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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중남미 정상들 줄줄이 코로나19 확진...주범은 바이러스가 아닌 ‘불평등’

중남미 일반 EMERiCs - - 2020/07/24

☐ 중남미 각국 정상들이 잇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있음. 
- 7월 13일 볼리비아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자니네 아녜스(Jeanine Áñez) 볼리비아 임시 대통령이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남. 
ㅇ 이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어지러운 볼리비아 정국에 혼란이 가중될 위험성이 증가하고 있음. 
ㅇ 볼리비아에서는 2019년 10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개표 조작 논란이 불거져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 대통령이 사퇴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음. 
ㅇ 이후 모랄레스 대통령은 멕시코로 망명했으며 대통령의 빈자리를 당시 야당이던 사회민주주의운동(Democrat Social Movement) 소속 아녜스 상원 부의장이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하며 채우게 됨. 
ㅇ 아녜스 임시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원격으로 국정을 운영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나 아녜스 대통령 외에도 이디 로카(Eidy Roca) 보건부 장관과 예르코 누녜스(Yerko Nuñez) 대통령부 장관 등 고위 인사들이 줄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있어 당분간 볼리비아 정국을 꾸려나가는 데 있어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됨. 
- 고위 관료들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남미 국가는 볼리비아 만이 아님. 
ㅇ 앞서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Messias Bolsonaro) 대통령 역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국제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음. 
ㅇ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간 코로나19를 가벼운 감기로 치부하는 등 사태의 심각성을 경시하는 듯한 발언과 행동을 일삼았던 터라 그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은 더욱 화제가 됐었음. 
- 또 다른 중남미 국가인 베네수엘라 사회주의 당의 디오스다도 카벨로(Diosdado Cabello) 당대표 역시 최근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남. 
ㅇ 카벨로 당대표는 베네수엘라 정계에서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 대통령의 뒤를 잇는 2인자로 여겨지는 베네수엘라 정계의 핵심 인물임. 
- 이 외에도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Juan Orlando Hernández) 온두라스 대통령 역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에 입원하는 등 유독 중남미 국가들에서 정상 및 고위 관료들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이 줄을 잇고 있음. 

☐ 이처럼 중남미 국가들에서 유독 고위 관료들의 확진 판정이 잇따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중남미 대륙 특유의 사회, 경제적 상황과 연결지어 설명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임. 
-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여전히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중남미 정상들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은 어쩌면 그다지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고 여겨질 수도 있음. 
ㅇ 그러나 다른 나라들의 경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도 국가 고위 인사들의 확진 판정은 흔치 않다는 점에 있어서 작금의 중남미 상황은 이례적인 면이 있음. 
ㅇ 때문에 중남미 국가의 미흡한 의료 인프라와 사회, 경제적 혼란이 현 상황을 부추겼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으로 보임. 
- 우선 중남미 국가들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의료 인프라에 접근하는 일 조차 쉽지 않은 일인 것이 문제임. 
ㅇ 일례로 페루의 경우 인구는 3,200만 명인데 비해 중환자실 병상 수는 1,000개 이하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됨. 
ㅇ 중남미에서 의료 인프라가 가장 열악한 것으로 알려진 베네수엘라의 경우 2월 27일부터 3월 1일까지 병원 근로자의 64.2%가  깨끗한 물에 접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인권감시기구(Human Rights Watch)는 진단함. 
- 여기에 더해 코로나19의 확산에 큰 역할을 담당한 것이 중남미 국가들에서 만연한 ‘불평등’임. 
ㅇ 경제적 자원이 사회 곳곳에 공정하게 배분되지 못하다 보니 중남미 국민들 중 상당수가 ‘비공식적인 직업’에 종사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환경에 놓이게 됨.
ㅇ 일용직이나 노점상 등에서 일하는 것이 주 수입원인 이런 비공식 노동자들이 사회적 격리 명령에 따라 수입을 포기하고 집에 머무르기란 쉽지 않은 일임. 
ㅇ 런던 의과대학(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의 데이비드 하이만 교수는 “전염병의 확산을 막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격리’와 ‘접촉자 추적’ 조사”라고 진단함. 
ㅇ 그러나 비공식 노동자들의 경우 구조적으로 이 두 가지를 충족시키는 것이 어려울 수 밖에 없음. 
ㅇ 중남미 국가들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와 사회, 경제적 혼란이 코로나19의 확산세를 시작시킨 토양이라면 불평등은 코로나19의 확산세를 부추기는 ‘양분’이 되고 있는 셈임. 
ㅇ 물론 고위직들의 경우 의료 인프라에 접근하는 것이 어렵거나 비공식 노동자들과 비슷한 처지에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사회, 경제적 여건상 적극적으로 봉쇄 조치를 밀어 붙여 경제에 타격을 주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보니 고위직들이 솔선수범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도 중남미 고위직들 가운데서 코로나19 확진이 잇따른 한 요소로 작용했던 것으로 보임. 
ㅇ 특히 브라질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경우 공공연히 마스크 없이 거리를 활보하며 코로나19 보다 경제 살리기가 더 중요하다는 식의 발언을 일삼았던 것을 보면 이와 같은 사회 분위기가 코로나19의 확산에 일조했다고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으로 보임. 
ㅇ 때문에 이러한 중남미 특유의 상황이 모두 혼재되어 고위 관계자들조차 코로나19의 마수를 피할 수 없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론을 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임. 


< 감수 : 김영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BC News, Bolivian president has COVID-19 as virus hits region's elite, 2020.07.10.
The Guardian, Brazilian president Jair Bolsonaro tests positive for coronavirus, 2020.07.08.
New Scientist, How South America became the new centre of the coronavirus pandemic, 202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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