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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경기 침체가 아프리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남아프리카공화국 Lloyd Magangeni TLM Global (Pty) South Africa Head of Economic Research and Strategic Planning 2020/05/14

남아공의 경제 침체
2019년 4/4분기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은 약 2년 만에 두 번째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남아공 경제는 3/4분기 0.8% 수축한 후 4/4분기에 다시 1.4% 수축했다.1) 남아공의 경제는 아프리카 경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이번  남아공 경기 침체는 아프리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이번 경기침체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산업화 수준이 높은 남아공에서 시릴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대통령이 2018년 초에 집권한 이후 두 번째로 발생한 현상이다. 남아공의 2019년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인 0.2%를 기록했는데, 이는 준비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던 1월에 내놓은 전망치의 절반 수준이다.2)

남아공은 아프리카 경제의 중심이다. 남아공이 재채기를 할 때마다 아프리카 전체가 감기에 걸린다. 따라서, 아프리카는 남아공의 침체에 따른 직⸱간접적 영향을 받게 된다. 남아공은 아프리카의 주요 전력 공급국이며, 남아공과 여타 아프리카 국가 간 이루어지고 있는 거래량 및 수출량도 상당하다. 

원인과 분석 
남아공은 2018년 상반기에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2018년 상반기(1/4분기~2/4분기) 동안 남아공의 국내총생산(GDP)은 연속해서 각각 2.6%, 0.7% 떨어졌다. 2019년도 경제에 있어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이 많았다. 2019년 남아공의 GDP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자주 넘나들었다. 2019년 3/4분기에 -0.6%라는 낮은 수치를 기록한 데 이어 2019년 4/4분기에도 약한 제조업 및 광업 부문 실적, 부진한 소매업 거래규모, 저조한 신차 판매량 및 계속해서 낮은 수준에 머무른 기업신뢰도 등의 영향으로 인해 약세를 유지했다.3)

국영전력공사인 에스콤(Eskom)은 지난 12월에 사상 최대 규모의 전력생산 감축을 시행했다. 기업 신뢰도가 지난 30년 기준 최저치에 가까운 가운데, 많은 기업들이 프로젝트에 자금을 다량 투입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어 고정투자지출이 계속 주춤하고 있다. 총고정자본형성량(Gross fixed capital formation, GFCF)은 4/4분기 연율 환산기준 10%  감소했다.

경제가 장기간 성장하지 않으면서 정부의 세입 징수에 차질이 발생하고, 더불어 부채를 관리하고 예산적자를 줄이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현재 약 30%에 육박하는 실업률을 줄이는 것 또한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 중 하나인 남아공에서 실업률은 빈곤 완화의 큰 장애물로 꼽히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낮은 GDP 성장률과 높은 예산적자로 인한 부채 관련 지표 악화를 핵심 리스크로 꼽았다. 남아공은 무디스의 투자자 대상 서비스에서 현재의 ‘적격투자등급’ 평가를 잃게 될 것이다.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나이지리아 다음으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나라이다. 남아공은 ‘아프리카합중국’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실제 남아공에서는 가장 많은 수의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가 일하고 있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유통망의 중심에 있어 아프리카 시장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아프리카 경제에 없는 물품은 남아공이 자체 제조 또는 유럽에서 수입한 후 아프리카 경제체로 수출한다. 

남아공은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나서서 해당 국가에서 겪고 있을 법한 경제적 혼란을 누그러뜨릴 협약이나 무역 협상안을 제시한다. 직물이나 농산품, 광물 등 아프리카 현지에서 생산되는 물품들은 먼저 남아공 시장으로 판매된 이후에 기타 해외 시장으로 수출된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경제체가 감당할 수 있는 저렴한 수준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남아공은 형제의 관계임을 감안하여, 아프리카 국가들에 일부 상품 및 서비스는 할인 또는 할부 형태로 판매하기도 한다. 

남아공은 아프리카에서 G20 및 BRICS에 참여하고 있는 유일한 나라이다. 이는 남아공의 GDP 때문이 아니라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손꼽히는 남아공 금융시장의 효율성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남아공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이에 위치한 국가로 간주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남아공은 아프리카 경제의 플랫폼으로서 기능하기도 한다. 새로운 혁신이나 창조적인 결과물들은 모두 남아공에서 먼저 발표된다.

남아공은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상품을 수출하며, 동시에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원자재를 수입한다. 이런 맥락에서, 남아공의 수출량보다 수입량이 많아 남아공의 GDP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경우 아프리카 경제체들은 생산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 아프리카 국가의 GDP는 남아공의 활동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자원 자체가 아니라 자원 등 남아공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어떻게 시행, 집행, 발전 및 성장시키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남아공의 운송⸱저장⸱통신(transport, storage and communication) 산업이 7.2% 하락하며 GDP 성장률이 -0.6%를 기록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다음으로 가장 눈에 띄는 하락세는 무역업(trade)에서 나타난다. 무역업은 도매 및 모터 거래 등에서의 경제 활동 감소에 따라 3.8% 가량 축소되면서 경제 성장률 0.5% 하락의 원인이 되었다. 무역 부문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역업 위축의 주된 원인이 도매업(wholesale)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매업 축소는 대부분 해외수입 감소와 연결되어 있다. 

기업활동 실적 부진과 신규 판매 발주량 감소 등은 기업이 경기 침체의 여파를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주요 데이터를 살펴보면 구매 담당자들이 입을 모아 “남아공 경제의 터널 끝 불빛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남아공의 경제성장은 사실상 답보세이다. 최근 IMF는 남아공이 2020년에 6년 연속으로 인구 증가율을 밑도는 수준의 부진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따라서, 현재 남아공의 경제 및 금융 지형의 윤곽을 살펴보면 2020년이 경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임을 알 수 있다.  

다른 아프리카 국가의 입장에서 볼 때 남아공 무역업 및 도매업에서의 실적 부진은 남아공이 무역 협약을 기존의 약속대로 지킬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뜻이고, 따라서 이들 국가는 생산을 유지하기 위한 다른 수단을 찾아야 하는 실정이다.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해 남아공 경제 또한 일시 중단되었고, 이에 따라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남아공 경제는 현재 가용한 요소들을 사용하여 경제를 유지해야 하는 실정이고, 나머지 아프리카 국가들은 남아공보다 더욱 빠르게 침체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봉쇄가 이루어지고 난 이후 근시일 내에 확보되어 있지 않고 단기간 내에 생산할 수도 없는 상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다. 더불어 해외 물품 수입에 필요한 자금 또한 제한적일 것이다. 현재 전 세계가 모두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으나, 남아공과 아프리카에 있어서는 고통의 정도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전망 및 시사점 
경제활동 및 무역 관행에 있어서 남아공 경제에 대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의존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이들 아프리카 국가들이 자성하고 국가의 기능 및 운영 절차와 체계를 바꾼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남아공 경제의 쇠락을 자국의 쇠락과 동일시하여 받아들이고 있으며, 남아공처럼 자국 또한 자신의 책임을 받아들이고 자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며, 나아가 남아공 및 주변 아프리카 국가에 기여한다는 선택지는 고려하지 않은 채 그러한 어리석은 생각을 받아들이고 있다. 

2020/2021년 경제활동 회복세는 가뭄, 전력 생산 감축, 높은 실업률 및 재정적 압박에 제한되어 그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 금융을 뒷받침할 수 있는 통화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기록적 실업률(노동 인구의 거의 30%)이 앞으로도 가계 신뢰도에 영향을 주어 민간 소비가 경제에 큰 기여를 할 수 없을 것이다. 제조업 및 광업 부문의 성장 또한 내수 부진으로 인해 가로막힐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에 전력 생산량이 추가적으로 감축되어 이들 부문의 기여도를 한층 더 악화시킬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4) 

제조업 및 광업 부문은 중국을 위시로 한 해외의 수요 둔화에도 노출될 것이다. 2020/21 회계연도에 예산 적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활동이 둔화되며 세입 확대에 지장이 있을 것이고, 이에 세입량은 평이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현재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에스콤(Eskom) 등 국영기업에 대한 지원으로 인해 추가적인 지출 압박이 발생할 것이다. 이자 지불 또한 세입의 약 15%를 흡수하며 앞으로도 체감 가능한 부담이 될 것이다. 이는 공공부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GDP 대비 공공부채의 비율은 지난 10년 동안 이미 두 배로 증가했고,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 구성을 개선하기 위한 리스크도 상존한다. 현재 부채는 주로 국내에서 발행된 랜드(rand) 표시 장기 증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나, 그 가운데 약 40%가 외국인을 채권자로 두고 있다. 부채 상황으로 인해 무디스가 남아공의 등급을 추가 하향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남아공은 투자적격등급을 잃게 되어 자금 유출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남아공은 의사결정에 있어 조금 더 위기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에스콤에 관한 결정은 더욱 그렇다. 여러 개혁 정책 및 신규 프로젝트가 도입된 바 있지만, 공식 의사결정에서는 더욱 더 높은 수준의 절박함과 시급성이 요구된다. 남아공은 성장 친화적인 개혁을 시도해야만 현재 갇혀 있는 저성장의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에스콤의 부하 차단(load shedding)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남아공의 경제 실적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특히 향후 기업 활동이 재개된 이후의 리스크는 더 커질 것이다.

남아공은 이제 더 이상 평소와 같은 정책적 접근법을 취할 수 없다. 국정 연설(SONA)과 2월 예산안 모두 향후 보다 강경한 조치가 취해질 것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2020 국정연설은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을 나열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남아공의 경제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일관적인 시각을 전달해야 한다. 새롭게 임명된 경제자문위원회(Economic Advisory Council)가 이와 관련하여 발 빠르고 유용한 자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적의 레시피는 없다. 예를 들어, 예산안에 있어 필요한 것은 재정 건전성 및 탄탄한 예산 계획 등에 필요한 기본적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국영기업이 정부의 자금지원 및 구제금융에 의존하는 것 또한 엄격히 제한되어야 한다. 높아져만 가고 있는 공공 부채 수준도 점차 줄여 나가야 한다.

정책 및 프로젝트 시행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 정책과 프로젝트의 효율적인 시행 실패가 남아공 경제의 아킬레스 건이 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2020년 초에 정책과 프로젝트의 시행에 집중할 수 있는 유용한 플랫폼으로 남아공경제인연합(Business Unity South Africa, BUSA)을 들 수 있다. 정부와 함께하는 사업 및 경제 대토론의 장으로, 1월 중순에 개최되며 실질적인 성과 활성화를 위한 시의 적절한 주제를 논한다. 성장과 개혁을 가로막는 고착화된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공 및 민간 부문의 강도 높은 협력적 노력이 지속 요구된다. 정부도, 기업도, 노동자도 현 문제를 단독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아프리카는 앞으로도 남아공을 경제적 침체 상태로 끌어들일 가능성이 높으며, 악순환은 지속될 것이다. 그리고 이에 더해, 이러한 악순환은 아프리카 경제를 늘 보조금과 기부금을 기대하는 수혜자의 위치에 지속 고정시켜 놓을 것이다.

더불어 코로나19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의 규모에 따라 추후 경제의 모습 또한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미래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여부 또한 심각한 우려 사항이다. 확실한 것은, 상황이 쉽지 않을 것이며 아프리카 경제의 불황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경제체가 자국 경제를 스스로 책임지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남아공의 회복은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현재 경제 내에서는 일부 변화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고, 이러한 변화는 아프리카 경제체가 함께 힘을 모아 잠재적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야 완전히 실현될 수 있다.5)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싸움에 아프리카 국가들이 함께 동참하여 성공을 이루어 낼 수 있다면, 이는 앞으로 다가올 것으로 예상되는 아프리카의 경제적 난관을 타개하는 데도 방법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될 것이다.

 
* 각주
1) Statsa; www.statsa.gov.za/?p=1304920200303.
2) Financial Times, https:www.google.co.za/amp/s/amp.ft.com/content/dfe3d638-5d39-11ea-8033-fa40a0d65a9820200303
3) CNBAfrica, South African Economy Enters Recession What You Need To Know, 2020.03.03, https;//www.cnbcafrica.com/news/financial/2020/03/03/south-african-economy-enters-recession-what-youneed-to know
4) Bloomberg,Euro-Area Economy Shrinking 10% With Worse Still To Come, 2020.04.03,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0-04-03/euro-area-economy-shrinking-10-with-worse-still-to-come
5) news24,ANALYSIS: The surprising ways corona will change SA’s economy forever, 2020.04.03, https://news24.com/Analysis/analysis-the-surprising-ways-corona-will-change-sas-economy-forever-202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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