1/3 수준까지 증가하였다. 더불어 이들은 양질의 공공서비스와 제도를 열망하고 있지만 교육제도에 대한 만족도는 2006년 63%에서 2017년  53%으로 떨어졌다(OECD국가 평균은 65%). 중남미 국가들은 경제가 성장하고 경제성장 정책을 취할수록 악순환에 빠지는 '성장의 함정'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성장의 함정'은 스스로 반복적으로 강화되면서 더 나은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을 의미하는데 중남미의 경우 아래와 같은 네가지 요인을 들 수 있다.

▷ 낮은 생산성 : 1차 산업과 광업에 의존하는 수출의 구조적 문제와 연동
▷ 사회 구조적 취약성 : 2000년대 초 경제성장으로 다수가 빈곤으로부터 탈출하여 취약한 중산층에 편입되었지만 다시 빈곤층으로 추락할 수도 있는 저임금, 저 사회보장 등 질 낮은 노동에 종사
▷ 제도적 함정 : 제도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커짐에 따라 시민들은 질 좋은 서비스와 사회보장에 필요한 자금이 되는 납세와 같은 사회적 의무에 관심이 낮음 .
▷ 환경 문제 : 중남미 경제가 자원 집약적이고 고탄소 성장모델에 집중된 가운데 천연자원의 고갈이 지속적인 성과 기대를 저해

 

경제전망과 리스크 요인 
IMF는 2019년 중남미 경제성장률을 0.1%로 추정했다. 아울러 세계 경기와 원자재 가격이 다소 회복되고 사회불안이 해소되면 2020년에는 1.6%, 2021년에는 2.3%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UN 중남미경제위원회(CEPAL)에 따르면 중남미 경제가 2014년부터 7년 연속 저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1인당 소득도 감소하고 있다. 특히 1인당 GDP는 2014-2019년 연평균 0.8% 감소했다. 2019년의 감소세는 중남미 전역에 걸친 것으로 남미의 경우 석유, 광물, 식품류의 가격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0.2%의 하락을 보였다.

 

이러한 저성장의 요인에는 구조적 측면에서는 낮은 투자와 생산성, 취약한 비즈니스 환경, 낮은 수준의 인프라 및 교육 문제가 있었고, 경기적 측면에서는 세계 경기 둔화, 낮은 상품 가격, 경제정책의 불확실성 증가, 일부 국가의 분배 중심 경제 정책, 사회적 불안정 등의 요인이 있었다.

 

향후 리스크 측면에서는 그동안 세계경제를 위축시켰던 미-중 무역갈등이 1단계 합의가 이루어지는 긍정적 요인이 있었으나,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만연하면서 글로벌 경제 활동과 교역, 여행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높아진 사회적 긴장감과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은 중남미 전체의 사회적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역별 여건
브라질과 멕시코에서는 경제정책과 개혁 방향의 불확실성이 2019년 실질 GDP와 투자 부진에 영향을 주었다. 아르헨티나와 에콰도르는 침체 속에서 추진된 2018-2019년 재정균형과 구조조정이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되었다. 최근에는 볼리비아, 콜롬비아, 칠레, 에콰도르 등 몇몇 국가에서의 사회 불안이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브라질은 낮은 물가상승률, 연금 개혁안 통과, 이자율 인하 등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면서 2019년 1.2%에 이어 2020년에는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칠레는 사회 불안정과 사회적 요구에 따른 정책 수행으로 전망이 불투명하다. 2019년 말 급락했던 경제활동이 재정확대 및 통화정책을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칠레는 2020년에 약 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콜롬비아는 2019년에 내수에 힘입어 3.3% 성장하였지만 그결과 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는 4.5%로 다소 높아졌다. 2020년에는 금융지원, 베네수엘라 이민, 해외거주자 송금, 토목사업, 최근 세제 개혁에 따른 투자증가로 3.5% 성장이 예상된다.

 

페루는 2019년에 세계경기 위축과 낮은 정부지출 집행률로 2.4% 성장에 그쳤지만, 2020년에는 물가안정 속에서 3.2%, 2021년에는 3.7%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네수엘라는 심각한 경제적,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이다. 2013년 이후 석유 생산 감소, 하이퍼 인플레이션, 공공서비스 붕괴, 구매력 급감으로 GDP가 65%나 감소했다. 이런 추세와 속도는 다소 완화될지언정 2020년에도 지속될 것이다.

 

멕시코 경제는 2019년 정책 불투명성과 글로벌 및 미국 제조업 생산 부진으로 정체되었지만, 2020년에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간 무역협정(USMCA)’ 비준, 물가 안정세 유지, 완화된 통화정책을 바탕으로 1%의 성장률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중미/파나마/도미니카공화국은 2019년 3.2%에 이어서 2020년에도 3.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나마의 대규모 구리 광산 생산 개시, 코스타리카와 도미니카공화국의 팽창적 통화 정책, 코스타리카의 금융개혁 완료가 시장 신뢰 회복과 재정 여력 확충의 핵심이 될 것이다.

 

온두라스는 행정, 통치, 반부패 제도 개선과 경제개혁을, 과테말라 정부는 경제,재정개혁을 추진중이다.

 

엘살바도르에서는 정부의 친성장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반면, 니카라과에서는 정치적 긴장 지속이 경제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카리브해 도서국의 경제전망은 다른 지역 보다 희망적이다. 관광산업 의존국들은 2020년에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 국제원자재 가격 안정이 지속된다면 원자재 수출국가들의 경제는 다소 회복될 것이며, 대규모 유전이 발견(55억 배럴) 되어 2020년부터 생산에 들어가는 가이아나에서는 경제적 붐이 기대된다.

 

그러나 중남미의 잠재 성장률은 높은 공공 부채, 취약한 재정제도, 높은 실업률, 환경적 취약성, 원자재 가격 변동의 취약성 등  구조적인 문제로 낮아질 수 있다. 일부 국가의 재정구조는 다소 개선되었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채무의 안정성 유지를 위해 보다 긴축 정책이 필요하다.

 

 

지속성장을 위한 정책 방향
중남미가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모든 정책은 사회경제적 상황을 고려하여 수립되어야 한다. 첫째, 신뢰를 줄 수 있는 정책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중남미는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가 낮아서 보다 신뢰를 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둘째, 경제 다각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1차 산품 둥 일부 품목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를 줄이고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경제를 다각화시켜야 한다.   셋째, 중남미는 오랫동안 교육에 대한 투자 관심도가 낮아 노동생산성 하락과 전문인력 부족을 야기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 즉 교육의 질을 개선하여야 한다.  넷째, 신중한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 경제 위기에 대처하고 성장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충분한 재정여력을 확보하는 재정 정책을 취해야 한다. 중남미 경제는 높은 채무와 인플레이션으로 부침이 심하고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개도국에 대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적용을 비판해온 캠브리지대학 장하준 교수는 저서  ‘나쁜 사마리아인’3) 에서 “칠레 정부가 1990년대 자본통제를 통해 투기성 자금의 흐름을 효율적으로 차단하기도 했지만, 신자유주의로 인해 제조업 기반은 무너지고 천연자원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지속 성장가능성이 낮아졌다”고 평가하였다. 최근 BBC와의 인터뷰(2020.2.4)에서는 칠레와 콜롬비아의 반정부 시위 및 폭력성에 놀라움을 나타내면서, 중남미 국가들이 혁신과 시장 구조개혁 실패로 불평등을 줄이지 못한 것이 그 원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성장을 위해서는 천연자원 의존형 단계에서 벗어나고 더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향후 신자유주의 정책이 중남미에서 얼마나 지속될 지 알 수 없으나(현재는 브라질 보우소나루 정부가 추진) 현재 극심한 사회적 저항에 부딪히고 있는 칠레의 사례가 중남미 전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1970년대 도입하여 성공한 연어 양식업을 칠레의 혁신사례로, 리튬 자원을 활용한 배터리 산업을 예시로 들었다.

 

우리의 진출전략
2013년 이후 세계경기 위축과 원자재 가격하락, 2019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소득 불평등과 사회 정책 불만으로 인한 반정부 시위 속에서 중남미 경제는 전례없는 저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지역별로는 미국경제의 영향이 큰 멕시코와 중미 경제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남미에서는 브라질이 연금 개혁안 통과, 재정 개혁과 친시장적인 경제정책을 바탕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의 진출이 유망한 분야는 다음과 같다.

 

(자동차·부품) USMCA 발효, 멕시코-브라질 자동차 FTA 체결, 브라질의 신자동차진흥정책(Rota20304)) 등 통상환경 변화로 멕시코(6위)와 브라질(8위)이 글로벌 자동차생산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코트라의 현지 무역관 등 수출 유관기관의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여 현지 완성차 및 Tier 1 대상의 상시 마케팅 체제 구축이 필요하고, 중장기적 차원에서는 현지 직접 투자 진출 전략을 수립하여야 한다.

 

(보건의료) 중남미의 최근 소득수준 증가와 비만인구 급증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의료비 지출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 중남미인들은 식습관으로 당뇨, 고혈압 등 심혈관 환자가 많아 관련 질환 진단용 MRI, X-Ray 및 자가진단용 기기인 혈압, 혈당 측정기 등의 진출이 유망하다. 신속한 현지 인증취득과 유능한 현지벤더 및 에이전트 선정이 시장진출의 관건이 된다. 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5)은 역내 공동인증제도를 추진중인데, 인증 소요기간과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회원국을 거점으로 동맹국 전체시장으로 확대해 나가는 전략이 효율적일 수 있다.

 

(화장품) 중산층 증가, 경기회복, 여성취업 증가로 중남미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바, 중남미는 전세계 화장품 시장의 14.1%(2017년) 을 점하고 있다. K-Pop으로 시작된 한국 문화(중남미 전역 한류 동호회 약 560개 활동 중)에 대한 관심이 한국제품, 특히 화장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국산 스킨케어 및 메이크업 제품군이 주로 판매되고 있으며(전체 판매의 80%이상), 가성비가 높은 멀티기능(BB크림 등) 제품의 인기가 높다.

 

(한-중남미 FTA 네트워크 활용) 기 체결한 칠레, 페루, 콜롬비아 외에 2019년 10월 1일부로 한-중미 FTA가 순차적으로 발효6)되면서 한-중남미 통상 네트워크는 지속적으로 확대중이며, 현재 협상중인 한-메르코수르 TA(무역협정), 태평양동맹 준회원국 가입이 확정되면 중남미 대륙 전체와 FTA네트워크로 연결하게 된다.

 

자동차, 철강, 합성수지 등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과 화장품, 의약품, 자동차부품 등 중소기업 품목도 대폭적으로 개방되고 정부조달협정(GPA) 미가입국인 중미국가의 정부조달시장이 개방되어 우리기업의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 기회 확대가 기대된다.


*각주
1) 워싱턴 컨센서스 : 1989년 미국경제학자 존 윌리암슨이 처음 만들어낸 말로 미국과 국제금융자본이   미국식 시장경제체제를 개발 도상국 발전모델로 삼도록 하자고 한 합의
2) OECD는 2011년 UN중남미경제위원회(CEPAL), 2013년 중남미개발은행(CAF), 2018년부터는 EU의 협조를 얻어  중남미경제전망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3) 캠브리지대학 장하준 교수의 저서(2007년, 부키)로 신자유주의 정책의 개도국 적용을 비판
4) Rota2030 : 에너지효율 및 안전성 강화, R&D 및 기술투자 인센티브, 자동차부품기술개발 인센티브 
5) 태평양동맹(PA) : 2015.7.20. 발효된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칠레 4개국간 역내 경제통합 협정(인구 2.3억명, 중남미 GDP 40%)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과 교역확대 지향. 한국은 준회원국 가입추진

 

※ <전문가 오피니언>은 PDF 다운이 가능합니다 (본문 하단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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