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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브라질 국가혁신시스템: 기회와 도전과제

브라질 Fernanda Cimini Center for Development and Regional Planning (Cedeplar) at UFMG Researcher 2020/06/19

혁신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상황
브라질은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발전으로 나아가는 기초를 닦는데 있어 끈질긴 구조적 도전과제를 맞닥뜨리고 있다. 한때 신흥 경제강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던 브라질은 10년(2011~2020년)만에 전 세계에서 가장 안타까운 경제 성과를 보이는 나라 중 하나가 되었다. 그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일단 브라질의 총요소생산성이 1970년대 말 이후 꾸준하게 높아지지 않았다.1) 이제 브라질 인구 증가세가 끝을 보이고 있어 학계와 정책 입안자 사이에서는 노동 생산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2) 

제품 다각화 수준이 낮은 것도 또 하나의 걱정거리이다. 현재 브라질 수출의 70% 이상이 대두, 철광석, 식품재료, 동물성 생산품, 금속류 등 1차 생산물이다. 브라질은 현재 경제의 복잡성(complexity) 기준 전 세계 37위 국가이다.3) 경제의 생산성과 복잡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 요인은 혁신이지만 브라질은 혁신에 충분한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전체 GDP에서 R&D에 대한 총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OECD 국가 평균인 2.6%4),  다른 중진국 평균(1.59%) 또는 중국(2.11%)을 하회하는 1.27%에 불과하다. 거의 10년 동안 계속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던 브라질의 혁신율(innovation rate, 약 35.7%)은 2015~2017년의 3년 동안 산업 부문의 실적 악화로 인해 2.4%p 하락하여 33.3%를 기록했다.5) 이를 보면 브라질의 글로벌 혁신 순위가 왜 브릭스(BRICS) 국가 중 가장 낮은 66위인지를 알 수 있다.6)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브라질 혁신 시스템의 역학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브라질 혁신시스템에 대한 이해

1) 기업 차원에서의 분석 
브라질의 국가혁신시스템을 세 가지 차원, 즉 기업 차원, 제도적 차원, 그리고 구조적 차원에서 분석할 수 있다. 

첫 번째 차원은 기업의 혁신 활동과 관련되어 있다. 브라질의 R&D 투자 전체에서 민간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45.5%로, 중국의 76.1%, 한국의 75.4%, OECD 국가 평균 62.2%와 대비된다. 2011년에 2.37%이던 R&D 지출의 산업 부문 순판매수익에 대한 기여도가 2017년에 1.65%로 떨어지며 최저치를 기록했다. R&D 측면에서 가장 많이 시행된 혁신활동이 기계 및 장비 인수(64.6%), 장비설치 및 산업공학(32.6%), 소프트웨어 구입(32.0%)이라는 점 또한 특기할 만하다. 내부적으로 R&D 활동을 실시한 혁신 산업기업은 전체의 16.5%에 불과하다. 혁신 활동의 결실은 대개 기존 제품의 소폭 개선과 관련되어 있으며, 제품 혁신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 탄생하는 경우는 전체의 1.5%, 국내에서 새로운 제품이 탄생하는 경우는 전체의 9.7% 수준에 그친다. 제조업체 대부분이 혁신을 위해 공급업체(85.4%), 고객(82%), 컨설턴트(46.0%)와의 별도 협력 채널을 활용한다는 것 또한 짚어 볼 만하다. 대학 및 연구기관과 협력하는 제조업체의 비중은 38.9%에 불과했다.7)  

브라질 산업 기업은 새로 도입된 혁신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증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기밀 유지 및 경쟁자 대비 리드타임에서의 상대적 우위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특허는 브라질의 산업 경쟁력 증진을 위한 전략의 일부가 아니다. 국가산업재산권청(National Institute of Industrial Property, INPI)에8) 출원된 전체 특허(직접 및 PCT 국내단계 제출상태) 가운데 내국인 출원 비중은 21.4%인데, 그 중 대부분은 공립 대학(UNICAMP, UFMG, USP 등)이 출원한 것이다. USPTO 특허 신청건수에서 브라질이 신청한 실용특허 건수는 855건인 것에 비해 한국의 특허건수는 3만 8,205건, 중국은 2만 1,386건에 달한다.9) 내국인 특허출원 현황과 달리 브라질에서 특허를 출원하는 외국인은 모두 이윤을 추구하고자 하는 법인으로, 미국(38.7%), 독일(9.3%), 일본(8.0%), 프랑스(6.4%), 스위스(5.5%) 기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국은 브라질 국내 특허 출원건수 중 1.2%를 차지한다.10) 마지막으로 브라질 제조업체의 혁신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많다는 점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그 장애물로는 (i) 높은 경제적 리스크, (ii) 높은 혁신 비용, (iii) 숙련 노동자 부족 등이 꼽힌다.  

2) 제도적 차원에서의 분석 
두 번째는 제도적 환경이다. 지난 20년 동안 브라질 정부는 혁신 시스템을 강화하기 위해 수많은 제도적 협의를 이루어 냈다.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석유?천연가스, 에너지, 교통, 수자원, 광물자원, 항공우주, 이동통신, 정보기술, 바이오 기술, 애그리비즈니스, 보건, 오디오비주얼, 항공, 산학협력기금, 아마존기금, 인프라기금 등 총 16개의 부문별 기금을 조성했다. 더불어 산학 교류 촉진, R&D를 위한 민관 협력을 가로막는 관료주의적 절차 축소, 공립 대학에서 진행한 과학?기술 연구 결과의 상업화에 대한 법적 지원 및 인센티브 마련,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총망라) R&D 투자에 대한 면세혜택 제공 및 자본 통제(공기업에서부터 과반수 소유 외국계 회사까지) 등을 위한 법적 도구도 일부 마련했다. 지난 몇십 년간 이루어진 혁신 정책이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부문별 기금을 바탕으로 새로운 자금지원 메커니즘이 설계된 것이다. 이들 기금은 혁신중심형 연구와 관련한 산업계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브라질 혁신시스템 내의 재원 안정성 증진을  목적으로 고안되었다.

더불어 브라질은 경제사회개발은행11), 과학기술재단12), 일련의 국가 ST&I(과학기술혁신) 자금지원기구, 브라질산업연구혁신공사13) 등 공공 자금지원기구의 활동 증진을 위해 지대한 노력을 기울였다. 뿐만 아니라 혁신을 위한 여러가지 이니셔티브를 보다 잘 조율하고 다른 기관과의 교류 증진을  목적으로 일부 기구를 추가 설치하기도 했다. 산업정책의 시행 진작을 목적으로 하는 브라질산업개발청14), 산업발전 진작을 위한 구체적 정책 및 기타 조치에 관하여 대통령에게 자문을 제공할 목적으로 설치된 국가산업개발위원회15), 브라질 혁신시스템 내 다른 행위자와 함께 진행한 폭넓은 논의를 기반으로 전향적 연구 및 전략적 평가를 통해 ST&I 관련 사안에 있어서의 의사결정 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경영연구센터16) 구축 등이 그 예시이다.

이러한 제도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은 여전히 두 개의 커다란 난관을 마주하고 있다. 첫째, 브라질에는 혁신친화적 정책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조율 기구가 없다. 혁신 친화적인 프로그램은 그 특성상 여러 부문과 관련이 있고 따라서 복수의 부처에서 관여하고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 정책 및 거시경제 체제 사이에서의 조율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지침이 없다. ST&I 부처와 다른 부처 사이에 혁신을 위한 연방 차원의 공공정책을 조율할 책임이 정확하게 설정되어 있지 않다. 둘째, 브라질의 ST&I 안건은 그 입지가 불안정하고 예산 또한 변동성이 높다. 긴축정책으로 인해 공공 투자와 정부 지출이 줄어들고 이것이 특히 ST&I와 같은 전략적 부문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ST&I 관련 예산이 대폭 축소된 바 있다.

3) 생산성 구조 차원에서의 분석 
마지막 세 번째는 국가의 생산성 구조에 관련되어 있다. 국제 원자재 시장이 활황일 때(2002~2011년) 브라질 경제는 탈산업화로 인해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 1980년에 산업 부문은 GDP에서 총 33.7%를 차지했으나, 그 비중은 1990년에는 26.7%로, 2000년에는 15.3%로, 그리고 2018년에는 1940년대 이후 역대 가장 낮은 수치인 11.3%로 떨어졌다. 브라질이 기본재를 바탕으로 하는 수출 주도형 성장에 의존하면서 혁신은 정체를 겪게 되었고 수출 포트폴리오의 기본재(primary goods) 특화형 구조는 더욱 강화되었다(전체 수출에서 원자재 및 식품, 축산물 등은 51.1%를, 석유는 13.4%를, 철강은 5.1%를 차지하고 있고, 이들 각각의 항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도합 69.6%에 달한다).17) 2014년에는 원자재 수요가 급감하면서 경제 다각화 기회 또한 적었다. 이에 따라 R&D 활동에 투입한 자금이 아직 시장에서 성공한 혁신 사례로 이어지지 못했다.

전 세계 다른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면 기술 업그레이드 및 생산 다각화 과정은 해당 국가의 비교 우위와 일치해야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브라질은 바이오 경제(특히 천연자원 및 생물다양성 부문) 측면에서 뛰어난 역량을 가지고 있고, 이는 제약 및 (농)생물기술 등 지식집약적 산업 발전을 통해 중요한 가치 창출 원천으로 거듭날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들어선 브라질 정부는 모두 이 두 부문이 경제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고 보았다. 

브라질분석계획센터(Brazilian Center of Analysis and Planning)18) 는 연구를 통해 국내에서 활동하는 바이오 기술기업 237곳을 지도를 통해 나타낸 바 있다.19) 그 결과 인간보건 부문의 기업이 가장 많고(39.7%), 동물보건(14.3%) 및 시약(13.1%) 부문이 그 뒤를 잇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업에 투자하는 바이오 기술기업은 전체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농업이 브라질 수출에 차지하는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 수치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동 연구는 국내 바이오 기술기업 중 50.3%가 대학 및 기술단지와 연계된 비즈니스 인큐베이터에 현재 있거나, 혹은 과거에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바이오 제약 산업 부문의 경우, 브라질산업개발청(Brazilian Agency)의 연구에 따르면20) 브라질 기업은 대부분 바이오시밀러 업체에 머물러있으면서 대개 국내 시장에만 주력하고 있다. 종류를 불문하고 이 부문의 관련 행위자(학계 실험실, 소규모 혁신 바이오 기술기업, 투입재 및 장비 공급업체, 양질의 인력 등)가 상당히 부족한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브라질은 천혜의 조건을 잘 활용하여 바이오 제약 부문 내에서 국제적 요건을 충족하는 다각화된 사슬을 만들고자 인센티브 마련에 매진하고 있다.21) 이 부문의 경쟁력은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자체 의약품 개발용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에 달려있다. 국내 시장만으로는 기술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동력 마련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브라질의 혁신 시스템은 많은 장애물을 직면하고 있으나 이와 동시에 많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 특히 신기술 패러다임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 혁신은 곧 복잡하고 위험한 장기적 노력을 의미하기에 기업은 제도적 및 구조적 환경에 있어서의 작은 변동과 변화에도 민감하다. 따라서, 브라질의 기회는 교육에 대한 투자 및 안정적 환경 구축을 통해 민간 부문의 혁신활동 투자를 이끌어내는 능력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브라질은 진단용 제품22)의 개발·공급 및 혁신 바이오 기술의 조합을 통한 코로나19 백신23) 제조를 시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브라질이 첫 번째로 취해야 하는 조치는 현 위기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당면한 글로벌 보건 비상사태 극복을 위해 협력할 뜻이 있는 파트너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이다.  


* 각주
1) Ipea (2014)
2) Ibre (2019)
3) Observatory of Economic Complexity(2017) 
4) World Bank (2016)
5) IBGE (2020)
6) Global Innovatin Index (2019)
7) BGE (2020)
8) INPI
9) USPTO
10) INPI
11) Banco Nacional de Desenvolvimento Economico e Social, BNDES
12) Financiadora de Estudos e Projetos, FINEP
13) Empresa Brasileira de Pesquisa e Inovacao Industrial, Embrapii
14) Agencia Brasileira de Desenvolvimento Industrial, ABDI
15) Conselho Nacional de Desenvolvimento Industrial, CNDI
16) Centro de Gestao e Estudos Estrategicos, CGEE
17) Secex/Ministerio da Economia
18) Centro Brasileirode Analise e Planejamento, CEBRAP
19) Bio Latin America Conference, 2019
20) Agencia Brasileira de Desenvolvimento Industrial, ABDI
21) Agenda Tecnologica Setorial ? Complexo Industrial da Saude, 2017
22) Laboratorio brasileiro desenvolve teste nacional para covid-19
23) Researchers in Sao Paulo will combine biotechnological techniques to formulate COVID-19 vac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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