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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가나 정부의 불법 광업 근절 노력, 정치적 의지는 존재하는가?
가나 Osabuohien Evans/ Alhassan Karakara Covenant University/ University of Cape Coast Professor/ PhD Candidate 2020/06/08
광업은 지표면을 굴착하여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광물을 채굴하는 과정을 수반한다. 광업은 전 세계에서 농업 다음으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가나에서 주로 채굴되는 광물로는 금, 다이아몬드, 보크사이트, 망간 등이 있다. 가나에서 생산되는 기타 산업 광물로는 소금, 석유, 석회석, 고령토, 규토 등이 대표적이다. 가나에는 광물이 풍부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것은 가나 서부 아샨티(Ashanti), 보노 동부(Bono East), 아파보(Ahafo) 및 브롱아하포(Brong-Ahafo) 지역과 가나의 북동부 및 북서부 일부에서 채굴되는 ‘금’이다. 가나에서 금 생산은 중요한 산업이다. 2015년에 금 생산업은 전체 광물 수출 수익의 96%를 차지했다. 가나는 2018년에 생산량 약 136.2톤을 기록한 아프리카 최대, 전 세계 8위 금 생산국이다.
불법 소규모 광업 난립
가나에서 금 생산업은 대부분 다국적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대규모 광업과 법에 따라 가나인만이 종사 가능한 소규모 광업의 두 부문으로 나뉜다. 소규모 광업 부문은 등록된 채광작업 전체에서 30%를, 미등록된 채광작업에서 70%를 차지하고 있다. 소규모 광업에 약 100만 명이 직접 고용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약 450만 명의 생계를 지원할 뿐 아니라 전체 금 생산량의 35%를 담당하고 있다.
소규모 광업은 합법(등록)일 수도 불법(미등록)일 수도 있다. 등록된 채광 작업에는 일정 수준의 감독이 따른다. 따라서 환경적 문제를 어느 정도 고려하여 작업이 진행된다. 가나에서 소규모 광업에 직접적으로 종사하는 자 가운데 약 50%는 소위 갈람시(galamsey)로 불리는 불법 채광업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나에서 허가 없이 이루어지는 소규모 광업은 현존하는 소규모 및 영세⸱수작업 채광작업의 70%를 차지한다. 따라서 가나의 소규모 채광 작업 대부분은 비공식적 불법 활동에 머물러 있다. 소규모 광업은 삽, 곡괭이, 냄비, 끌, 망치 등의 단순한 도구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채굴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그 방법 중 하나로 사력채굴 방식이 있다. 이는 계곡이나 저지대에서 대개 발견되는 얕은 깊이의 사광상(砂鑛床)에서 작업하기 위해 사용되는 방식으로, ‘dig and wash(채굴 후 세척)’ 혹은 ‘Krowa 방법(팬으로 쓰기 위해 나무 줄기에서 깎아 낸 나무 사발)’으로 흔히 불린다. 소규모 채광 활동은 법에 의해 가나인에게만 허용되어 있다.
2000년대 이후 중국인 채금자 약 5만 명이 소규모 광업에 종사하기 위해 가나로 이주했다. 가나에 있는 중국인 광부 가운데 70%는 광업 활동이 중단된 광시성(Guangxi) 남부의 상린현(Shanglin) 출신인 것으로 추산된다. 광업 활동 중단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채금자 다수가 중국 외부에서 채금 기회를 찾게 된 것이다. 중국인 파트너는 소규모 광업의 기계화에 도움이 되는 자본과 장비를 들여온다. 중국인이 들여오는 현대적 장비와 자본은 현지 가나인 채금자의 입장에서 중국 채금자와 협업할 좋은 이유가 되었다. 2006년의 광물 및 광업법(Minerals and Mining Act, 법률 제703호)에 따라 소규모 광산업은 가나인에게만 허용하는 것으로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주로 중국인)을 소규모 광업부문에서 보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굴착기, 불도저, 트렌치 드릴로 대표되는 장비 사용으로 인해 대규모 환경 파괴, 농지 파괴 및 수역 오염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지역사회에 식수를 제공하는 수자원이 오염되었다. 일례로, 사력채굴에 수은과 시안화물이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오핀강(Offin River), 안코브라강(Ankobra river), 비림강(Birim river), 프라흐강(Prah river)과 함께 코코아 농장 및 숲이 오염⸱파괴되었고 이는 많은 가나인의 걱정거리가 되었다. 게다가 가나에서 소규모 광업에 외국인이 개입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어, 이 문제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는 2004년 이후로 계속 제기되었다.
이후 몇 년 동안 중국 채광업자들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인권 침해, 대규모 환경 파괴, 수자원 오염 및 주민 생계에의 악영향 등이 알려지며 광산업계의 많은 청년이 분노하기에 이르렀다. 전파를 탄 보도에 따르면, 가나 북부의 가바네(Gabane)에서 채굴 활동을 펼치던 중국 기업 SMGHL이 2012년 초 자신들의 불만을 표현하고 해당 기업활동의 법적 기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시위를 벌인 현지 주민 및 청년을 무시했던 사건이 있었다. 같은 해 펼쳐진 또 다른 시위는 현지 주민(지역사회 구성원)과 기업 노동자 사이의 폭력적 대치상태로 불거져, 그 과정에서 기업의 자산이 파괴되는 일이 있었다. 비슷한 사례로, 아샨티주(Ashanti region) 내 ‘Manso-Nsiena’ 지역의 청년이 2012년, 중국의 채광활동에 대한 반대 시위를 펼치고 채광기업 소유의 장비를 파괴하는 일도 있었다.
정부의 불법 소규모 광업 단속
2012년 이후로 이러한 시위가 전국적으로 나타나자 가나의 대중과 정부는 중국 채광업자의 활동과 이로 인해 나타난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영향에 주목하게 되었다. 가나 국민들은 중국 채광업자의 불법 활동에 대한 분노를 표하고, 이들 기업의 폐지 또는 규제화와 동시에 국내 광산업계 전반의 방치된 채광장 복구를 요구하고 나섰다. 가나의 시민은 특히 중국 채광업자를 규제하지 못하는 정부의 무능력에 분노했다. 이로 인해 존 드라마니 마하마(John Dramani Mahama) 당시 대통령이 자국 및 해외 불법 채광업자를 규제하기 위한 부처간 작업반을 구성하기에 이르렀다.
불법 소규모 광업 활동 엄중단속을 목적으로 하는 5인조 부처간 작업반은 2013년 5월에 발족되었다. 작업반에 참여한 정부부처는 국토자원부(Ministry of Lands and Natural Resources), 내무부(Ministry for the Interior), 국방부(Ministry of Defense)였다. 작업반은 불법 소규모 광산업에 종사하는 (내국인 및 외국인) 불법 채광업자의 장비 압수, 체포 및 기소의 임무를 가지고 있었다. 불법 활동으로 적발된 모든 외국인은 추방되고, 자신의 허가를 외국인에게 전대한 가나인의 라이선스는 취소된다. 작업반은 수백 개의 불법 채광장을 해체하고 가나인과 중국인 채광업자 수천 명을 채광장에서 퇴거조치 하는 등 어느 정도의 진전을 이루었다. 같은 해에 체포 및 추방된 불법 중국인 채광업자의 수는 4,500명 이상이다. 이로 인해 사태에 주목하게 된 중국 당국은 가나 정부와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가나에 사절을 보냈다. 이를 계기로 가나와 중국이 양자관계의 상태를 검토해보던 중 양국 관계의 새로운 모델을 형성하자는 제안이 제기되었다. 즉, 광물위원회(Minerals Commission)의 허가 하에 중국 채광업자가 라이선스를 보유한 가나 소규모 채광기업과 협업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가나 내 영세광업 개발에 필요한 기술지식을 가나 파트너에게 전수하는 방안이 새로운 가능성으로 제시되었다. 이는 임무 달성을 노력하던 작업반의 기세를 꺾는 일이었고, 가나 사회는 지도층이 정치적 의지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심을 품게 되었다.
당시 야당이었던 현 정부는 가나인의 투표를 바탕으로 집권에 성공할 시 이러한 위협에 대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나나 아쿠포 아도(Nana Akuffo-Addo)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는 2016년에 집권에 성공한 이후, 2017년에 불법 소규모 광산업을 중단시키기 위한 ‘Operation Vanguard’를 발족했다. 처음에는 아샨티 및 동부와 서부 지역에서, 이후로는 중부 지역에서도 활동하기 시작한 이 ‘Operation Vanguard’는 군 및 경찰 인력 400명으로 구성된 군⸱경 합동 작업반이다. 국방부 장관, 내무부 장관, 군 참모총장, 경찰청장과 함께하는 부처간 위원회가 이 작업반을 감독한다. 2018년 2월에는 모든 형태의 소규모 채광에 대한 6개월 금지령이 내려졌고, 수작업⸱영세 광업 활동을 한 중국인 및 가나인 약 1,000명이 체포되었다. 채광 장비 또한 몇 대 압수되었으며, 채광업자 소유의 임시 거처 수백 개도 철거되었다. 한편 압수 후 마당에 세워 두었던 굴착기 가운데 일부가 사라져 가나 정치인들에 대한 많은 논란과 불신이 일어나기도 했다.
불법 광업이 국가에 미치는 영향
가나의 불법 소규모 광업은 경제, 정치 상황, 사회(지역사회) 등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쳤다. 정치 상황을 살펴보자면, 광산업 부문의 전반적 규제에 대한 책임을 지니는 부처는 국토자원부이다. 이 국토자원부 산하에 있는 정부 기관인 광물 위원회는 광물 관련 거래를 촉진 및 규제하는 중심 기관이다. 그러나 사안에 엄격하게 대처할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정부를 보면 지도층 사이에 정치적 의지가 많지 않음을 알 수 있으며, 이는 광산업 지역사회를 위시로 하여 사회 전반의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공식 국가 기관이 부실하거나 혹은 제대로 발전하지 못한 상태이고, 따라서 가나의 광산업 활동을 규제할 능력이 실제로 없다는 의견 또한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인 및 정부 고위 공무원이 중국인의 불법 활동을 통해 이익을 보기 때문에 중국 기업의 불법 활동에 맞서기 위한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주장 또한 펼치고 있다. 다양한 기관에 소속된 정부 및 지역 차원 행위자(단체장 및 지주)는 가나의 법적 규제당국을 피하기 위해 중국인 채광업자와 공모하기도 한다. 또 다른 이들은 가나에서 채광 허가를 얻기 위해 거쳐야 하는 관료주의적 절차가 너무나도 과도하여, 업계 행위자들이 법적인 절차를 우회하기 위한 ‘지름길’을 찾게 되는 것이 불법 소규모 채광활동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라고 지적한다.
소규모 채광 활동은 광산업 지역사회 및 가나 전반에 걸쳐 지대한 환경적, 경제적 및 생계 관련 피해를 유발했다. 불법 소규모 광업 활동으로 인해 수자원 및 가용한 토지가 오염되었다. 이에 가나 수자원공사(Ghana Water Company Limited)는 2017년에 불법 소규모 채광업자의 활동으로 인한 막대한 수질오염이 위험한 수준에 다다르고 있으며, 불법 채광활동을 통제하지 못할 경우 가나는 2020년에 식수부족을 맞닥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향 집단으로서 광산업 지역사회는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소규모 채광업자는 시골 지역의 빈곤율 및 청년실업률 상승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대형 외국인 채광기업으로 인해 토착 주민들이 살 곳을 잃으며 발생하는 사회적 부정의 인식 또한 또 하나의 문제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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