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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코로나19 시기 멕시코 경제 외교의 난제

멕시코 Adolfo Alberto Laborde Cancarro University of Arizona Professor 2020/06/26

1. 이슈 현황
미국, 멕시코, 캐나다 협정(USMCA)이 2020년 7월 1일 발효된다. 재협상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USMCA는 멕시코에 있어 단연 엄청난 기회의 창이다. 특히 원산지 규정을 포함한 여러 측면에서의 변화로 인해 멕시코 국내에 거점을 두게 될 글로벌 기업의 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나리오에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 종료, 코로나19로 인한 가치사슬 및 국제 물류 변동, 심각한 에너지 위기(가격 급락) 등의 변수가 더해지며, 멕시코는 현 상황을 틈타 공급 역량과 수출수요를 활용하여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를 꾀할 수 있게 되었다. 연방, 주 및 지방 정부 차원에서 멕시코가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는 부문을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클러스터 정책에 더해 앞서 언급한 요소들이 합쳐지면 멕시코가 앞서 나가는 데 좋은 발판이 될 수 있다. 멕시코 현 정부는 최고의 대외정책은 국내정책의 연장이라고 단언했으나 우리는 멕시코가 섬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실제로 경제적 상호의존성 또는 세계화(경제적, 정치적, 사회적)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멕시코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베네수엘라와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으로 인한 탄화수소 가격 상승에서부터 새로운 USMCA(신규 원산지 규정)에 따른 가치 사슬에의 변화, 미국 및 그 교역 파트너 사이의 무역 전쟁 등 사례는 다양하다. 그러나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멕시코가 이 기회를 살리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답은 간단하다. 경제 외교에 있어서의 혁신 확대가 필요하다. 현 정부의 운영에 대한 추상적인 생각이나 비판 없이도 멕시코의 성과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외교부(스페인 약어 SRE)와 경제부(SE)가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기회는 많다. 양 부처 일부 인사들이 일련의 연설과 선언을 통해 드러낸 지지의 뜻과 별개로, 필자 본인은 경제 외교가 단순한 예산 문제가 아니라 인력 문제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수출 부문의 다각화 및 경제 부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사업 개발 및 시행 측면에 관한 진정한 소명의식과 노하우가 있어야만 한다. 이 부문에서 멕시코는 어떤 역량을 가지고 있을까? 물론 이미 가진 역량 외에도, 경제부와 외교부 인력은 더욱 더 똑똑해질 필요가 있다. 교육이나 훈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러한 공공정책 부문에 종사하는 인력은 사업의 개발뿐 아니라 운영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특화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2. 경제 외교 혁신 방안
긴축 정책으로 인해 재원이 줄어든 멕시코의 현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취할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는 대외 무역 및 국제 비즈니스에 학문적 지식과 실용적 경험을 가지고 있는 국립 대학과 제휴하여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대규모 예산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외교부의 경우 이미 마티아스 로메로 연구소(Matías Romero Institute)를 통해 가상 인프라를 보유한 상태이다. 다른 교육 플랫폼으로도 인프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단계는 이 부문을 관장하는 여러 부처 사이에 완전한 협력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들 부처는 각자의 무역 정보 시스템을 결합하여 강력한 멕시코전략무역정보센터(Mexican Strategic Trade Intelligence center)를 구축해야 한다. 다음 단계는 새로운 USMCA를 십분 활용하여 현재 미국의 일부 주(州)에만 국한되어 있는 무역을 더 많은 주로 확대할 수 있도록 다각화 전략을 시행하는 것이다. 세 번째로, 멕시코는 50개국과의 총 13개 협정을 자랑하는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그 이후부터는 멕시코 정부의 의지와 능력을 확인하는 단계가 될 것이다. 국내 수출입 부문 종사자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느 단계에서도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이다. 세계 각국은 코로나19에서 각 국가마다의 맥락과 상황을 가지고 있다. 이 글로벌 보건 위기는 일부 생산망의 붕괴, 경제 전 부문의 마비 및 이로 인한 세계시장의 수축 등 즉각적인 파급효과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역동적인 국제 경제관계의 핵심이었던 아시아 시장의 수축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바꾸어야 한다. 새로운 생산 모델을 만들고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한 공급상의 문제를 똑같이 반복하지 않기 위해 글로벌 경제구조를 재검토해야 하는 만큼 상황은 복잡해질 것이다. 

3. 전망 및 시사점
멕시코는 보유한 지경학적 강점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국제 무역의 기본 규칙으로 다시 되돌아가야 할 것이다. 더불어 아시아와의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현재 체결되어 있는 자유무역협정(FTA)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이들 자유무역협정이 대외시장 부활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멕시코는 시장 정보팀과 별도로 상업적 운영팀도 두어야 한다. 이를 통해 주요 아시아 파트너(중국, 한국 등)와 협약을 타진 및 체결할 뿐 아니라, 멕시코의 위치를 활용하여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산업체로부터 외국인직접투자(FDI)를 유치할 수 있어야 한다.

USMCA 참여국 중 하나에 입지를 마련하고자 하는 아시아 기업들이 상당수 있을 것이다. 멕시코는 이러한 투자 유치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 아시아를 대상으로 하는 멕시코산 제품 판매만으로는 멕시코의 회복을 꾀하기에 충분치 않다.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사라진 일자리를 재건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취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 자체 재원을 활용하거나 혹은 외부 재원을 유치하는 것이 그 선택지이다. 멕시코 현 정부의 시각에서 채무를 늘이는 것은 실행 가능한 방안이 아니므로, 이들 재원은 외부에서 조달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한 선택지 중 하나가 USMCA이다.

USMCA가 2020년 7월 발효될 예정임을 중요하게 언급할 필요가 있다. 멕시코 경제부가 2019년 5월 20일 56차 언론 성명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 캐나다산 및 멕시코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수입 관세는 2019년 5월 초에 철폐되었으나, 이는 USMCA가 아닌 다른 전략적 및 지경학적 이유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경쟁력 있는 가격의 상품을 필요로 하는 미국 공급업체와 밸류체인을 뒷받침하기 위한 무역 전략 때문이라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여기에서 멕시코는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불리하고 불확실한 시나리오가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멕시코는 중국, 일본, 한국이 제공하는 다각화 옵션에 더해 다른 나라와 다수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상태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미국의 무역정책 변화 및 세계 정세 변화를 살펴보면, 이러한 전략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고 멕시코 수출 시장이 보장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멕시코는 수개월간 오래도록 이어진 NAFTA 재협상이라는 쓴 약을 삼키며 무역 다각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다각화의 답은 정확히 수출수요 및 공급 전략을 요하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 CPTPP)에 있다. 

아시아는 멕시코에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세계 정세 변화 및 멕시코가 아시아와의 다각화에서 꾀해야 할 실질적 장래성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할 때, 장기적⸱포괄적 전망의 일환으로 아시아 역내에서 역동적인 외교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긴축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는 멕시코는 이 변화의 시기에 외교적 측면에서는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없다. 특히 인력뿐 아니라 경제적 예산 투입이 있어야 관광과 무역을 촉진할 수 있는, 멀리 떨어진 미지의 땅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상황은 국제관계 및 외교정책에 관한 멕시코의 현 입장을 바탕으로 이해해야 한다. 멕시코는 국가발전계획(Plan Nacional de Desarrollo, 2019)을 통해 국제관계 및 외교정책에 있어 미국과의 관계를 우선순위 분야로 설정하고, 멕시코가 많은 역사적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는 남미 지역으로의 회귀를 목표로 정한 바 있다. 2020년 한 해 동안 멕시코가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공동체(Community of Latin American and Caribbean States, CELAC)의 의장국을 맡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현 정세를 고려할 때 CELAC은 멕시코가 미국과의 심각한 비대칭적 관계(경제적, 정치적)를 상쇄하고 균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회의 포인트들은 멕시코가 고립된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전 세계 및 역내에서 일어나는 일은 멕시코에게 영향을 준다. 멕시코가 상호보완적인 무역관계에 있는 국가, 그리고 공동의 글로벌 어젠더를 공유한 동맹국가에 주력하여 정치 및 경제 다각화 노력을 전개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이와 같은 맥락에서 멕시코가 정신적으로 동질감을 느끼는 남미 및 카리브해 지역을 선택지로 고려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생각이다. 산탄데르 은행(Santander Bank)에서 현재 멕시코 무역의 80%가 미국에 집중되어 있다고 밝힌 가운데, 멕시코는 남미 및 카리브해 지역이 멕시코의 무역 등식을 바꾸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자문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현재 남미 지역과는 별다른 교역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멕시코의 남미 교역국은 전체 수출의 0.9%를 차지하는 브라질과 0.8%를 차지하는 콜롬비아가 전부이다. 멕시코의 다각화 전략에 캐나다(2.8%), 독일(1.7%), 중국(1.6%), 일본(1%), 스페인(1%), 한국(0.8%), 인도(0.8%)와 같은 국가를 포함하여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외교부와 경제부는 외국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멕시코의 주 및 지자체와 함께 어떤 부문 및 산업에 집중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양 부처의 경제 및 무역 관련 정보를 살펴보면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므로 전략 수행을 위한 공동의 목표를 더욱 쉽게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멕시코에 대한 미래 투자의 안전성과 정교성을 더욱 확대할 수 있도록 국가 자본과의 공동 투자를 가능케 하는 공공 정책 시행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즉, 멕시코 기업인이나 멕시코 정부가 이러한 프로젝트의 이해 당사자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최고의 법적 기반이 필요하다. 이는 멕시코의 특화, 노하우 전수 및 자본화 수준을 높여줄 것이며, 투자에 최고의 환경을 마련해 주는 국가 클러스터 정책과도 밀접하게 연계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멕시코를 글로벌 경제에 다시 한번 개방하기 위한 공격적 전략을 구축할 적기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나라들이 기회를 대신 낚아채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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