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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유럽연합의 스타트업 정책과 불가리아 스타트업 현황

불가리아 이하얀 한국외국어대학교 EU 연구소 책임연구원 2020/04/20

에어비엔비, 샤오미, 우버, 핀터레스트 등의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이들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는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이들은 1조 원이 넘는 기업 가치를 가지고 있는 설립 10년 이하의 비상장 스타트업(Start-up)을 뜻하는 ‘유니콘(Unicorn) 기업’이다. 머리에 뿔이 솟아 있는 말처럼 생긴 전설의 동물인 유니콘처럼 기업이 상장하기도 이전에 1조 원 이상의 가치를 갖는 것이 마치 상상 속에서나 존재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의 유니콘 기업들도 빠르게 생겨나고 있어 2020년 현재 11개의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 대열에 올라있다. 전 세계에 451개의 유니콘 기업이 있고 한국은 미국, 중국, 영국, 인도, 독일에 이어 6번째로 유니콘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1) 단순히 숫자뿐만 아니라 기업의 형태도 다양해서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 한국 정부는 저성장에 빠진 한국 경제의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스타트업과 유니콘 기업에 다방면의 지원 정책을 펼칠 것을 공표하였다. 2022년까지 ‘유니콘 기업 20개 창설’, ‘M&A를 통한 투자회수 비중 10%’, ‘신규 벤처투자액 5조 원’, 이 세 가지를 목표로 여러 방면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본 고에서는 앞서 스타트업 부흥에 있어 선진화된 정책을 펼치고 있는 유럽연합과 개별 국가의 정책사례를 살펴보며 불가리아에 주는 시사점을 찾아보고자 한다.

스타트업(Start-up)의 개념과 의미 
 ‘스타트업(Start-up)’ 또는 ‘스타트업 기업(Start-up company)’이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기반으로 창업한 비상장 벤처기업을 뜻한다. 1990년대 말 미국의 IT버블 과정에서 생긴 신기술기반의 벤처기업을 지칭했으나 최근에는 기존 산업에 없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혁신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 세계적으로 침체된 경제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신성장 동력으로써 스타트업이 주목받게 되면서 스타트업 정책과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주요국의 스타트업에 대한 정의는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표1


유럽연합 차원에서의 스타트업 지원 정책 
유럽연합은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수립하여 보조금을 지원하고 네트워킹 서비스를 제공해 주고 있다. 주요 자금 지원 창구는 유럽연합의 정책금융기관인 유럽투자기금(European Investment Fund, EIF)이다. 1994년 유럽투자은행(European Investment Bank, EIB)그룹과 유럽연합이 유럽 내 조인트벤처 형태로 설립하였다. 유럽연합과 EIB는 EIF를 통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사업단계별로 자금을 조달한다. 또 소액 금융 대출을 위한 보증 지원 사업 개발에 필요한 코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8년에는 스타트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유럽연합 내 저개발 벤처캐피털 시장에 가용자본을 확대하는 21억 유로 규모의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정부 및 민간투자 규모를 확대시켜 65억 유로의 신규투자를 유치하는 내용이다. 또 ‘Start-up Europe’ 정책을 통해 유럽연합 시장 및 역외로의 진출을 지원한다.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통해 자문서비스 제공하며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성하여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한다. 이와 같은 정책에 힘입어 최근 10년 동안 유럽연합의 스타트업 투자금액은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유럽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액은 2017년 기준 170억 유로이고, 약 3,500개의 회사가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2019년 8월 기준 유럽연합 회원국 내 유니콘 기업 수는 51개로 전 세계 11%를 차지한다. 회원국 별 유니콘 기업 수는 <표 2>와 같다. 

표2


유럽연합 개별국가의 스타트업 현황
현재 유럽 내 전문 개발자는 약 500만 명으로 미국보다 많으며,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낮은 장점이 있다. 또 외국인력과 스타트업에 대한 개방적 의식과 여건이 구축되어 있고, 非 유럽권 비즈니스 파트너 비중이 높은 편이다. 소프트웨어, 데이터분석, 패션, 마케팅, 광고, 인공지능, AR, VR, ICT, IoT, HCI, 의료, 5G 등 다양한 분야에 경쟁력 보유하고 있고, 기술표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개별국가들 또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은 명실상부 유럽 내 스타트업의 선두주자로, 실제 런던의 개발자 수는 뉴욕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영어를 사용해 다른 유럽 국가 도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언어 장벽이 낮은 것도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개발자를 유치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또한 시장 규모가 크고 외국인 투자에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브렉시트로 초래될 유럽 스타트업 생태계와 캐피탈 산업계 등 노동시장의 변화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스웨덴은 떠오르는 스타트업의 중심지로 유럽을 넘어 전 세계 디지털 산업의 허브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국가 간 경쟁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 수준, 금융 시스템, 인적 자원, IT인프라 등 모든 면에서 유럽 내 최고 수준이다. 웁살라 생명과학단지, 시스타 과학도시 등 스타트업의 메카로 떠오르는 곳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성한 것이 아닌 지역과 특정 산업별 민간 주체들이 긴밀한 협업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들어진 혁신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2)

유럽 전체 회원국의 네트워크 준비지수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는 매년 전 세계 121개 국가의 네트워크 준비지수(Networked Readiness Index, NRI)를 발표한다. 정보통신기술(ICT) 발전 · 활용도와 잠재 · 경쟁력을 평가한 지표로 사용되는 NRI지수는 국가가 가진 기술력, 전문가 보유 수, 정부의 지원 정도, 수도 접근성, 비즈니스 환경, 디지털 인프라 스트럭쳐, 중소기업 문화 등 62개의 기준으로 평가한다. 2019년 발표에서 스웨덴이 1위를 차지하였고 상위 20개국 중 12개국이 유럽연합 회원국이다. 

<표 3>은 2019년 NRI에서 발표한 순위를 필자가 정리한 내용이다. 북유럽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지수가 높으며 중동부 유럽과 남유럽은 상대적으로 지수가 낮음을 알 수 있다. 

표3


불가리아의 스타트업 지원 정책
불가리아는 전통적으로 소프트웨어 하청개발에 특화된 국가이다. ‘동유럽의 실리콘밸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만큼 사회주의 시절 IT산업이 발달했었던 역사가 있다. 2000년대 이후 불가리아 정부는 ICT산업을 불가리아의 주요 산업으로 정하고 다양한 세제 혜택과 자금지원을 통해 본 사업을 발전시켜나가고 있다. 2016년 불가리아의 수도인 소피아에 ‘Sofia Tech Park’를 조성하여 젊고 숙련된 개발자들을 육성하는 동시에 외국인투자 유치에도 노력하고 있다. 또 젊은이들에게 국가의 산업적 장점을 강조하며 스타트업 창업을 독려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ICT산업의 연간 매출액과 스타트업의 수가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소피아 투자청(Sofia Investment Agency) 조사에 따르면 2019년을 기준으로 불가리아 내 650개의 스타트업이 존재하며 관련 종사자는 1만 5,000명이다. 마케팅 및 홍보 산업군의 스타트업 수가 가장 많으며(19%), 그 뒤를 과학·첨단기술(17%), 비즈니스 서비스(11%), 교육(11%) 등이 잇는다.3) 소피아 투자청은 다음의 6가지 장점을 들어 소피아를 ‘스타트업하기 좋은 도시’로 홍보하고 있다.4) 

- 인력 풀 : 수학, 공항, 프로그래밍 및 과학 분야 우수 대학에서 매년 수천명의 전문가를 배출, 성공적인 산관학연계가 이루어짐 
- R&D 및 혁신적인 창조 기술 : 불가리아 정부의 적극적인 인프라 투자, 소피아 테크파크를 통한 도시와 국가 연구, 혁신 및 기술 역량 개발 촉진 
- 디지털 인프라 : 무선 LTE를 비롯한 고품질의 인터넷망, 낮은 광대역 비용으로 훌륭한 디지털 인프라와 높은 수준의 ICT 전문 지식 보유 
- 효율적인 운영비 : 타국과 비교하여 경쟁력 있는 급여 및 과세 정책, 유럽에서 가장 저렴한 인건비와 부동산, 고용주를 위한 낮은 사회 보장 비용 등
- 유럽연합 시장 및 중동부유럽 물류 허브
- 수준 높은 삶의 질 : 외국 문화에 대한 개방성, 지속적인 도시 환경 개선, 저렴한 생활비, 풍부한 레저 활동 가능 

 불가리아는 유럽연합의 보조기금을 활용하여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총 4억 유로의 유럽연합 기금 중 5억 1,300만 유로가 스타트업 투자금으로 배정되어 있으며, 이 투자금은 SASF I, SASF II, Start-Up Fund의 3가지로 분류 된다.

표4


불가리아 정부차원에서도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금융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소피아 투자청은 ‘Accelerator Sofia Start-up’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멘티-멘토연결, 전문가 집단 네트워크 형성해 주고 기업의 시장 정착에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 

이처럼 여러 장점이 있는 반면, 산업적 약점과 위협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민간부분은 잘 조직되어 있는 반면 공공부분에서 부정부패가 심각하다. 또한 사회주의의 잔재로 인해 불필요한 절차가 많고 관료주의가 팽배하여 사업이 도중에 중단되는 경우가 많다. 또 스타트업 펀딩을 유럽연합에 의존하고 있고 시장이 협소한 것도 문제점 중 하나이다. 하지만 불가리아가 풍부한 인적자원과 수준 높은 기술적 인프라,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을 기반으로 매력적인 스타트업 투자지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산업적 약점을 줄여나가 불가리아에서도 유니콘이 등장하길 기대해 본다.


* 각주
1) Cbinsights, What is a Unicorn Startup?, 검색일(2020.04.01.) https://www.cbinsights.com/research-unicorn-companies
2) THE Local SE, 2019.5.1., https://www.thelocal.se/20190501/finding-its-identity-uppsala-and-its-growing-Start-up-scene
3) https://investsofia.com/bg/it-industry/
4) https://investsofia.com/b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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