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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2020년 6월 아프리카 한눈에 보기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EMERiCs - - 2020/06/30

1. 2020년 6월 동아프리카 사막 메뚜기 이슈 흐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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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20년 6월 동아프리카 사막 메뚜기 시장 이슈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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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20년 6월 아프리카 주요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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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심층이슈 분석


동아프리카, 기록적인 규모의 사막 메뚜기 떼 발생으로 피해 극심
동아프리카 지역이 수십년 만에 최대 규모의 메뚜기 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케냐와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등 동아프리카 국가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발생한 메뚜기 떼 때문에 농작물이 초토화되는 등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0년 1월 케냐에서 발생한 메뚜기 떼는 70년 만에 최대 규모로 추산된다.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에서도 각각 25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메뚜기 떼가 출현해 아프리카 전역이 메뚜기 떼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메뚜기 떼는 아라비아 반도를 거쳐 남아시아까지 진출했다. 파키스탄은 메뚜기 떼의 습격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020년 5월 들어 파키스탄에 상륙한 메뚜기 떼는 6월 현재까지 박멸되지 않고 있다. 6~7월까지 메뚜기 떼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파키스탄은 20여년 만에 최악의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촌 곳곳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습격에 더해 메뚜기 떼라는 때아닌 복병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상기후, 메뚜기 떼 창궐에 결정적 역할
이처럼 사상 최악의 수준으로 메뚜기 떼가 창궐하게 된 것은 최근 2년 동안 아프리카에 이례적인 폭우가 내린데다 이상 기온까지 겹치면서 메뚜기 떼가 번식하기 좋은 고온 다습한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2019년 10월부터 동아프리카에서 이어진 이례적으로 긴 우기가 메뚜기 떼 창궐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문제는 자기 몸무게의 두 배가 되는 작물을 하루 만에 먹어 치우는 메뚜기 떼의 왕성한 식성이다. 4,000만 마리 정도의 비교적 소규모의 메뚜기 떼도 24시간 내에 3만 5,000명 분의 식량을 먹어 치울 수 있을 정도이다. 메뚜기는 번식력 또한 엄청나다. 암컷 메뚜기 한 마리가 연간 300개의 알을 낳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비가 많이 내리는 등 적합한 환경이 조성되면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메뚜기 떼의 가공할만한 비행 능력도 문제다. 메뚜기는 하루에 150km를 날 수 있으며 바람을 타면 200km도 거뜬히 날아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FAO는 메뚜기 떼 박멸에 실패할 경우 메뚜기 떼의 개체 수가 400배 이상 폭증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사막 메뚜기 떼의 습격...식량난으로 직결
FAO는 이미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1,30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메뚜기 떼로 인해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2019년 말 시작된 메뚜기 떼의 악몽에서 채 벗어나기도 전에 2020년 봄 부터 또 다시 메뚜기 떼의 ‘2차 습격’이 시작되었다는 점이다. 메뚜기 떼의 2차 습격은 1차 습격 때와는 비교가 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차 습격 때는 아프리카의 수확철이 대부분 지난 시기였기 때문에 메뚜기 떼로 인한 피해를 어느 정도 빗겨가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농작물이 채 자라기도 전에 메뚜기 떼가 이를 먹어 치울 경우에는 안 그래도 먹을 것이 부족한 아프리카 대륙에 심각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FAO가 2020년 말까지 아프리카의 기아 인구가 2,5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다. 특히 케냐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하다. 2019년 말 몰아친 폭우에 이어 2020년 5월 들어서도 3주 동안 폭우가 쏟아지면서 코로나19와 메뚜기 떼, 홍수라는 '삼중고' 빠진 것이다. 이번 폭우로 케냐에서는 2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1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 않아도 작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8,000 에이커(약 32㎢)  규모의 농작물이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홍수는 또한 메뚜기 떼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내면서 메뚜기 떼의 3차 습격에 대한 공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살충제 부족·코로나19로 인한 비행금지로 메뚜기 떼 방제 난항
전 세계적으로 확산세가 잡히지 않고 있는 코로나19 역시 뜻하지 않은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언뜻 보기에 코로나19는 글로벌 식량 위기를 가중시킨다는 점 외에 메뚜기 떼 방제와는 직접적인 관련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각국의 항공편이 취소되면서 가뜩이나 항공 인프라가 부족한 아프리카 각국들이 메뚜기 떼 박멸을 위한 살충제 살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각국의 항공 제한 조치로 살충제 수입이 어려운 것도 문제다. 아프리카 대륙에는 이 정도로 큰 규모의 메뚜기 떼를 방제할 만한 살충제가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에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잡혀 항공길이 재개되지 않는 한 메뚜기 떼를 효과적으로 박멸하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 

국제기구 차원의 동아프리카 사막 메뚜기 피해 지원
앞서 설명했듯이 아프리카 각국에는 자력으로 메뚜기 떼를 박멸할 만한 자원이 충분치 않다. 때문에 국제 기구들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세계은행(World Bank) 등 국제 기구들이 아프리카 돕기에 발을 벗고 나섰다. 세계은행은 케냐를 비롯해 주요 동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5억 달러(한화 약 6,200억원)에 달하는 메뚜기 떼 대처 지원금을 승인했다. 메뚜기 떼로 인한 피해가 가장 심한 에티오피아, 케냐, 우간다, 지부티 등 4개국이 우선 지원 대상이다. 이에 따라 이들 국가는 각각 1억 6,000만 달러(한화 약 1,985억원)를 즉각 지원받게 되었다. 국제연합(UN) 역시 메뚜기 수가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존 7,600만 달러(한화 약 926억원)에서 1억 5,300만 달러(한화 약 1,864억원)까지 지원액을 높였다.

사막 메뚜기 피해, 동아프리카 경제에 악영향 끼칠 것
사막 메뚜기 떼 피해는 코로나19, 홍수 피해와 함께 동아프리카 경제에 깊은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특히 케냐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우쿠르 야타니(Ukur Yatani) 케냐 재무 장관은 6월 케냐의 재정 적자가 케냐 국내총생산(GDP)의 7.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채무 부담이 늘어나면서 재정 상황이 악화되었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어거스토앤드컴퍼니(Agusto & Company) 역시 메뚜기 떼의 습격과 코로나19 때문에 케냐의 농작물 수출액이 급감하고 여행 수요가 줄어들면서 케냐의 재정 적자가 심화되었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 역시 2020년 말까지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동아프리카 지역에 메뚜기 떼를 없애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작물과 가축 등에서 최대 85억 달러(한화 약 10조 1,957억 원)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메뚜기 떼...사전 대비 절실히 요구
지난해 말 동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메뚜기 떼의 1차 습격은 2020년 초 잠시 잦아드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2020년 6월 들어 또 다시 메뚜기 떼가 창궐하기 시작하며 2차 습격이 시작되었다. 이번에도 메뚜기 떼는 동아프리카에서 발생해 중동, 인도 남아시아를 거쳐 2020년 6월 현재는 중앙아시아까지 진출한 상황이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6월 들어 메뚜기 떼를 퇴치하기 위해 360만 달러(한화 약 43억 9,200만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6월까지 300만 헥타르에 달하는 면적에서 메뚜기 떼의 움직임이 감지되었다고 발표했다. 날씨가 점점 더 더워짐에 따라 메뚜기 떼의 활동성은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우즈베키스탄 역시 30만 9,600헥타르에 대한 방역 작업을 마쳤다. 우즈베키스탄은 메뚜기 피해를 함께 겪는 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공동으로 메뚜기 떼 박멸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중앙아시아 각국들이 메뚜기 떼 방역과 사전 대비 작업에 한창이지만 메뚜기 떼로 인한 피해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전망이다. 키르기스스탄은 2020년 12만 헥타르에 달하는 농경지가 메뚜기 떼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역시 50만 헥타르가 넘는 농경지가 메뚜기 떼의 습격을 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뚜기 떼 박멸, 살충제 공중 살포만이 능사는 아닌 이유
메뚜기 떼를 박멸하기 위해서는 살충제를 공중에서 살포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아프리카에서 발생해 아시아 쪽으로 향하고 있는 메뚜기 떼는 그 규모나 빠르기 면에 있어서 사상 최대 수준이기 때문에 살충제를 살포한다고 하더라도 박멸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설령, 메뚜기 떼의 이동 경로에 맞춰 공중에서 대량으로 살충제를 살포한다고 하더라도 그 비용이 아프리카 국가들이 감당할 수준이 아닌 것도 문제다. 최근 국제기구들이 코로나19와 메뚜기 떼의 습격으로 고통받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대규모 대출을 풀고 있지만 당장 식량난이나 보건상의 대책에 이 돈을 사용하는 데 급급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말 메뚜기 떼를 박멸하고 2차 습격을 대비하는 데 대출금을 쓸 수 있을 여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살충제 살포는 환경 파괴 문제라는 새로운 문제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것도 또 다른 걱정거리이다. 최근 중국이 파키스탄에 오리 10만 마리를 파견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런 이유다. 중국은 최근 파키스탄에 상륙한 4,000억 마리의 메뚜기 떼를 잡기 위해 10만 마리의 ‘오리 부대’를 파견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리는 메뚜기를 단숨에 400마리 이상 잡아먹을 정도로 식성이 좋아 메뚜기 떼 퇴치에 좋은 ‘친환경 무기’로 여겨지고 있다. 이미 중국은 2000년 신장자치구에 메뚜기 떼가 창궐하자 70만 마리의 오리와 닭을 동원해 메뚜기 떼를 박멸한 경험이 있다. 중국과 접경을 이루고 있는 파키스탄에 메뚜기 떼가 창궐할 경우 중국 역시 피해를 빗겨갈 수 없기 때문에 중국은 파키스탄에서 메뚜기 떼 를 퇴치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오리 부대가 이번에도 얼마 만큼 효과적으로 메뚜기 떼를 박멸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파키스탄의 더운 기후 속에 오리들이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메뚜기 떼 습격, 강 건너 불구경일 수 없는 이유
흔히 우리나라는 메뚜기 떼의 습격과는 거리가 먼 나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1년 전만해도 전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식량 안보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시대가 올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 듯, 어떤 사안이라도 식량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면 면밀히 주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식량 자급률이 낮은 나라일 수록 더욱 그렇다. 실제로 우리나라에도 2014년 8월 수십억 마리의 메뚜기 떼가 전라남도 해남군 농경지를 습격해 농경지 25헥타르가 쑥대밭이 된 일이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 그룹 산하 시장조사업체인 피치 솔루션스(Fitch Solutions)는 식량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일본, 중동이 식량 위기에 가장 취약한 국가라는 진단을 내린 바 있다. 한국 농촌경제연구원 역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한국의 곡물 자급률이 23%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당장 우리나라에 메뚜기 떼가 출현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도 이웃 나라의 식량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면 우리나라 역시 주시해야 할 사안인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코로나19로 세계적으로 식량 안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FAO는 각국이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인적, 물적 교류를 차단하면서 글로벌 식량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FAO의 이와 같은 경고를 증명이라도 하듯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세계 3대 쌀 수출국인 베트남, 세계 최대의 밀 생산국인 러시아 등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식량 곳간의 빗장을 단단히 걸어 잠그자 식량 수입 비중이 높은 국가들에는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식량에 대한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서 자국의 식량 자급 자족률을 높이기 위해 행동에 나서게 된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다. 코로나19 초기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식량 안보의 중요성과 각종 대책들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식량 안보의 중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한 초기이니 만큼, 각종 대책들이 논의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감은 있다. 농업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 식량 생산국들과의 긍정적인 관계 유지, 기술 투자, 농업 생산 인력의 안정적인 공급 등의 방안을 통해 향후 식량 안보에 대한 논의가 실제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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