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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코로나19 확산과 페루 경제 영향 분석

페루 Carlos Alberto Aquino Rodriguez Universidad Nacional Mayor de San Marcos Professor 2020/04/06

페루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중남미에서 역내 이웃국가 평균보다 세 배나 높은 성장속도를 구가하며 가장 빠르게 성장한 나라 중 하나이다. 2019년에 중남미 성장률이 0.1%에 그친 반면 페루가 2.2%의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수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1990년 페루의 수출 규모는 30억 달러였으며, 페루 경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9년 페루의 수출은 전체 경제의 21%를 차지하며 약 477억 달러 규모에 육박하게 되었다. 즉 수출은 페루 경제의 주요 엔진 중 하나이다. 

또 다른 성장의 주요 원천으로는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있다. 중국의 FDI만 보더라도, 1990년 말에서 2019년 말까지 대페루 투자규모가 300억 달러에 달했다. 페루가 2019년에 유치한  FDI 규모는 총 80억~90억 달러로 추산된다. 수출과 FDI 외 또 다른 외화 유입원으로는 관광업이 있다. 외국인 방문객 수는 1990년 30만 명에서 2019년 440만 명으로 증가했으며, 관광객은 2019년 페루에서 38억 달러를 지출했다.

페루는 인구 3,250만 명, 국토 면적 130만 ㎢,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나라이다. 페루는 1인당 GDP가 약 7,000 달러인 중간소득국(middle income country)로 2019년 국내총생산(GDP)이 약 2,280억 달러로 집계되었다. 페루는 중남미 국가 중에서 아시아 국가들과의 교역이 활발한 국가로 2019년 상품수출의 47%가 아시아였으며, 특히 중국이 전체 수출의 약 30%를 차지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페루 수출의 약 60%가 광물이고, 아시아가  광물 수출의 주요 시장이라는 점이다. 특히 페루 전체 수출에서 구리가 차지하는 비중만 해도 30%이며, 중국과 일본이 주요 수출상대국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발생 이후 구리 가격이 1월 중순에 비해 약 10% 정도 하락하였으며 달러 대비 페루 통화 가치도 평가 절하되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글로벌 팬데믹으로 선언되고 아시아를 포함하여 전 세계 전반적으로 페루산 물품에 대한 수요가 하락하기 시작한 지금,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페루 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출현과 함께 정부가 국민의 이동 및 모임 제한조치를 실시하고 있는 지금,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페루 경제성장의 엔진 중 하나는 수출, 그리고 다른 하나는 내수이다. 그러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팬데믹이 선언된 지금, 이 두 가지 엔진 모두에서 그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페루 수출 가운데 70%가 광물과 어분 (및 천연가스와 석유 소량) 등을 위시로 한 기본재이다. 나머지는 포도, 아보카도, 블루베리, 아스파라거스, 망고 등 농산품이며, 일부 수산물 및 섬유제품 또한 수출된다. 아시아는 페루산 기본재(주로 광물과 어분)를 수입하는 주요 시장이다.

페루는 중국의 막대한 수요 덕택에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이어진 기본재 가격 호황기의 수혜를 입었다. 중국은 (지금도 그러하듯) 당시 세계경제의 엔진이었다.이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과 아시아 지역에 이어 이제는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중국은 경제 활동이 조금씩 정상으로 되돌아가는 등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산업 생산능력은 전체의 약 50% 정도만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람 및 교통의 이동 제한도 여전하다. 이는 원자재에 대한 중국의 수요가 아직 완벽히 회복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페루의 대중 수출이 줄어들 것임을 의미한다. 일례로 1월~2월 동안 중국의 수입은 4% 감소하였고, 수출은 17.2%나 감소하였다.

중국이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는 하나 여전히 전 세계 경제는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광물을 위시로 한 페루산 기본재의 또 다른 중요 시장인 일본과 한국도 사람들의 활동과 이동이 제한되어 있는 상태이다. 국민의 이동 및 경제활동을 제한하기 시작한 또 다른 지역은 바로 유럽연합이다. 유럽연합은 2019년 기준 페루의 총 수출에서 약 13.5%를 차지한 지역이다. 코로나19는 미국 또한 강타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 취해진 제한조치가 아직 미국 전체의 경제활동(생산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다고는 하나, 미국은 페루산 농산품과 특히 섬유제품을 다량 수입하는 거대 시장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시민의 소비가 위축될 것이며, 이에 페루산 상품에 대한 수요 또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 2019년 기준 미국 시장은 페루 상품 수출 전체의 12.3%를 차지했다. 

하지만 영향을 받는 것은 페루 수출뿐만이 아니다. 2019년 페루의 자본재, 중간재 및 소비재 수입규모는 약 410억 달러로, 페루 GDP의 18% 가량을 차지했다. 다른 여러 나라와 마찬가지로 페루 또한 중국산 제품을 많이 수입한다. 중국은 2019년 페루의 상품 수입량 전체에서 약 24%를 공급한 나라이다. 중국이 생산능력을 이제 막 회복하기 시작하였고 잠재력을 완전히 되찾기까지 시간이 어느 정도 소요될 것이라 예상되는만큼, 일부 물품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유럽 및 기타 다른 나라의 경제활동에도 지장이 발생하고 있어, 이들 지역으로부터의 물품 공급에도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세계경제의 혼란은 생산 및 소비의 감소뿐 아니라 금융시장을 통해서도 드러나고 있다. 전 세계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식 가치가 3월 12일 기준 계속 하락하고 있으며, 페루 증시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에 더해 대부분 나라의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평가절하되고 있다. 페루 또한 예외가 아니다. 페루 화폐인 솔(Sol)의 가치는 2020년초 대비 약 6% 가량 하락했다. 아래에서 지적하겠지만, 페루의 GDP 대비 대외부채 비율이 약 25%로 낮은 편이라 해도 국가 금융시스템에서 달러 표시 대출을 받고 있는 페루의 기업 다수는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페루의 수입가격 또한 더욱 올라갈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관하여 살펴봐야 할 중요한 질문은 이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여전히 확실하지 않다는 점과, 이제는 이 질병이 페루 국내로도 이미 유입된 만큼 이것이 페루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여부이다. 지금까지는 페루의 주요 무역 파트너가 코로나19로 인해 입은 타격이 페루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으나, 3월 12일부로 페루 내부에서 확진자 22명이 발생한 지금 페루의 내부적 피해 또한 일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3월 11일, 페루 정부는 코로나19를 국가사태로 선언하고, 3월 16일로 예정되었던 개학을 3월 말까지로 연기했다. 

4월 5일부터 11일까지는 페루의 부활절 연휴기간이다. 이 기간에는 많은 페루 시민들이 국내(또는 해외)여행을 떠나고, 진행되는 축제 행사 또한 많다. 부활절 휴일기간은 국내 관광업이 가장 바쁜 시기 중 하나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가 한 장소에 500명 이상이 모이는 것을 금지한 상태이고 곳곳의 축제활동 다수가 이미 취소되었다. 관광업이 입을 타격은 매우 클 것이다. 3월 12일, 페루 정부는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중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한 14일간의 격리 조치를 지시했으며, 3월 13일에는 3월 16일부터 페루와 아시아⸱유럽을 잇는 모든 항공편의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이러한 조치로 인해 이들 국가 및 지역에서 페루를 방문하는 유입자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조치와 관계없이 해외 여행객의 수가 이미 줄어들고 있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팬데믹으로 선언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미 페루에도 현실이 된 지금, 코로나 사태가 페루 경제에 미칠 영향을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페루의 통화가치가 연초 대비 6% 가량 하락했다. 이는 페루와 같은 나라에 있어 중요한 사항이다. 페루는 자본재나 투입재를 공급하는 산업이 조성되어 있지 않은 관계로 생산 활동의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 통화가치 하락은 페루의 수입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페루의 은행에서 자국 기업에 내어 준 대출의 약 37%가 달러표시 대출이다. 특히 대기업의 약 57%가 은행에서 달러표시 대출을 받는다. 2020년 1월 기준 페루 은행권 유동성의 30%가 달러화이며, 달러 예치금은 전체의 35%, 달러표시 대출은 전체의 26%를 차지한다.

  • 비록 그 규모나 중요성이 크지는 않으나 리마 증권 거래소(Lima stock exchange)의 시황도 세계 증시와 함께 하락하고 있다.

  • 페루 수출에 영향이 있을 것이다. 2020년 들어 페루의 주요 수출품목인 구리의 가격이 10% 이상 떨어졌다. 더불어 주요 수입국인 중국이 경제활동 제한 조치의 여파에서 여전히 회복 중인 상태이므로 수출 물량 또한 감소할 것이다. 사실상 전 세계적인 경기 후퇴가 확실시되고 있어 페루의 수출도 둔화할 것이다.

  • 국내외 관광업이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많은 국가가 국민의 이동과 항공편을 통제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 유입되는 방문객에 대하여 격리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 강화될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페루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측정할 지의 여부이다. 이는 현재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고 있어 쉽지 않은 일이다. 감염증이 하락세에 접어들고 경제 회복이 시작된 곳은 중국이 유일한 것으로 짐작된다. 다른 국가에서는 아직 감염증이 확산 중인 상태이고, 페루에서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뿐만 아니라 페루의 경우 공중 보건 시스템이 중국이나 한국에 비해 비교적 열악하여 감염증으로 인한 국민 건강상의 피해를 측정하기 쉽지 않다. 정부는 이번 감염증이 페루 내에서도 대유행하기 전에 확산을 통제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2019년, 페루의 경제성장률은 10년만의 최저치인 2.2%를 기록했다. 11월 경제부가 발표한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였으나 현재 여러 연구조사기관에서 예측하는 경제성장률은 약 2.5%로 하향 조정되었다. 심지어 성장률 2%를 전망하는 기관도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페루와 전 세계에서 이번 팬데믹이 이제 막 기세를 떨치기 시작한 만큼 확실한 전망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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