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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경제발전 현황

러시아ㆍ유라시아 일반 Ulugbeck A. Khasanov University of World Economy and Diplomacy Professor 2020/04/10

포스트 소비에트(post-Soviet) 진영은 연방 해체 이후 상호 긴밀한 교류 방식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러한 노력이 지속된 이유는, 지역적 협력을 위한 제도적 매커니즘 구축이 역내 안정과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2017년 11월 10일 사마르칸트(Samarkand)에서 열린 ‘중앙아시아: 하나의 과거와 공동의 미래, 지속가능 발전과 공동 번영을 위한 협력’(Central Asia: one past and a common future, cooper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and mutual prosperity)이라는 국제회의 연설에서 샤프캇 미르지요예프(Shavkat Mirziyoyev)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또한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새롭게 구축되는 지역 시스템은 늘 그만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과거의 특징 및 향후 발전 전망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지역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지역의 특징과 전망이라는 것은 문서상이 아닌 실제 상황에서 관계가 다루어지는 과정을 반영한다. 이 지역의 경우 국가로서의 지위, 군대, 금융 및 재정 시스템, 국가⸱외교⸱국내 정책을 자체적으로 구축하거나 사회정치적 프로세스를 관리한 경험이 없는 국가가 많다. 따라서, 전체적인 시스템의 형식보다는 좁은 포맷 하에서 여러 단계를 거치는 것이 비슷한 수준의 국가가 한 데 뭉치는 것에도, ‘모난 부분’을 점진적으로 부드럽게 다듬어 나가는 데도 비교적 용이하다. 역내 많은 국가 사이에서 서서히 외교관계 회복을 위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중앙아시아에서 분열이라는 위험이 계속되지 않도록 적절한 선이 그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긴밀한 협력의 기회를 살리기 위한 작지만 실질적인 전제 조건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중앙아시아 지역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 위치한 구소련 5개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총 면적은 400만 ㎢이고, 인구는  5,000만 명이 넘는다. 

오늘날, 중앙아시아 국가의 외교정책 방향에 있어 미국을 위시로 한 서방 국가 및 EU, 중국, 한국 등 고도로 발전한 국가와의 관계가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러시아와의 긴밀한 관계 유지가 역내 국가 대부분의 실질적 현실이라고 한다면, 이는 소련 붕괴 이후에도 러시아와의 경제 관계는 계속 유지되었기 때문이다. 발전된 서방 산업국가를 통해 최대한의 효익을 거둘 방법을 찾아야 하는 중앙아시아 국가 지도자들은 다양한 정치적 및 사회경제적 요인을 고려하여 균형 잡힌 정책을 추진하고자 한다. 
아시아 주요국과의 경제관계 발전을 통한 상호 이익 추구를 염두에 두고 중국의 지정학적 “시각”을 살펴볼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인이 있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은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이 곳은 중앙아시아 민족과 유사한 부족인 튀르크계가 전체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따라서, 중앙아시아 국가와 중국이 세계 정치 지도에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부터 상호간의 관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이슈는 바로 국경 및 국경안보였다.

지난 몇 년 동안 중국은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의 주요 교역 파트너로 부상했다. 2015년의 경우, 키르기스스탄 수입품 전체의 56%가 중국산이었다. 중국발 수입이 전체의 41%에 달하는 타지키스탄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중국이 전체 수입량의 약 2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에서만 1위 자리를 각각 러시아와 터키에게 내놓고 있다.

또 하나의 예로, 중국은 투르크메니스탄과 카자흐스탄의 주요 수출대상국이 되었다. 투르크메니스탄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68%로 가히 기록적이다. 한편 이와 동시에, 투르크메니스탄의 대중 수출품목은 탄화수소가 거의 유일하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대중 수출은 전체 수출의 15%에 해당한다. 카자흐스탄 또한 마찬가지로 석유와 가스가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나 투르크메니스탄에 비해 전반적으로 수출 품목이 다양한 편이다. 또한 중국은 우즈베키스탄의 2대 수출 파트너이다.  

최근 이루어지는 중앙아시아 국가와 중국 간 경제협력의 특징 중 하나는 양국 경제 발전을 위한 프로그램의 공동 조율이다. 여러 이유 중에서도 중국의 금융자본 유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통계에 따르면 중앙아시아의 총 석유 매장량은 150억~310억 배럴이고 총 천연가스 매장량은 230조~360조 m²로, 이는 전 세계 매장량의 각각 7.2%, 7%를 차지하는 규모이다. 중앙아시아 지역은 석탄생산 및 전기 발전량에 있어 전 세계 10위이다. 철금속, 비철금속 및 희금속 매장량이 높으며, 금 생산으로는 9위(우즈베키스탄 약 90톤, 키르기스스탄 20여 톤, 카자흐스탄 19톤 미만)이다.

석유 생산의 경우 카자흐스탄이 1위(8,000만 톤), 투르크메니스탄이 2위(600만 톤), 우즈베키스탄이 3위(500만 톤)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은 CIS에서 러시아에 이어 풍부한 천연가스 매장량을 자랑한다. 석탄의 경우 투르크메니스탄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매장되어 있다. 또한 중앙아시아는 에너지 부문 발전 수준이 비교적 높다. 카자흐스탄은 최대 900억 kW/h를, 우즈베키스탄은 520억~540억 kW/h를 발전한다.

금속공학 산업의 발전 수준 또한 이에 뒤지지 않는다. 카자흐스탄은 매년 200만 톤 가량의 철강을, 우즈베키스탄은 약 70만 톤 가량의 철강을 제련한다. 대표적 다금속제품은 국가별로 다양하다. 예를 들어 카자흐스탄은 납, 아연, 구리와 크롬이, 우즈베키스탄은 납, 아연, 구리, 금, 은 등이 대표적이다.

중앙아시아 국가와 유럽과의 관계는 여전히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편이라는 일부 전문가의 견해가 있다. 그러나 탄화수소 자원 관련 프로젝트 및 아시아와의 연결에 중요한 수송 및 통신 부문에 관심을 가지는 유럽 행위자 다수의 활동이 분명 존재한다. 중앙아시아 내 미국의 존재감 또한 눈에 띈다. 역내 미국의 존재감은 점점 강해지고 있으며, 거의 모든 주요 프로젝트에는 미국의 자본이 포함된다. 한편, 2001년까지 미국의 관심사는 오직 대체 송유관 및 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고 매장된 원자재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소련 붕괴 이후 미국이 중앙아시아에서 직면한 주요 난제는 러시아와 이란 영토를 우회하는 수출길을 찾는 것이었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그러한 가능성은 지리적으로도 이론상으로도 매우 제한되어 있음을 감안할 때 이는 매우 어려운 과제였다.

현 상황에서, 중앙아시아가 지정학적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정치적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동시에, 전반적으로 이러한 관계 발전을 위해 취할 수 있는 접근법은 다양하고 각각의 차이가 분명하다. 중앙아시아 국가 중 협력을 긴밀히 다지기 위해 주권의 일부를 포기할 국가는 단 하나도 없다. 특히 각 중앙아시아 국가마다 역외 주요 행위자와 맺고 있는 관계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한편, 중앙아시아가 이렇게 관계를 강화하고자 하는 주된 이유는 대내외 위협으로 인해 국내 및 대외 안보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오늘날 중앙아시아 지역이 중요한 이유는 독특한 지리적 위치 때문이다. 중앙아시아 지역은 극동지역과 유럽을, 또한 유라시아의 남쪽과 북쪽을 이어줄 수 있는 전략적 이동 및 물류 거점으로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한국이 보유한 관련 분야의 방대한 경험을 살려 중앙아시아 지역의 기술 잠재력 실현을 지원할 수 있다. 한국의 민간 기업이 역내 인프라 건설 및 현대화, 천연자원 개발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2017년 초,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아홉 개의 다리’(Nine Bridges) 전략을 발표했다. 동 전략은 한국 경제 내 9개 부문에 우선과제를 부여한 것으로, 중앙아시아 신흥 시장과 한국이 긴밀히 협력하여 동 전략을 수행할 경우 양측은 호혜적 협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중국 및 러시아 기업은 다양한 에너지 및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중앙아시아 지역의 협력적 잠재력을 여전히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선진 정보기술, 제조업, 철도망 개발, 그리고 특히 농업 부문에서의 혁신적 프로젝트 및 합리적 수자원 사용 등의 분야에서 한국 경제는 강점을 가지고 있고,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한국의 이러한 강점을 투자 정책의 주안점으로 삼아 배우고자 한다. 중국이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서 중앙아시아 지역을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어느 정도 중국의 역내 경제적 영향력 억제에 초점을 두고 정치적 활동을 보이고 있는 유라시아경제연합(Eurasian Economic Union) 프레임워크 하에서 러시아 또한 중앙아시아에 중국 못지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EEA 국가들의 경우 산업 기반 다각화 수준은 낮으며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 뿐만 아니라 중국산 제품에 대한 보호적 관세장벽이 부재하여 기술 격차 극복에 큰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러한 모든 요인을 감안할 때 이들 국가에 있어 한국 기업과의 협력은 매우 특별한 최적의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등 EAEU의 회원국이 아니며 EAEU에 대한 엄격한 의무를 지지 않는 역내 일부 국가는 비교적 유연한 대외 경제활동을 이행하며 한국 기업에 우호적인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상호 우호관계를 수립하였으며 우즈베키스탄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량 또한 급증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장기 차관과 공적개발원조를 제공한다.

시장 기반의 기업가정신 및 역내 내수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 미국, 오스트리아 및 독일 등의 국가에서 다양한 스타트업 프로젝트를 통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실질적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기업의 경쟁 우위는 잘 알려져 있듯 경험, 선진 생산기반, 양질의 인력, 훌륭한 신규 인력 교육 시스템, 그리고 정부 차원의 기업 지원에서 비롯한다. 블룸버그의 글로벌혁신지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여러 기본적 지표에서 세계 으뜸가는 수준이다. 그 중에서도 R&D 수준, 노동생산성, 기술 활용도 및 특허활동 등의 부문이 특히 우수하다. 1인당 특허 수로는 세계 1위이다. 이는 한국에서 고급 기술이 매우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응용 과학의 중요성이 인정받고 있어 ‘창조 경제’의 토대가 됨을 의미한다. 이러한 지표를 바탕으로, 거의 모든 중앙아시아 국가가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한편, 역내 가장 규모가 큰 나라 중 하나인 우즈베키스탄은 기존의 명령 및 행정 시스템에서 탈피하며 본격적인 대규모 변화를 겪고 있다. 일례로,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지난 몇 년 동안 신생 기업 800개 이상이 외국 자본을 사용하여 활동을 시작했다. 그 가운데 러시아가 참여한 기업의 수가 130여 개, 중국은 120개, 카자흐스탄은 90개, 한국은 65개이고, 전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나머지 320개 이상의 기업에 참여했다. 

190개 국가의 기업활동 용이성을 순위를 매겨 평가한 국제통화기금의 연례 보고서인 “2019 기업환경평가(Doing Business 2019)”에서, 우즈베키스탄은 지난 5년 동안 크게 변화한 10대 개혁국가안에 진입했다(2012년 166위에서 2010년 69위로 변화). 이는 우즈베키스탄이 기업활동에 유리한 나라로 손꼽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즈베키스탄은 투자 우선순위분야인 국가 엔지니어링 R&D 프로젝트, 연구단지 및 기술단지, 혁신도시 및 혁신지구 등의 개발에 러시아의 경험을 활용하는 등 러시아 파트너와 광범위한 교류를 맺으며 기업활동 용이성을 더욱 적극적으로 진작하고 있다. 이들처럼 목적이 뚜렷한 프로젝트는 투자 영역별 공동 마케팅 전략 개발 관련 문제 또한 해결하여, 선진 혁신기술의 투자 홍보와 실제 투자 유치 간 간극을 줄이는 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선도적인 혁신기업 및 기술기업과의 협력 강화에 주력하는 것은 우즈베키스탄 경제 내 기초 부문의 수출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은행의 애널리스트들은 우즈베키스탄의 투자활동 및 신규 조인트벤처 설립 활동이 2025년까지 약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 전망한다. 이는 우즈베키스탄의 수출 잠재력을 크게 확대하는 직접적 요인이 될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국가통계위원회(Goskomstat, National Statistics Committee)의 보고에 따르면,  CIS 국가 중 우즈베키스탄의 주요 교역 파트너로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이 있다. 이들 국가가 전체 대외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총 29.4%이다. 중국, 한국, 터키, 독일, 미국, 아프가니스탄, 라트비아, 일본, 인도, 프랑스 및 이탈리아 등 다른 나라와의 교역은 전체 교역량 가운데 44.4%를 차지한다. 

오늘날의 중앙아시아는 현재 외부 세계에 의해 재발견되고 있는 지역이라 결론지을 수 있을 듯하다. 앞으로도 당분간 중앙아시아는 세력 다툼을 벌이는 글로벌 및 지역 강국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지역이 될 것이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세계 무대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수동적으로 지켜만 보던 역할에서 오래 전 벗어났다. 중앙아시아 국가는 활발한 정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경제적 및 정치적 입지 강화와 함께 이러한 정책 활동 또한 더욱 확대되리라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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