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금값 상승이 터키 경제에 미치는 영향

튀르키예 Meltem Ince Yenilmez Yasar University Associate Professor 2020/06/03

터키 금값 상승의 이유
금은 터키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중세 리디아(Lydia)에서 옛 상인이 상업 거래에 금화 사용을 처음 도입했을 때부터 현재까지 금은 터키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터키의 문화적 유산에 있어 금이 가지는 특별한 역할은 결혼식이나 종교적 축제 등의 축하 행사를 보면 더욱 잘 알 수 있다. 또한 보석 산업에서는 금이 교환 매개물 또는 화폐로 쓰인다. 이는 터키의 전통시장인 그랜드 바자르(Grand Bazaar)에서 금이 표준 유사 통화로서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는 상인들에게 금이 우수한 가치 저장수단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수 세대에 걸쳐 터키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에 대한 효과적인 완충 수단으로 금을 사용해 왔다.

2020년 금 시장은 1월 금값 급상승과 함께 호조세로 시작했다. 이란-미국의 갈등과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으로 선언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등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금값 상승세는 최근 5개월 중 가장 괄목할 만한 것이었다. 2월 17일 월요일에 잠시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온스당 1,570달러 선을 유지하며  마감되었다. 오랜 휴장 후 첫 거래일에 나타난 아시아 증시의 소폭 하락 및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세계적 경제 피해를 우려한 글로벌 증시 폭락에도 불구하고 금 거래가가 유지된 것이다. 그러나 2020년 3월 13일, 금 가격의 운명이 바뀌어, 거래 마감 이후 약 1% 하락한 온스당 1,574.5달러 선으로 내려갔다. 

한편, 터키 시민은 평균적으로 금계좌에 대략 5만~25만 리라를 예치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를 바탕으로 추산한 전체 금계좌 예치액 규모는 308억 3,000만 리라 가량이다. 2019년에 총 45억 4,000만 리라이던 금계좌 예치액은 2020년에 99억 9,000만 리라로 증가해, 전년 대비 무려 120%라는 놀라운 성장을 기록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터키 리라화의 예금계좌 규모는 2019년 기준 전년 대비 13.5% 증가한 304억 5,000만 리라를 기록했다. 달러화 예금계좌 또한 총 897억 6,000만 달러였던 2018년 대비 2019년에는 20.4% 증가한 1,081억 달러를 기록했다. 

금 생산 추이
터키 채금자연합(Turkish Gold Miners Association, AMD)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터키 금 생산량은 건국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터키에서 본격적인 금 생산은 2001년에 시작되었고, 당시 생산량은 약 1.4톤이었다. 이후 금 생산량은 계속  증가해 2013년에 역대 최고치인 33.5톤을 기록하게 되었다. 이는 당시 국가의 금 생산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7,500명이 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러 요인으로 인해 생산량 증가가 둔화된 후, 2014~2017년 동안에는 터키의 금 생산량이 대폭 감소했다. 그러나 2018년에는 생산량이 다시 증가하여 27.1톤을 기록했고, 2019년에는 무려 40% 증가한 38톤을 기록하게 된다. 2001년부터 2019년까지 터키는 총 338톤의 금을 생산했으며, 잠재된 매장량은 약 6,500톤인 것으로 추산되고 그 가운데 1,500톤은 채굴되었다.  2020년의 생산량은 45톤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1


현재 터키 금 생산업 부문에는 약 1만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터키 국내 금 생산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고, 이에 따라 관련 부문이 터키의 경상수지적자 축소에 도움을 주며 필요한 경제적 기여를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터키는 현재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70억~80억 달러 적자의 원인인 연간 140톤~160톤의 금 수입량의 60%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는 현재의 기술 및 기술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할 때 달성 가능한 목표이다. 터키는 향후 5년 동안 금 60톤 생산능력을 갖출 수 있으며, 향후 15년 이내에는 현재의 금 수입량에 필적하는 160톤 가량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술 개발에는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한편, 민관합작투자사업에 참여한 민간인 투자자들은 광물 채굴에 약 15억 달러, 그리고 관련 시설에 60억 달러라는 막대한 금액을 투자했다. 터키의 에너지부는 금 생산 부문에 필수적인 지원을 제공했는데, 바로 투명성 증진을 위해 꼭 필요했던 국가 광산업법 개정을 시행한 것이다. 새로운 개정법은 탐사 관련 가이드라인 및 관리, 생산 라이선스, 공공 기금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 사용, 전면적 계획 마련 등에 관한 내용이다. 따라서 터키는 2000년에 금 생산량이 사실상 전무하던 국가에서 유럽 내 최대 금 생산국가로 거듭나기까지 먼 길을 걸어온 셈이다.

터키의 재녹화(regreening) 이니셔티브 추진은 매우 높게 평가받고 있다. 다수의 평가기관이 금광 주변 환경에 대한 터키의 인식 수준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 편으로, 금 생산 잠재력이 확인되자 마자 늘 정치 및 국제적 측면과 결부되어 있던 금 채굴산업은 다시 한 번 여러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금값과 터키 경제 
복잡한 계산 및 고려사항을 수반하는 모든 사안이 그러하듯 통화 가치가 상황을 복잡하게 하는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통화 가치 등락은 예측이 어려울 뿐 아니라 꼭 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하더라도 각종 국내외 변수의 영향을 받는 주체이다. 터키 중앙은행이 통화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조치를 취할 수 있겠으나,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조치는 단기간에 그치며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터키는 소비재 대부분을 수입하는 수입의존형 국가이다. 따라서 터키의 통화 가치 하락은 터키 국민의 경제적 상황에 악영향을 미칠 확률이 매우 높다. 상품 수입은 필연적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이는 다른 물품의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 뿐만 아니라 정부의 해외 부채 변제 또는 지불에 문제가 생기고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터키에는 이미 변제를 요하는 외채가 많다). 반면, 수출상품 가격이 저렴해진만큼 상품의 해외 수출이 비교적 쉬워지고, 이 과정에서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이 있다고는 하나, 수출은 결국 국가의 외교 정책에 크게 의존하는 것이다. 또한 때때로 국가의 통화가치 하락을 틈타 이익을 꾀하는 민간 투자자, 관련 이해당사자 및 투기꾼이 있다. 이 경우 터키의 통화 가치는 더욱 하락할 수 있다.

2019년은 이란, 말레이시아, 터키, 카타르 간 이례적인 협력이 있었던 해였다. 이들 4개국 간 교환무역제 실시 가능성 및 교환의 법정 통화로 금을 사용할 가능성을 고려하겠다는 발표가 난 바 있다. 이는 추후 미국발 제재에 대한 대비책으로 기능할 것이다. 2018년에 터키와 이란의 중앙은행은 이미 자국 현지 통화로 거래를 시작했다. 중국 위안화로 거래되는 석유산업을 구축하겠다는 발표 또한 2018년에 난 바 있다. 이는 달러화의 지배를 받는 산업에 있어 일종의 위협이다. 석유 거래를 위안화로 진행함으로써 위안화가 국제통화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탈달러화(de-dollarization) 프로그램은 사실상 이란과의 리얄-위안 양자협정에 따라 이미 시작되었다. 석유시장의 주요 행위자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는 2018년에 “앞으로 베네수엘라의 거래는 모두 유로화로 이루어질 것”이라 발표했다.

터키의 경우는 상당히 불안정한 사례이다. 터키 화폐는 경제적 요인이나 정치적 요인 등 늘 외부의 요소에 영향을 받는다. 지난 몇 년 동안 발생한 수 차례의 글로벌 위기는 모두 여러 가지 방식으로 터키 경제에 피해를 주었다. 많은 국제 연구기관들이 터키는 변동성이 너무 높아 좋은 투자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는 경상수지적자, 인플레이션 상승, 고용상황 악화 등 투자를 가로막는 여러 장애물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외교적 대치상태 또한 인식 개선에 조금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 따라서 터키가 2018년 8월 10일 “블랙프라이데이”를 겪은 것 또한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현재, 투자자들은 정치적 및 경제적 환경의 변동성이 매우 높아 자금을 투자하기 꺼려하고 있다. 현재의 무역 전쟁이 화폐 전쟁으로 발전할 경우 금은 중요한 화폐성 자산이 될 것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펼칠 것이며, 이에 따라 금의 가격이 올라갈 것이다. 증시가 상승하는 것처럼 금은 가장 중요한 글로벌 자산이 될 것이다. 이 경우에도 터키는 경상수지적자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쉽게 혼란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전례 없는 가격 급상승에 따라 터키 내 금의 수요는 일시적 하향세를 보였다.

금⸱은 트레이더 및 보석 상인은 이들 광물의 판매량이 이번 2월 50% 하락을 기록하며 정상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이러한 수요 감소에 따라 거래상들은 10g당 국내 거래가를 최대 2~3% 대폭 할인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런 할인 또한 나름의 문제로 이어진다. 할인에 따라 국내로 비공식적 금 수입이 유발될 수 있다. 하지만 상품서비스세(GST)가 18%인 상황에서 2~3% 할인가로 금을 제공하며 엄청난 손실을 떠안을 거래상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시골 지역에서의 금 수요도 떨어졌다. 현 추이와 상관없이, 경기가 회복되면 금 가격이 올라가 시골 지역 주민의 구매력을 향상시킬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렇게 되면 향후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을 우려한 시골 지역 주민들은 늘 그래왔듯 습관처럼 자산을 금의 형태로 보유할 것이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