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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코로나19 사태와 동유럽 경제 전망

중동부유럽 일반 이무성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2020/04/01

지난 2019년 12월 시작된 코로나19(COVID-19)는 중국 우한 지방을 시작으로 중국 전역으로 펴졌다. 처음 중국에서 시작되었을 때,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적인 유행으로 번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다소 낙관적이고, 안일한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2020년 3월 현재 코로나 사태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 북미 등 전 세계를 삼키는 대유행(Pandemic)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 상대적으로 경제 기반이 취약하고, 의료 체제가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중동부 유럽 국가들도 코로나 대유행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그래서 만약 코로나 전염병이 이곳에서도 대유행이 된다면, 이는 의료 보건 분야의 위기일 뿐만 아니라, 경제 자체에도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현재로는 동유럽 국가들은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과 같은 서유럽 출신 회원국에 비해 사태가 심각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 사태에만 초점을 맞춘 논의이다. 사실 이번 코로나 사태가 가져올 경제적 여파에 대해 보다 면밀히 살펴볼 경우, 이번 사태가 주는 함의는 무시할 수 없는 위기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코로나 사태가 동유럽 국가들 경제에 미치는 여파와 이에 대한 대처 방안 그리고 이에 대한 전망 등에 대해 논의해 보겠다.

중동부 유럽과 코로나 사태 
최근 집계에 의하면, 중국, 한국, 이탈리아에 비해 동유럽 국가들의 확진자수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예를 들어, 3월 18일까지의 조사에 의하면, 체코의 경우 434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여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그 숫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체코를 이어서 슬로베니아에서도 275명, 폴란드와 에스토니아에서도 238명과 220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였다. 동시에 루마니아도 217명의 확진자가 나왔으며, 슬로바키아의 경우도 97 명의 확진자가 보고되었다. 그 외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및 라트비아의 경우에도 각각 81명, 69명과 61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였다. 헝가리 및 리투아니아의 경우 그 숫자가 상대적으로 많지 않지만, 3월 18일 통계에 의하면, 이 곳에서도 50명과 25명씩의 확진자 나온 것으로 보고되었다.1)

동유럽을 위시한 유럽 지역의 코로나 사태는 유럽 경제권이 가지고 있는 독특성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들 국가들 간의 이동이 자유롭다는 것이다. 즉, 유럽연합 회원국은 1987년 단일의정서가 채택된 이후 보다 심화된 통합을 위해 공동시장 완성에 힘써왔다. 그 결과 유럽연합이 회원국 간 노동자, 자본, 무역 및 서비스의 자유로운 거래에 장애가 되는 모든 장벽을 제거해 왔다. 이로 인해 유럽연합 내에서 사람들 간의 이동은 더욱 자유로워졌다.2)

그러나 현재 코로나 사태의 확산세가 심화되면서, 공동 시장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유럽연합이란 정치체제에 참여한 회원국들은 국경 없는 공동시장이 어떤 여파를 미칠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과거 이런 노동자들의 이동에 대한 우려는 서유럽 국가에서 자신들의 노동시장 침해라는 관점에서 주로 제기되었다.3) 그러나 현재 서유럽 국가들에서 창궐하는 코로나 사태를 지나면서, 그 결이 달라지고 있다. 

그 결과 최근 유럽에서 급격히 늘고 있는 코로나 확진자 수를 줄이기 위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주요 회원국뿐만 아니라, 사실 전 지역에 걸쳐 인구의 이동을 막고 있는 사실만을 바라보더라도, 오늘날의 코로나 사태가 어떻게 다른 방식의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더욱이 상생의 경제 정책을 펼쳤던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봉쇄 조치를 취하면서, 이들 서구 경제권에 의존성이 높은 중동부 유럽국가들은 여러 방면에서 엄청난 경제적 충격을 받을 수가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중장기적 경제 충격의 확산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시작된 코로나 사태는 현재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서유럽국가들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 보아서는 그 확산세는 빠른 시일 내에 진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재 세계 경제 중심인 미국도 코로나 사태의 강력한 태풍 한가운데 놓여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따라서 최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인 이동 금지를 단행한 이후, 미국과 유럽과도 한 달간 이동 제한을 명령하는 등의 극단적 외교정책을 발표하였다. 이 모든 것은 결국 자국 보호를 위한 수단으로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이는 결코 세계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냉전 이후 세계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 빠르게 편입된 중동부유럽에게는 엄청나게 큰 위험요소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다. 

이런 현 상황의 위급성은 우선 금융시장에서 빠르게 반응하며 나타났다. 최근 유럽의 주요 금융 시장의 종합 주가지수는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예를 들어, 3월 9일 미국의 증시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대한의 낙폭을 보인 이후, 유럽의 주요 증시들도 동반 하락하였다. 그 결과 3월 13일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0.87% 급락한 5.237.48로 거래를 마쳤고, 이는 1987년 이후로 하루 최악의 낙폭을 기록하였다. 영국의 금융 시장의 패닉은 유럽 대륙으로도 이어졌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도 12.24% 내린 9,161.13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 역시 12.28% 떨어진 4,044.26에 장을 마감했다.4)

서유럽 금융 시장을 중심으로 한 대폭락은 동유럽 금융 시장의 잇따른 폭락으로 이어졌다. 예를 들어, 코로나 사태 이후 체코의 PX 지수도 60% 이상 폭락하였고, 헝가리의 3월 13일 하루에 13%
이상 폭락을 보이며, 동유럽 경제에 어두운 암운을 드리우기 시작했다.5) 물론 이후 미국 등 주요 서유럽 국가들의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일시적인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전세계 금융시장과 같이 동유럽지역의 금융 시장도 심한 변동성을 보이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단기에 그 여파가 나타나는 금융 시작의 충격과 함께 향후 동유럽 주요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도 결코 밝지는 않아 보인다. 체코와 함께 인구대비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온 루마니아의 경우, 당초 올해 GDP성장률을 3.5%에서 3.3% 하향조정한 전망치를 내놓았다. 물론 이들 동유럽국가들의 성장 전망치도 그리 밝지는 않지만, 이는 폴란드, 헝가리, 및 체코공화국과 같은 인근 주요 동유럽 국가들에 비해 훨씬 나쁜 지표이다. 물론 중동부 유럽도 이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입는 경제적 피해는 본 사태가 다 끝이 나봐야 알 수 있지만, 현재로는 그 전망이 결코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6)

기업 환경의 미치는 여파도 주시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가장 피해를 입을 곳은 중소기업이라는 것이 유럽연합 집행부의 일반적인 평가이다. 사실 이들 중동부 지역의 산업 구조는 중소기업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구조이다. 2018년 유럽연합이 발표한 중동부 유럽의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현재 비세그라드와 발트 국가의 중소기업은 전체 기업의 99.8%, 고용의 70.5%, 부가가치의 58.9%를 차지하고 있다.7) 그리고 이들 중소기업은 개별국가는 물론 EU 전체적인 경제발전의 동력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8) 이런 상황 속에, 중장기적으로 코로나 사태가 지속되고, 그리고 최악의 경우 의료 기술이나 기반 시설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동부 유럽에 코로나 대유행이 발생한다면 이들 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상상을 초월 할 수 있다. 

유럽연합 차원의 지원책 
유럽연합은 유럽 전체로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 하기 위한 다양한 대비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실제 이들을 실행하기 위한 회합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배경 속에, 최근 논의 된 사항을 크게 두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9)

첫째, 코로나 사태의 피해를 완화시키기 위한 유럽연합 차원의 지원이다. 최근 유럽중앙은행은 유로존 내 경제적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들을 논의하고 있는데, 특히 기업들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용을 통한 자금 지원책을 모색함과 동시에, 실물 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기존 이자율의 추가 인하책을 모색하고 있다. 

둘째, 공동체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자사의 종사하는 근로자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들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이 조속히 지원될 수 있도록 하는 유동성 분야에서 적극적 지원책을 펴고 있다. 그 결과 최근 유럽연합은 회원국 내 중소기업 지원과 노동시장 안정화를 위해 250억 유로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지원된 기금으로 중소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보전하거나, 사회보장 기금 등을 유예하는데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10)

이런 배경 하에, 실제 동유럽의 주요 국가들에게서도 비슷한 조처들이 목도되고 있다. 동유럽 국가들 중 그 규모가 가장 큰 국가들인 헝가리, 폴란드, 체코와 같은 국가들은 비슷한 구제책을 펼치고 있다. 

우선, 체코의 경우 이들 세 국가 중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이에 체코 정부는 체코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코로나 사태로 피해를 입는 기업에게 상당량의 무이자 대여를 제공하고자, 3월 15일 10억 코루나를 책정하였다. 동시에 체코 중앙은행도 은행 이자율을 1.75%로 낮추는 추가 인하 정책도 단행하였다.11) 폴란드의 경우도 최근 유럽연합으로부터 지원 받은 37억 3,000만 유로를 자국 경제 살리기 위해 여러 방편으로 사용하고 있다.12) 또한 폴란드 정부 자체적으로도 500억 유로 상당의 금융 및 재정 지원책을 내놓았다. 이를 통해, 근로자의 임금 지원과 대출금 지원을 도모하고 있으며, 동시에 의료 지원 및 기타 경제 전반의 하부구조 지원을 위한 관련 지원 정책도 펼치고자 준비하고 있다. 폴란드나 체코에 비해 현재로는 그 확산세가 낮은 헝가리의 경우도 유사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13) 예를 들어, 빅토 올반 (Viktor Orbán) 헝가리 총리는 기업 및 일반인의 대출 원금 및 이자 부채 상환을 올 연말까지 유예시켜준다는 정책을 내놓으며, 현 위기에서 헝가리 경제를 소생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향후 전망
현재로는 유동성 지원과 막대한 양의 재정 지원을 통한 임금 보전 및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들 동유럽 국가들은 서유럽 국가들과 공생관계에 있기 때문에 이런 정책의 유효성은 현재로는 서유럽 국가에서 얼마나 현재의 코로나 사태를 빨리 진정시키는가에 달려 있다. 만약 서유럽에서 창궐하는 전염병이 쉽게 가라 않지 않고, 오히려 더욱더 기승을 부릴 경우, 향후 동유럽 경제는 더욱 더 어려워 질 것이다.

동시에 고려해야 할 점은 서유럽으로부터 발생한 코로나 사태의 중동부유럽으로의 전이현상이다. 특히, 현재 서유럽 지역으로 유입된 중동부 유럽 출신 노동자의 귀환이 갖는 경제적 여파이다. 일반적으로 생산요소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노동이 이동한다. 그 결과 현재 상당수의 중동부 출신 노동자들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서 일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이들 경제는 거의 마비상태이고, 그리고 이런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실질적인 경제적 이유에서든지, 또는 건강 등 안전의 문제든지 간에 이들 노동자들이 중동부유럽 국가들로 대거 귀환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새로운 코로나 사태의 진원지가 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중동유럽 경제는 더욱 더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 각주
1) European Centre for Disease Prevention and Control (2020) “Situation update worldwide, as of 18 March 2020”, at https://www.ecdc.europa.eu/en/geographical-distribution-2019-ncov-cases. 
2) 공동시장의 여파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Thom, Graham (1992) “The Single European Market and Labour Mobility”, Industrial Relations Journal, vol. 23, no. 1, pp. 14-25.을 참조. 
3) Kathy Burrell (2016) Polish Migration to the UK in the ‘New’ European Union: after 2004 (London: Routledge).
4) 연합통신, 유동성 백신도 약발없는 팬데믹 장세…주식·금·원유 모두 투매, 2020,03,13.
5) https://kr.investing.com/indices/wig-20
6) Romania-insiders.com, 2020, 03, 13
7) European Commission (2018). 2018 SBA Fct Sheet & Scoreboard
8) EU는 10인 미만 고용과 매출 200만€ 미만인 미소기업(Micro), 50인 미만 고용과 매출 1000만€ 미만은 소기업(Small), 250인 미만 고용과 매출 5000만€ 미만인 중규모기업(Medium-sized)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본 보고서에서는 미소기업, 소기업, 중기업을 모두 중소기업으로 통칭하며, 필요한 경우에만 구분해 표기한다. Commission Recommendation of 6 May 2003 concerning the definition of micro, 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s (2003/361/EC), Official Journal of the European Union, L 124/36, 20 May 2003 
9) https://www.euractiv.com/section/coronavirus/news/eu-pledges-e25-billion-to-weather-coronavirus-impact/
10) Hungary Today, “Coronavirus: Hungary Expected to Receive Major EU Funds to Counter Economic Impact of Epidemic”, 2020,03,18.
11) https://www.radio.cz/en/section/business/coronavirus-czech-cabinet-central-bank-take-further-measures-to-bolster-economy
12) https://www.thefirstnews.com/article/poland-gets-eur-74-bln-from-ec-for-effects-of-coronavirus-on-economy-11154
13) https://www.ecfr.eu/article/commentary_poland_politics_in_a_time_of_cor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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