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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코로나19 확산이 크로아티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

크로아티아 김상헌 한국외국어대학교 동유럽대학 세르비아·크로아티아어과 교수 2020/04/01

코로나19  확진자 발생과 정부의 대처
2020년 3월 1일 기준 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크로아티아의 경우, 유럽에서 가장 많은 감염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는 이탈리아(확진자 1,129명, 사망 29명)와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으며, 크로아티아의 이스트라(Istra) 반도의 도시들은 이탈리아와 역사·문화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다. 크로아티아의 모든 확진자들이 이탈리아 롬바르디아(Lombardia) 주의 주도 밀라노와 베네토(Veneto) 주의 주도 베네치아를 방문한 자국인과 그 가족들이라는 점에서 향후에도 크로아티아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가재난본부(Nacionalni krizni stožer)와 보건부 재난본부 (Krizni stožer Ministarstva zdravstva)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크로아티아 코로나19 감염 확진자들은, 수도인 자그레브에 위치한 감염 클리닉(Klinika za infektivne bolesti)에 격리되어 치료받고 있으며, 감염 확진된 환자들 모두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1월 중국에서 코로나19에 의한 상황이 악화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크로아티아의 국가재난본부와 보건부 재난본부는 크로아티아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감염확산의 상황을 가정하여 프로토콜을 마련했으며, 이에 따라 언론과의 협조를 통해 크로아티아 국민들에게 개인위생을 철저히 할 것을 다각적으로 홍보했다.

크로아티아의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크로아티아 경제부장관 다르코 호르바트(Darko Horvat)는 2020년 2월에 들어서며 빠른 속도로 전 세계에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로아티아 경제에 분명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러한 부정적 영향의 결과가 얼마만큼의 수치로 나타날지 현재로서는 가늠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20년 2월 들어 크로아티아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상품이 1억 4,100만 달러 규모에서 5,000만 달러 규모로 약 33% 가까이 감소했으며, 크로아티아관광청(HTZ, Hrvatska Turistička Zajednica) 중국 상하이 지사가 설립된 2018년 하반기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던 크로아티아 방문객 숫자가 현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2013년 하반기 이후 크로아티아 관광산업의 주요한 고객으로 떠올랐던 한국 관광객들이 자국의 코로나19 확산에 의한 영향으로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관광산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크로아티아 경제에 분명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2018년 9월 신규 취항한 바 있는 대한항공 인천-자그레브 간 직항노선의 인천발 자그레브행 노선이 2020년 2월 27일 잠정적으로 중단됨으로써 지속적인 한국 관광객 유치를 통해 자국 관광산업을 견인하고자 했던 크로아티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크로아티아를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는 각국 정부와 항공사의 결정, 그리고 항공여행객들의 예약취소로 인해 20만 편에 달하는 항공편 스케줄이 취소되었으며, 상황의 변동에 따라 더 많은 항공편에 대한 변경과 취소가 예상되고 있다. 만약 크로아티아와 유럽 전역으로 코로나19가 널리 확산되고 여행객에 의한 항공편 예약이 취소되는 경우, 크로아티아 관광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이는 관광산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크로아티아 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크로아티아와 유사한 사례로 프랑스를 꼽을 수 있는데, 2020년 3월 1일 기준 2명의 사망자와 100명의 확진자를 기록하고 있는 프랑스는 국내 총생산(GDP)의 8%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에서 이미 관광객의 전체 숫자가 30~40%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심지어 크로아티아 전체 경제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국내 총생산 비율은 약 12%에 달한다는 점에서 향후의 크로아티아 경제 상황을 더욱 어둡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크로아티아 경제의 부정적 나비효과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이 유발하는 경제적 측면에 있어서의 나비효과는 크로아티아 국가 운영 전반에 걸쳐 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며, 나아가 국가 전체의 미래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관광산업의 부진으로 인한 경제적 추락은 크로아티아 정부 예산의 축소를 가져오게 될 것이며, 정부 예산의 축소는 크로아티아 정부가 이끄는 경제활동의 축소를 의미하고, 나아가 세수(稅收)의 감소를 유발하게 될 것이다.

크로아티아 정부 예산 수입에서 가장 큰 부분은 부가가치세(VAT)가 차지하고 있는데, 월별 통계로 보았을 때, 관광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4월~10월이 포함되는 중·하반기의 부가가치세 수입이 연간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크로아티아 재정부장관 즈드라브코 마리치(Zdravko Marić)의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크로아티아 관광산업의 위축은 정부 예산 수입의 절대적 감소를 야기하게 될 것이며, 세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정부지출을 줄이지 않는다면 또다시 국가신용등급이 하락되어 외부로부터 국가부채를 들여올 때의 조건이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연중 극성수기인 7월, 8월, 9월에 가장 집중되어 있는 크로아티아의 관광산업의 총 수입은 2019년 7월 한 달에만 140억 쿠나(약 2조 5,000억 원)에 달하며, 특히 이전 달인 6월에 비해 7월에는 두 배로 상승한다. 이 가운데 크로아티아 정부의 세수로 잡히는 부가가치세 수입은 2019년 7월 약 60억 쿠나(약 8억 유로, 약 1조 7,000억 원)를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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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22일~23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가한 크로아티아 재정부장관 즈드라브코 마리치는 코로나19의 국제적 확산이 어느 시점까지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 영향을 미치게 될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크로아티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얼마만큼의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지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로아티아 관광산업 전망
크로아티아 전 관광부 장관이자 현 크로아티아 관광협회장인 벨코 오스토이치(Veljko Ostojić)는 전 세계의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상황이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2020년 크로아티아 관광산업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상만을 할 필요가 없으며, 기온이 상승하는 봄과 여름이 다가올수록 현재보다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오스토이치는 여름 휴가 시즌인 7월, 8월, 9월 관광과 휴가 예약을 위해서 적어도 3월 말까지 상황이 호전된다면 크로아티아 관광산업과 전반적인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한 크로아티아에 영업망을 가지고 있는 오스트리아계 은행인 에르스테 방카(ERSTE Banka)의 분석가를 비롯한 몇몇 크로아티아 경제 분석가들도 2002년 약 4개월간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이나 2015년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이 비교적 단기간에 종식된 점을 예로 들며, 코로나19 또한 조만간 통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이들은 크로아티아 정부가 지난 몇 년 동안 국가 총수입과 총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상황을 부정적으로만 전망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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