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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멕시코의 이주와 해외송금에 대한 의존도: 세계 경제위기를 앞둔 지금의 과제

멕시코 Yadira Gálvez Salvador National Autonomous University of Mexico Associate Professor 2020/06/19

송금 경제 규모와 특징 
국제이주기구(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Migration)에 따르면 멕시코는 전 세계에서 해외 거주자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국가이다. 세계은행은 해외 근로자의 송금액 규모 측면에 있어 멕시코가 인도와 중국 다음으로 세계 3위인 것으로 추산한다.

멕시코로 유입되는 전체 송금액 가운데 94.2%는 미국에서 송금되는 것이다(BBVA- Government of Mexico, 2019). 양국간 3,145km의 국경은 더 나은 생활 여건을 찾아 이주하는 멕시코인의 오랜 목적지였다. 국가간 생산사슬이 통합되고 멕시코의 대외 무역이 미국 시장으로 집중되면서, 멕시코 경제가 미국 경제의 실적에 크게 좌우되는 비대칭 의존관계가 발생했다.

미국의 노동력에 대한 수요와 양국간 임금 격차는 사람들이 이주를 택하게 되는 유인이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의 최저임금 근로자 소득이 멕시코 최저임금 근로자 소득보다 평균 12배 높은 것으로 추산된다는 사실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임금 격차와 더불어 페소-달러 환율로 인해 해외에서 송금을 받는 멕시코 가구가 얻는 추가적 이득 또한 ‘비교 우위’로 감안할 필요가 있다.

미국 내 멕시코인 커뮤니티는 라틴계 소수집단 중에서 가장 중요하다. 미국에 거주하는 멕시코 출신자는 약 3,850만 명으로 추산되며, 그 가운데 1,230만 명이 멕시코 출생자로 파악된다(그 가운데 43%는 불법 체류자이다). 이민 2세대 및 3세대 인구(멕시코계 미국인)는 26.2%이다(CONAPO, 2018).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하게 지적할 점은 미국 영토 내의 멕시코 출신자가 2008년 이후, 당시 발생했던 경제위기 및 이민 정책 강화로 인해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시 엄격해진 이민 정책의 일환으로 밀입국 이민자는 추방되었다(Passel, J.S. y Cohn D, 2019년 6월 9일).  더불어, 새로운 양상의 이민자 유입 패턴이 생겨났다. 이 새로운 유입 패턴의 주요 특징으로는 여성의 비중 증가, 순환 이주 제한, 이주 제한으로 인한 미국 내 체류 경향 확대 등이 있다. 멕시코 이민자들의 일자리도 기존의 농업 및 제조업 관련 직종에서 수송, 건설, 식품, 레크리에이션, 숙박 등의 서비스업 분야로 확대되며 더욱 다양해졌다(CONAPO, 2010 & Cervantes González, 2016).

1990년대 말부터 해외 멕시코 근로자가 보내는 송금액은 멕시코 국가 경제에 있어 석유 수출 수익금 및 마킬라도라 산업 다음으로 중요한 소득원이 되었다. 이러한 추세는 21세기에 더욱 심화되었다. 2001년 9월 11일 이후와 2008~2009년 금융위기 시기 등 송금액이 축소되었던 몇몇 순간을 제외하고, 멕시코 근로자의 송금액 규모는 미국 경제의 회복과 함께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멕시코 은행(Banco de México, 중앙은행, 방시코)의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에 멕시코 가구가 거두어들인 해외 유입 송금액은 총 360억 4,552만 달러로, 이는 전년 대비 7.04% 증가한 수치이다. 이러한 추세는 2020년 첫 2개월 동안에도 계속되었다. 1월과 2월 기준 송금액 규모는 2019년 동기 대비 7.83% 증가한 52억 7,770만 달러를 기록했다(Gutiérrez, 2020).

표1


송금 경제의 중요성
해외 근로자의 송금이 멕시코 경제에 중요한 이유는 아래와 같다.
▶ GDP의 2.7%를 차지하는 해외 근로자 송금액(BBVA-Government of Mexico, 2019)은 멕시코에서 자동차 산업 다음으로 가장 큰 외화수익원으로, 관광업이나 원유 판매를 통한 소득보다 그 규모가 크다. 이는 해외 송금이 멕시코의 경상수지 적자 감소에 전략적 가치가 있음을 의미한다.  
▶ 해외 근로자 송금액 규모는 멕시코 경제의 공식 부문에서 근로하며 노동권을 가지고 있는 자, 즉 멕시코사회보장기구 (Mexican Social Security Institute, IMSS)에 등록된 노동자가 벌어들이는 전체 소득의 25%와 비등하다(Cervantes González, 2019).

아래의 각 주(州)별 송금액 비중은 해외 송금 재원이 각 지역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2018년 기준 미초아칸 (Michoacán), 할리스코(Jalisco), 과나후아토 (Guanajuato), 멕시코(Estado de México), 푸에블라(Puebla), 게레로(Guerrero)주가 송금액의 약 50%를 수취했다. 주(州)별 총부가가치(GVA)에서 송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측정해보면 송금액에 대한 각 주의 의존도가 더 잘 드러난다. 해당 비중이 9%를 넘어가는 지역은 미초아칸(11.4%), 오악사카(10.1%), 사카테카스(10%), 게레로(9.9%) 등 4개 주이다(BBVA-Government of Mexico, 2019 & Bank of Mexico data).
▶ 해외 송금은 수혜 가정과 그 지역사회의 복지(well-being)에 중요하다. 해외에서 송금을 받는 가구 수는 170만으로 추산되며, 각 가정이 4인 가족인 것으로 가정할 때 수혜자는 약 700만 명이다. 해외 송금액은 이들 가구 소득 전체의 약 89%를 차지하며 멕시코 민간소비의 약 4.3%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Cervantes González, 2019).
▶ 저인플레이션 상황에서 페소의 달러대비 가치 절하 및 환율에서 비롯되는 구매력 증가도 중요한 요소다. Cervantes González & Sanchez Ricardo의 분석(2020)에 따르면 2013년 이후 멕시코로의 해외 송금 유입량은 꾸준히 증가했으며, 멕시코 페소의 달러대비 가치는 하락했다. 이는 2013년 8월부터 2019년 12월 사이 송금을 받는 가구의 구매력이 95.2%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표2


본래 해외 송금은 식품 소비, 교육, 보건, 주택 건축 및 개량 등 각 가정에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충당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2018년,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 경제연구소 (Economic Research Institute of the National Autonomous University of Mexico)은 해외 송금에서 비롯된 소득의 60%가 생계비에 사용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2019 이주 및 송금 연보(Yearbook of Migration and Remittances 2019)의 데이터에 따르면 해외 송금의 약 74%는 식품 및 의류비로 지출되었다 (BBVA-Government of Mexico, 2019:161).

즉, 해외송금은 멕시코 국민의 삶의 수준 향상과 빈곤 극복을 돕는 중요한 생계 수입원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 가게, 미용실, 문구점 등 지역경제와 주로 연계되어 있는 영세⸱중소기업에 대한 투자 또는 저축에 사용되는 비중은 극히 적다. 송금액이 가치사슬 발전 및 부의 축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제한적인 것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루어졌다.

코로나19발 송금 경제 불확실성과 예상 시나리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촉발된 글로벌 보건 위기 상황에서 전 세계 경제의 미래가 불확실하다. 국제통화기금 (International Monetary Fund)은 미국 경제가 최대 -6.1%, 멕시코 경제는 -5.9%의 역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 위기로 인해 멕시코로 유입되는 송금액은 단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미국에서는 1,700~2,2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3월 말 기준의 데이터에 따르면 실업수당 요청 건수가 2주 만에 1,000만 건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BBC, 2020, 4월 2일). 퓨리서치센터가 지적한 것처럼, 히스패닉계는 급여 삭감이나 실업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받는 소수집단 중 하나이다. 한 가지 고려할 요소는 불법 체류자의 상태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들이 미국 정부가 발표하는 사회적 보호, 의료 서비스 접근권 및 지원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한, 멕시코계 인구 중에서도 이들 불법 체류자 집단이 이번 위기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미국 내 멕시코인들의 건강(신체 및 정신), 일자리, 소득 및 소비 역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멕시코에 있는 가족에게 송금할 수 있는 경제력에도 여파가 있을 것이다. 세계은행은 “코로나19 팬데믹 및 봉쇄 조치에 따른 경제 위기로 인해 2020년에 글로벌 송금액 규모가 20%가량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멕시코 최대은행인 BBVA도 멕시코의 송금액이 17~21%가량 감소할 수 있으며, 송금액 규모의 회복은 미국의 경제회복 가능성 및 이번 위기가 멕시코인이 종사하는 산업에 미치는 영향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전망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아래의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1. 멕시코의 송금 유입량 감소는 이미 국내 일부 지역에서 실질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이로 인해 식품 등 기본 생필품 소비량이 줄어들고 다른 비필수품 구매가 제한되는 등 수령 가구의 복지에 직접적인 영향이 발생할 것이다. 송금액 급감은 (빈곤율이 높은) 오악사카나 치아파스주, 또는 (빈곤 문제에 더해 치안 위기까지 있는) 미초아칸, 사카테카스, 게레로, 나야리트, 두랑고, 과나후아토처럼 송금에 대한 의존도가 비교적 높은 지역 주민의 빈곤율 및 사회적 배제 확대로 나타날 것이다. 식품 구입에 쓰이는 송금의 비율 및 멕시코 내 일부 기본 물자의 가격 상승 현상을 고려할 때 식품 안보가 저해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소비에 제동이 걸리며 멕시코 국내 생산사슬 및 일자리 창출에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2. 송금액 유입 규모 축소는 국제수지에 미치는 영향으로 인한 거시경제적 여파와 더불어, 경제적 및 사회적 위기를 심화하는 또 다른 외부적 요인이 될 것이다. 아래의 위기가 복합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 코로나19로 인한 보건 위기 및 정부에 가해지는 비상사태 대응 압박. 이로 인해 병원 개량, 의료 수용 역량 확대 및 필요 물자와 의약품 구매를 위한 경제적 자원이 요구된다.
2) 국제 유가 폭락과 더불어 관광산업과 생산적 경제활동에 제약이 발생하며 나타나는 경제 위기. 멕시코가 경기조절형 대책 및 기업 지원에 관한 대형 정책 프로그램을 발표하지 않는 한 이 부분에서 민간부문과 멕시코 대통령 간의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대처 공식은 국민 및 영세⸱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 정책 패키지와 직접적인 금전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3) 심각한 수준의 국내 폭력 사태를 통해 드러나는 치안 위기. 이는 막대한 경제적 대가와 발전 속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3. 보건 비상사태를 겪고 있는 미국에서, 현재 국가 안보 차원의 문제라 여겨지고 있는 식품공급망 관련 활동 및 농장 활동에 필요한 노동력 수요가 막대하다. 이는 대부분 불법 체류 상태로 이 부문에 종사하고 있는 멕시코인과 언제라도 이동이 가능한 임시 근로자에게 기회임을 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멕시코계 노동력의 대부분이 농업 부문에 몰려 있지 않다는 점을 짚을 필요가 있다. 동시에, 위생 환경이 충분히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이러한 일자리 수행은 근로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 이 시나리오 발생 시 멕시코는 미국 내 자국 시민을 위한 영사적 보호 네트워크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4. 미국 경제가 단기 또는 중기적으로 조기 회복에 성공하는 가운데 멕시코의 경제 및 사회적 위기가 지속 심화된다면 미국으로의 이주가 확대되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 예측 가능하다. 이는 아래의 내용을 의미한다. 
1)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제한 강화 발표 및 대선을 앞둔 미국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양국간 긴장이 확대될 것이다. 
2) 멕시코에서 미국으로의 밀매 및 밀입국 네트워크가 이득을 취할 것이다. 이들 브로커 조직이 국경을 넘는 대가로 밀입국 이민자에게 청구하는 값비싼 비용이 현재의 수준보다 더욱 높아질 것이다. 
3) 미국으로의 밀입국을 시도하며 몰려든 이민자의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국경 감시 강화 및 멕시코로의 즉각적 추방 조치 결과 멕시코 국경지역 도시에의 압박이 증대될 수 있다. 

5.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요소는 송금 규모 축소로 인해 송금 서비스 전문 기업 및 이들 기업의 고객에게 나타날 수 있는 변화와 관련된 영향이다. 사실상 거의 모든 송금거래가 전산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사실이나(97.7%), 전체 송금거래 가운데 은행이 개입하는 비율은 28.3%에 불과한 반면 ‘송금’ 중개기업이 다루는 거래 비중은 71.7%에 달한다(BBVA-Government of Mexico, 2019:156). 스프레드(달러의 구입 및 판매 차익과 환율에 따른 차익) 및 송금 거래에 매기는 수수료를 고려했을 때 이윤 폭은 중요하다. 송금 가능한 금액이 줄어드는 가운데 사람들은 최적의 조건으로 송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고, 이는 송금 서비스에 매겨지는 수수료를 줄이고 ‘Directo a México(Direct to Mexico, 멕시코로 직접)’와 같은 장치를 홍보하고자 하는 이니셔티브에 있어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그러나 이는 멕시코 국민의 금융적 수용성(financial inclusion)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비록 송금이 멕시코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크지 않아 보인다 하더라도 이들 자금이 멕시코의 거시경제 및 송금에 의존하는 주민의 생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할 수 있다. 송금 규모 축소는 170만 가구의 소득에 타격을 주고, 이와 함께 빈곤 심화 및 사회적 불안 증대 등의 위협을 유발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멕시코에서 대두하고 있는 경제 위기를 심화시키는 또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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