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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코로나19가 세계 경제 및 멕시코 경제에 미친 영향

중남미 일반 Adolfe Alberto Laborde Cancarro University of Arizona Professor 2020/04/06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하여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를 선포했다. WHO는 △이변(extraordinary event)일 것 △ 질병의 국제 전파가 다른 나라의 공중보건에 위협이 될 것 △ 국제적 대응 공조 필요 가능성이 있을 것 등 세 가지 기준을 바탕으로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 여부를 판단한다(WHO, 2020). 예방조치 시행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는 중국 밖으로 전파되어 이제는 아시아, 미주대륙, 유럽, 오세아니아, 아프리카를 비롯한 전세계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사태의 원인이 전 세계 국가 대부분의 상호연결성, 상호의존성 및 국제화임에 틀림없다. 특히 중국을 전략적 가치사슬의 일부이자 글로벌 생산 활동을 나누어 시행할 적격지로 보았던 글로벌 기업 다수가 중국에서 사업을 운영함에 따라 이러한 사태에 취약해진 탓이 크다.

세력을 확장하고자 했던 아시아의 강국 중국에 있어 한때는 좋은 전략이었던 것이 이제는 아킬레스건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 지리적 위치 및 최고의 가격-비용 비율, 차별화, 물류 및 재정서비스 등 특유의 장점을 바탕으로 누렸던 경쟁우위는 글로벌 보건 정책 및 중국의 자체 정책 실패 시 위험에 놓일 것이다. 앞으로의 성장뿐만 아니라 일대일로와 같은 국제 프로젝트 시행, 국가개발프로그램 수행과 관련하여 국제 시장의 도움이 필요한 중국에 팬데믹은 재앙과도 같다. 마찬가지로, 중국산 투입재에 의존하던 국가들 또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한편, 자본재를 확보하여 산업 생산기반을 중국으로 이전한 국가는 스페어 부품 또는 기계 부족으로 인해 이미 계획되어 있는 생산 및 조달 프로그램에 차질이 발생하여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주문량을 맞추지 못하거나, 원자재 및 공급품 부족으로 인해 공정에 지장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국제 소비가 줄어들고, 전 세계 2대 경제대국인 중국에서의 연료 수요가 감소하여 중동 지역 국가로 대표되는 원유 공급국들은 소득 감소 등의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이는 이란과 같은 나라에서는 재앙과도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재가동한 가운데(우라늄 농축 확대) 미국을 위시로 한 일부 서방 국가들이 제재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멕시코에 관해서는 필자가 진행한 무자파르 샤 무스타파(Muzafar Shah Mustafa) 주멕시코 말레이시아 대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하고자 한다. 말레이시아와 멕시코의 양국관계에 대한 인터뷰에서 무스타파 대사가 말레이시아 경제에 미치는 코로나 19의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며 글로벌 가치사슬 및 공급망 이외의 부분을 언급한 것이 와 닿았다. 이미 언급된 바 있는, 국가의 관광 부문에 대한 영향이다. 말레이시아에서 관광 부문은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뿐만 아니라 사실상 아시아 국가 전체가 관광 홍보 및 브랜딩을 위해 상당한 자금과 노력을 투자했다. 무스타파 대사는 현 상황이 말레이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확신하지 못했다. 특히 말레이시아에서는 2년 전 비교적 약한 실용주의 연정을 통해 집권한 마하티르 모하맛(Mahathir Mohamad) 총리의 사임으로 인해 정치적 위기마저 발생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상기 내용을 언급한 이유는 멕시코의 정치적 위기의 심각성은 비교적 낮지만 멕시코 또한 말레이시아와 비슷한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멕시코 사회를 양극으로 분열시키고 있는 정치권이 코로나19에 대처함에 있어 느끼는 부담이 한 가지 있다면, 이는 다가오는 위기 극복을 위해 국가 보건 및 경제 대응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멕시코 현 정권은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좁혀 CELAC 하에서의 미국(USMCA) 및 중남미와의 관계에 주력하고자 한다. 그러나, 계속해서 강조되는 다각화의 중요성을 염두에 두고 현재 다른 지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인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멕시코는, 코로나19 등과 같은 사태를 직면할 때 백지에서 출발하는 일이 없도록 기준이 되는 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국내 상황은 모두 완벽하다는 이야기만을 반복해서 설파하는 것에서 탈피하여 장기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적절하다. 공식 데이터를 통해 잘 알려진 것처럼 멕시코 경제는 2019년에 -0.1% 둔화했다(INEGI, 2020). 최고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간다 하더라도 2020년 성장률은 1%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기준 GDP에서 약 77.6%를 차지한 해외 무역(Santander, 2020)을 제외하고 코로나19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부문이 2018년 GDP의 8.7%를 차지한 관광업임을 감안하면(INEGI, 2020) 상황은 보기보다 훨씬 복잡할 수 있다. 더불어, 2020년에 접어들며 세계 경제의 동력 또한 꺼지고 있다. 일례로 중국의 성장률은 5.6%로 전망되고(FMI, 2020), 일본은 2019년 3/4분기 이후 GDP가 1.6% 감소하는 등 침체 징후가 명백하며(El Economista, 2020), 한국도 성장이 역내 및 국제 무역에 크게 좌우되는 만큼 미래 성장 전망이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아시아에서 일어나는 일은 멕시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중국과 일본은 멕시코의 아시아 내 주요 교역국이며,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한국 또한 마찬가지다. 멕시코는 국가 생산활동 대부분에 필요한 다양한 투입재(자동차, 전기, 제조업, 화학부품 등) 및 자본재 상당 부분을 이들 국가를 통해 얻고 있다. 멕시코가 아시아와의 교역에 있어 약 1,400억 달러 규모의 적자를 보고 있고(Banco de México, 2020) 이를 북미와의 1,690억 달러 규모 흑자로 충당하고 있다고는 하나(Banco de México, 2020), 현 사태를 계기로 경제, 무역 및 투자전략을 바꿀 필요가 있다.

당면한 미래가 어둡고 불확실한 가운데, 멕시코에는 중국, 일본, 한국이 제공하는 다각화 옵션 외에도 이미 체결된 다수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존재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Secretaría de Economía, 2019). 그러나 미국의 무역정책 및 세계정세 변화로 인해 기존의 FTA만으로 멕시코는 수출시장을 확보할 수는 없게 되었다. 모든 것을 새롭게 생각해야 한다. 수 개월에 걸친 NAFTA 재협상 기간 동안 멕시코는 쓰라린 경험을 했고, 이는 무역 다각화를 꾀해야만 함을 일깨워 주었다. 그리고 그 답은 수출에 적합한 수급전략을 요구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 CPTPP)에 있다. 멕시코에게 아시아는 매우 중요하나, 이와 동시에 전세계적인 변화 등의 변수도 감안하여 역동적인 역내 외교 또한 구축되어야 한다. 전 세계 및 역내에서 일어나는 일이 멕시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코로나19가 그 확실한 예이다. 무역관계가 상보적인 나라 및 공동의 글로벌 아젠다를 가지고 있는 동맹국과의 정치적⸱경제적 다각화 노력에 집중하는 것이 더욱 좋지 않을까? 정신적 유대감을 공유하는 중남미 및 카리브해 지역 국가 또한 나쁜 선택지는 아니다. 멕시코 무역의 80%가 미국에 집중되어 있는 가운데(Santander Bank, 2019), 멕시코는 중남미 및 카리브해 지역 국가가 멕시코의 무역 등식을 바꿀 수 있는지 자문해 보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중남미 지역과의 교역량은 그렇게 많지 않다. 멕시코와 교역 관계를 맺고 있는 중남미 국가는 전체 수출의 0.9%를 차지하는 브라질과 0.8%를 차지하는 콜롬비아 등 총 2개국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캐나다(2.8%), 독일(1.7%), 중국(1.6%), 일본(1%), 스페인(1%), 한국(0.8%), 그리고 인도(0.8%)를 포함하여 다각화 전략을 짜야 한다. 

세계화로 인한 장점이 큰 것은 사실이나, 중국 및 전 세계 여러 지역이 현재 겪고 있는 상황을 보면 그 부정적인 파급 효과 또한 볼 수 있다. 바이러스 통제가 가장 중요하여 모든 노력이 집중되고 있는 공중 보건 부문에 발생한 영향은 물론이고, 그 외에도 일부 항공사의 중국행 노선 중단, 중국 인접국 일부의 국경 폐쇄(몽골과 러시아 등), 중국에 주재하던 시민, 학생, 기업인 및 관료의 귀국 등 일상으로 번진 여파가 크다.

이번 바이러스가 계절성 바이러스여서 사태의 대규모 확산 가능성이 곧 줄어들고, 사태 대응능력이 비교적 부족한 국가의 보건 및 경제구조 마비 위협 또한 사라지길 희망한다. 이미 살펴본 것처럼 이 거대한 위기에 대한 답은 국제협력과 투명성이다. 비록 예견된 문제는 아니었다고 하나, 우리는 2002년의 사스 등 최근 사례를 통해 세계화가 세계화에 따르는 모든 문제를 자동으로 해결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미 확인한 바 있다. 이 세계적 난국을 통해 우리는 취약 국가들이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예상치 못한 변수를 리스크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명백히 알 수 있다.

새로운 경제 질서에 대해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나 한 가지는 확실하다. 불확실성 및 코로나19와 같은 사태가 만연할 새로운 국제 경제관계의 역학에 맞추어 글로벌 생산전략(비용, 초점, 차별화)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적 이견은 잠깐이라도 차치하고 단합하여 멕시코에 필요한 다각화 선택지를 모색해야 할 때이다. 아시아의 경우 현재 불거진 사태로 인해 속도가 조금 더딜 수 있겠으나, 멕시코는 이미 총 50개국과 13개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상태이다. 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이나 제 3의 국경이라 할 수 있는 카리브해 지역, 혹은 다른 국가와 달리 멕시코가 아직 전략의 일환으로 삼지 않은 오스트리아 등의 중유럽 미개척 시장은 당장 가능한 선택지이다. 국제금융시장이 틀린 것이 아니며, 시장의 행동(이윤)이 지난 며칠 동안 썩 우호적이지 않았던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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