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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생산성 격차 대처: 루마니아의 사례

루마니아 Monica Dudian, PhD The Bucharest University of Economic Studies Professor 2020/06/24

1. 생산성 격차: 개괄

루마니아 노동 생산성의 현실
루마니아는 EU와 중동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투자적격등급 국가로, EU와 NATO의 회원국이다. 독특한 정치 체제를 갖춘 계획경제 국가이던 루마니아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 시장경제 및 다당제 민주주의로의 전환을 이루어 냈다.

EU28(2020년 1월 이후로는 EU27)은 다양한 이질적 경제체의 집합으로, 지역 간 편차가 크고 <표1>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고용자 1인당 GDP 기준으로 측정하는 노동생산성이 미국보다 낮은 것이 특징이다. 

표1

루마니아의 낮은 생산성의 원인 
지난 1990~2007년에도 연구를 통해 확인된 바 있는 미국과의 생산성 격차 증대는 <표1>에서 드러나듯 지난 10년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경제금융부처의 정량적 연구조사에 참여한 Roeger 등은 지난 10년 동안 EU15와 미국 사이에 약 13%의 생산성 격차가 나타난 것으로 보았다(Roeger 등, 2010). 동일 부처에서 1980~2004년까지 진행했던 연구조사에 참여한 Havik 등에 따르면 EU와 미국 간의 생산성 차이는 주로 구조적 요소, 즉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 TFP) 때문에 나타난다(Havik 등, 2008). 한편, <표1>에서는 같은 EU 내에서도 생산성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 또한 알 수 있다. 2018년 기준 프랑스의 생산성은 EU28 평균 대비 약 13% 높았으며, 독일은 평균 대비 8% 이상 높았고, 루마니아의 경우 34.7% 가량 낮았다. 2007~2013년 동안 15개 유럽 국가의 2만 263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조사에 참여한 Bruno 등은 중심부와 주변부 간 생산성 격차가 넓어지고 있음을 지적하며, EU28 국가 내 네 개의 산업 제조업(Industrial Maufacturing) 부문에서 격차가 나타나는 이유를 R&D 집중도 및 구매한 장비⸱기계류에 내포된 R&D를 통해 설명한다(2019). 국가간 생산성 격차가 나타나는 다른 원인으로는 물적 자본에 대한 투자 수준, 제품 시장 기능 차이, 선도 기업의 이윤 점유, 혁신 부문으로의 진입 장벽, ICT 투자에 대한 집중도, 혁신⸱기술의 파급 효과, 리스크 캐피탈 시장 발전 수준, 혁신 집중형 정책 및 제도, 경쟁을 가로막는 정책, 교육 시스템 품질 차이 등이 있다(Havik 등, 2008, Fukao 등, 2012, 및 OECD, 2018). 이러한 맥락에서, EU는 2000년에 리스본전략(Lisbon Strategy)을 채택하며 그 중심 목표 중 하나로 생산성 격차 축소를 설정했다. 이 목표는 (2010년에 채택된) 유럽 2020전략(Europe 2020 strategy)에서도 재확인되었으며, 유럽연합이사회는 2016년 9월에 모든 회원국에 국가생산성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하며 이 목표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에 따라 루마니아의 경우 2018년부터 국가생산성위원회가 경제기획위원회(Economic Programming Council, CEP)로 활동하고 있다.

2. 루마니아의 생산성
세계은행의 데이터에 따르면 루마니아가 EU에 가입한 2007년부터 2018년까지 루마니아 GDP(2011년 달러환율 기준, PPP(구매력지수)기준)는 34% 이상 증가하였고, 인구수 감소에 따라 1인당 GDP는 거의 44%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EU 전체의 GDP 증가율은 약 12%였고, 유로존 지역의 GDP 증가율은 8.4%였다. 이는 추격(catching-up) 과정이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제 성장을 가능케 한 여러 요소의 기여도는 <표2>에 나타나 있다. 

표2


생산성 격차를 극복하려는 노력
EU 회원국인 루마니아는 스마트하고 지속가능하며 포용적인 성장을 위한 EU의 어젠더인 유럽 2020 전략의 목표를 방침으로 삼아 경쟁력⸱생산성 향상 및 유럽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 극복을 꾀했다. 유럽 2020 전략의 주요 목표는 ‘고용: 20~64세 인구 75%가 근로, R&D: EU의 GDP 3%를 R&D에 투자, 기후변화 및 에너지: 1990년 수준 대비 GHG 배출 20% 저감, 재생에너지 사용 비율 전체의 20%로 증대, 에너지효율성 20% 증대, 교육: 학교 조기 이탈자 10% 미만으로 축소, 30~34세 인구 중 고등교육 수료자 최소 40% 확보, 빈곤 및 사회적 배제: 빈곤/사회적 배제를 겪고 있거나 겪을 위험이 있는 인구 최소 2,000만 명 축소’ 등이다. 이들 목표를 살펴보면 경제관련 문헌에서 생산성⸱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언급하는 요소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2020년 기준, 루마니아는 EU 어젠더의 주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유럽연합 통계국(Eurostat)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루마니아의 20~65세 인구 고용률은 69.9%였고, 30~34세 인구 중 고등학위를 가진 비율은 24.9%였으며, 학교 조기이탈자 비중은 16.4%였다(2020). 약 30년 동안 루마니아는 국외 이주로 인해 생산가능인구의 23.3%를 잃었다(세계은행, 2018). 루마니아의 국외 이주율은 1990년 이후 EU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그 중에서도 이민율이 가장 높았던 것은 고숙련 인구였다(26.6%). 높은 국외이주율은 심각한 노동력 공급 부족으로 이어졌으며, 이러한 구조로 인해 노동생산성에도 타격이 있었다. 노동력 요소가 성장에 마이너스 기여를 한 것에는 이주증가와 인구감소라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자연인구 증가율은 -3.1%였다).

루마니아에 있어 낙관적인 요소는 경제성장에 있어 TFP의 기여도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EU의 경우 성장에 대한 TFP의 기여분은 지난 10년 동안 거의 답보상태였다. 유럽집행위원회는 2007~2016년 기준 EU 전체의 TFP 연평균성장률은 0.1%에 그친 반면 루마니아는 0.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2018). TFP는 혁신⸱기술 변화로 인한 효율성 증대 및 자본 축적을 바탕으로 증가하며, 이는 곧 노동생산성을 결정짓는 요소이다. 2018년에는 21%를 넘었던 루마니아의  투자비율이 거의 매해 EU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음을 감안할 때, <표2>를 보면 알 수 있듯 자본축적은 성장에 플러스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R&D 집중도는 2017년 기준 GDP 대비 0.5%로 유럽 2020의 목표치인 3%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으며 2018년에는 0.55%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0년간의 평균은 0.46%였다(세계은행 데이터, 2020). 이런 수치를 보면 근로자당 생산량이 증가한 이유는 R&D 집중도 및 신기술 사용이 아니라 자본 가용량 확대였음을 알 수 있다. 

여전한 생산성 격차
<표3>에서 나타나듯 고용자 1인당 실질 노동생산성이 2007년 부터 2019년까지 1.5배 이상 증가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마니아의 생산성은 EU와 미국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표4>.

표3

표4


루마니아의 임금이 EU 최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생산성 격차는 곧 경쟁력 격차로 이어졌다. 루마니아는 국가경쟁력을 ‘생산성 수준을 결정하는 일련의 제도, 정책 및 요소’ 확보 수준으로 정의한(세계경쟁력보고서, p.15) 글로벌경쟁력지수(<표5>)에서 2019년에 64.4점으로 전 세계 (141개국 중) 51위, EU28에서 26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산성 증가를 좌우하는 기저 요소에 대한 조치를 취하여 생산성 증가를 견인할 수 있는 정책 시행의 문제가 대두하게 된다.

표5


3. 전망과 시사점
세계은행(2020), 유럽집행위원회(2018, 2019), 세계경제포럼 (2019)은 각각 보고서를 통해 루마니아의 생산성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이유를 강조하여 지적하면서도, 루마니아가 가지고 있는 장점 또한 언급했다. 생산성이 저조한 이유는 두 가지, 즉 미시경제적 원인과 거시경제적 원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

생산성이 저조한 원인: 미시경제적 측면
미시경제적 측면의 경우 세 가지 요소가 있다. 바로 기업 내 혁신적 솔루션 시행, 비효율적 기업으로부터 가장 생산성 있는 기업으로의 자원 재배치, 효율적 기업의 시장 진입과 비효율적 기업의 시장 퇴출이다. 이론에서는 이 각각의 요소를 내부적(within), 관계적(between) 및 선택적(진입/퇴출) 요소라 부른다. 다른 많은 나라가 그렇듯 루마니아의 기업 부문 또한 생산성 증진을 이끌어 나가는 오래되고 강력한 다국적 기업, 그리고 대부분 기술적으로 낮은 수준에 있는 후진적 기업의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유럽연합 통계국은 해외자본기업의 생산성 평균이 국내 기업의 거의 두 배에 육박한다고 밝혔다(2020). 루마니아는 R&D 집중도가 아닌 외국인직접투자, 자본집약도, 시장 접근권 확대 등에 의해 생산성이 좌우되는 혁신후발국 (modest innovator)이다(유럽집행위원회, 2018). 지난 10년 동안 기술 효율성 증대에 따른 대기업의 생산성 확대분은 적거나 아예 전무한 수준으로, 이는 기업 기술역량 발전의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세계은행, 2020). 이들 대기업은 시장 지배력이 있기 때문에 비용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가격을 인상할 수 있었고, 따라서 대부분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거나 보다 효율적인 행위자에게 자원을 재배치하는 방법으로 생산성을 증진해 왔다. 사업적 리스크 회피 경향과 함께 나타나는 시장진입장벽, 평범한 관리 품질, 저조한 클러스터 개발 수준, 창업까지 소요되는 시간, SME의 경우 벤처 자금 및 기타 자금지원 접근성 부족 등은 기술 진전을 방해하는 요소이다. 루마니아는 전 세계에서 민간분야의 벤처자금 및 민간신용 가용성이 가장 낮은 국가로 손꼽힌다 (세계경제포럼, 2019).

생산성이 저조한 원인: 거시경제적 측면
거시경제 측면의 경우, 생산성은 인구통계학적 요소, 노동 및 금융시장의 기능, 교육 및 보건시스템, 공공 정책, 공공 거버넌스 품질 등의 영향을 받는다. 인적자본에는 두뇌유출 현상 및 출생률 급감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노동시장은 투명성 및 근로자의 이동가능성이 낮아 효율성이 떨어진다. 교육의 경우, 직업교육 발전 수준이 매우 낮다. 2009년부터 전문학교가 폐쇄됨에 따라 거의 없다시피 하다. 평생학습 프로그램이 제대로 개발되어 있지 않으며 접근하기도 어렵다. 교육 시스템의 다른 결함으로는 교습에 있어서의 비판적 사고력 강조 부족, 빈곤층 및 시골 지역 주민의 교육 접근성 부족, 교육자의 자질 부족 및 동기부여 결여, 교육에 대한 만성적 자금지원 부족 등이 있다. 이는 결국 졸업자의 자격 미달로 이어져, 오늘날 루마니아에서 태어나는 아이는 성인이 되었을 때 생산성 잠재력의 60%만  펼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세계은행, 2020). 2020년에 팬데믹이 시작되며 보건 시스템에 대한 자금지원 부족 문제도 대두된 바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생산 활동에 지장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한 경제적 대가는 아직 그 규모를 정확히 추산할 수 없는 수준이다(상황이 극단으로 치닫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 EU27 GDP 4~9%가량의 피해가 예상된다). 더불어, 활동에 전혀 제한이 없다는 전제 하에 EU28의 건강한 기대수명 평균은 약 64세인데 반해 루마니아의 건강한 기대수명 평균은 59세를 조금 넘는 수준에 그친다.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 구축 필요 
루마니아 정부는 정책 안정성 확보 능력, 변화 대응 능력, 장기적 비전, 규제 부담, 까다로운 규제 관련 법적 프레임워크 효율성 측면 등에 있어 전 세계 최하위권이다. 국가가 경제에 투명하게 개입하고 공평한 경쟁을 위한 환경을 마련하면 시장 선두주자와 국영기업이 정보의 비대칭성과 독점적 권력을 바탕으로 누리는 생산성 측면의 이득을 축소할 수 있다. 경쟁을 장려하고 진입장벽을 축소하는 모든 정책은 생산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 이러한 정책의 예로는 행정적 장애물 축소, 행정적 투명성 확대, 서비스 부문에서 전문직협회가 내놓는 장애물 축소, 가격 부문에 있어서의 개입 최소화 등이 있다. 재정⸱가격안정성과 재정 투명성 확보도 마찬가지다. 더불어, 생산성 확대를 위해서는 교육의 품질과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교육의 니즈 및 프로그램에 대한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여 이를 노동시장의 수요에 맞게 변화시키는 것이 꼭 필요하다. 미래 혁신역량은 졸업자의 역량 및 R&D에 대한 공공 투자 수준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ICT 채택 측면에서 루마니아가 국제적으로 갖춘 좋은 입지를 보면 알 수 있듯, 루마니아에는 혁신 잠재력이 존재한다.

결론적으로, 루마니아의 생산성은 현재 상승세이며 EU의 기타 선진국을 추격하는 과정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격차를 줄인다는 것은 경제의 구조적 변화 및 공공 정책의 수정을 통해 경쟁, 투명성, 안정성을 증대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산을 붕괴시킨 이번 팬데믹은 근로자 대다수가 디지털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하고 디지털화에 핵심적인 투자가 갑작스레 집행되도록 하는 등 생산성 증가 촉진의 계기가 된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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