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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코로나19의 아프리카 확산 분석 및 전망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김동석 국립 외교원 조교수 2020/06/29

코로나19의 아프리카 확산 현황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하여 아시아, 유럽, 미국을 차례로 덮친 코로나19가 아프리카 대륙으로 확산 중이다. 아프리카질병통제 예방본부(Africa CDC, Africa Centre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 따르면 6월 2일 현재 54개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확진자 수는 15만 2,442명, 사망자 수는 4,334명에 달한다.1) 아프리카 지역 확진자 수는 전 세계에 보고된 확진자 수의 약 2.5%를 차지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34,357), 이집트(26,384), 나이지리아(10,578), 알제리(9,513), 모로코(7,819)가 확진자 수 상위 5개국을 형성한다. 가나(8,070), 카메룬(6,397), 수단(5,173), 기니(3,844), 세네갈(3,739)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반면 앙골라(86), 부룬디(63), 에리트레아(39), 보츠와나(35), 나미비아(25), 세이쉘(11) 등은 100명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아프리카 지역 확진자 및 사망자 수는 유럽, 미국, 아시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검사장비 부족, 부실한 공공보건 인프라로 인해 코로나19 검사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역내 확진자 수는 Africa CDC 공식발표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대응과 한계 
코로나19 확산 이전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전염병 확산으로 인해 상당한 인명피해 및 사회경제적 피해를 입었다. 2014년 서아프리카의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기니에서 발생한 에볼라로 1만 1,325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들 국가 경제는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이 질병은 2018년부터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지역에 창궐하여 2,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발생시켰다. 에볼라와 같은 전염병 확산의 피해 경험을 인식하고 있는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코로나19가  자국에 퍼지기 전 혹은 직후부터 확산방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짐바브웨, 나이지리아, 가나, 우간다, 모리셔스 등 18개국은 국민의 이동의 자유를 강력하게 제한하는 봉쇄령(lockdown)을 단행하였다. 43개국은 국경을 전면 봉쇄했고, 54개국은 교육기관 폐쇄 및 대중집회 제한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32개국은 야간 통행금지, 26개국은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단행하였다.2) 동시에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금리인하, 저소득층 금융지원, 법인세 등 세금 인하, 대출상환 유예와 같은 경기부양책을 통해 확산방지 정책이 국민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려고 시도한다. 또한 국제사회에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채무 탕감 혹은 상환 유예, 원조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사실에 기인한다. 첫째, 많은 국가들의 보건 인프라가 전반적으로 부실하다.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테스트할 수 있는 장비와 감염자 치료 시설이 절대 부족하다. 또한 의사, 간호사 등 보건 인력의 수가 상당히 부족하다. 둘째, 많은 아프리카 인들이 사람 간 거리두기, 손 씻기 생활화 같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수칙을 지킬 수 없는 환경에 놓여있다. 인구밀도가 높고 낙후된 지역의 작은 집에 거주하며 생계유지를 위해 매일 밖에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와 더불어 깨끗한 물 부족, 비누 및 손 소독제 부족은 손씻기 생활화를 어렵게 만든다. 

셋째, 코로나19 확산 억제정책의 지속은 일반 국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동 제한, 사업장 폐쇄 등은 중하층 시민들의 경제 사정을 악화시킨다. 이들에게 있어서 봉쇄정책으로 인한 빈곤 악화는 코로나19 감염만큼 고통스럽다. 더구나 정부는 억제정책으로 피해를 보는 국민들의 수입 감소를 보전해 줄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 따라서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은 정부의 강압적인 집행에도 불구하고 봉쇄정책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세네갈, 케냐, 니제르 등에서는 억제정책 지속에 대한 불만이 폭력 시위로 표출되고 있다. 넷째, 내전, 테러와 같은 폭력사태는 코로나19 대응에 장애물로 작용한다. 남수단, 소말리아, 말리,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정부의 통제력이 미치지 않는 지역은 방역활동의 사각지대에 속한다. 반정부 무장단체들은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폭력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에서 방역 활동이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주민들은 코로나19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코로나19 확산의 영향 및 전망
코로나19의 확산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정치, 경제, 보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국민의 이동, 대중집회, 경제활동 등을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제약이 지속될 경우 민주주의 후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즉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국민 감시 및 자유와 권리 제약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거버넌스에 대한 불신을 악화시키면서 이러한 시도는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은 아프리카의 내전, 테러 등 폭력사태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영어권 카메룬 분리주의 단체인 남부카메룬방위군(Southern Cameroons Defence Forces)은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휴전을 선언하였다. 하지만 유엔사무총장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소말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남수단, 말리 등에서 코로나19 확산은 휴전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분쟁 당사자들이 코로나19 위기를 이용하여 무장활동을 강화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코로나19 확산은 전반적으로 아프리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억제정책은 국내 경제활동 및 무역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가하고 있다. 수요 급감으로 인한 자원가격 하락으로 나이지리아, 앙골라, 알제리, 콩고민주공화국 등의 경제가 악화되고 있다. 남아공, 모로코 등 제조업과 관광산업이 발달한 국가들도 코로나19의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반면 자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은 에티오피아, 케냐, 르완다 등의 경제는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확산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보건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부족한 보건 자원이 코로나19 대응에 집중되면서, 에볼라, 말라리아, 에이즈, 황열병 등에 대한 대처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와 기존의 질병들이 같이 확산될 경우 국민들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지도자들의 공공보건 영역에 대한 관심 제고를 유도할 수 있다. 지금까지 아프리카 부유층은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경우 유럽, 중동, 아시아 국가에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은 이러한 해외치료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즉 코로나19에 감염되어도 해외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국내 의료시설과 인력에 의존해야 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이는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국내 공공보건 인프라 개선을 중시하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 각주
1) Africa CDC Outbreak Brief #20: Coronavirus Disease 2019 (COVID-19) Pandemic (2 June 2020) https://africacdc.org/download/outbreak-brief-19-covid-19-pandemic-26-may-2020-2
2) 연합뉴스, 2020. “WHO 아프리카 젊은 인구 덕분에 코로나19 사망률 낮아,” 5월 25일 https://www.yna.co.kr/view/AKR20200525161600099?input=1179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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