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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코로나19가 나이지리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

나이지리아 Moses Duruji Covenant University Professor 2020/06/08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각 국가 및 도시의 보건 시스템 붕괴 방지를 위해 바이러스 확산 통제 노력이 시작되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곳곳에서 ‘외출금지령(stay at home order)’이나 봉쇄조치가 시행되었고, 이는 전세계적으로 사회적 및 경제적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사회의 일원인 나이지리아 또한 코로나19 및 그 파급효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 현재 나이지리아의 확진자 수가 적고 관리 가능한 수준인 것은 사실이지만, 나이지리아 경제에 주는 충격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는 확진자 확산 방지를 위해 경제적 여파를 수반하는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그러나 다른 국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 및 팬데믹 확산을 통제하기 위해 타국 정부가 취한 조치가 나이지리아 경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나이지리아 경제의 취약성으로 인해 나이지리아 정부는 보건의료 인프라 투자 및 사회적 거리두기·봉쇄조치를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시민에 대한 지원 등 팬데믹 대응 조치의 폭과 수준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이지리아 경제 타격 
코로나19 관련 질환이 의료진에 공식적으로 접수되기 시작한 날짜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중국 우한시의 의료진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출현을 눈치챈 것은 2019년 12월 말이었다. 이후 2020년 1월경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유행병(epidemic)으로 번졌으며, 그 후 2개월 만에 세계보건기구 (WHO)는 글로벌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하기에 이른다.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이 선언되기 전부터 나이지리아 경제는 무역 및 공급망 부문에서 이미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봉쇄로 인해 나이지리아 기업들이 중국에 주문한 1억 달러 이상의 물품이 중국 내에 발이 묶이게 되었다. 바이러스가 창궐함에 따라 나이지리아 항구에 정박하는 배의 수도 30% 가량 줄어들어, 나이지리아 전역의 가게 및 슈퍼마켓 판매대의 필수품 공급에도 영향을 주었다.

팬데믹은 정부의 2020년 세입 예상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하마두 부하리(Mohamadu Buhari)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2019년 12월 16일에 10조 5,900억 나이라 규모의 2020년 나이지리아 예산안을 서명 승인하여 최종 확정한 바 있다. 2020년 예산안이 12월에 통과된 것은 예산안 통과 시점이 예산연도 중반까지 미뤄지곤 했던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이번 2020년 예산안이 조기에 통과되며 나이지리아의 한 해 예산안이 예산연도 1월부터 운영되는 최초의 사례를 기록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제 4 공화국의 통치 하에서 종종 행정부와 입법부 간 다툼이 일어나며 예산안의 통과 및 서명 승인이 늦어지고, 이에 따라 예산의 운영 실적이 저조한 일이 자주 발생했었다. 따라서 2020년 예산안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높았으나, 중국 및 기타 산업체의 제조업 활동 둔화로 인한 에너지 수요 축소에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의 원유생산 전쟁이 더해져 원유 가격이 배럴당 19달러 수준으로 급락하는 일이 발생했다.      

2020 나이지리아 예산안은 유가 배럴당 57달러 및 일일 생산량 200만 배럴을 상정하여 작성되었다. 그러나 2020년 2월~3월 동안의 추이를 살펴보면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나이지리아가 예측했던 세입량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석유초과수입계정(Excess Crude Account) 및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 등의 예비 저축분이 탄탄하지 않아, 세입량 부족은 정부에 있어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이로 인해 많은 지방정부가 2020년 3월분 급료 지급을 연기하였다. 실제로 곰베주(Gombe) 및 아다마와주 (Adamawa)의 지방정부 주지사는 재원 감소로 인해 신규 최저임금제 도입을 연기하고 기존의 최저임금을 유지했다. 2020년 4월 말까지 이러한 전철을 밟는 지방정부 및 주의 수가 점점 늘어날 것을 두려워한 연방정부는 국부펀드 자금 1억 5,000만 달러를 나누어 지방정부가 4월에 지급되어야 할 급료 및 의무지출분을 집행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는 나이지리아의 또 다른 경제부문은 바로 전국에 걸친 건설 프로젝트 영역이다. 이들 프로젝트의 대부분은 중국 기업들이 맡고 있다. 그러나 1월과 2월에 있었던 중국의 봉쇄 조치로 인해 현지에서 활동하다 춘절 기간에 중국으로 이동했던 중국인 엔지니어들의 발이 묶이게 되었다. 이후 3월에 들어서서 중국이 위기에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게 되자 팬데믹의 여파가 나이지리아로 확산돼, 중국을 포함한 국가에 대하여 여행금지령이 내려졌다. 그 여파로 인해, 건기를 틈타 건설 활동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많은 프로젝트가 방치되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전망이 어두워지자 나이지리아 연방정부는 2020년 예산안 하에서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위해 사용하고자 했던 220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일시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나이지리아 상원에서 이미 승인되어 하원의 동의를 기다리던 대출건의 상당 부분이 주로 중국수출입은행(China Exim Bank)을 통해 차입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에 노출된 나이지리아 경제의 또 다른 부문은 2020년 2월 27일에 초발환자(indexed case)가 발견된 이후 정부가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취한 정책 및 조치와 관련되어 있다. 확진자 발생으로 인해 불안해진 정부는 이동금지령 등의 강경책 시행을 고려했으나, 이러한 조치가 실제로 이루어질 시 뒤따를 경제적 여파를 우려하여 판단을 유보하게 되었다. 정부는 강경책 시행 대신 유입객의 14일의 자가격리 권고와 함께 코로나19 고위험국가에서 들어오는 항공편의 국내 착륙을 지속적으로 허가했다. 4주 후, 국가질병통제센터(National Centre for Disease Control)의 확인 결과 이들 항공편을 통해 국내에 유입된 귀환자 다수가 코로나바이러스 양성으로 판명되자 정부는 결국 여행금지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확진자 수의 지속적인 증가 및 연방정부의 중추적 조율활동 결여로 인해 여러 주에서는 관할구역 내에서의 유행병 발생 및 확산 방지를 위해 자체적으로 외출금지령 및 대규모 집회 금지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조율되지 않은 산발적 봉쇄 조치로 인해 산업활동의 활력이 떨어지자 국내선 운항 항공사 등 민간 부문의 일부 경제 행위자는 경제활동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에 대하여 지휘자의 역할을 할 것을 요구하는 시민의 목소리에 따라 2020년 3월 26일 연방정부 차원에서 나이지리아에서 감염이 가장 심각한 지역을 전면적으로 봉쇄하게 되었다. 정부는 나이지리아의 상업 중심지인 라고스(Lagos)와 수도인 아부자(Abuja)에 대하여 봉쇄령을 내렸다. 이 두 지역 모두 나이지리아로 통하는 관문이다. 지역감염을 억제하기 위해 라고스로 통하는 주요 관문인 오군주(Ogun State)에도 봉쇄령이 내려졌다. 이러한 봉쇄 조치는 기업 및 비공식 부문에서 활동하는 인구 대다수에게 심각한 피해를 유발한다. 연방정부 및 주정부에서 외출금지령 준수에 필요한 물자 지원을 충분히 해 주지 못한 바람에 인구 상당수가 겪고 있는 가장 두드러지는 난관은 배고픔을 해결하는 것이다. 공식 부문 근로자 중에서도 봉쇄 기간을 버틸 수 있는 식료품 등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3월분 급료를 지급받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봉쇄령이 갑작스럽게 내려지며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하루 일한 돈으로 그날 하루 가족의 식사를 책임져야 하는 나이지리아인 다수가 외출금지령으로 인해 매우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전망 및 시사점
위기가 장기화되면 침체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 S&P나 피치 등의 신용평가사는 나이지리아 평가등급을 하향조정했다. 피치는 최근의 유가하락 및 팬데믹 쇼크로 인해 나이지리아 외부금융에 지속적 압박이 가해지고 있음을 반영하여 나이지리아의 등급을 하향조정하고 부정적 전망(negative outlook)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의 불안정한 통화 및 환율정책과 부족한 재정 완충여력을 감안했을 때, 외부 압력이 거세지면 와해적인 거시경제적 조정이 발생할 리스크가 증가한다. 현재 나이지리아는 2016년에 발생했던 가장 최근의 침체기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태이다. 뿐만 아니라 변제를 요하는 채무량이 막대한 가운데 세입량은 줄어들고 경상예산에 필요한 금액은 높아 공공 부문의 붕괴가 점차 가까워져 오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와 더불어 일부 사업체는 이미 3월분 급료를 지불할 수 없는 상황에 있으며, 2020년 4월에 사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부정적인 전망을 감안하여 나이지리아 중앙은행(Central Bank of Nigeria)은 선정된 일부 제약기업 등 경제의 몇몇 산업부문을 겨냥한 22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 및 금리인하를 발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조치가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나이지리아 중앙은행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막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조기에 부양책을 시행했다. 연방정부는 휘발유 가격을 145나이라에서 125나이라로 인하하겠다는 기존의 발표와 별도로, 코로나19 이후 취약해진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이니셔티브 또한 밝혔다. 국회 승인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13억 9,000만 달러 규모의 위기개입펀드(Crisis Intervention Fund)가 발표되었다. 정부는 이 자금을 활용하여 보건 시설 업그레이드 및 특별 공공 사업 프로그램 시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정부는 코로나19의 여파를 타개하기 위해 69억 달러의 차입 가능성을 모색해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차입금은 코로나19 팬데믹의 강풍을 맞은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현실을 감안하여 정부가 재검토 중에 있는 2020년 예산안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한 양허성 자금 형태일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가 대비하지 못하던 위기이다.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는 속도만큼 빠르게 전 세계의 사회적⸱경제적 일상이 와해되고 있다. 전 세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나이지리아 또한 바이러스의 전파뿐 아니라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타격 완화를 위해서 대응하고 있다. 나이지리아 경제의 취약성과 팬데믹에 대한 정부의 부실한 대응으로 인해 피해가 더욱 심화된 것은 사실이나, 시행한 조치로 인한 결과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중이며 나이지리아 경제에 대한 코로나19의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는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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