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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EP 동향세미나

[동향세미나] 최근 유가전쟁을 둘러싼 사우디의 입장과 경제적 상황

사우디아라비아 유광호 KIEP 세계지역연구센터 아프리카중동팀 전문연구원 2020/04/03


☐ 3월초 OPEC+ 정례회의에서 주요 산유국 간 감산합의가 결렬된 가운데 사우디, UAE가 원유 증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함.
- 지난 3월 6일 러시아의 감산 반대로 약 3년 간 이어져 온 OPEC+ 감산체제가 종식되었으며, 이후 러시아에 대응하여 사우디, UAE가 잇따라 증산 선언
- 이에 따라 오는 4월부터 하루 약 360~390만 배럴의 원유가 시장에 추가 공급될 예정이며, 초과공급 우려가 선반영되면서 국제유가는 급격한 하락세 시현
ㅇ 3월 넷째 주 국제유가는 전월 동기 대비 56.4% 하락한 23.19 달러 기록(WTI 기준)
- 러시아의 감산 반대는 국제유가를 셰일오일 손익분기점 이하로 유지해 최근 미국에 빼앗긴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려는 의도로, 사우디와 UAE의 증산 선언은 러시아를 다시 감산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려는 포석으로 해석 가능
ㅇ 미국 주요 셰일지대의 평균 손익분기점은 약 40달러로 현 유가 수준이 유지되면 에너지 기업의 도산과 투자 감축이 발생할 수 있음.
ㅇ 그간 러시아는 미국이 OPEC+ 감산합의를 통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해왔으며, 감산합의 이행률도 저조해 OPEC 회원국과 갈등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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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유가 수준이 장기간 유지될 경우 사우디의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의 정치적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
- 사우디는 2014년부터 시작된 저유가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국채를 확대 발행하고 상당 규모의 외환보유액과 왕실 자금 소비
ㅇ 사우디의 GDP 대비 공공부문 부채 비율은 2013년 2.1%에서 2019년 23.2%로 증가, 동 기간 외환보유액은 7,184억 달러에서 5,009억 달러로 감소
- IMF에 따르면 사우디 재정균형 유가는 83달러로 추산되며, 이에 따라 현재 유가 수준이 유지될 경우 사우디 정부는 극심한 재정불균형을 감내해야 하는 실정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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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재정 부담이 얼마나 가중될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
ㅇ 최근 발표된 32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 코로나19로 인한 국부펀드 수익률 및 관광객 감소, 달러 가치 상승에 따른 페그제 유지비용 증가도 재정 부담으로 작용 전망
ㅇ 코로나19 및 유가 하락으로 인한 사우디 국채 이자율 상승으로 정부차입 비용도 증가
- 저유가 지속은 사우디 비전 2030 (Saudi Vision 2030)의 동력 상실과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Aramco)의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왕권 승계를 위해 내부 통제력 확대 및 지지층 결집이 필요한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의 정치적 입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2) 
ㅇ 사우디 비전 2030(Saudi Vision 2030)은 사우디의 중장기 국가개발 계획으로 개혁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이 전면에 내세워 추진

☐ 이러한 경제 및 내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할 때 사우디가 유가전쟁을 장기간 지속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판단됨.
- 감산합의 결렬 이후 사우디 정부는 증산 장기화에 대한 의지를 연달아 표출하고 있으며, 지난 3월 18일에는 재무부 장관이 재정지출 5% 삭감 계획 발표
- 그러나 재정균형 유가와 경제구조 등을 고려할 때 현 증산 경쟁에서 사우디보다는 러시아의 입장이 유리하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며, 이에 사우디가 경제적 타격을 감수하고 유가전쟁을 장기간 지속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
ㅇ 러시아의 재정 균형유가는 사우디의 절반 수준이고 원유 및 가스 부문 세입은 전체의 약 30~40%에 불과
ㅇ 아울러 2018년 이후 재정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GDP 대비 공공부문 부채 비율도 16.5%(2019년 기준)로 비교적 양호  
- 사우디가 유가전쟁의 목표를 달성한 경우는 과거 사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으며, 실제 증산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ㅇ S&P는 사우디의 현재 최대 생산가능 물량을 일산 1,104만 배럴로 평가
- 한편 미국 에너지 기업 도산이 현실화되면 트럼프 대통령 재선 전략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미국이 유가전쟁에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거나 혹은 사우디와 미국이 새로운 감산체제를 발족시킬 가능성도 배제 불가 

* 각주
1) 사우디는 자국 재정수입의 약 70~80%를 원유 부문에 의존 
2) 사우디 전체 인구의 약 15%인 500만 명이 2019년 말 진행된 아람코 기업공개 개인공모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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