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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하기아 소피아 박물관의 모스크 환원으로 지지 결집 시도

튀르키예 EMERiCs - - 2020/08/07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터키 대통령이 하기아 소피아(Hagia Sophia) 박물관을 모스크로 전환함. 
- 7월 10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스탄불의 하기아 소피아 박물관을 모스크로 환원함.
ㅇ 7월 터키 최고행정법원이 하기아 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전환한 1934년 무스타파 케말(Mustafa Kemal) 터키 초대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위법이라고 판단하자 터키 국무회의는 행정명령 취소를 의결했으며,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에 서명하며 하기아 소피아는 공식적으로 모스크로 재전환됨.
ㅇ 비잔틴 제국 시대에 건설된 정교회 성당인 하기아 소피아는 1453년 오스만 제국의 콘스탄티노플 점령 이후 모스크로 전환되었으나, 1934년 케말 대통령이 박물관으로 바꾼 이후 현재까지 박물관으로 개방되었음.
ㅇ 에르도안 대통령은 모스크로 개장된 이후 하기아 소피아의 입장료는 폐지되며, 관광객 역시 예배 시간을 제외하고는 자유롭게 하기아 소피아에 들어올 수 있다고 밝힘.
ㅇ 한편 이브라힘 칼린(Ibrahim Kalin) 터키 대통령 대변인은 하기아 소피아 내에 그려진 정교회 모자이크화(畵)는 예배 시간에만 가림막으로 일부 가려질 것이며, 예배 시간 외에는 온전히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함.
- 7월 24일 하기아 소피아에서 에르도안 대통령도 참여한 가운데 1934년 이후 86년 만에 처음으로 이슬람교 금요 예배가 거행됨.

☐ 그리스와 유네스코(UNESCO), 교황청 등은 비판과 우려를 표했으나, 터키 정부는 즉각 반발함.
- 한편 그리스, 유네스코, 교황청 등에서는 하기아 소피아의 모스크 전환 결정에 비판과 우려를 표함.
ㅇ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Kyriakos Mitsotakis) 그리스 총리는 터키가 “말썽꾼”이며 모스크 전환 결정이 양국 관계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21세기 문명에 대한 도발”이라고 강하게 비판함.
ㅇ 프란치스코 교황 또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결정에 유감을 드러냈으며, 러시아 정교회와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또한 유감의 뜻을 표명함.
ㅇ 유네스코는 터키가 세계문화유산의 용도를 전환할 때에는 유네스코와의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는 국제 협약을 어겼다고 비판했으며, 미국, 프랑스뿐만 아니라 터키와 관계가 가까워지고 있는 러시아 역시 유감 성명을 발표함.
- 터키 정부는 국제사회의 비판이 내정 간섭이라고 반발함.
ㅇ 에르도안 대통령은 하기아 소피아의 모스크 환원은 터키의 주권이나 내정 문제이며, 자국 내의 이슬람포비아(Islamophobia)와 무슬림 차별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국가들이 터키의 정당한 주권 행사를 비난하고 있다고 반박함.

☐ 모스크 전환에 대해 터키 내에서도 보수적 무슬림과 세속주의 진영은 입장 차이를 보임.
- 케말 전 대통령 이후 터키 공화국의 공식 이념으로 유지되던 세속주의에 반감을 품은 보수적 무슬림과 서구 국가의 개입에 반발하는 터키 민족주의 진영은 모스크 전환을 환영함.
ㅇ 터키 내 보수적 무슬림들은 하기아 소피아의 박물관화(化)가 터키의 고유한 이슬람 정체성을 억압하는 것이라 비판해왔으며 꾸준히 모스크로의 전환을 요구해왔음.
ㅇ 7월 24일 예배에서 수천 명의 무슬림이 하기아 소피아 밖에 모여 예배를 올렸으며, 이슬람 종교학자이자 터키 종교국(Directorate of Religious Affairs) 국장인 알리 에르바스(Ali Erbas)는 “오랫동안 우리 가슴을 아프게 하던 오랜 꿈이 드디어 오늘 이루어졌다”고 설교함.
ㅇ 에르도안 대통령의 동맹인 데블레트 바흐첼리(Devlet Bahçeli) 민족주의 행동당(MHP) 대표 또한 모스크 전환이 “우리의 오랜 소망”이라고 환영을 표함.
- 반면에 에르도안 대통령과 대립하는 세속주의 지식인과 정치인들은 비판적인 태도를 보임.
ㅇ 에르도안 대통령에 비판적인 정치인인 민주진보당(DEVA) 대표 알리 바바잔(Ali Babacan) 전 부총리는 모스크 전환이 다른 문제를 은폐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비판했으며, 세속주의 성향 정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케말 클르츠다르오울루(Kemal Kilicdaroglu) 대표 또한 대통령이 경제 문제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지적함.
ㅇ 터키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묵(Orhan Pamuk)은 하기아 소피아의 모스크 전환이 “터키가 더는 세속국가가 아니라는 선언”이라고 비판함.

☐ 에르도안 대통령은 보수적 무슬림과 민족주의 진영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됨.
- 하기아 소피아의 모스크 전환은 보수적 무슬림과 민족주의 진영의 지지를 결집하려는 에르도안의 전략으로 분석됨.
ㅇ 2003년 처음 총리로 선출되며 권력을 잡은 에르도안 대통령은 공공시설에서의 히잡 착용 금지, 이슬람 종교교육 강화, 모스크 건설 확대, 주류 판매 제한 강화 등 보수적 무슬림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정책을 펼쳐옴. 
ㅇ 보수적 이슬람 가치를 강조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행보는 케말 전 대통령의 세속주의에 소외감과 이질감을 품은 보수적 무슬림들의 지지를 얻음.
ㅇ 또한 모스크 전환을 터키 주권과 관련된 문제로 언급하고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트 2세(Mehmet II)의 역사적 선례와 상징을 이용함으로써 에르도안 대통령은 자신을 외세에 맞서 터키의 자주성을 지키는 강한 지도자로 그려내 터키 민족주의 진영의 지지도 동원하고자 함.
ㅇ 티무르 쿠란(Timur Kuran) 듀크대학교 교수는 세속주의 정당 지지자 내에서도 나타나는 하기아 소피아의 모스크 전환을 지지하는 경향은 오늘날 터키 사회에서 이슬람주의에 대한 비판과 세속주의에 대한 옹호가 사회적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함.
-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이 상징적 행위를 통한 무슬림과 민족주의 진영의 지지 결집만으로는 국제적 고립과 경제 상황 악화라는 당면 위기를 돌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존재함.
ㅇ 세르칸 욜라잔(Serkan Yolacan) 싱가포르국립대학교 중동연구소 연구원은 하기아 소피아의 모스크 전환으로 더욱 심해진 에르도안 정권의 국제적 고립과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경제난이 에르도안 대통령의 주요한 약점이라고 지적하며 민족주의자와 보수적 무슬림 유권자의 지지를 동원하기 위한 상징적 행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함.
ㅇ 실제로 지난 7월 수행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43%가 모스크 전환을 경제 문제에서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 감수 : 김수완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CNN, Turkey's Erdogan orders the conversion of Hagia Sophia back into a mosque, 2020. 07. 26.
Al-Monitor, Is this the end of Turkish secularism? 2020. 07. 24.
BBC, Hagia Sophia: Former Istanbul museum welcomes Muslim worshippers, 2020. 07. 24.
Reuters, Erdogan joins thousands to pray for first time at Istanbul's Hagia Sophia, 2020. 07. 24.
Reuters, Factbox: Praying at Hagia Sophia, Erdogan crowns long campaign to revitalise Islam in Turkey, 2020. 07. 24.
South China Morning Post, Why Hagia Sophia move spells trouble for Turkey’s President Erdogan, 2020. 07. 21.
Al-Jazeera, Turkey's Erdogan visits Hagia Sophia after reconversion to mosque, 2020. 07. 20.
Al-Jazeera, Erdogan rejects global criticism over Hagia Sophia decision, 2020. 0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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